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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횟감이라고 무조건 맛있을까?
지난번 '활어회라고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을까?'에 이어 오늘은 자연산 횟감에 대한 오해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고급일식집에 가거나 자연산을 취급하는 일부 횟집에 가면
정확한 가격을 표기하지 않고 단지 자연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싯가'라고 적혀있는걸 종종 보
게 됩니다. 그리곤 일반 양식에 비해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비싼만큼 그만큼 맛도 있는 건지, 자연산이라면 미식가들은 물론 회를 좀 좋아하신다는
분들까지도 자연산을 먹었다며 자랑스러워 하거나 맛있게 먹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것인지
자연산 횟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연산 횟감이라고 무조건 맛있을까?
갯바위 낚시를 취미로 하는 저에게 자연산 횟감을 맛보는것이란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잡아서 바로 먹게되면 "자연산 활어회"가 되며, 집으로 살려와서 먹어도 마찬가지..
살려 올 자신이 없을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즉살해서 집으로 가져오면 맛좋은 "싱싱회"가 되며, 하루이틀 쯤 냉장고에 묵혔다가
먹으면 감칠맛나는 "선어회"가 됩니다.
낚시로 잡은 각종 돔들
회맛은 칼맛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산 어종들도 회을 뜨는 사람이 미숙하면 말짱 무용지물이 됩니다. 아마 초보 낚시꾼들이 여기에 속하겠지만요.
자연산을 취급하는 횟집에선 숙련된 조리사가 회를 뜨겠지만 이 과정에서 약간의 미숙함이 있을 경우 회맛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얘긴데요.
대부분의 활어는 즉살을 합니다. 그리고 아가미를 찔러 피를 빼고 내장을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살에 피가 묻거나 내장을 터트리게 되면
좋지 못한 냄새가 살에 베이게되며, 신속하고 원활한 손놀림과 회를 써는 두께와 방향등 칼질에 의해서도 맛이 달라지게됩니다.
또한 도마와 칼의 위생상태가 불결할 경우에도 회맛에 영향을 끼치며, 조리사가 흡연자일 경우 손에서 담배냄새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않는 한
회맛에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서 흡연자는 아예 초밥을 쥘 수 없도록 하기도 했으니깐요.
자연산 감성돔
어떻게 죽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또 다른 예로 자연산 활어를 어떻게 취급했냐에 따라 회맛은 천자만별인데요.
한번은 감성돔을 잡아다가 살려서 집에 가져왔는데 바닷물의 산소부족으로 죽은적이 있었습니다.
인간으로 치면 물속에 빠져 허우적대다 산소결핍으로 익사를 하게 된거나 마찬가집니다. 이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말안해도
아실듯 합니다. 물고기도 산소가 부족해서 서서히 죽어갔다면 그건 안락사(즉살)가 아닌 고민사(스트레스성 취사)가 됩니다.
횟감용 생선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안좋은게 바로 "고민사"인데 이렇게 죽은 생선은 아무리 자연산이라도 육질이 물러질 뿐 아니라
맛에서도 씹힘성에서도 양식만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늦가을에 잡힌 감성돔은 제철의 중심에 있는 맛좋은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취사방법과 사후처리를 잘못해서 회맛을 그르치게 된 예입니다.
시간경과에 따른 횟감의 상태 변화로 흰살생선 기준이며, 냉장상태로 보관했다는 전제하에서 참고바랍니다.
중요한건 자연산의 유무보단 횟감의 상태가 맛을 좌우한다.
위의 도표는 즉살부터 부패하기까지의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그려봤습니다.
물론 여기에 표기된 시간이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시간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데요.
확실한건 즉살 이후 "5도씨 이하의 냉장보관"을 했다는 가정 하에서 입니다. 여기에 어종별로 다르고 고생사냐 안락사냐에 따라 다르며
같은 종이라도 크기에 따라 다르며, 체내의 영양과 저장 온도에 따라 전부 달라지므로 위의 도표가 절대적인 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쉬운예로 흰살생선인 넙치는 완전경직이 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이틀 정도라고 한다면 붉은 살 생선인 고등어나 전갱이는
불과 5~6시간만에 완전경직이 됩니다. 이것은 붉은살 생선이 흰살생선 보다 부패속도가 훨씬 빠르다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낚시로 잡은 전갱이, 사후경직이 시작된 모습
위의 사진은 방파제에서 갓 잡은 전갱이들로 잡은지 불과 2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근육이 딱딱해지면서 사후경직이 일어난 모습입니다.(붉은 화살표)
저렇게 몸체가 휘어진 상태에서 딱딱하게 굳어졌다면 사후경직이 일어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저렇게 전갱이는 흰살생선에 비해 훨씬 빠른
시간안에 근육이 수축되고 딱딱해졌다 볼 수 있겠습니다.
더욱이 공기중에 노출시켜 고생사를 한 것이므로 즉살(안락사)한 것에 비해 근육의 수축과 경직이 빨리 찾아온것입니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회의 유형을 살펴봤을 때 대체적으로 '활어회'를 선호하는데요.
활어회로 먹었을 때 가장 적합한 시간대가 즉살 이후 사후경직이 개시되기 바로 직전인 3~5시간 전이랍니다.
만약 고등어나 전갱이를 회로 먹으려면 그보다 훨씬 전인 1~2시간 이내여야 하겠지요. 그런데 여기에 안락사가 아닌 고생사라면
사후경직 시간이 더 앞당겨진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물고기의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습니다.
양식 농어(좌), 자연산 농어(우)
물고기의 스트레스 여부가 맛을 좌우한다.
자연산 고기는 태어날 때 부터 넓은 바다에 살면서 빠른 물쌀을 거스르며 헤엄쳐 왔기에 좁은 수조나 활어차에 갇히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반면에 처음부터 가두리 양식장에서 사료를 받아먹으며 길들여진 양식어는 원래 좁은 공간에 사는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수조에 가두거나 활어차에
실려와도 자연산에 비해 스트레스가 덜 하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은 "고생사"를 한다는 얘기가 되며 횟집 수조에 있는 동안은 양식어에 비해
수명이 짧아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좁은 수조에 갇혀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가 손님들의 밥상에 올려지게 됩니다.
양식산 농어회는 표면이 거무튀튀한 혈합육이 특징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수조에 갇혀 있다 회를 치게 되면 체내의 영양분도 충분치 못한 말그대로 "살아있는 시체"가 되므로
이같은 경우 온전한 상태의 양식산만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연산 농어회는 마치 도미처럼 연한 핑크빛이 도는게 특징이다.
아무리 낚시로 잡은 자연산 횟감이라 해도 스트레스를 받아 고생사를 하거나, 사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살이 물러지고 맛이
떨어지는등 양식보다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낚시로 잡은 자연산 감성돔
사진처럼 기포기를 이용해서 산소를 공급하게되면 일정시간 동안은 숨을 쉴 수 있으며 생명을 유지하겠지만 이때 산소가 충분하지 못하다면
얘네들은 이미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가 되며 집으로 가져왔을때 살아있는 상태에서 즉살을 했더라도 이것은 '고생사'가 됩니다.
결과는 자연산 특유의 쫄깃함이 없고 물러져서 온전한 상태의 양식산만도 못하게 되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양식 광어(위), 자연산 광어(아래)
자연산이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미식가와 회를 좋아하는 분들이 자연산을 찾으려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료먹고 자란 양식산에 비해 자연산이 영양도 높고 맛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양식산과 자연산 회를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눈가리개 테스트)를
하게 될 경우 이것을 미각으로 정확히 가려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자연산이 양식산에 비해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쫄깃하며 씹힘성이 좋다는건 사실이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와닿지는 않습니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영양학적인 상태를 따져봤을 때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오히려 우위에 있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자연산은 넓은 바다에서 약육강식에 의한 스트레스와 먹이경쟁에 따른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며 먹잇감을 한동안 사냥하지 못할 경우
몇 일을 굶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누워서 사료만 받아먹는 게으르고 살찐 양식산 어종들이 영양학 적으로나 맛으로나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자연산이 양식보다 대체적으로 맛이 좋은건 사실입니다. 운동량이 많아 더 쫄깃거려 담백하고 깨끗한 맛을 내며, 제철에 오른 지방함량은
씹었을 때 더욱 고소한 맛을 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한 자연산도 결국은 활어차와 수조통에서 몇 일을 보내면서 양식어종보다 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갯바위에서 바로 잡아 먹는 자연산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먹이사슬 경쟁에 부담을 안고 살아가면서 몇 일동안 굶었다는건 눈으로 확인할 길도 없을 뿐더러 좀 극단적인 예를 든거지만요
사료를 먹고 자랐든 바닷속 자연상태의 먹잇감을 먹고 자라왔든 중요한건 어느경우라도 수족관에서 오랫동안 굶은 횟감은 맛이 없다란 겁니다.
결론은 직접 낚아서 그 자리에서 바로 드셔야 온전한 상태에서의 진정한 자연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은 낚시를 해서 직접 잡아 드시라는 얘깁니다. 농담이구요. ^^;;
오늘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사람들이 자연산이라고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들이 2~3배의 가격을 치르면서 먹을 만큼 맛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무조건 자연산만이 맛있다고 고집하기 보다는 횟집 수조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양식이라도 상태가 좋은 것들이라면
자연산 못지 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선 안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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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활어회라고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을까?'에 이어 오늘은 자연산 횟감에 대한 오해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고급일식집에 가거나 자연산을 취급하는 일부 횟집에 가면
정확한 가격을 표기하지 않고 단지 자연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싯가'라고 적혀있는걸 종종 보
게 됩니다. 그리곤 일반 양식에 비해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비싼만큼 그만큼 맛도 있는 건지, 자연산이라면 미식가들은 물론 회를 좀 좋아하신다는
분들까지도 자연산을 먹었다며 자랑스러워 하거나 맛있게 먹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것인지
자연산 횟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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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횟감이라고 무조건 맛있을까?
갯바위 낚시를 취미로 하는 저에게 자연산 횟감을 맛보는것이란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잡아서 바로 먹게되면 "자연산 활어회"가 되며, 집으로 살려와서 먹어도 마찬가지..
살려 올 자신이 없을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즉살해서 집으로 가져오면 맛좋은 "싱싱회"가 되며, 하루이틀 쯤 냉장고에 묵혔다가
먹으면 감칠맛나는 "선어회"가 됩니다.
낚시로 잡은 각종 돔들
회맛은 칼맛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산 어종들도 회을 뜨는 사람이 미숙하면 말짱 무용지물이 됩니다. 아마 초보 낚시꾼들이 여기에 속하겠지만요.
자연산을 취급하는 횟집에선 숙련된 조리사가 회를 뜨겠지만 이 과정에서 약간의 미숙함이 있을 경우 회맛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얘긴데요.
대부분의 활어는 즉살을 합니다. 그리고 아가미를 찔러 피를 빼고 내장을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살에 피가 묻거나 내장을 터트리게 되면
좋지 못한 냄새가 살에 베이게되며, 신속하고 원활한 손놀림과 회를 써는 두께와 방향등 칼질에 의해서도 맛이 달라지게됩니다.
또한 도마와 칼의 위생상태가 불결할 경우에도 회맛에 영향을 끼치며, 조리사가 흡연자일 경우 손에서 담배냄새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않는 한
회맛에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서 흡연자는 아예 초밥을 쥘 수 없도록 하기도 했으니깐요.
자연산 감성돔
어떻게 죽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또 다른 예로 자연산 활어를 어떻게 취급했냐에 따라 회맛은 천자만별인데요.
한번은 감성돔을 잡아다가 살려서 집에 가져왔는데 바닷물의 산소부족으로 죽은적이 있었습니다.
인간으로 치면 물속에 빠져 허우적대다 산소결핍으로 익사를 하게 된거나 마찬가집니다. 이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말안해도
아실듯 합니다. 물고기도 산소가 부족해서 서서히 죽어갔다면 그건 안락사(즉살)가 아닌 고민사(스트레스성 취사)가 됩니다.
횟감용 생선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안좋은게 바로 "고민사"인데 이렇게 죽은 생선은 아무리 자연산이라도 육질이 물러질 뿐 아니라
맛에서도 씹힘성에서도 양식만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늦가을에 잡힌 감성돔은 제철의 중심에 있는 맛좋은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취사방법과 사후처리를 잘못해서 회맛을 그르치게 된 예입니다.
시간경과에 따른 횟감의 상태 변화로 흰살생선 기준이며, 냉장상태로 보관했다는 전제하에서 참고바랍니다.
중요한건 자연산의 유무보단 횟감의 상태가 맛을 좌우한다.
위의 도표는 즉살부터 부패하기까지의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그려봤습니다.
물론 여기에 표기된 시간이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시간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데요.
확실한건 즉살 이후 "5도씨 이하의 냉장보관"을 했다는 가정 하에서 입니다. 여기에 어종별로 다르고 고생사냐 안락사냐에 따라 다르며
같은 종이라도 크기에 따라 다르며, 체내의 영양과 저장 온도에 따라 전부 달라지므로 위의 도표가 절대적인 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쉬운예로 흰살생선인 넙치는 완전경직이 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이틀 정도라고 한다면 붉은 살 생선인 고등어나 전갱이는
불과 5~6시간만에 완전경직이 됩니다. 이것은 붉은살 생선이 흰살생선 보다 부패속도가 훨씬 빠르다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낚시로 잡은 전갱이, 사후경직이 시작된 모습
위의 사진은 방파제에서 갓 잡은 전갱이들로 잡은지 불과 2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근육이 딱딱해지면서 사후경직이 일어난 모습입니다.(붉은 화살표)
저렇게 몸체가 휘어진 상태에서 딱딱하게 굳어졌다면 사후경직이 일어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저렇게 전갱이는 흰살생선에 비해 훨씬 빠른
시간안에 근육이 수축되고 딱딱해졌다 볼 수 있겠습니다.
더욱이 공기중에 노출시켜 고생사를 한 것이므로 즉살(안락사)한 것에 비해 근육의 수축과 경직이 빨리 찾아온것입니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회의 유형을 살펴봤을 때 대체적으로 '활어회'를 선호하는데요.
활어회로 먹었을 때 가장 적합한 시간대가 즉살 이후 사후경직이 개시되기 바로 직전인 3~5시간 전이랍니다.
만약 고등어나 전갱이를 회로 먹으려면 그보다 훨씬 전인 1~2시간 이내여야 하겠지요. 그런데 여기에 안락사가 아닌 고생사라면
사후경직 시간이 더 앞당겨진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물고기의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습니다.
양식 농어(좌), 자연산 농어(우)
물고기의 스트레스 여부가 맛을 좌우한다.
자연산 고기는 태어날 때 부터 넓은 바다에 살면서 빠른 물쌀을 거스르며 헤엄쳐 왔기에 좁은 수조나 활어차에 갇히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반면에 처음부터 가두리 양식장에서 사료를 받아먹으며 길들여진 양식어는 원래 좁은 공간에 사는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수조에 가두거나 활어차에
실려와도 자연산에 비해 스트레스가 덜 하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은 "고생사"를 한다는 얘기가 되며 횟집 수조에 있는 동안은 양식어에 비해
수명이 짧아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좁은 수조에 갇혀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가 손님들의 밥상에 올려지게 됩니다.
양식산 농어회는 표면이 거무튀튀한 혈합육이 특징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수조에 갇혀 있다 회를 치게 되면 체내의 영양분도 충분치 못한 말그대로 "살아있는 시체"가 되므로
이같은 경우 온전한 상태의 양식산만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연산 농어회는 마치 도미처럼 연한 핑크빛이 도는게 특징이다.
아무리 낚시로 잡은 자연산 횟감이라 해도 스트레스를 받아 고생사를 하거나, 사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살이 물러지고 맛이
떨어지는등 양식보다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낚시로 잡은 자연산 감성돔
사진처럼 기포기를 이용해서 산소를 공급하게되면 일정시간 동안은 숨을 쉴 수 있으며 생명을 유지하겠지만 이때 산소가 충분하지 못하다면
얘네들은 이미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가 되며 집으로 가져왔을때 살아있는 상태에서 즉살을 했더라도 이것은 '고생사'가 됩니다.
결과는 자연산 특유의 쫄깃함이 없고 물러져서 온전한 상태의 양식산만도 못하게 되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양식 광어(위), 자연산 광어(아래)
자연산이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미식가와 회를 좋아하는 분들이 자연산을 찾으려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료먹고 자란 양식산에 비해 자연산이 영양도 높고 맛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양식산과 자연산 회를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눈가리개 테스트)를
하게 될 경우 이것을 미각으로 정확히 가려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자연산이 양식산에 비해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쫄깃하며 씹힘성이 좋다는건 사실이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와닿지는 않습니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영양학적인 상태를 따져봤을 때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오히려 우위에 있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자연산은 넓은 바다에서 약육강식에 의한 스트레스와 먹이경쟁에 따른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며 먹잇감을 한동안 사냥하지 못할 경우
몇 일을 굶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누워서 사료만 받아먹는 게으르고 살찐 양식산 어종들이 영양학 적으로나 맛으로나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자연산이 양식보다 대체적으로 맛이 좋은건 사실입니다. 운동량이 많아 더 쫄깃거려 담백하고 깨끗한 맛을 내며, 제철에 오른 지방함량은
씹었을 때 더욱 고소한 맛을 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한 자연산도 결국은 활어차와 수조통에서 몇 일을 보내면서 양식어종보다 더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갯바위에서 바로 잡아 먹는 자연산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먹이사슬 경쟁에 부담을 안고 살아가면서 몇 일동안 굶었다는건 눈으로 확인할 길도 없을 뿐더러 좀 극단적인 예를 든거지만요
사료를 먹고 자랐든 바닷속 자연상태의 먹잇감을 먹고 자라왔든 중요한건 어느경우라도 수족관에서 오랫동안 굶은 횟감은 맛이 없다란 겁니다.
결론은 직접 낚아서 그 자리에서 바로 드셔야 온전한 상태에서의 진정한 자연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은 낚시를 해서 직접 잡아 드시라는 얘깁니다. 농담이구요. ^^;;
오늘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사람들이 자연산이라고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들이 2~3배의 가격을 치르면서 먹을 만큼 맛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무조건 자연산만이 맛있다고 고집하기 보다는 횟집 수조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양식이라도 상태가 좋은 것들이라면
자연산 못지 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선 안될것입니다.
PS : 집들이 준비로 주말내내 분주할꺼 같아요. 오늘은 읽고 추천만 하고 가겠습니다. 행복한 금요일 되시기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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