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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제주도 낚시 일정 중 이틀째를 맞이한 입질의 추억 부부.
이 날은 어제 들어갔던 포인트인 차귀도 목여에 들어가 다시한번 낚시하기로 합니다.
주 대상어종은 벵에돔이고 씨알은 잘아도 뺀찌급 돌돔이 여러마리 나와주었음 하는 바램을 갖고 우리부부는
차귀도로 들어갑니다. 제주도 차귀도에서의 낚시, 생생했던 현장속으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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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합심해서 잡은 명품 횟감들
[제주도낚시] 차귀도 벵에돔, 돌돔 낚시 조과
"진퇴양난에 빠진 입질의 추억 부부"
이틀째, 우리는 새벽4시에 일어나 낚시준비를 하고 차귀도를 향해 달렸습니다. 지금은 꽤 긴박한 상황인데요.
이 날 저녁 제주도 현지 블로거와의 만남을 마련해 놓고선 이 날 잡은 자연산으로 대접하겠다고 큰 소릴 쳤거든요. ^^;
못잡아도 괜찮다곤 하지만 제 맘이 편치 않아서 말입니다. 그런데 우려했던 일은 조금씩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이번 제주도 낚시의 주된 목적은 "관탈도로 들어가 돌돔과 부시리를 잡는 것" 이였습니다.
비록 찌낚시로 돌돔을 잡아야 하기에 대물급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30~40cm급 돌돔을 만나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부터 점점 강해진 동풍과 너울에 제주 북부와 동부쪽은 갯바위 접안이 힘들 정도로 악화되었습니다.
가이드의 전언에 의하면 어제 관탈도와 추자도는 '몰황'이였고, 오늘은 출항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 날 제주도는 풍속이 9~12 m/s에 먼바다 파고는 2~3m로 낚시하기엔 매우 위험한 날씨.
결국 우리는 가이드와 상의 끝에 관탈도를 포기하기로 합니다.
자구네 포구, 제주특별자치도 한경면 고산리
이 날 유일하게 낚시가 되는 곳은 한라산을 등지고 동풍을 피할 수 있는 제주 서쪽 차귀도 일대 뿐..
그래서 그런지 현지꾼들은 모두 이쪽으로 몰리는 듯한 분위기예요. 게다가 오늘은 차귀도에서 벵에돔 낚시대회가 열렸던 날로 평일인데도
포인트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좋은 포인트를 차지하기 위한 꾼들의 눈치작전이 펼쳐지는데 우리도 그에
질새라 새벽일찍 포구로 도착해 재빨리 승선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대기 중이였습니다.
이제 곧 첫배가 출항을 앞둔 가운데 정원은 10명 뿐이여서 선착순에 들어야 합니다. 만약 첫배를 놓치면 원하는 포인트로의 진입도 힘들게 되고
낚시시간도 지체돼 이래저래 불리합니다.
평평하고 넓직한 갯바위에 꾼들이 하선중이다.
유어선의 방향타가 독특하다.
오늘 벵에돔 낚시 밑밥으로는 크릴 6장과 침강이 느린편인 V10 그리고 빵가루를 혼합했다.
따로 도구가 없어 손으로 열심히 비벼줬다. V10은 이날 처음 써보는데 냄새가 향기로웠다. +_+
다행히도 첫배를 타고 '목여'포인트로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목여는 차귀도에서 세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명한 명당입니다. 어제 이 자리에서 씨알은 크지 않았지만 다양한 어종으로 손맛을 봤었고
마침 야영낚시객들이 들어와 우리일행과 바톤터치를 했는데 그 분들이 밤새 낚시를 하고선 또 다시 우리와 바톤터치 하였습니다.
"고기 좀 나왔어요?" 라는 물음에 베시시 웃으시면서 "좀 나왔어요" 하는 걸 봐선 생각만큼 좋지 못했나 봅니다.
내 채비는 제로찌에 스텔스를(좌) 아내는 똑같은 제로찌 채비에 J쿠션을 달았다.(우)
어제 낚시를 해봤던 자리였기에 아무래도 익숙합니다. 수심은 별로 깊지 않지만 생각보다 물이 잘가는 자리라 수중찌를 물려줬구요.
이 날 처음으로 김문수님의 스텔스를 사용해보며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아내와 다른 점은 스텔스 밑에 소형구슬을 달고 도래를 물렸다는
점이고, 아내는 목줄과 직결한 채비입니다. 원줄과 목줄은 둘다 2호에 1.5호로 시작했구요. 목줄 길이는 3m 가량에 우선은 봉돌을 달지 않고
벵에돔 전용 바늘 5호로 채비를 내려봅니다.
아내가 첫 캐스팅을 준비한다.
저는 촬영때문에 이 귀중한 아침 물때를 촬영 50%, 낚시 50%로 보내야 합니다.
당연히 남들 보다 마릿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촬영을 하지 않고 낚시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촬영 없는 낚시란 낚시 컨텐츠로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 저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남들이 한마리 잡을 때 저는 한컷이라도 건져내야 합니다. 고기가 좀 되는 분위기라면 일정분량의 컷을 찍고나서야
낚시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제는 요령이 붙어서 이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낚시와 촬영을 동시에 합니다. ^^;
그러다보니 가끔 입질을 놓치기도 하구요.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어복부인의 힘찬 캐스팅!
"자자~! 지금 찍고 있으니 한마리 멋지게 올려봐!"
아내는 내 촬영은 아랑곳 않고 멀리 찌가 떨어진 곳으로 밑밥을 한주걱 던져 넣습니다.
곧바로 발밑에다가 잡여 유인용으로 한주걱!
"옳지~ 배운대로 잘한다!"
처음 벵에돔 낚시는 한주걱씩만 투척합니다. 찌가 떨어진 곳에 한주걱, 발 밑에 한주걱
그러다 입질이 없으면 두주걱씩 뿌립니다. 역시 찌가 떨어진 곳에 두주걱, 발 밑에 두주걱.
계속 입질이 없으면 세주걱씩 뿌립니다. 그러다가 입질이 들어오면 도로 주걱 양을 줄여줍니다.
한정된 밑밥 크릴로 벵에돔 개체수 간에 경쟁을 부축이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감질맛 나게끔..
FTV 열심히 보신 분들은 다 아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ㅋㅋ
다만 실전에서 충실히 이행해 주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던진지 몇 초가 흐르자 곧바로 입질이 닿습니다.
하지만 휨새가..
뺀찌급 돌돔을 올리는 아내
비록 뺀찌급이지만 돌돔을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는 아내
"아내야 오늘 4인분의 횟감 마련을 위해 화이팅!"
아침 촬영은 일단 여기서 멈춥니다. 고기가 나오는 분위기 같아 저도 낚시대를 잡습니다.
밑밥을 치는데 잡어가 하나도 없는게 오늘 낚시 영 불안하게 만듭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건지.. 잡어들이 늦잠을 자느라 그런건지 모르지만 밑밥을 세주걱씩 뿌리는대도 생명체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저한테 들어온 입질..! 제법 앙칼진 힘을 쓰는 이 녀석, 손맛이 괜찮습입니다.
못해도 30cm은 넘어 보이는 벵에돔인가 싶었는데
25cm 약간 넘는 뺀찌급 돌돔. 근데 왠 힘이 이리 쎄지?
알고보니 교통사고.. 바늘이 어쩌다 저기에 걸렸는지 모르지만 그래서 손맛이 더 좋았나 봅니다.
"이녀석아 놀랬잖아!"
갯바위를 벗어난 먼 바다쪽은 너울이 꽤 강하게 일고 있었다.
잡은 고기를 처리하고 뒤돌아 보니 아내가 짜릿한 손맛을 보고 있습니다.
대의 휨새가 아까보단 조금 나아보이는데..
긴꼬리벵에돔 등장.
씨알은 작지만 너무 반갑다 ^^*
갯바위를 벗어난 먼 바다쪽은 너울이 꽤 강하게 일고 있었다.
연달아 입질 받는 아내.
오늘 잡어도 없고 조류소통도 적당하니 이대로라면 어쨌든 마릿수는 가능할 분위기입니다.
밑밥 집어도 잘 되고 있어 연달아 입질이 들어옵니다.
"아내야 오늘 4인분의 횟감 마련을 위해 화이팅!"
참..이번에 제 아내 구명복이 바뀌었습니다.
그간 남성 사이즈의 구명복을 입느라 보기에도 어색하고 좋지 않았는데
유명하신 분이지요. 박진철 프로님께서 제 아내의 구명복을 보고선 하나 선물해주셨습니다.
제가 잘 챙겼어야 했는데 좀 쑥스럽지만 ^^;
아무튼 이자리를 빌어 박진철 프로님께 감사의 말 전합니다. 덕분에 구명복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요 ^^
제주도 차귀도에서 돌돔, 벵에돔 낚시
그나저나 이른 아침에 올라온 벵에돔을 대비해 목줄 1.5호를 썼는데 1.5호가 무색할 정도로 씨알이 잡니다.
이쯤되니 고민됩니다. 잔 씨알로 마릿수를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거 같은데 그냥 한두마리 큰 녀석을 노려볼까..
아내는 바늘을 바꾸고 좀 더 원투를 쳐서 던져봅니다. 대략 30m 가량 던진 후 몇 마리를 낚았는데 거기서도 씨알은 전부 고만고만해요.
그러다 한번은 총알같이 사라지는 찌를 보고 급하게 챔질했는데 올려보니 목줄이 잘려 있는걸 봐선 씨알급의 돌돔의 입질이 있었던거
같고, 저도 대를 가져가는 입질을 받았는데 바늘만 털리길래 긴꼬리벵에돔용 8호 바늘로 바꿔서 낚시 중입니다.
이후 입질은 갑자기 소강상태를 맞이하고..
아내는 중간에 채비가 엉켜서 5분 동안 저러고 앉아 있고 (이 중요한 시간에!!!)
잘가던 조류가 멈추면서 채비의 침강도 원활히 되지 않는 느낌.
이쯤에서 채비를 교환해야 하나 고민하다 이래저래 귀찮아서 그냥 낚시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00찌로 바꿨어야 하는게 아마
맞을거 같아요. 하지만 후회해봐야 이미 지나간 시간이고. 어느덧 철수 시간이 임박해옵니다.
이 날은 12시까지만 낚시하고 점심을 먹은 후 곧바로 오후 출조를 감행하려고 했는데요 가이드님이 조과를 보시더니..
오늘은 사이좋게 반반씩 잡았다
제주도 차귀도에서 벵에돔, 돌돔 낚시 조과
이정도면 4인분 횟감 충분히 나온다고 하시길래 미련을 접고 숙소에서 쉬었습니다. ^^;
이 날 부력망을 준비하지 못해 횟감을 마련하는데 약간 애먹었습니다. 낚시하기도 바쁜데 잡자마자 칼로 아가미를 찔러 피를 빼 곧바로
아이스박스로 직행시켰습니다.
그 날 저녁. 모임시간이 다가왔고 회는 철수하자마자 식당에 맡겨뒀는데 잡은지 수시간이 지나다 보니 횟집 사장님이 전부 불합격 처리를
하십니다. ㅠㅠ(꽤 엄격하시더라구요) 오전 7시~8시 경에 잡은 것들을 오후 7시에 먹는거니 선어회나 다름없는 셈.
선어회 문화가 없는 제주도다 보니 잡은지 12시간이 경과된 횟감이 아무리 선도 유지를 잘해도 부적합하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그나마 살이 단단한 뺀찌로 회를 내었구요. 이것도 부력망이 없는 저로선 그나마 최선의 방법을 취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속으론 오후출조를 한번 더 나가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제부터 계속된 낚시 강행군에 아내도 지쳐 있는 모습이고 저도 힘들고
해서 횟감마련 프로젝트는 여기서 일단락 시켰습니다.
제가 원했던 궁극의 회맛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선어회 치곤 제법 쫄깃쫄깃 했어요.
이게 좀 더 큰놈이였다면 정말 명품횟감이 되었을텐데 ㅠㅠ
11월 중순 다시 제주도로 들어갈 예정인데 그땐 못들어간 관탈도로 들어가서 씨알급을 노려볼 생각입니다.
뺀찌(맨 좌측)구이와 긴꼬리벵에돔 구이(나머지)
씨알이 작은건 이렇게 구이로 내놨는데 구이의 황제라는 뺀찌가 이날 긴꼬리벵에돔 앞에선 맥을 못추었습니다.
4명 만장일치로 긴꼬리벵에돔이 뺀찌보다 맛있다고 느꼈어요.
메뉴에도 없는 벵에돔 물회를 맛보다
사실 오늘 특별한 음식은 따로 있었습니다. 남는 벵에돔을 가지고 물회를 만들어 내오셨는데요.
자리돔 물회는 흔해도 이렇게 벵에돔으로 만든 물회는 제주도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입니다.
메뉴로 다루지도 않고 또 다뤄서도 안되는(어딜 벵에돔으로 물회를 ㅎㅎ) 그런 귀한 물회를 맛볼 수 있었는데 이 음식점의 물회는 앞서 맛본
집과 다르게 독특한 향채를 썼더라구요. 이름을 까먹었는데(방아잎 말고 뭐더라) 할튼 그래서 그런지 향이 독특했지만 그것 때문에 더 맛있게
먹었던 물회로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게 4인분의 횟감 마련 프로젝트는 일단락 되었습니다. 비록 만족스런 조과는 아니였지만 안좋은 기상에 잔씨알이나마 마릿수 조과를 거둬서
다행입니다. 들리는 후문으론 이 날 차귀도 인근 포인트에선 조황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철수한 12시를 기점으로 마릿수
입질이 들어왔다고 해요. 우리도 좀 더 했었다면 더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욕심은 한도 끝도 없겠지요.
오전에 이정도 나온 것으로 만족합니다. 우리부부는 2박3일 제주도 낚시에서 마지막 출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 제주도 낚시 이야기는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PS : 저는 현재 안마군도에서 낚시중입니다. 다녀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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