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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쇼핑"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트 라이프로 대변하는 밤문화. ^^ 얼마전 홍콩 밤거리의 일번지 "란콰이퐁"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그곳과는 전혀 다른 홍콩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런닝맨은 중요한걸 빠트린거여 ㅎㅎㅎ솔직히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나 소호거리, 물론 나쁘진 않지만 홍콩에서 가장 홍콩스러움을 느끼고자 한다면 홍콩 현지인들이 북적대는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시는게 어떨까요?
혼자서 떠난 홍콩 맛보기, 여기에 가장 진국인 거리가 있습니다. 아마 진국이 철철 넘쳐 흘러서 냄비뚜껑 열어야 할지 몰라요. 런닝맨에도 볼 수 없는 홍콩의 매력, 떠나보실까요.^^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을 찾아가기 위해선 지하철을 타야 합니다. 야우마테이역 C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커다란 대로변이 보이고 좌측은 비교적 한적한 도로가 보입니다. 그렇게 좌측으로 길을 따라 가면 첫번째 사거리를 지나 두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 쭉 내려오면 템플 스트릿트 야시장이 나옵니다.
템플 스트리트의 작은 잡화상들, 홍콩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홍콩 야우마테이역 근처
홍콩에는 두 개의 유명한 야시장이 있는데요. 하나는 몽콕에 위치한 레이디스 마켓(여인가), 또 하나는 야우마테이에 위치한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남인가)가 그것입니다.
"여인가와 남인가"
이름이 재밌죠? ^^ 여인가는 주로 여성의류나 핸드백을 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남인가는 남성들이 쇼핑하기 좋다는 점을 들어 그리 붙여진 이름같습니다. 저는 '남자'이므로 왠지 남인가로 가면 좋은 일이 있을것만 같아요. ^^; 늦은 시간이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곳은 홍콩에서 가장 홍콩스러움을 보기 위해 찾아간 곳.
"홍콩은 밤문화는 야시장에서 시작된다!"
이곳을 찾은 시간은 밤 10시. 일반적으로 이 시간대면 점포들이 슬슬 문을 닫고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이곳에 들어서자 마치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 것 같아요. 눈부신 조명들, 북적대는 인파.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온 걸까?
홍콩에선 꽤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져 있어 외국인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현지인들이 대부분.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은 일반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식재료 보단 지역색을 느낄 수 있는 의류와 공예품들로 가득합니다.
야시장 한가운데가 너무 복잡해 북적대는 인파를 피해 조금 외진곳으로 피신(?) 왔습니다. 그런데도 어디서들 오셨는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 야밤에 뭔가를 열심히 먹고 있는 풍경이 영락없는 시장가 풍경입니다.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홍콩 구룡반도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또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밤의 도시 홍콩은 화려한 불빛과 인파로 활기찬 모습을 보이는듯 하지만 그 이면엔 극과 극의 풍경이 함께 공존합니다. 허름한 맨션들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은 홍콩 현지인들의 보금자리이자 삶의 터전인데요. 활기차 보이는 시장속 풍경은 어둡고 조용한 삶의 현장과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콩을 대표하는 야시장 중 하나인 남인가, 템플 스트리트
저녁을 먹었지만 시장가를 몇 바퀴 돌다보니 금방 허기져 옵니다. 이 야밤에 무슨 사람들이 이리 많은지 시장 곳곳에 자리한 노천 식당엔 야식을 먹는 현지인들로 빼곡합니다. 그들은 어떤 음식을 먹는걸까?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음식들. 그러다보니 이곳저곳에서 새어나오는 음식냄새도 비슷한듯 생소합니다. 순대냄새 비슷한 향도 났고 비릿한 해물냄새도 났으며 코 끝을 자극하는 매콤한 향도 납니다.
뭔가를 열심히 뜯어가며 식사하는 홍콩의 아가씨들
이곳에서 팔고 있는 음식들이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근방의 식당들은 다들 비슷한 메뉴를 파는거 같은데 그중에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들 맛있게 먹고 있는 음식이 눈에 띕니다. 주로 해산물이 많았는데 크랩과 새우, 그리고 달팽이 종류도 보였구요. 공통적으로 먹고 있는건 초이삼과 같은 채소볶음과 연잎밥도 빠지지 않는 단골품목입니다.
또 우리의 잔치국수 마냥 후루룩 마시는 이곳만의 누들음식까지 꼭 한국의 재래시장 풍경을 보는듯 해요.^^ 비슷한듯 다른 홍콩의 야시장. 저는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음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맛집을 찾아 나섭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TONG TAI SEAFOOD"라는 네온싸인이 인상적인 레스토랑. 말이 레스토랑이지 노천식당이나 다름 없는데 이곳 템플 야시장에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라고 해요. 위치는 그냥 야시장의 큰 길 따라 쭉 내려오다 보면 보입니다.
식당에 진열되어 있는 싱싱한 해산물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소녀"라는 이름이 독특해서 시켜 본 맥주. 작은 병일줄 알았는데 막상 시켜보니 병 크기가 상당합니다. 이곳에서 푸른소녀를 마시며 지친 몸을 달래봐요. ^^; 하루종일 걷다보니 발도 아프로 어깨도 뻐근합니다. 이럴때 위로가 되어주던 저 한잔의 맥주. 홀몸으로 온 제 맘을 푸른소녀가 달래주네요. ^^; 앞 테이블에 앉은 어느 외국인 커플, 저더러 사진 한방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주고 그렇게 앉아 있는데 주문한 메뉴가 나옵니다.
Deep Fried Spicy Mantis Shrimps(Small, $80)
나오자마자 식욕을 돋구는 향긋한 냄새. 잘근잘근 씹힐 정도의 마늘향이 은은히 베인 매콤한 새우요리입니다. 원래 먹으려 했던건 이 집의 "Deep Fried Craps with Garlic and Chili"로 매콤한 크랩요리인데 정말 손가락 쪽쪽 빨아가면서 먹게되는 이곳의 명물이라고 해요. 가격은 $300로 약 45,000원 가량. 하지만 혼자선 먹을 수 없는 양이기도 했고 또 현금도 모자를거 같아 포기했어요. ㅠㅠ
그래서 꿩대신 닭으로 시킨것이 이것입니다. 살짝 쏘는 듯한 칼칼한 향이 올라오면서 매콤하게 볶아진 새우가 8마리. 사이즈는 대하보단 작고 중하보단 큰 느낌.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12,000원 정도하는데 가격대비 양이 푸짐합니다. 맥주안주로 딱이고 한국인들이 딱 좋아할만한 그런 맛이네요. 크랩을 못먹어봐서 아쉽지만 워낙 유명하다고 정평났으니 저는 이 새우요리만으로도 충분히 추천받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점술가의 거리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의 또다른 풍경은 점술가의 거리. 마치 서울의 종로거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점집들이 즐비한데요. 자세히 보면 장사가 잘 되는 집은 따로 있나봅니다. 어떤 집은 줄서 있고 또 어떤 집들은 파리만 날리고 있는 풍경이 대조적.
제 눈에는 가장 용해 보이는데 손님이 없네요. ^^;
밤이 늦어도 바쁘게 돌아가는 삶의 현장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본 야시장의 매력은 다른데 있었습니다. 야시장의 매력은 비단 눈에 보이는 화려한 불빛과 현란한 색채의 가공품, 그리고 음식만은 아니였습니다. 시장가 뒷쪽으로 돌아가면 좀 더 리얼한 삶의 현장도 볼 수 있는데요. 늦은 밤 곤히 자는 시간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홍콩에서 가장 홍콩스러움을 구경할 수 있는 이곳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홍콩의 또다른 밤문화였습니다. 런닝맨에도 볼 수 없는 홍콩의 매력,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PS : 2박3일간 경남 삼천포로 새해 첫 출조를 떠났습니다. 좋은 모습으로 다녀와서 답방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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