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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TV를 통해 바라만 봤던 대마도 낚시는 깨끗한 자연환경에 넘칠 듯한 어자원을 갖고 있어 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한국에서 온 많은 낚시꾼의 방문에 남획까지 있다고 해서 조황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래도 대마도는
대마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고기보다 낚시꾼이 많은 한국의 갯바위는 이미 포화상태를 넘었고, 주말이면 내릴 자리가 없어 포인트 싸움도 불사하다
보니 이른 새벽에 출항해야 하는 피곤함과 서로 간에 부대끼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반면, 처음 접한 대마도의 갯바위 풍경은 주변이 온통 포인트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과연 낚시 천국 답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한 번밖에 안 가봤기에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대마도에서 낚시한다는 것은 꾼들의 로망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우리 부부는 첫날 일정으로 아소만 외곽에 자리한 '히라세'라는 독립여에서 4시간가량 주어진 오후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아내와 한 달 치 설거지 내기를 건, 벵에돔 낚시 대결을 말입니다. ^^
뜰채를 펴는 아내
지금 시각은 3시 정각이고 약 4시간가량 낚시한 후 7시에 철수할 예정입니다. 예상하는 피크 타임은 오후 4시부터 해 질 녘까지.
그래서 그때까지는 워밍업으로 자유낚시를 하다가 4시 30분 ~ 5시 30분까지 1차전을 하고 자리를 바꾼 뒤 5시 30분 ~ 6시 30분까지 2차전을 해서
마릿수로 승자를 가릅니다. 대상어는 벤자리, 참돔 30cm 이상. 벵에돔을 비롯한 돔 종류는 25cm 이상이며 계측자를 펼쳐놓고요. 정확하게 해보렵니다. ^^
신중하게 채비 소품을 고르는 아내
짐을 한곳에 다소곳이 모아놓은 뒤 뜰채를 폅니다. 밑밥통을 각자의 위치에 놓고 살림통에다 물을 길고, 각자 사용할 주걱을 세팅한 뒤에야 채비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평소에는 밑밥을 여러 주걱 뿌려서 포인트를 구성해 놓거나 잡어의 유무를 살피는데 지금은 한낮이라 천천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아내가 무슨 찌를 고르든 상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혹여 잘못된 찌를 골라도 말이죠.
그런데 아내는 안전하게(?) 제로찌를 선택합니다. 자중이 13g 정도 나가는 원투성이 좋은 찌로 말이지요.
<<아내의 채비>>
1-530 낚싯대 - 2500번 릴 - 2.5호 원줄 - 제로찌 - 조수우끼고무 中 사이즈 - 직결 - 1.5호 목줄 4m - 벵에돔 바늘 7호
우선은 무봉돌 체제로 시작하면서 조류 상황에 맞춰 봉돌을 가감한다고 합니다.
벵에돔 활성도가 좋을 것을 예상해 찌는 12g 무게의 제로찌를 선택했다.
대마도로 오기 전 스텝용으로 받은 지급품이 있었는데 이날 처음으로 테스트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찌, 새로운 장비를 사용하면서 그 특성을 이해해 나간다는 것. 꾼으로서 흥미진진한 일인데요. 이번에 사용한 찌는 쯔리겐의 전유동 X 원투라는
모델로 링 파이프가 X스트레이너라는 이중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전후 파이프 링은 4mm로 대구경으로 줄 내림이 좋은데, 가운데는 2mm로 좁아
프릭션을 줌으로써 입질 감도까지 챙길 수 있는 타입입니다. 6월의 대마도는 긴꼬리와 벵에돔이 적절히 섞여서 올라오며, 포인트에 따라 긴꼬리가 많거나
혹은 일반 벵에돔이 많거나 하는데요. 벵에돔 종류와 상관없이 다소 먼 곳을 공략하거나 바람이 불 때 나빠질 수 있는 줄 내림을 이 찌가 보완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채비를 꾸려봅니다.
<<입질의 추억 채비>>
로드 : 1-530 낚싯대
릴 : 3000번 릴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서스펜스 타입 2호에
찌, 수중쿠션 : 쯔리겐 전유동 X 원투 0호, 조수우끼고무 中 사이즈
목줄 : 쯔리겐 제로알파 1.7호 4m길이로 직결 후 1.5호 3.5m를 직결
바늘 : 가마가츠 구태구레 6호로 시작, 8호로 바꾼 뒤 나중에는 아와세 미장 9호로 바꿈
채비는 007 조법으로 시작해 봅니다. 목줄은 총 7.5m를 연결했는데 1.7호 목줄을 4m 연결 후 다시 1.5호를 3.5m로 연결했습니다.
찌와 수중쿠션은 목줄 1.7호에 부착했고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지금은 한낮이어서 1.5호 목줄로 상대하다가 잠시 후 4시가 넘어가면서 씨알이
커지면 1.5호를 잘라버리고 부착한 찌 소품을 원줄 쪽으로 밀어 올린 후 1.7호로 바로 공략하기 위함입니다.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아내가 "왔다"가 아닌, "뭐야"를 외치며 채비를 회수합니다.
뭔가가 물고오기는 하는데 그것을 보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대망의 대마도 낚시, 아내가 거둔 첫수는 어이없게도.
젓갈 담글만한 사이즈의 멸치가 물고 올라오네요. ㅎㅎ
그런데 정말로 멸치 맞나요? 한국에서 보던 멸치와는 색깔이 다른데, 어쩌면 날치 치어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다가 날치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거든요. 상당히 큰 녀석인데 날개 지느러미를 펴고 몇 초간 수면 위를 날았습니다.
직접 보니 참 신기하더군요. 사진을 찍으려고 갖다 댄 사이 녀석은 사라졌지만, 가끔 떼로 날아오를 땐 장관이라고 해요.
첫 크릴을 꼽아서 던졌는데 대상어가 올라오는 산뜻한 출발을 합니다. 기준치는 미달이라 방생.
그 사이 아내가 입질 받습니다. 그런데 올라온 것에 계속 웃음이 납니다.
이번에는 멸치 쌈밥 해서 먹으면 어울릴 만한 녀석이네요. 사진은 설정이 잘못되어 화이트홀이 생겼는데.
어복부인, 대마도에서 출발이 약간 안 좋은데요. 연속으로 멸치 두 마리. 대마도까지 와서 멸치잡이 신공을 펼치는 아내. ㅎㅎ
그리고 또다시 입질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낚싯대가 제대로 휘어집니다.
"왔다."
"이번에는 제대로 휘었네. 커? 안 커?"
"별로 안 커"
드디어 대마도에서 첫 벵에돔을 낚는 순간입니다. 씨알도 기준치는 넘어 보입니다.
오랜만에 맛보는 벵에돔 손맛에 기분은 조금씩 고무되어 갑니다.
"크릴 한 마리에 벵에돔 한 마리"
비록 기준치는 미달이지만, 벵에돔은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얘네들이 상층에서 떨어지는 밑밥에 난리네요.
던지면 곧바로 무는 상황이지만, 여기서 좀 더 큰 씨알을 골라 낚아내지 못하면 계속해서 얘네들과 씨름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포인트에 뿌리는 밑밥은 한 주걱으로 활성도가 좋아 양을 늘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조금 먼 곳을 공략하자고 했고, 15m에서 20m로 공략거리를 늘리자 기준치가 되는 벵에돔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한낮이라 씨알은 잘지만, 날이 흐리기 때문에 한낮이라도 분명 큰 녀석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입질 빈도는 아내보다 저에게 잦았습니다. 아무래도 공략거리를 늘리면 늘린 만큼 밑밥 동조가 잘되느냐가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여성은 비거리에 대한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벵에돔은 올라오나 다 고만고만한 씨알.
이번에는 제법 힘을 쓰는 벵에돔과 파이팅을 즐기는 아내, 대마도 벵에돔 낚시
약 30cm급 벵에돔
반면에 아내는 입질 빈도가 저보다는 낮지만, 올라오는 족족 기준치가 되는 기이한 상황입니다. 허허 ^^
저도 가까스로 기준치를 넘는 벵에돔을 올렸는데 이 녀석이 황줄깜정이 마냥 똥을 싸고 올라오네요.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벵에돔이 쉴 새 없이 물고 늘어지나 대마도 명성에 걸맞은 씨알은 아직 볼 수
없었습니다. 역시 시간 때문인 걸까? 아니면 작은 벵에돔 무리에서 큰 녀석을 골라잡아야 할 만한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치면서 저는 좀 더 먼 곳을 공략하려고 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아내의 외마디 비명이 들립니다.
정체 모를 대물에 털린 후 허탈한 표정으로 채비를 살피는 아내
아내는 고꾸라진 낚싯대를 양손으로 힘겹게 잡으면서 버티고 섰는데 이 녀석 씨알이 가당찮은가 봅니다.
거의 발 앞으로 끌고 왔을 즈음 한 번 더 파고드는데 순간 조여놨던 드랙이 슬그머니 돌아갑니다.
"드랙 주지 마! 조여!"
앗뿔싸! 한발 늦었습니다. 아내의 오른손은 드랙을 조이고 있었지만, 이미 터지고 난 후였습니다.
걷어보니 채비는 바늘까지 멀쩡히 살아오는 걸 봐서 바늘이 벗겨진 모양입니다.
아내는 사용하던 아와세 미장(미늘이 없고 안으로 많이 휘어진 바늘)을 일반적인 형태의 긴꼬리 벵에돔 바늘로 호수를 높여 교체합니다.
사실 좀 전의 상황이었다면 9호도 작은 바늘인데요. 우리가 준비한 바늘이 9호까지여서 평소에는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대마도니깐 사용하게 되는
바늘 호수였습니다. 다음에는 12호까지 준비해 가야겠습니다.
아내는 좀 전에 놓친 벵에돔이 상당한 씨알이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다시 크릴을 꿴 뒤 입질 받았던 그곳으로 캐스팅합니다. 몇 미터 수심층에서 문 것 같으냐고 하니깐 대략 5m쯤이라고 합니다.
5m면 캐스팅 후 최소 30~40초는 지나야 문다는 이야긴데 그럼 지금쯤 들어와야 하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잡어에게 털린 것 같으니 다시 던져보라고 했습니다. 순간 아내의 원줄이 드르륵 하며 풀려나갑니다.
대마도에서 낚시 시작 후 가장 큰 씨알을 건 아내
원줄을 잡던 아내, 손가락을 치고 나가는 원줄에 예전 같았으면 당황해서 베일 닫고 챔질하다 순간 대응이 늦어서 터트린 적이 많았는데 역시 경험이
약인가요? 치고 나가는 원줄을 살며시 잡기만 한 채 대를 세우고 나서 원줄을 잡습니다. 그 후 낚싯대가 꾹꾹 하자 베일을 닫고 파이팅하는 아내.
실력이 많이 좋아졌네요. 옆에서 지켜보는 제 기분도 흐뭇합니다. ^^
그나저나 녀석의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낚싯대를 부여잡은 아내의 양팔에 힘이 잔뜩 들어갔습니다.
15m 전방에서 문 벵에돔은 강력하게 저항하며 아내의 낚싯대를 계속해서 끌어당겼고 아내는 거기에 질세라 단단히 붙잡고 섰습니다.
지금으로써 아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잡고 버티는 것일 뿐. 그렇게 천천히 끌고 오는데.
"발 앞에서는 여유 주지 마!"
낚싯대를 크게 내리지 않은 선에서 천천히 릴링하는 아내. 그리곤 뜰채를 찾습니다.
뜰채질을 해주려다 아내가 직접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건네주고. 발 앞에서 한 번 더 저항하자 한 손엔 뜰채를 한 손엔 낚싯대를 쥔 아내.
힘이 부쳤는지 허리까지 젖혀가며 여유를 주지 않고 버티는 모습입니다.
뜰채에 담자 인제야 여유가 생긴 아내.
"제대로 된 씨알로 한 마리 했습니다!"
장하다. 우리 아내. ^^*
그나저나 촬영한다고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네요. 벵에돔 낚시는 너무 바쁜 게 장점이자 저에겐 단점이기도 합니다.
아내가 저러는 동안 제 낚싯대는 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사진을 안 찍을 수도 없고. ㅎㅎ
우리가 낚시하면서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사진 촬영도 하면서 마릿수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극적인 장면을 건질 것이냐? 아니면 사진을 포기하고 조과를 올릴 것이냐? 의 사이에서 늘 갈등하지만, 그럴 때마다 결론은 사진을 포기 못 한다는 것.
사진으로 먹고사는 제 조행기가 사진이 풍부하지 못하면 빛바랠 테니 고기야 좀 못 잡아도 좋은 장면을 많이 건지자.
그것이 나중에 글을 쓸 때 마릿수보다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아내는 다음 낚시에서는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촬영을 생략해서 얼마나 뽑을 수 있을지 한번 해보자고 제안합니다.
35cm급 벵에돔
기대했던 것보다 큰 씨알은 아니었지만, 힘은 4짜인 줄 알았답니다. 하긴 4짜를 잡아본 적이 없으니 그 힘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
어쨌든 이 벵에돔은 아내의 기록 고기가 되었습니다.
벵에돔 때깔이 푸르스름하고 밝은 게 활성도가 좋음을 시사하고 있네요. 이제부터 낚시는 시작인가 봅니다.
계속해서 1타 1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낚고 열심히 방생 중입니다.
그 와중에 아내는 괜찮은 씨알을 족족 뽑아내니 저는 슬그머니 아내의 낚시 자리로 침범해 대각선 캐스팅을 날려봅니다. ㅋㅋ
아무리 봐도 이쪽은 잔챙이 뿐인 데 비해 저쪽은 상층에서도 씨알이 괜찮게 올라오는 듯 합니다.
시간은 어느덧 4시. 자율낚시도 30분 뒤면 끝나고 아내와의 낚시 대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아내, 몸을 충분히 풀었으리라 봅니다. 잃었던 감도 되찾고요.
낚시하는 동안 침묵의 시간이 흘렀고, 잠시 후 저는 매우 강력한 입질을 받게 됩니다.
"역시 아내의 낚시 자리가 명당이었어"
마치 부시리 입질처럼 시원하게 풀고 나가는 원줄!
아내가 받은 입질이 무궁화호였다면, 이번에 받은 입질은 KTX 뺨치는 속도로 줄이 나갑니다.
"옳커니 이번엔 제대로 왔다!"
대를 세워보니 뭔가 좀 이상합니다. 분명히 덩치 급 씨알이 꾹꾹 했는데 갑자기 가벼워지네요. 하지만 뭔가 물고 있기는 합니다.
웬 자리돔?
완전히 속았습니다. 고속으로 풀려나가던 줄이 자리돔의 소행이었을까?
분명 꾹꾹 처박았는데 순간 힘이 풀리더니 이 녀석이 딸려 옵니다. 물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아~ 모르겠습니다.
33cm급 벵에돔을 올리고 포즈를 취하는 아내
벵에돔은 아무래도 여자를 좋아하나 봅니다. ^^
대마도에서의 첫 낚시. 스타트는 비록 멸치부인이었지만, 이제는 어복부인으로 컴백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4시 30분. 이제 결전의 시간이 왔습니다.
"자! 시간 됐다. 지금 4시 30분이 넘었으니깐 바로 시작한다."
이때 아내는 벵에돔을 갈무리 중이었고 저는 이미 캐스팅을 한 상태.
순간 우악스러운 입질이 전해집니다. "왔다!"
"이번엔 제대로 왔다!"
낚시대결 시작을 외친지 10초도 안 되어 들어온 강력한 입질.
벵에돔을 갈무리하던 아내가 급히 카메라를 집어듭니다.
"어어 그쪽으로 가지 마!"
발아래 수중턱으로 파고드는 녀석을 살살 달래 끌어 올리니 녀석도 슬슬 항복의 기미가 보입니다.
이때의 목줄은 1.5호인데 LB 한 번 주지 않고 목줄을 믿고 올렸습니다.
38cm급 벵에돔
"한 마리 했습니다!"
분명 포인트에는 덩치급 벵에돔이 어슬렁거리리라 생각하지만, 상층에서 잔챙이 벵에돔들이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덩치급 벵에돔을 낚을 확률이 줄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잡어 분리가 아니라 벵에돔 낚시를 하면서 벵에돔을 분리해야 하는 상황.
저는 앞쪽에 잡어용으로 뿌리는 밑밥 양을 늘려나갔습니다. 한 번의 캐스팅에 잡어용 밑밥을 세 주걱씩 뿌리고, 캐스팅 후 포인트가 될 지점에 한 주걱을
던져 넣은 뒤 다시 발 앞에 2~3주걱을 뿌리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포인트에 들어간 한 주걱에도 분명 잔챙이 벵에돔이 꼬일 것을 대비해 내 채비는 그보다 2~3미터 더 멀리 던져서 거기서 채비를 정렬해 밑밥 뿌린 지점으로
끌어오는 방법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이로써 아내와의 낚시 대결 스코어는 1 : 0
그런데 아내가 반칙이라고 합니다. 자기는 낚시할 준비가 안 됐는데 먼저 던져서 잡는 게 어딨느냐고 하네요.
생각해보니 아내는 벵에돔을 갈무리 중이었고, 또 저를 찍는다고 카메라까지 들었으니 공평하지 못한 것 같아 이 벵에돔은 무효로 했습니다.
다시 0 : 0 스코어에서 동시 캐스팅으로 시작! 누가 와서 호루라기 좀 불어주면 좋겠네. ㅋㅋ
동시에 캐스팅 한 우리 부부. 과연 누가 먼저 입질을 받을지.
지금은 시간도 시간인지라 걸면 기준치 이상은 나올 테니 누가 걸든 재밌는 상황일 것입니다.
아내가 먼저 한 마리 올립니다. 과연 선취 득점을 할까?
아쉽게 1cm 부족으로 무효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데 눈금자는 정확히 25cm를 가리키지만, 대가리 쪽을 보니 1cm가 비어 있습니다. 딱 걸렸네! 이건 24cm.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 아무렴 한 달 치 설거지가 걸렸는데 어쩌면 1cm 차이로 설거지 내기가 결정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미연에 방지, ^^; 스코어는 여전히 0 : 0. 중요한 건 내 채비는 물속에 있다는 것. 그리고 아내가 갈무리하고 크릴을 꿰는 동안.
"저는 입질을 받았다는 것!"
준수한 씨알로 선취 득점을 하는 입질의 추억
스코어는 1 : 0 제가 앞서 나갑니다.
이후의 상황은 계속해서 사이즈 미달의 벵에돔만 줄창 올라오는 상황.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자 저는 낚싯대를 놓고 잠시 쉬어가는 타임을 가졌습니다. 쉬는 동안에도 잡어용 밑밥은 계속 뿌려가며 분리를 시켜나갑니다.
뭔가 상황이 안 맞는 건지, 잘 가던 조류가 멈추자 잔챙이 벵에돔들이 더 극성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물때에 대해선 한 번도 고려해 본 적이 없었네요. 대마도에서 주어진 낚시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물때를 알고 낚시한들 달리질 건
없으리라 생각했으니까요. 게다가 고저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지역적 특색에 현재 물때가 어디로 가는지도 쉽사리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처음 내려서 봐둔 수면의 높이보다 조금 낮아졌다는 점과 방방 하던 조류가 시간이 흐르면서 죽어간다는 것으로 보아 중썰물에서 끝썰물로 가는
단계로 보입니다. 아까 씨알급 벵에돔이 올라온 것은 중썰물 때 물이 잘 가는 상황에서 낚였고, 지금은 오후 5시가 넘었음에도 조류가 죽어버려 씨알은
갈수록 잘아지는 상황입니다.
두 마리 연속 득점한 입질의 추억
지금 벵에돔 낚시에서 가장 큰 관건은 잡어 분리가 아닌 잔챙이 벵에돔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분리하느냐입니다.
쉽지는 않지만, 계속 공략하다 보면 상층의 잔챙이 벵에돔을 따돌려 한두 번은 큰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과정에서 큰 씨알은 아니지만, 기준치가 되는 벵에돔 두 마리를 연속으로 걸어 현재 스코어는 단번에 3 : 0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계속해서 잔챙이 벵에돔과 씨름하며 고전하고 있습니다.
벵에돔 낚시는 지금부터 해질 때까지가 최고 절정인데 물때가 엇박자였던 게 아쉽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간조가 되겠고 조류는 죽을 테고 씨알도 점점 잘아지는 상황.
간조가 두어 시간만 일찍 왔더라면 초들물에 한 타작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낚시란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것이 아닐까? 일단 뭐가 되든 열심히 해보기로 합니다.
시간은 어느덧 5시 30분. 1차전이 끝나려는 순간입니다.
"시간 됐다. 자리 바꾸자"
채비를 걷으려는 찰나, 아내가 "왔다."를 외치며 대를 세웁니다.
잔챙이와 씨름하며 이어지던 침묵 속에서 모처럼 낚싯대가 휘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좀 전의 여유있는 파이팅은 온데간데 없고, 살짝 바빠진 모습입니다. 릴링하는 속도도 빨라진 것같고.
이젠 여유도 주지 않고 거의 강제집행 하듯 끌어냅니다. 시간의 촉박함을 안 것일까요? ㅎㅎ
30cm급 벵에돔으로 가까스로 첫 득점을 하는 아내, 대마도 벵에돔 낚시
그런데 벵에돔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 이왕이면 상태 좋은 녀석으로 올리지 ㅎㅎ
자리를 바꾸고 2차전에 돌입
자리 바꾸기 전 가까스로 득점한 아내. 아직은 3 : 1로 제가 리드 중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한 시간. 물때는 간조를 앞두며 쉽지 않은 상황에서 2차전이 전개될 예정입니다.
애초 기대했던 농구 스코어는 포기했습니다. 이제는 야구 스코어가 될까 말까. 그것도 투수전 양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저는 자리를 바꾼 뒤 2~3마리만 잡아도 이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내는 부단히 낚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의 예상은 어복부인의 승리를 점치지만, 상황은 한 마리 뽑기도 어려울 것 같은 소강상태로 가고 있으니 마릿수로 뽑아야 역전이 가능한 아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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