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유감] 손님 뒷통수 때리는 최악의 식당 유형


    우리는 맛집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습니다. 여기도 맛집, 저기도 맛집.
    하루가 멀다하며 우후죽순 생겨나는 식당들, 하루가 멀다하며 사라지는 간판들.
    그래서 두어달만에 찾아간 거리 풍경이 낮설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간판 교체 없이 꿋꿋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식당들이 대단스레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오래됐다고 맛집도 아니요, 매스컴을 타서
    유명세를 치른 식당이라고 맛집이란 보장도 없습니다. 
    20~30분 동안 기다림을 감수하면서 먹는 곳은 맛집일까? 사실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맛이란 지극히 주관적
    이고 사람들의 입맛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으니깐요. 100% 만족시키는 맛집은 없지만 과반수 이상이 "괜찮다"
    라고 평가한다면 그 집은 좋은 식당의 요건에 꽤나 부합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부
    단한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특히나 요즘은 '맛의 전문화, 섬세한 서비스, 기본적인 위생관념'등 음식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들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상입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챙겨주는 식당과 사소하니깐 망각하는 식당과는 그것을 느끼는 손님 입장에선 하늘과 땅차이가 될 수 있겠지요.
    가령 예를들면..


    이곳은 명동에 있는 어느 페밀리 레스토랑입니다. 주말이라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북새통인데요.
    페밀리 레스토랑을 맛집이라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 수많은 사람들,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고 있다는 측면과 모범적인 서비스를 선도해 나가야 하는
    요식업의 선두주자임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 곳에서 서빙되어져 나온 음식의 모양새에서 한숨이 절로 나오는 이유는 왜일까요?
    단순히 종업원의 실수였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종업원을 채용하고 서비스 교육을 시키는 건 전적으로 해당 업소의 몫일 것입니다.
    이런 음식을 하루에 수십, 수백번은 셋팅하고 나르고 했을 텐데 말예요.

    위의 접시, 손님상에 내어지기 직전에 최종적으로 음식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미쳐 보지못한 걸까요?
    단정하게 보이기 위해 수저를 가지런히 놓을줄만 알지 시선은 엉뚱한 곳으로 향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렇게 새우 한조각이 수저 받침대를 자처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못했다라고 밖엔 달리 설명이 안되겠지요.


    끈적거리는 소스야 닦아서 쓰면 되겠지만 왠지 기분까지 끈적거리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 넓은 평수에 몇 안되는 종업원이 하도 빨빨거리며 움직이고 있었기에 부를 엄두가 나질 않아요.
    차라리 손이라도 들고 있음 언젠가는 보고 달려올려나. 한번 그래봤더니 팔이 저려올때까지도 반응이 없더이다.

    언제부터인가 페밀리 레스토랑들이 국내에 상륙하면서부터 유행처럼 번지게 된 부가세 10%. 
    받는 쪽이나 내는 쪽이나 이제는 당연시 여겨지고 있는 부가세 10%가 과연 그만한 가치를 발휘하고 있을까? 하는데는 다소 고개가 갸우뚱 거립니다.
    단순히 수저가 저렇게 되어서가 아닙니다. 거대자본이 투입된 도심지 매장, 그 넓은 평수에 수십개의 테이블 규모를 자랑하는 레스토랑이 고작 몇 안되는
    종업원 수를 돌리니 손님들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겠냐는 것이지요. 
    어쩌면 이 종업원 수로 서비스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선 테이블마다 벨을 달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요즘들어 종업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졌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예전엔 메뉴를 받을때 최대한 손님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자세를 낮추곤 했죠. 요새는 그런 모습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요.
    저만 그런걸까요? 아니면 다들 느끼는 건가요? ^^
    요즘 페밀리 레스토랑이 너무 장사가 잘 돼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정책에 변화를 주기라도 한 걸까요? ^^;


    부대찌개를 먹으러 간 어느 식당.
    요즘 보리차 가격이 폭등했나요? 첨엔 누가 먹다 남은 컵을 준 줄 알았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따르다 만 걸까요? ^^;
    물론 물이야 더 따라 마시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그렇지 반잔이 왠말인가요. 소주도 아니고..
    별거 아닌것 같지만 음식을 먹기도 전에 기분이 구겨집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에 불과하겠죠. 서두는 이쯤으로 하구요!
    아래의 내용은 제가 요 근래 들어서 본 최악의 식당 유형입니다. 이른바

    "손님 뒷통수 때리는 최악의 식당 유형" 어떤게 있을까요?



      ■  밥먹는데 나가라는 황당한 집


    주먹고기로 유명한 마포의 어느 고깃집.
    당시 블로거 모임이 있어 술 한잔하러 고깃집 골목을 배회했습니다.
    마침 "들어오라며"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청년의 말에 추운데 그 고깃집이 그 고깃집이겠지 싶어 대충 자릴 잡고 들어갔지요.
    이때가 밤 9시 40분. 근데 어째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습니다? 근방에 다른 집들은 불도 훤하게 켜져 있고 손님들도 좀 보이더만..
    첫인상부터 느낌이 안좋았지만 일단 자릴 잡고 앉았으니 다시 나가기도 귀찮고 오히려 한적하니 블친들끼리 대화하기엔 나쁘지 않을 거 같아 돼지고기를
    주문. 그렇게 한참을 구워 먹고 있는데 주방 아주머니가 대뜸 "영업 끝났다고" 나가라고 합니다.

    이때가 들어온지 정확히 40분이 경과됐을 때 였어요.
    아직 불판에 댄 적도 없는 고깃덩어리가 덩그라니 뒹굴고 있는데, 갑자기 영업 끝났다면서 주방이랑 옆 자리의 형광등을 끄기 시작하네~
    어이가 벙벙해서 물었습니다.

    "이제 막 고기 구워먹고 있는데 나가라니, 들어온지 40분 밖에 안된 손님에게 할 말인가요?"
    "죄송해요. 저희 영업 마감시간이 10쯤시여서 이제 슬슬 정리해야 하거든요."
    "(시계를 보니 10시 반이다.) 아니 그럼 애초에 손님을 받지 말았어야죠"
    "그건 제가 한게 아니라서.."
    "(일행들 모두 맨탈 붕괴 직전이였다) 그럼 아까 호객행위한 청년은 누군데요. 이 집에서 갖다쓴게 아닌가요?"
    "그건 맞습니다만"
    "그 청년 지금 어딨어요?"
    "아까 퇴근했는데요." (먹다가 내쫓길지도 모를 마지막 손님을 잘도 불러놓고 지는 이미 퇴근했다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여기 사장님은 어디계세요?"
    "사장님은 오늘 안나오셨는데요. 정 그러면 저희가 좀 기다리죠 뭐"

    가만보니 연변말투의 아주머니를 두어명 고용해서 식당운영을 맡긴듯 합니다.
    그들은 사장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자기 편의대로 식당을 운영해 온 것 같았어요. 어쩐지 애초부터 손님이 없었다 싶더만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분위기는 엉망이 되었고 종업원들은 친절하게도 다 먹을때까지 옆에서 기다려 준답니다.
    술맛이 일순간 증발해버리니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더는 있을 수 없어 먹다 말고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  밥 먹고나서 알았어, 손님 낚는 최악의 식당



    때는 폭염 주의보에 수은주가 33도를 가리키는 등 불쾌지수 가득했던 어느 여름날.
    이때는 찾아간 식당의 음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시원함이 절실했습니다.
    마침 동네 근처의 기사식당에 들어가려는 찰나~ 안을 들여다 보니 손님이 꽉 찼네요.
    하는 수 없니 나가려는데 갑자기 붙잡는 아주머니 왈~

    "손님 이층에 자리 많아요. 이층으로 올라가세요"

    보아하니 이층엔 단 한 테이블도 없었고 우리가 들어서면 첫 테이블이 됩니다. 그러니 에어컨은 당연히 꺼져 있었죠.
    지금 내의가 흠뻑 젖은 상태여서 음식 기다리는 동안 땀이라도 시원하게 식힐 수 있는 곳이 필요했는데 이층은 찜통이 따로 없었습니다.

    "아주머니. 그냥 다음에 올께요"
    "잠깐만요. 내가 에어컨 틀어줄테니 여기서 먹고 가요"
    "정말요?"
    "그럼그럼~ 틀어준다니깐"

    아주머니는 에어컨을 틀어놓고 내려가셨고 우리부부는 김치찌개와 낙지볶음을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음식이 나오고 한창 먹고 있는데 뭔가 좀 이상하네~
     
    "이쯤되면 시원해질만도 한데 왤케 덥기만 하지?"

    이때만 해도 우리부부는 김치찌개와 매운 낙지를 먹어서 그런가보다 싶었습니다.
    안그래도 더운날 이런걸 먹고 있으니 땀이 날 수 밖에..



    하지만 그런걸로 이 찜통같은 열기를 설명하기엔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정말로 에어컨을 틀고 간 걸까?"

    밥 먹는 내내 에어컨을 살펴봤지만 저렇게 펄럭거리는 모습에 일말의 의심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시원해지기는 커녕 갈수록 후덥지근한 공기가 너무 이상해서 밥을 꾸역꾸역 먹고 에어컨을 살펴봤더니..

    "아니 여태까지 송풍을 틀어놨네.."

    할 말 잃은 우리부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저는 계산대 앞에 섰습니다.
    "음식 맛있었죠? ^^"라며 살포시 웃어보이는 아주머니..
    아주머니에게 건네 준 만원짜리 지폐에서 제 손이 1.56초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폐를 건내면서 아주 잠시동안 아주머니의 눈을 째려보며 교감하였습니다.
    에어컨 농락,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막상 당해보니 참 씁쓸하더랍니다.
    그렇게까지 손님을 낚아가며 음식을 팔아야 할까?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습니다.

    우리주변엔 식당 서비스가 여전히 후진국스러운 곳이 많습니다.
    그 서비스란게 대단한 걸 바라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조금만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주신다면 "사소한거지만 나를 생각해주는구나 하는 마음 씀씀이"가 무엇인지 찾아내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손님은 왕'이라는 거창한 말을 원하지 않아요. 그냥 지불한 가격으로 합당한 대접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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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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