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에깅낚시] 잔재미가 솔솔한 제주도 에깅낚시


    제주도에 도착한지 첫날, 차귀도에서의 오후출조를 마친 후 밤낚시를 위해 포인트를 이동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에깅낚시란걸 시도하려는데 일기예보대로 파도와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뭔가를 낚을 수 있을까요? 일단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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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에깅낚시] 잔재미가 솔솔한 제주도 에깅낚시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오후부터 몰아치는 동풍을 피해고자 서쪽에 있는 차귀도로 출조를 나간거였는데 그곳을 벗어나니깐 곧바로 바람이 얼굴을 때리면서
    지금의 에깅낚시는 물론 내일 낚시마저 불투명해졌습니다.
    원래 내일은 관탈도로 들어갈 예정이였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선 관탈도나 우도쪽은 낚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포기한 상태.
    어쩌면 내일 또 다시 차귀도로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
    일단 내일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하면서 우린 남은 짜투리시간을 이용해 에깅낚시에 도전해 봅니다.


    판포리 방파제 입구, 제주도

    ■ 아무도 없는 방파제에 조건은 최악, 낚시가 될까?
    보시다시피 인기척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는 썰렁한 방파제입니다.
    이곳은 나중에 따로 설명하게 될지 모르지만 제주 현지인들만 쏙 빼먹는 포인트 중 한곳으로 '판포 방파제'라 합니다.
    테트라포트도 없는 단순한 구조물로 되어 있지만 이곳은 4대돔인 감성돔, 참돔, 벵에돔, 돌돔부터 시작해 무늬오징어, 한치등
    제주에서 잡히는 대부분의 어종들이 낚이는 특급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이 좋은 곳에 왜 사람이 없을까?


    판포 방파제, 제주도
    이곳에선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먼바다에선 높은 파도가 일고 있습니다.
    멀리 수평선 부근에는 갈치 배들이 조업중인데 희뿌옇게 보이는 조명 상태로 보아 기상이 좋지 못한거 같습니다.
    아마도 일기예보대로라면 내일 오전은 더 심해질 것이고 먼바다는 2~4m의 높은 파도에 동풍도 9 m/s 이상으로 불어 사실상 제주도 서쪽을
    제외하고는 출항 자체가 금지될 가능성도 충분히 높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제주도 현지인이라도 이런 미친 날씨에 낚시를 하러 오진 않겠지요.
    우린 서울에서 왔고 또 이때 말고는 에깅낚시를 할 시간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하러 들어온 것이지 낚시 할 기상은 아니였습니다.


    바닥엔 오징어 먹물자국들이 있었다.
    바닥을 보니 먹물자국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징어 조황이 있긴 있었나 봅니다.
    우측에 진한 먹물 자국을 보니 불과 몇 시간전에 나온것으로 보였고 그 옆에 흐릿한 자국은 어제 나온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내는 낮에 미리 사둔 에기를 묶어 바다로 던져봅니다. 말로만 듣던 무늬오징어를 잡기 위해..  
    그동안 오징어 낚시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로 해본건 이 날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옆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채비를 날리기가 무섭게 옆으로 늘어졌고 채비 하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래가지고 낚시가 제대로 될까?
    옆에 동행해주셨던 가이드님이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주셨지만 입질은 고사하고 채비가 날아가질 않습니다.


    원래는 에깅 전용대로 해야 하는데 장비가 없어 일반 루어대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에깅 전용대를 하나 살 수도 없고, 한번 해보고 재밌으면 그때 하나 구입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낚시를 하던 도중 현지인으로 보이는 낚시꾼이 한분 오십니다.
    우리가 가장 좋은 포인트를 차지하고 있다보니 머뭇거리다 내항쪽으로 다소곳이 던지시길래 포인트를 잠시 양보해드렸습니다.
    저기 화살표로 표시한 자리가 무늬오징어 포인트로 괜찮은 조과를 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어차피 낚시는 글러먹은거 같지만 그래도 현지인이라면 이 상황에서 뭔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단 10분 만에 두마리를 잡고 홀연히 사라진 현지인
    그렇게 침묵으로 몇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아내가 휙~ 하고 허공을 가르며 챔질합니다................만 다시마 같은것만 걸려오는 상황.
    그러다 옆에 계신 현지인께서 챔질을 하시더니 낚시대가 제법 휘어지는 것입니다.
    "오~~뭔가를 걸긴 했어. 뭘까?"


    무늬오징어
    아주 멋지게 무늬오징어를 잡는 것입니다.
    그 순간 아내는 약간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ㅋㅋㅋ
    아무래도 자릴 양보한게 후회가 된 모양일까요. 그 자리를 양보하자마자 무늬오징어가 나와버리다니 ^^
    이 뿐만이 아닙니다. 고작 몇 분 사이에 이와 똑같은 오징어를 한마리 더 추가하더니 유유히 사라집니다.
    단 10분간의 낚시로 순식간에 두마릴 챙긴 현지인. 
    그리고는 "아무래도 이 이상 낚시는 힘들다"라며 홀연히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우리부부는 순간 벙찔 수 밖게 없었습니다. 단 10분간의 낚시로 반찬거릴 마련해가는 그런 낚시였다니 역시 포스가 대단합니다.



    잡어의 입질에 별다른 소득을 보지못한 입질의 추억
    저는 파도가 없는 내항쪽으로 채비를 던져 감성돔이라도 노려 볼 생각이였는데 입질은 전혀 없는 상황.
    그러다 누군가가 제 등뒤로 오더니 입질은 있냐고 묻습니다.
    전혀 없다고 하자 얼핏봐도 나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현지인이 "어제 내가 이 자리에서 55cm짜리 돌돔 한마리를 낚았다"고 말합니다.
    "와우~ 대단하네요"라고 말은 했지만 속으론 "이게 어디서 Gura를 치냐"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
    물론 이곳에서 돌돔 55cm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옆에 계시던 가이드께서 무슨 채비로 잡았냐고 묻자 잠시 망설이더니 "찌낚시"라며
    말끝을 흐리더랍니다. 사실 찌낚시로도 못잡는건 아니지만 낚시 좀 해보신 분들은 방파제에서 55cm돌돔을 찌낚시로 잡는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실것입니다. 그래도 자신이 여기서 잡았다는데 걍 믿어야지 어떡하겠어요. ^^;


    그러다 올라온 고등어.
    요것은 내일 이웃블로거와의 만남에서 구이로 내 놓을 생각으로 챙겨둡니다.


    잠시후 또 다시 어신이 전해지는데 스믈스믈 들어간 찌를 보니 감성돔인가 싶어 챔질했지만..
    묘하게 생긴 고기가 올라오는데..


    올라온 녀석은 왠 쓸종개?
    요것도 지느러미 가시에 독이 있어 찔리면 골치 아픕니다. 보통 1~2시간만에 통증이 완화되지만 사람에 따라 1~2일간 아플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하시구요. 찔릴시 45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손을 담궈주면 통증이 완화된다고 합니다.
    저는 쓸종개만 두마리째 잡으며 별다른 소득을 못보는 사이 에깅낚시를 하던 아내가 첫 입질을 받았습니다.
    "와우~ 무늬오징어야?"
    "아니~ 그게 말야 좀 이상해.. 힘없이 뭔가 딸려오는 느낌. 혹시 쓰레기 인가?"


    올려보니 무늬오징어도 한치도 아닌 것이..


    문어

    아내, 뜻하지 않은 문어로 득템하다.
    앙증맞게 생긴 문어 한마리가 에기에 매달려 올라옵니다. 이런게 득템인가요 ^^
    이렇게 놓고 보니 괴물같기도 하고..


    방금전 현지인이 와서 10분 동안 무늬오징어 두마리를 낚고 가버리자 그 자리에서 다시 시도중인 아내
    한마리 올라오자 기분 좋아진 아내.  이 기세로 한마리만 더 잡고 숙소로 갔음 딱 좋겠는데..
    라고 생각하려는 찰나~!


    또 한마리의 문어를 득템하는 아내..ㅎㅎ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씩이나~ "참 잘했어요. 칭찬받아요 ^^"
    원래 잡으려던 무늬오징어는 아니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내일 있을 모임에서 부요리(스끼다시)용으로 내 놓기 딱이잖아요 ^^
    이제 그만 합니다. 바람과 파도는 점점 쎄져 이 이상 버티는건 힘들거 같구요. 내일을 위해 철수합니다.



    다음날 저녁, 아내에게 잡힌 문어는 이웃블로거이신 파르르님과 사랑해MJ님의 입으로 들어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흑흑흑 ㅠㅠ
    문어가 잘못 삶아지면 질겨지기 쉽상인데 다행히 잘 삶아져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해 본 제주도 에깅낚시를 마치며..
    사실 에깅전용대가 없어 그냥 있는 장비로 엉터리 낚시를 했지만 처음 경험했던 에깅낚시가 아내는 무척 맘에 들었나 봅니다.
    오징어나 한치, 문어를 잡을 수 있다는 매력을 아주 약간은 느낀거 같구요. 이날은 기상이 좋지 못했는데 단시간에 문어 두마리란 성과는
    운이 좋았다고 밖에 볼 수 없는거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제 아내가 정말 어복부인이라서 그런걸까요? ^^;
    함께 동행해주셨던 가이드님이 저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오셨더라구요.

     결과적으론 첫 에깅으로 문어 두마리 조과.....
     제가 점주라는 사실을 떠나 제주 현지 낚시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볼때 이 날 에깅 성과(?)는 대단히 훌륭했습니다.
     바람도 최악이었고 침강상태, 만조수위에 비해 일찍 이른 포인트 진입시간....
     게다가....대단히 언발란스한 에깅 채비에서 누가 뭐라하든 어쨌든 잡았다는 게 중요합니다.

    이래저래 운이 따라준거라는 ^^
    아무튼 이 날 하루종일 저희부부 땜에 고생하셨고 감사하단 말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잠시동안의 에깅낚시였지만 그 재미에 꼿힌 아내를 봐서라도 에깅전용대 하나 살까 고민중입니다.
    앞으로 제주도 갈때마다 에깅낚시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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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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