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낚여오는 물고기들이 있는데 이름하여 "손님고기"라 합니다. 그런데 이중에선 반가운 손님도 있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도 있습니다. 오늘은 반갑지 않은 비호감 물고기들을 올려봅니다. 어쩌면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 낚시꾼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 손대면 복수하는 무서운 물고기 "미역치"


    미역치
    이제는 바다낚시를 하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아직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올려봅니다. 미역치는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볼락과 감성돔 낚시를 할 때 곧잘 올라오는 물고기로 특히 야간에 해초에 붙어 있다 바늘에 걸려 오곤 합니다. 주변이 어두컴컴하다 보니 제대로 식별이 안되 손을 대다 화를 입기도 합니다. 미역치는 지느러미 가시는 물론 아가미, 가슴, 배 지느러미에도 독침이 있어 찔리면 크게 붓고 엄청난 통증을 불러옵니다. 옛날 패떳에서 가수 비가 멋 모르고 만져 화재가 됐는데요. 그때는 장갑을 꼈고 운이 좋아 별 탈 없이 넘어갔지만 미역치의 독침은 장갑의 면 정도는 가볍게 뚫을 수 있어 절대로 만지면 안됩니다.


    낚시하다 미역치에 쏘이게 되면 그날 낚시는 더 이상 할 수 없을지도 모르며 통증이 너무 심해 마비증상이 오면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낚시바늘에 미역치가 물고 올라오면 손으로 빼지 마시고 줄을 끊어 버리거나 발로 지긋이 밟은 후 집게를 이용해 바늘을 빼는게 가장 안전합니다. 만약 미역치에 쏘였을 경우 극심한 통증이 수반되는데 이때 할 수 있는 응급조치로는 미역치의 눈알을 도려내 손으로 짓무른 후 눈알에서 나오는 액채를 쏘인 부위에 발라주면 그나마 통증이 완화된다고 합니다. 일종의 민간요법입니다. 식용은 가능하나 대부분의 꾼들은 버리는 고기입니다.


      ◐ 끈적한 액체를 분비하는 "베도라치"


    베도라치
    바다고기론 드물지만 한약재로 사용되는 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지만 베도라치를 우려낸 국물을 먹게 되면 그 날 밤에 잠이 안온다는 설(?)이 있고, 남편이 잠자리에서 빌빌거리면 이것을 달여 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력에 좋다고 합니다. 또한 잘때 침 흘리는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은근슬쩍 탐이 나는 물고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베도라치는 바늘을 삼키고 곧잘 올라와 뒷처리가 곤란하고 또 점액질 성분으로 몸을 감싸 만지는 것도 영 내키지 않습니다. 장어처럼 몸을 베베 꼬면서 목줄을 감아버린다거나 채비를 엉키게 하기도 하며 무엇보다 씨알이 크지 않아 단순 매운탕 감으로 사용되거나 버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베도라치는 점액질만 잘 걷어서 손질하면 흰살생선의 담백한 맛을 볼 수 있는 고기이기도 합니다.


      ◐ 온 천지를 뒤덮는 바다의 무법자 "고등어"


    고등어(고도리)
    고등어. 어찌보면 반가운 손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사실 고등어가 고등어 답다면야 손맛도 좋은 동시에 찬거리도 마련할 수 있어 좋습니다만 고등어라 불리기엔 민망한 중등어, 초등어들이 온 바다를 애워싸게 된다면 그 날 낚시는 상당히 피곤해 집니다. 특히 벵에돔과 감성돔 낚시를 위해 일부러 시간내서 갯바위를 찾았는데 손가락 만한 고등어가 계속해서 물고 늘어진다면 감성돔과 벵에돔을 만날 확률이 제로에 가까워집니다. 중등어만 실컷 낚고 방생하고, 낚고 방생하다 모처럼 낚시 시간을 다 허비하게 만드는 방해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활낚시를 하는 분들에겐 저 정도 고등어라도 환영입니다. 작지만 잡은 즉시 번개탄에 구워 먹으면 그 맛은 일품^^ 전문 낚시꾼들에겐 천대받는 어종이지만 그래도 고등어는 영원한 국민 반찬입니다.


      ◐ 던지면 사라지는 미끼도둑 "놀래기"


    왼쪽부터 용치놀래기, 황놀래기, 어랭놀래기
    생활낚시꾼들에겐 잔손맛도 주고 하얗고 담백한 맛을 내는 놀래기입니다. 하지만 벵에돔, 감성돔을 잡으려는 낚시꾼들에겐 반갑지 않은 손님. 어찌나 미끼를 잘 빼먹는지 이 녀석들이 성화를 부리기 시작하면 그날 낚시는 참 고달프게 됩니다. 던지면 족족 낚아채니 감성돔과 벵에돔 낚시에선 최고 방해꾼. 스트레스 풀러 낚시왔다 도리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놀래기 종류는 제주지방에선 "어랭이"라 하여 낚시를 처음 접하는 관광객들에겐 나름 인기 있는 대상 어종. 게다가 어랭이 물회맛도 일품입니다. 던지면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낚시방법도 어렵지 않고 회맛도 깔끔해 일본에선 꽤 인기 있는 초밥 재료로 쓰입니다. "꾼"들에겐 천덕꾸러기, "객"들에겐 환영받는 물고기가 바로 놀래기 ^^


      ◐ 바닷속 깡패가 따로 없는 "복어"


    복어의 일종인 졸복
    갠적으로 감성돔과 벵에돔 낚시에서 가장 열받게 만드는 잡어이기도 한데요. 고등어에 버금가는 성질로 꾼들의 속을 타게 만듭니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미끼는 무조건 건드려보는데 그렇다고 미끼만 조용히 빼먹음 모를까 목줄까지 싹둑 잘라버리는 저 이빨. 채비를 걷어보면 미끼는 물론 바늘도 끊어 버려 던질 때마다 낚시 바늘을 새로 묶어야 하는 바다의 깡패이기도 합니다. 손으로 잡으면 배를 부풀리고 빠드드득~ 소릴 내며 이빨을 갑니다. 그렇다고 이걸 먹을 수도 없고. 잘못 먹음 골로갈 수 있으니 복어를 잡으면 살살 달래서 놔줄 수 밖에 없습니다. 복어들이 떼지어 성화를 부리면 낚시가 꽤 피곤해집니다.


      ◐ 돌돔 대신 올라오는 천덕꾸러기 "혹돔"


    혹돔
    돌돔 원투낚시를 하다보면 이따금 올라오는 혹돔입니다. 돔이라고 하니 진짜 돔 가문의 영광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혹돔은 엄밀히 말해 "돔"이 아니라 앞서 소개한 '놀래기"의 사촌으로 엄청 큰 놀래기과라 생각하면 될거 같습니다. 혹돔을 잡아 미역국을 끓여 먹는다거나 조림을 해먹기도 하지만 살이 물러 그렇게 맛이 좋은 고기는 아닙니다. 대부분 돌돔과 같은 고급 어종을 노리다 걸려들어 꾼들에겐 천대받는 잡어입니다. 사진의 혹돔은 40cm급 밖에 안되지만 최대 1m가까이 성장하며 수컷의 경우 이마에 커다란 혹이 붙게 되며 우락부락한 인상을 가집니다.


      ◐ 손맛은 최고지만 입맛은 최악 "황줄깜정이"


    황줄깜정이
    얼마전 아내와 함께한 제주도 낚시 편에서 아내가 낚은 적이 있는 어종인데요. 벵에돔과에 속해서 그런지 특유의 차고 나가는 손맛은 있지만 낚아 올리면 응아를 흘리면서 악취를 풍겨 꾼들의 기피대상이기도 합니다. 갓잡은 걸 회로 드신다면 모를까 조금이라도 손질이 잘못되거나 선도저하가 생기게 되면 살에서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식용으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열대성 어종으로 대만, 중국 하이난, 일본, 필리핀등지에서 낚시 대상 어종이기도 합니다.


      ◐ 그 밖에 낚으면 곤란한 물고기들 "쓸종개, 범돔, 줄도화돔"


    바다의 메기라 불리는 쓸종개
    야행성인 이 녀석은 밤낚시에 가끔 낚여 오는 물고기로 쓸종개라 합니다. 이것도 올라오면 미끈한 점액질을 분비하는데 잘못 만져 지느러미에 찔리면 독이 있어 통증을 불러 일으키는 어종. 보통 1~2시간만에 통증이 완화된다지만 사람에 따라 1~2일간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찔리면 45도 정도의 뜨거운 물에 손을 담가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식용이나 상업적으론 소득이 없어 잡어취급 받는 어종


    범돔
    아열대성 어종인 범돔은 수온이 따듯해지는 여름과 가을사이 우리나라 남해와 그리고 제주도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잡어 입니다. 주둥이가 작아 미끼를 따먹는 미끼 도둑이기도 한데요. 단순 구이용으로 먹을만 하지만 뼈가 억세고 살점이 많지 않으며 맛 또한 여타어종에 비해 떨어져 꾼들에겐 역시 천대받는 잡어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떨어지는 맛은 아니고 비교적입니다. ^^


    줄도화돔
    이름에 "돔"자가 붙었지만 돔 가문의 물고기는 아닙니다. 워낙에 소형어종인데다 상업적 가치가 떨어져 역시 천대받는 잡어. 지금까지 낚으면 곤란한 물고기를 나열해 봤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난감하고 허무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낚시인들이 공감하는 절대 비호감! 무엇이 있을까요? ㅎㅎ


      ◐ 바다환경 파괴시키는 진정한 무법자 "불가사리"



    원투낚시를 하면 곧 잘 걸려오는 이녀석들. 모처럼 어신을 받아 올렸는데 별이 보이면 그것만큼 허무한것도 없겠죠. ^^;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 불가사리 개체수가 너무 많아 바다환경을 뒤집어 놓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각종 해초와 다시마를 먹고 사는 전복, 성게들이 이들 불가사리의 횡포에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기는 현상이 '백화현상' 마치 사막을 연상시키는 황폐화 된 바다 환경을 이 불가사리가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불가사리를 잡아들이면 키로당 얼마씩 보상해주는 제도를 만들었지만 그 금액이 너무나 적어 어민들의 호응도가 낮은 실정입니다.


    만약 낚시를 하다 불가사리를 낚게 된다면 바다로 되돌리지 마시고 저렇게 고이 말려주시기 바래요. 불가사리도 바다의 청소부 역활을 하나 지금의 바다환경엔 개체수가 너무 많아 문제입니다. 다음엔 비슷한 이야기로 낚으면 반가운 손님고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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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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