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도낚시] 도다리 포인트에서 원투낚시
    낚시인은 공감해, 고기 낚을 때 옆사람 눈치보는 이유



    입질의 추억, 열여덟번째 바다낚시 에세이
    초보시절 신진도에서 낚은 도다리 한마리가 유일한 조과였던 시절이 있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새벽공기를 마시며 던지는 낚시바늘에 온갖 신경을 곤두세웠다.
    유일하게 낚은 생명체는 바로 "도다리"
    그런데 내 몸이 왜 자꾸 느려지는 걸까?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동틀무렵, 충남 태안 신진도

    오랜만에 옛 생각에 잠겨보았다.
    지금은 하루에 수만명이 오가는 블로그로 성장했지만 실은 이 블로그의 전신인 N사의 블로그가 있었다.
    그 블로그는 지금도 하루에 꼬박꼬박 100~200명(많이 줄었다)이 다녀가고 있는데 그 곳엔 필자의 유아기적 낚시 조행기가 기록되어 있다.
    간만에 시간내어 찬찬히 훓어봤는데 당시엔 지금과는 달리 찾아오는 이들도 적었고 남에게 무엇을 보여준다기 보단 그저 자기 만족으로 글을 써나가는
    일기장에 불과했다. 지금이야 그때 그 시절로썬 상상도 할 수 없는 고급 카메라로 찍어가면서 현란한 미사어구에 없는 조과도 쥐어짠 조행기를 만들어 내지만
    당시엔 큰 맘 먹고 지른 콤펙트 카메라가 전부였다. 뭐 많이 찍지도 않았다.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을 바다풍경 몇 컷과 작은 고기라도 낚이면 기념촬영 했던 게
    전부였던..그래서 그때의 조행기를 보고 있노라면 풋풋하고 설레였던 당시의 상황들이 마음속에서 재연되며 흐믓한 미소를 짓게 했다.


    당시엔 여대생이였던 어복부인이 날 만나고 난 후부터 낚시를 하게 되었다.

    #. 작은 우럭 한마리에 박장대소하며 좋아하던 시절
    그때 그 시절이라고 해봐야 지금으로부터 겨우 몇 년 전의 일이였다.
    생각해보니 10년은 더 된거 같은데 가만있자 이때가 2006년이니깐 지금으로부터 겨우 6년전의 일이였고 필자가 바다낚시와 인연을 맺은지는 3년차가
    됐을 때이다. 지금은 서울에 살면서 남해나 먼 섬으로 출조를 나가지만 이때는 평범한 회사원인데다 주5일제도 완전하게 정착하지 않을 때여서 낚시를
    할 수 있는 날은 토요일 뿐이였다. 그것도 경조사에다 기상악화에다 회사 호출까지 겹치다 보면 1년에 낚시 할 수 있는 날은 매우 한정되었다. 
    물때가 안맞아서 못간다는건 그땐 생각하기 어려웠다.

    지금이야 어복부인이란 칭호로 동반출조를 하며 갯바위 낚시를 다니지만 그땐 풋풋했던 여대생이였지..
    낚시가 뭔지도 몰랐던 그녀가 낚시에 홀린 남자친구를 만나게 된건 인연일까? 악연일까?

    밤 잠 설치고 조수석에서 내내 졸면서 달려온 곳은 충남 태안군에 있는 신진도. 그땐 신진도 만큼 자주 간 곳도 없었지.
    해마다 봄이면 우럭을 잡기 위해 많은 꾼들이 몰렸고 가을이면 손가락보다 조금 큰 고도리(고등어 새끼)를 잡겠다고 그 아우성들을 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바다낚시의 불모지인 수도권에서 "낚시는 하고 싶은데 남해는 부담스럽고 경기, 인천권은 비전이 없고" 해서 만만하게 가게 된 곳이 이곳 신진도인데 재밌는 건 이곳도 초보들에겐 무덤이라는 것이다.

    낚시하는 사람은 많은데 물고기를 잡는 사람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물 반 사람 반인 곳이였다.
    그러다 옆 자리에서 손바닥만한 우럭이라도 올라오면 그야말로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들이 터져나온다.
    방파제가 떠나갈 정도로 호들갑을 치길래 첨엔 무슨 대물이라도 잡았는 줄 알았다. 막상 가보니 손바닥보다도 작은 우럭 한마리. ^^

    이번엔 반대쪽에서 함성이 터져나온다.
    삼삼오오 젊은 남녀들이 와가지고 뭔가를 잡긴 잡았는데 사진찍고 아주 난리다. 뭘 잡았나 궁금해서 갔더니 갓난아기 손바닥 만한 아주 앙증맞은
    볼락이다. 신진도엔 서해에서만 사는 볼락이 종종 올라온다.(도감상엔 황해볼락이라고 한다.)
    당연히 방생할 줄 알았는데 자연스레 물통에다 넣어 놓는다. 물통을 보니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서너 마리가 있다.
    당시 필자의 맘속에선 "픽"하며 웃음이 나왔다. 체장이 미달된 고기를 방생하지 않았다는 둥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히려는 건 아니다.
    초보꾼들에겐 요 손바닥만한 물고기를 낚는다는 것이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나도 손가락만한 고기를 낚을 때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고 그보다 좀 더 큰 고기라도 나오면 마음속에서 환호성을 질렀던 때를 거쳐왔기 때문이다.

    신진도에서 낚시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것이다.
    전문 원투꾼 혹은 전문 루어꾼이 아닌 이상은 좋은 조과를 낼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곳임을..
    그래도 이곳은 가을이면 고등어가 잘 낚인다는 소문에 찾아온 뜨내기 관광객 내지는 초보 낚시꾼들에 의해 방파제 앞은 수많은 찌로 가득하다.


    생애 첫 도다리를 포획한 입질의 추억

    #. 낚시인은 공감해, 고기 낚을 때 옆 사람 눈치보는 이유
    새벽부터 시작된 낚시는 오전 10시가 되도록 입질 하나 없었다.
    화창한 어느 가을날, 장님도 잡아간다는 계절에 생명체 하나 구경 못하고 철수를 해야 하다니 억장이 무너졌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밤 잠 설쳐가며 달려왔건만 그 기대감에 잊혀졌던 피로는 정오가 되면서 스믈스믈 밀려왔다.
    어느새 해는 중천에 걸리고 방파제는 실망한 표정으로 철수하는 낚시객들이 하나 둘씩 보였다.
    좀 전에 손바닥보다 작은 우럭으로 호들갑을 떨었던 젊은 낚시객들, 지금은 침묵중이다. 방파제에 낚시하는 사람은 꽤 있지만 물고기를 낚는 사람은
    전혀 없는 이럴때 꼭 방파제를 돌아다니며 조과를 확인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낚시는 안하지만 뭔가 잡았수? 하며 물어오는 분들.
    필자는 낚시 시작과 동시에 물칸에 바닷물을 부어놓고 낚시하는 스타일이다. 고기를 낚던 못 낚던..
    지나가는 행인들도 뭔가 재미난 관경을 목격하고 싶은데 비어있는 물칸과 침묵하는 낚시객들의 모습에 단 1분도 서 있질 못하고 자리를 떠버린다.
    이럴때야말로 뭔가를 낚아서 부러운 시선을 받아보고 싶것만.. 에잉 이럴땐 왜 입질이 없는거야. 
    그런데 이때였다.

    잠잠하던 초릿대가 가련하게 떨렸다. 아직 매달아 둔 방울은 울리지 않을 정도로 미약한 흔들림이였다.
    좀 더 기다려본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방울이 살랑살랑 흔들기 시작했다.
    에이~ 이번에도 손가락만한 망둥어가 찝쩍대나 보군. 하며 고개를 돌리고 있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종소리가 났다.
    키스할 때도 들리지 않았던 에밀레 종소리가 입질을 받으니 들리는건가? ^^;

    "딸랑! 딸랑! 딸랑!"

    초릿대가 위 아래로 춤을 춘다. 본신이다.
    나는 낚시대를 하늘 높이 치켜세운 후 기마자세를 취하며 아주 그럴싸하게 릴링을 했다.
    뭔가 묵직한게 딸려오는게 느낌이 괜찮았다. 순간 나도 모르게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방파제서 낚시하던 객들의 부러운 시선을 느끼고 싶었을게다. 그런데.. 그런데 !!!!




    "아무도 날 안쳐다본다 ㅡ.ㅡ;;"

    에이쒸~~!!! 뭐지? 이봐여들~ 나 지금 뭔가 낚았다규!
    이걸 입밖으로 못내고 속으로 삼키면서 릴링을 하는데 와 손맛은 쥑인다~ ㅋㅋㅋㅋ 
    하지만 초보티 날까봐 소릴 못지르겠다. 하다 못해 헛기침이라도 해볼까? 아주 잠시동안 갈등 또 갈등했다.

    낚여온건 약 27cm급 도다리였다.
    어쨌거나 지금 이 방파제에서 고기다운 고기를 잡은건 나 혼자 뿐인데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아무도 봐주지 않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특히 아까 그 치어들을 잡으면서 호들갑 떨었던 낚시객들이 이쪽을 봐줬으면 싶었다.
    그러나 그들은 수다떨기 바빠보였다. ㅠㅠ 이때 지켜보던 여친이 도다리임을 확인하자 기특하게도  "우와~"하며 소리를 내주였다.
    근데 소리가 너무 작다. 좀 더 크게~ 라고 부탁하기도 뭐하고...

    "이때부터 릴링 동작은 나도 모르게 슬로모션이 되버렸다. ㅡ.ㅡ;;"

    이 날 나는 최대한 느리게 감았고 
    꽤 오랫동안 고기를 들고 서 있었다. ㅋㅋ
    하지만 이를 바라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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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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