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다낚시 시즌이 한창입니다. 먼 섬의 갯바위야 일년 열두달 낚시가 가능하지만 생활낚시를 주로 하는 방파제나 포구는 지금만큼 낚시하기 좋은 시즌도 없을거 같습니다. 특히 가을과 초겨울까진 잡히는 어종도 매우 다양한데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손맛을 보면서 재밌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시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즐거워야 할 낚시가 몇 몇 분들의 꼴불견에 의해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데요. 낚시의 계절, 바다에서 보는 최악의 꼴불견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우리 모두 함께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구요!


    1. 각종 쓰레기와 오물에 악취까지 해도해도 너무해


    갯바위에 널부러진 쓰레기들
    방파제와 갯바위의 쓰레기 문제,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명산들은 등산객들이 다 어지럽히고 우리나라 섬이란 섬들은 낚시꾼들이 어지럽힌다 해도 틀린말은 아닐 것입니다. 어지간히 의식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 자기가 가져온 쓰레기 정도는 챙겨서 철수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거 같습니다. 어쩌다 한번 찾는 갯바위를 가보면 정말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습니다. 단지 사진에서 보이는 쓰레기들은 애교에 불과합니다.

    제가 가장 참기 어려웠던 것은 한번은 아내와 함께 추자도로 낚시하러 왔는데 '박미역' 이라는 포인트에 내려서 낚시하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썩은내가 나길래 뭔가 해서 봤더니 갯바위 뒷쪽에다가 누가 커다란 응가를 했놨더라구요. 근데 파도가 닿지 않은 곳이다 보니 말라 비틀어져 낚시하는 내내 고약한 냄새를 맡아야 했습니다. 청정지역 추자도에서 고기는 고기대로 못잡고 낚시하는 내내 또ㅇ 냄새 맡느라 혼났습니다. 지금은 그 사이 태풍 몇개 지나갔을테니 또ㅇ은 없어졌겠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면서 낚시하러갔다 또ㅇ 냄새에 봉변만 당한 꼴입니다.


    야영낚시를 하면서 생긴 취사흔적
    사진은 야영낚시가 가능한 갯바위나 방파제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밤새 부어라 구워라 마셨는지 바닥은 새까맣게 탔고 각종 음식물 쓰레기로 악취가 돕니다. 먹을 줄만 알았지 치울 줄은 전혀 모르는 분들. 낚시를 즐길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갯바위에 붙은 밑밥크릴은 햇빛에 말라 비틀어지면서 잘 떼어지지도 않고 악취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밑밥칠때 갯바위로 흘리는건 어쩔 수 없지만 철수전 여유를 갖고 물청소를 해준다면 다음에 오는 낚시꾼들도 쾌적하게 낚시 할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갯바위가 깨끗해서 보기 좋습니다. 만조수위때 잠기는 지형이 아니라면 물청소를 한번 해주셨음 좋겠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낚시인들의 의식이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며 특히 갯바위 쓰레기 문제는 업주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대게 철수시간을 정해놓고 시간에 맞춰서 배가 오지만 이따금씩 일찍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급하게 낚시대를 접고 짐을 꾸리다 보니 본의아니게 가져온 쓰레기를 미처 정리하지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철수시간을 앞두고 여유있게 낚시대를 접어놓은 후 갯바위를 둘러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2. 포인트 침범은 기본, 남의 자리 빼앗기까지 낚시매너 실종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아 먹듯 좋은 포인트를 차지하기 위한 꾼들의 노력은 정말 눈물 겨울 정도입니다. 원래는 입질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인 동이 틀 무렵부터 낚시를 시작하지만 좋은 포인트들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이른 아침도 아닌 새벽 1~2시부터 배를 타고 나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밤잠 설쳐가면서 낚시를 하는데 그 자리를 누군가가 비집고 들어온다 생각해보세요. 분명 2~3명 밖에 내릴 수 없는 자리인데 다른 배가 들이밀고선 꾼들을 내려주고 간다면 정말 황당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럴 경우엔 데려다주는 선장도 잘못이고 내리라고 내리는 꾼들도 매너가 없는 것입니다.


    신진도 마도 방파제 초입
    방파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곧 있음 호래기와 학공치 시즌이 시작되는데 뭐 좀 잡힌다고 하면 방파제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사진의 예시는 약과에 불과한데요, 저 정도 상황이여도 사이사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미안할 정도. 좋은 자리지만 미련을 버리고 다른 곳을 물색하곤 하는데 어떤 분들은 남 생각은 전혀 안하고 일단 비집고 들어가서 철판깔고 낚시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사실 그런 경우엔 옆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기다렸다 자리가 나면 들어가서 하는게 예의입니다. 이것저것 다 싫다면 일찍이라도 일어나서 포인트를 점령하시던가요. 남들은 밤잠 설쳐가면서 차지한 포인트를 왜 늦잠자고 와서 민폐를 끼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각선 캐스팅" 문제. 고의성이 아니라면 대게 초보분들이 낚시에 대해 잘 몰라 저지르는 실수이기도 한데요. 그럴 경우 알려주면 된다지만 간혹가다 일부러 대각선 캐스팅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심지어 옆 사람이 고기낚는걸 보고선 바로 그 자리에다 던지는 분도 계시고, 밑밥없이 낚시하다 옆 사람이 밑밥치는 쪽으로 던져 슬그머니 밑밥효과를 탐하려는 경우도 봅니다. 에잇~ 내가 자리를 옮기고 말지! 라며 자리를 뜨면 살며시 웃으며 제가 했던 자리에서 낚시를 하는 얄미운 낚시꾼들.. 어찌하리오~!



    방파제에서 낚시할 때 또 한가지 염두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방파제는 찌, 루어, 원투 등 다양한 낚시장르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원투꾼들이 몰려있는 포인트에선 찌낚시를 하지 않는게 기본이며, 찌낚시나 루어낚시꾼들이 몰려 있는 곳에선 되도록 원투낚시를 하지 않는게 매너입니다. 서로 다른 방법의 낚시를 하다보면 자칫 채비가 엉켜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는데 그럴 경우 누가랄것도 없이 먼저 사과를 하는게 중요하며 채비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먼저 끊어주도록 합니다. 그리고 흘림 찌낚시를 하는 분들은 계속해서 흘리며서 입질 받는것도 중요하지만 옆 사람의 낚시 진행에 방해가 되어선 안될 것입니다. 옆 사람이 흘리는 찌를 항상 주시하면서 적당히 채비를 흘리다 거둬들이는 매너가 고기를 잡는 것 보다 우선이라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3. 닥치는대로 잡아들이는 무분별한 어획


    이걸 돌돔 조황이라고 올리는 분은 반성하라!
    보호 어종 및 체장에 미달되는 사이즈는 잡은 즉시 방생하는게 낚시의 미덕입니다. 물론 횟감을 마련하기 위해 손바닥 만한것들을 몇 마리 정도 잡을 순 있습니다만 가끔 인터넷 낚시조황을 살펴보면 체장에 미달되는 고기를 수십, 수백마리씩 잡아다 놓고 이걸 조황이라 올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또한 야간엔 몰래 뻥치기 조업(수중음파를 발생시켜 주변의 물고기들을 기절시켜 어획하는)을 하는데 씨를 말릴 수 있는 무분별한 어획은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전에 있었던 일인데요. 하루는 방파제서 우럭 낚시를 하는데 사진처럼 아주 앙증맞은 우럭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겁니다.
    아가야 우럭이기 때문에 잡은 족족 방생만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낚시하는 분은 잡은 족족 물통에다 집어 넣더라구요.
    설마 그걸 가져가리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그런데 낚시를 마친 후 도로 놔줄 것이라 생각했던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으니
    새카맣게 바글바글 거리는 우럭들을 그대로 챙겨간 것이였습니다. 못해도 30~40마리는 될 듯한 우럭들을 말입니다.
    저렇게 작은 우럭으로 무얼 해드시려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이렇게 모이면 횟감이 된다고 말하시는 황당한 분도 계시더군요)
    아무리 생활낚시로 고기낚시가 힘들다지만 한두마리도 아니고 수십마리의 치어들을 쓸어가는건 정말 꼴불견입니다. 



     4. 앞뒤 안가리는 흡연에 숨이 막혀


    이따금 선실 혹은 출조버스에서 흡연하시는 분들.. 달리는 차안이라 창문열고 피면 괜찮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담배연기의 일부는 반드시 뒷사람에게 오기 마련입니다. 저는 낚시를 주로 아내와 함께 다니는 편인데 저희 둘다 비흡연자다 보니 버스나 선실에서 담배피는 분들 때문에 곤혹스러운 경우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 분들은 생각이나 할까요? 이 안에 비흡연자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남녀를 떠나 비흡연자가 분명 있을텐데(솔직히 흡연자라도 남이 피우는 담배연기를 맡고 싶지 않습니다.) 아주 줄담배를 피우더만요. 그렇게 줄담배를 피고 싶다면 갯바위 도착해서 실컷 피우시지. 특히 선실에서 담배피는 분들. 정 피우고 싶으면 나가서 피워도 되잖아요.


    예전에 모 블로거가 이런 글을 썼습니다. 자신은 흡연자라 밝히면서 "거리에서 담배피우는 사람을 피해 앞질러가는 분들 보면 오히려 불쾌하다." 라며 정신나간 글을 썼길래 저도 열받아서 한마디 했었는데 어디서 그런 사고방식이 나오는건지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담배연기가 싫어서 피하는건데 그걸 가지고도 뭐라 그러나. 그럼 비흡연자들은 영원히 흡연자의 뒷꽁무니만 졸졸 쫒으면서 담배 냄새를 맡으란 얘긴지? 아니면 흡연자 눈치보며 잠시 기다렸다 움직이라는 건지. 하여간 그런 논리를 여기에다 대입시켜 보면 선실에서 담배 피우시는 분들이 "담배 냄새 맡기 싫으면 나가"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나요? 그게 아니라면 답은 정해졌습니다. "피우고 싶은 사람이 나가서 피는게 맞는 겁니다."



    5. 나들이객 위협하는 훌치기 낚시


    훌치기와 본 사진과는 상관이 없슴
    저는 훌치기를 나름대로 낚시 방식이라며 존중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건 낚시라기 보단 "어획"이라고 봐야 할거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낚시의 정의가 뭐냐?"라고 말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캐나다의 경우 바늘이 정확하게 입에 꼿힌게 아니라면 "파울"이라 칭하며 어류를 획득하는 기록자체가 무효선언이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 낚시란 고기를 잡는 단순 어로행위가 아닌 낚시바늘에 꿴 미끼로 고기를 현혹시켜 잡는 행위로 낚시란 "고기를 속이다"라는 의미가 포함됩니다. 훌치기는 그런 낚시의 정의와는 분명 거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냥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말하는 파울을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교통사고"가 되겠지요. 그런 교통사고를 고의적으로 발생시켜 어획하는 훌치기 낚시는 그 바늘 자체가 "흉기"라는 사실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방파제에서의 훌치기 낚시는 인적이 드문 시간을 이용하거나 충분히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비단 훌치기 낚시 뿐 아니라 모든 낚시의 캐스팅에 있어선 안전거리 확보는 기본입니다. 예전에 방파제서 어린아이가 바늘에 걸려 얼굴이 찢기는 사고를 목격했는데 가장 기본인 전, 후방 주시를 게을리하다 생기는 안전사고입니다.


     ◐ 마치며..


    예전에 비해 시민의식이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낚시를위해 한달에 두세번 정도 바다로 나가다보면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대게 '전문꾼일수록 쓰레기는 가져온다' 라고들 말씀하시지만 제가 보기엔 꼭 그런거 같지도 않습니다. 오늘 내용들도 머릿속으론 충분히 알고 계시지만 막상 낚시를 하다보니 '피곤해서 혹은 시간이 안맞아서' 등등의 이유로 쓰레기를 방치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어떤 어촌마을에선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자 방파제를 아예 봉쇄하기도 했답니다. 오죽 낚시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갔음 그런 조취를 취했을까. 어느 누가 즐기더라도 환영받아야 할 건전한 취미가 몇몇 미꾸라지 같은 사람들로 인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면 바다낚시의 위상은 떨어질 것이고, 자연을 벗삼아 즐기는 취미로써의 인식은 상실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얘기한 부분만 잘 지켜진다면 서로가 웃으면서 낚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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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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