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에겐 위험하다는 세부 재래시장 가보니


    3박 5일간 세부를 방문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재래시장"이였습니다. 세계 어느나라를 가더라도 재래시장 만큼 그 나라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문화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곳도 없을텐데요. 특히 이곳 세부 재래시장은 북적북적한 시장통 분위기와 함께 우리나라의 70~
    80년대 재래시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비슷한듯 했지만 그 속에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세부의 재래시장은 관광객들에겐 위험하다고 해요. 그래서 조금 갈등을
    했습니다. 사실 가보고 싶은 곳이였는데 그 나라에 와서 재래시장 한번 못보고 가면 왠지 억울할거 같아 여러가지 알아보고 다녀왔습니다. 그 이야기는 찬찬히 해보도록 하구요. 오늘은 세부의 재래시장 탐방기로 떠나보겠습니다.


     

     

    관광객에겐 위험하다는 세부 재래시장 가보니(콜론시장과 막탄섬 재래시장)



    이제 곧 휴가철이고 세부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하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부 재래시장의 이모저모도 살펴볼 겸 해서 정말 위험한지 아닌지, 또 위험한데 꼭 가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에 대해 알아볼까 해요. 먼저 저는 세부로 떠나기 전 재래시장에 대해 몇 가지 검색을 해봤답니다.


    http://asdffggg1.blog.me/20121 발췌

    http://blog.daum.net/yhhuh/11596683 발췌

    네이버 지식in 발췌
    인터넷에서 "세부 재래시장"이라고 검색하면 위와 같은 의견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현지 가이드조차도 가기가 꺼려질 정도로 세부 재래시장은 마치 외국인 관광객들만 보이면 범죄의 온상지인것 같은 인식이 있기도 합니다만, 사실 현지에 살고 있는 유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본다면 몇 가지 수칙만 잘 지켜도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맨 마지막에 적어놨으니 참고하시구요. 우선은 재래시장 탐방기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은 세부의 콜론 재래시장입니다. 앞에 보이는 저 건물은 세부로 관광 오신 분들에겐 패키지 포함 코스로 잘 알려진 "산토리뇨 성당"이구요. 산토리뇨 성당 앞에 바로 콜론 재래시장이 있는데 관광객들은 흔히 찾아볼 수 없고 거의 현지인들 밖에 없는 시장입니다.


    보시다시피 잡화부터 시작해 꽃, 과일, 수많은 노점상등 없는거 빼곤 거의 왠만한건 다 파는 곳인데요. 마치 우리나라의 옛 재래시장을 보는듯 합니다. 이 콜론 재래시장은 관광객들에게 위험하다고 알려진 "칼본 재래시장"보다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막상 가보니 위험한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이 날 아무런 생각이 없었긴 했습니다. 산토리뇨 성당을 둘러보고 난 후 바로 앞에 북적거리는 시장이 눈에 띄어 여기저기 구경 다녔는데 한낮이여서 그런지 위험하다기 보단 우리들에게 마구마구 꽂히는 시선이 약간 부담이긴 했습니다. ^^;



    그만큼 관광객들이 안오는 곳인가 싶더라구요. 자신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지나갈 때마다 우릴 쳐다보는 시선들.. 첨엔 은근 부담스러웠습니다. 옆에 아내는 여기 있는 내내 정신이 없었다고 해요. 워낙 사람들도 많다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치이기도 했고, 부딪히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걷기도 했구요. (괜히 시비걸리면 골치아프니)


    갑자기 자전거가 나타나 따릉~따릉~ 거리면 비켜주기 바빴고, 또 여기저기서 우릴 향해 "HEY~!" 라고 불러주며 인사하는데 씹을 수도 없고, 어정쩡한 표정으로 답례하기 바빴고. 괜히 옆에서 말 시키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이~니네 어디서 왔냐?", "이거 살래?", "이거 한번 먹어봐"

    그럴때 마다 대답해줘야겠고 또 사진도 몇 장 찍어야겠고...시장통속에서 아주 정신줄 뺐습니다. 마치 아프리카 부시맨이 뉴욕 한복판에 떨어져 어리둥절한 모습 같다고나 할까요. ㅎㅎ


    게다가 이곳의 바가지는 알아줄만 하더군요. 특히 꼬맹이들이 길거리에서 생수를 팔며 돌아다니는데 우리가 관광객임을 대번에 알고 접근하더니 생수 하나 팔아달라더군요. 그래서 두병을 샀는데 아니 40페소를 달라네요. 40페소면 우리나라돈으로 천원입니다. 천원도 얘네들에겐 큰 돈인데....마침 목도 마르고 하니 얘네들 때를 잘 만났네 그려~ 두병에 40페소? 오케이~ 했는데...아니랍니다.

    "한병에 40페소 달라네요 ㅡ.ㅡ;;"

    그리곤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그윽하게 우릴 쳐다보는데.. 에잇 그래봐야 이천원인데 싶어서 80페소 주고 생수 두병을 마셨습니다. 아 근데 별로 시원하지도 않네요. ㅠㅠ 꼬맹이들 우릴 상대로 횡재수 했겠네요.


    세부 콜론 재래시장의 먹거리


    하지만 그런 시선들도 수분이 지나자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 이젠 마음의 평정심을 찾고 사진을 찍으면서 재래시장의 분위기를 만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간 너무 정신없다 보니 이때까지도 저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실수가 있었는데 오늘 포스팅이 시작되었던 사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사진 상태를 함 보시기 바랍니다.

    "좌측하단이 죄다 뿌옇습니다. ㅠㅠ"

    렌즈에 뭐가 묻었는지도 모르고 찍어왔던 것입니다. 카메라 설정도 엉망입니다. 사진이 이상해도 양해바래요.



    할튼 재래시장 곳곳을 다니면서 이 나라 사람들이 평상시 먹는 음식에 눈길이 쏠리기 시작합니다. 스케쥴상 가려던 레스토랑만 아니였음 이곳에서 음식 맛을 봤을텐데 그러지 못했던게 좀 아쉽습니다.



    이곳은 80년대 청계천에서 볼 수 있었던 비디오가게 느낌이구요. 한국 드라마도 흔히 볼 수 있어 반가웠습니요. ^^


    산채로 닭 잡아가는 한 아낙네가 눈에 띕니다. 집에 귀한 손님이 오시려나 ㅎㅎ


    자리를 옮겨 이번엔 세부 막탄섬 어느 마을의 재래시장을 찾았습니다. 숙소인 BE리조트에서 막탄 슈라임까지는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막탄 슈라임은 관광객들에겐 익히 알려진 어시장이구요. 규모는 작아 볼거린 없습니다. 다만 거기서 해산물 요리를 해먹을 수 있어서 가는 곳이구요. 슈라임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도보로 30분 이상 걷다 보면 마을이 나오는데 마을 입구쪽 좌측 길 건너편에 보시면 재래시장이 보입니다.


    앞에 두분 관광객 아님 ㅎㅎ

    바로 이곳인데요. 여긴 완전히 현지인들밖에 없더군요. 우리가 들어서자 그야말로 다들 원숭이 보듯 쳐다봅니다. ㅠㅠ(근데 이젠 이 상황을 즐긴다는..ㅎㅎ)


    처음 들어설땐 눈에 띄는 관광객 차림이니 여기저기 시선들이 느껴지지만 몇 분 지나면 그것도 무뎌집니다. 그리고 그들이 쳐다보는것도 처음 한두번이지 집요하게 막 뚫어져라 보진 않거든요. 일단 들어서면 매우 낙후된 듯한 풍경이나 옛날 우리나라에서 볼 법한 시골 장터 느낌이라 친근감이 들구요.


    왜 가게마다 이렇게 철망을 둘렀는지 모르지만(철망을 두르는게 범죄 예방차원이라면 후덜덜 한데요..;;) 여기 사람들도 사진을 찍는데에 그리 인색하거나 기분 나빠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협조적이여서 탈이라는 ㅡ.ㅡ;; (전 자연스런 풍경을 찍고 싶었는데 자꾸 들이대서 인물사진이 되버린다는..)


    무동력 트라이시클이 가득한 배경속에 홀로 오토바이를 몰고가는 청년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쌀가게와 쌀가게 주인 딸

    저도 어렸을 땐 동네 쌀 가게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어디서 뭘 하려나.. 그보단 동네 정육점 딸이 예뻤는데 당시 친구들에겐 좀 도도했었죠. 지금은 시집가고도 남을 나이가 되었겠지만 ^^; 무슨 가게 누구 딸 하니 갑자기 생각나네요. ㅎㅎ 아무튼 이곳은 동남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남미부터 여러 다양한 쌀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각종 야채와 통조림을 파는 가게

    깔라만시

    그리고 필리핀에서 음식에 많이 사용되는 깔라만시도 보입니다. 라임과 종류로 신맛이 레몬의 10배에 이른다해요. 필리핀 사람들은 이것의 즙을 짜서 소스를 만들기도 하고 생선의 잡내를 없애며 감기에 걸렸을 땐 물에 타거나 차를 끓여서 마시기도 한데요. 그리고 망고의 경우 1Kg 정도(3~4개)를 사가려는데 뜬금없이 100페소 달라기도 합니다.


    관광객으로 보이면 무조건 높게 불러보나 봅니다. ㅡ.ㅡ;; 그러니 이곳에서 망고 사가시려면 일단은 깍되, 보통 키로에 50~55페소가 적정수준의 가격이니 참고하시구요.


    이제 재래시장의 하이라이트인 수산물 쪽으로 가봅니다. 수산물이 왜 재래시장의 하이라이트냐구요? 그건 제 맘이예요. ^^; 전 수산물만 보면 마구 흥분할 정도로 관심이 많아 저에겐 하이라이트랍니다. ㅎㅎ


    세부 막탄섬의 어느 재래시장에서

    할머니께서 다양한 생선들을 팔고 계시는데 하나하나 살펴봤습니다. 저야 한국에서 나는 생선들은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열대지방의 생선에 대해선 아는게 없으니 신기하기만 했어요. ^^


    이건 뭘까~ 저건 뭘까... 아무리 들여다봐도 왠지 내가 낚은 고기들과 비슷해 보이는데 뭔가 다른 어종들... 1번 사진에 좌측 무리들은 분명 전갱이인데 한국에서 나는 전갱이완 다르다 정도만 알겠고.. 2번은 고등어 종류인데 역시 우리나라에서 나는 고등어완 다른 마케렐 종류이고 3번은 호핑투어때 점심식사로 나온 뿔소라 종류 (얘네들은 그냥저냥 먹을만 하더라구요. 4번은 제주에서 나오는 독가시치랑 90% 싱크로율로 닮았는데 무늬가 좀 다르니..할튼 그 과임 ㅎㅎ


    이건 백령도에서 봤던 까나리 같은데 설마 까나리가 필리핀 해역에 살린 없을테니 뭔지 모르겠고 ㅎㅎㅎ


    그러다가 드디어 내가 아는 생선이 하나 나왔다~!! ㅠㅠ 요건 "줄전갱이" 그 옛날 한쿠아라는 낚시게임을 하면서 줄기차게 잡아대던 그 어종이 아니였던가. 또한 어류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열대성 대형 전갱이인데 90cm까지 자란다고 해요. 이곳 필리핀에선 인기있는 낚시 대상어중 하나 그래봐야 자이언트 트레발리에 비할 바 못하겠지만요. 아마 줄전갱이도 전갱이라는 하급 가문의 생선이라 잡어 취급 받을겁니다. ㅠㅠ


    봐도봐도 끝이 없는 재래시장 풍경들.. 슬슬 다리가 아파옵니다.


    정육점, 세부 재래시장

    그리고 닭발튀김..

    인물도 몇 장 찍어봅니다. 순박하면서 환한 미소로 화답해주는 필리핀 언니.. 아니 누나..


    눈이 또랑또랑했던 필리핀 아이.. 사진 찍자며 나와 눈치 장난 중


    웃음을 터트리는 아이 ^^


    앗.. 저 사람은 지난번 나에게 시비걸었던 걸인이 아니던가요. ㅠㅠ (관련글 : 세부에서 겪은 황당한 에피소드) 찍다 또 혼날라 ㅎㅎㅎ



    보통은 세부에서 재래시장을 가면 가장 규모가 크다는 카르본 마켓을 갑니다. 그것도 유학생들이나 일부 자유여행자들이 가긴 하는데 패키지 관광객들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자주 오지 않습니다. 위에 소개한 콜론 재래시장은 카르본 마켓보다도 더 위험지역이라고들 하지만 제가 직접 보고 느꼈던 점은 이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모두 순박한 편이며 관광객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줍니다. 


    말을 걸더라도 그것은 호객행위를 하는게 아닌(어차피 관광지역이 아니라서) 단순 호기심에서 물어오곤 합니다. 그들은 우리에 대해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하며 때론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합니다. 그냥 그 뿐이랍니다. 우리를 물거나 해치지 않아요. ^^;

    하지만 눈뜨고 코 베어 갈 정도로 대놓고 날치기나 소매치기가 많다는건 알고 가셔야 합니다. 또 재수없으면 강도를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위험성은 동남아 어느 재래시장을 가더라도 존재할 만한 그런 확률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니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고하시고 재래시장을 가신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밤에는 재래시장에 가는것을 삼가하자
    - 어린 아이와 여자끼리 다니지 말도록 한다
    - 가급적 한낮에만 다니도록 하자
    - 가방은 항상 앞쪽에 두고, 지갑과 귀중품(목걸이나 귀걸이등)은 가지고 다니지 말고, 복장은 수수한 옷차림이 좋다.
    - 이따금 아이들이 와서 구걸을 하거나 물건을 팔아달라는데 절대 돈을 주거나 팔아주지 않도록 한다.(주변에서 몰려옴)
    - 또한 관광객 중 어린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에게 물건을 손에다 쥐어주고 부모에게 물건 값을 달라 요구하기도 하니 주의한다.
    - 한낮에 가더라도 너무 깊숙한 골목길은 들어가지 않는것이 좋다.

    이 부분만 잘 숙지해서 가신다면 세부에서도 재래시장 구경을 즐겁게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또 이곳 상인들은 왠만해선 친절하고 불의를 보면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으니 약간의 자신감만 있다면 재래시장에 입성(?)해서 보다 재밌는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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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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