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낚시, 천국에서의 2박 3일(프롤로그)


    #. 2013년 6월, 입질의 추억을 장식한 첫 무대는 낚시 천국 대마도
    지금까지는 제주도, 울릉도를 비롯한 국내의 여러 섬으로 낚시하러 다녔었고, 뉴칼레도니아, 캐나다에서 특별한 낚시 체험도 했지만, 릴 찌낚시의
    원조국인 일본에서의 낚시는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올해 전반기 조과는 썩 좋지 않았어요.
    주위에서는 '수온이 문제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등의 말들을 하지만, 진짜 문제는 나 자신이었습니다.
    낚시는 하고 싶은데 안 되는 시기, 낮은 확률을 등에 업고 출조를 감행하다 보니 가는 족족 고배를 마셔야 했던 쓰라린 기억들.
    낚시는 흐름인데 아무래도 흐름을 잘못 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그래서 저는 꼬여버린 흐름을 바꾸고자 좀 더 확실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마침
    대마도 낚시를 간다는 지인 분들이 계셔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말로만 듣고 동경만 하던 섬 대마도. 가히 벵에돔 낚시 천국이라 불리는 대마도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대마도 낚시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감히 상상이 안 됐죠. 이제는 결과가 모두 나왔습니다.
    2박 3일 대마도 낚시, 프롤로그로 시작해 봅니다.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으로 바다 물색이 간장처럼 까맣다.

    #. 설렘을 애써 감추며 떠난 대마도 낚시
    쿠로시오 난류는 고수온, 고염도를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 동해의 수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 해류의 일부는 대마도를 거쳐서 올라오는데 낚시꾼들의 표현을 빌려 '간장색'이라고들 합니다.
    이 물은 멀리서 보면 검디검은 색깔을 띠지만, 가까운 곳에서 보면 매우 맑고 손으로 만져보면 차갑지 않은 물이기도 합니다.
    이런 물은 연안의 희뿌연 물과 달리 난류성 어종(긴꼬리 벵에돔, 벤자리, 부시리 등)이 많이 서식하는 환경이니 이러한 간장 물색은 벵에돔 낚시를 즐기는
    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제 대망의 대마도 낚시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저는 일행들과 함께 출조 배에 오릅니다.
    포인트를 향해 달리는 배, 한없이 부서지는 하얀 거품, 그리고 검푸른 바닷물을 보며 설렘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봅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기대를 하지 않으려는 듯 일부러 억눌러왔습니다. 낚시란 그런 거 같아요. 출조 전 괜히 설레발 쳤다가 망한 경우가 비일비재.
    괜한 기대에 평소보다도 큰 아이스박스를 챙겨 간다면 여지없이 꽝을 쳤던 징크스,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우리 부부도 비슷한 징크스를 갖고 있는데요. 출조 전 괜히 설레발 치지 않으려고 의식하기도 합니다. ^^;
    될 수 있으면 낚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조과에 대해 섣불리 예상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대마도라고 해서 큰 기대를 하는 건 금물. 아무리 낚시 천국이라 해도 시기나 바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꽝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곧 있으면 포인트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더는 못 참겠네요. 지금까지 일부러 억눌렀던 설램을 조금씩 풀어봅니다.

    "여기가 그 유명한 대마도인가. 결과야 어찌 됐든 함 해보자!"


    아소만의 어느 포인트에 하선한 박범수 명인

    잠시 후 우리 부부도 포인트에 도착, 대마도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낚시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입질 러쉬! 아내의 낚싯대가 제대로 휘었다.

    우와 대마도 낚시 장난이 아니다. 낚싯대를 우악스럽게 가져간다.

    쯔리겐 인스트럭터 박범수 명인의 파이팅 장면

    #. 낚싯대를 혹사했던 대마도 낚시
    낚싯대를 세워 양손으로 받쳐 들고, 드랙이 사정없이 풀리다가 터트린 적이 얼마 만인가?
    계속되는 입질에 아내는 팔이 아플 정도라며 불평 아닌 불평을 했던 대마도 낚시.
    사실 벵에돔 전용대라든지 1.2~1.5호 낚싯대로 승부를 펼쳤으면 좀 더 원활한 낚시가 되었을 텐데 우리 부부는 장비의 부재 속에 1호대로만 파이팅을
    펼쳐 알게 모르게 낚싯대에 무리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정도로 지루할 틈이 없었던, 모처럼 낚시다운 낚시를 하고 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냥 좋을 수만은 없었지요.



    때로는 잡어 밭에서 예민한 벵에돔을 낚느라 고전도 했고

    비바람이 부는 거친 환경 속에서 12시간 종일 낚시를 해야 했지만

    워낙 어자원이 풍부해 대마도가 왜 낚시 천국인지 알 수 있었고 그런 환경이 부럽기도 했다.
    사진은 아쉽게도 4짜에는 못 미쳤지만, 아내에게 찐한 손맛을 선사해 준 긴꼬리 벵에돔.

    대마도에서 즐거운 낚시 ^^

    낚시하랴 촬영하랴, 즐겁고 절묘했던 순간을 한 컷이라도 더 건지려다 보니 많은 마릿수는 거두지 못했지만

    대마도에서의 낚시는 마냥 즐겁기만 했다.


    #. 가까스로 비켜간 태풍에 오히려 쾌적한 낚시
    첫날은 아소만 외곽의 넓은 여에서 워밍업을 했고, 둘째 날은 대마도 남단에서 12시간 종일 낚시를 진행했습니다.
    마지막 날은 배 시간이 있어 가까운 아소만에서 세 시간이라는 짧은 낚시로 일정을 마쳤습니다.
    기상은 이틀날을 제외하고는 정말 좋았습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살짝 벗어나 노심초사했지만, 오히려 덥지 않고 쾌적했습니다.
    이튿날은 비바람이 동반돼 낚시에서 애를 먹었지만, 햇빛이 쨍한 날보다는 차라리 비라도 오는 편이 낚시하는 데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쨍한 날이 없는 흐린 날씨 속에서 촬영을 진행하다 보니 원하던 사진빨은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점.


    천혜의 자연환경과 어자원을 보존하고 있는 대마도

    아소만의 어느 포인트에서 찍은 그림 같은 풍경


    잡아온 횟감으로 점심을 먹고

    민숙집에서 제공하는 일본식 바비큐로 저녁 식사를 했다.

    기름진 벤자리의 회 맛, 나는 지금 천국을 맛보는 중이다.

    #. 낚시를 마치면 기다리고 있는 미식의 시간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숙집이지만, 나오는 식사는 한식과 일식이 절묘하게 조합돼 나왔습니다.
    일본식 커리와 미소 된장국은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맛이 돼버렸지만, 일본식 다다미방에서의 숙식과 일본식 바비큐.
    그리고 대물 긴꼬리 벵에돔과 기름진 벤자리의 회 맛은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었습니다.


    대마도를 떠나며

    쯔리겐 FG 경서 지구와 함께한 대마도 낚시

    #.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2박 3일 대마도 낚시
    한국에서의 낚시는 돈 주고도 대접 못 받는 취미라는 인식이 꾼들 사이에 있지만, 대마도는 아직 때 묻지 않은 곳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투자한 만큼의
    재미와 즐거움은 확실히 챙길 수 있었던 곳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운이 좋았을는지 두요. 함께 했던 지인들의 덕도 본 것 같고, 무엇보다도 지구장님의
    26인승 리무진 버스 덕에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마도 낚시 여행은 쯔리겐 팬클럽 한국지사인 쯔리겐 FG의 경서(경기, 서울) 지구와 함께했는데요. 
    대마도 낚시를 기획하고 좋은 여행이 되도록 물심양면 신경 써주신 박범수 명인, 그리고 서울, 부산 왕복으로 버스 운전하느라 고생하신 최효석 지구장님,
    늘 푸근한 인상으로 반겨주시는 상임 부회장님. 그리고 함께 했던 지구 회원님들까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욱 빛났던 일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자들도 소화해 내기 어려운 여정을 곁에서 묵묵히 수행해 준 아내가 늘 고맙습니다.
    그런 아내가 있었기에 이번 조행기는 더욱 빛나리라 생각하며, 2박 3일 대마도 낚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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