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만화 35화, 10년차 낚시꾼도 피해갈 수 없는 굴욕


    낚시만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슬픕니다. ㅠㅠ




     



    얼마전 독자님들과 함께 선상낚시를 다녀온 날이였어요.
    장인어른께 횟감을 잡아 가겠다며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죠. ^^;
    철수하자마자 곧바로 처가집으로 가야 했는데요. 아무래도 이 날 잡은 우럭으로는 양이 모자를꺼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항구에선 자연산 광어를 팔고 있더라구요. 사실 그렇게 내키지는 않았죠.
    차라리 양식광어라면 모를까 봄철에 자연산 광어는 맛으로는 큰 메리트가 없기에 다른 횟감을 찾아봤는데 파는 건 광어뿐이였어요.
    요즘 자연산 광어가 많이 잡히니 가격도 쌉니다.^^ (노량진에선 자연산이라며 맛없는 광어를 키로에 몇 만원씩 부르던데 완전 바가지죠)

    썩 내키진 않았지만 그나마 저렴하게 살 수 있기에 넙죽 사버렸습니다. ^^;
    어림 짐작으론 2키로가 조금 넘어보이는 광어 한마리와 1.5키로 쯤 되보이는 광어 한마리해서 모두 3만원에 샀답니다.
    당연히 활어였구요. 그 자리에서 피를 뺀 후 봉지에 담아왔지요.
    그리고 처가에 도착하자마자 우럭 몇 마리 썰어 드렸는데 장인어른, 장모님이 아주 찰지다면서 맛있게 드셨어요.^^
    다음날, 처형가족들과 함께 먹기위해 이것들을 포 떠 놓고 김치 냉장고에다 숙성시켜놨습니다.
    그리고는 급조해서 만들어 본 회 접시 ^^;


    쟁반에 얼음을 담고 비닐랩으로 씌웁니다.



    텃밭에서 따온 상추를 대충 깔고선


    꽃과 나뭇잎으로 장식해서 완성 ^^


    밖으로 들고 나갑니다.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먹는 회, 나름 운치있죠? ^^


    그런데 썰다보니 양이 상당하게 나옵니다.
    첨엔 예쁘게 올리다가 자리가 모잘라 대충 막 썰어 올려버렸어요.
    광어가 크긴 컸나 봅니다. 큰 녀석은 수컷이였는데(정소가 나왔슴) 씨알이 50cm가량에 무게는 2.5kg 정도는 나올 것 같아요.
    잔가시가 있는 지아이와 갈빗대는 잘게 다져서 뼈다대기를 만들었습니다.(오른쪽 하단)


    두겹으로 쌓아 올려진 살덩이들 ..


    생와사비는 챙겨왔지만 사시미 간장을 미처 못챙겼어요. 그래서 처가집에 있는 진간장을 썼습니다. ㅋㅋ
    마침 멸치다시물이 있어서 그걸로 희석을 했지요.


    광어 지느러미(엔가와)는 따로 빼지 않고 이렇게 콤비네이션으로 썰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선호..


    두번째 접시는 좀 작은 녀석으로 썰었는데도 이만큼 나왔어요.
    하지만 하루이상 숙성된 광어다 보니 식감이 물러서 시식단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썰어낸 두께가 좀 후덜덜하죠.
    선어회라서 일부러 두껍게 썰었는데 좀 과하게 두껍죠 ^^;
    처음 한접시가 워낙 양이 많다보니 두번째 접시부턴 아무도 손대지 않는 사태가 발생.


    그래도 명색이 자연산 광어인데 숯불에다 구워지는 꼴을 당합니다.



    소금을 좀 뿌려서 맛을 음미해 보는데..
    이 어정쩡한 맛은 뭐란 말인가. 이게 회맛이야 생선구이 맛이야 ^^;;

    10년차 낚시꾼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비애가 또 하나 있으니..
    활어회에 익숙한 한국인들의 특성상 하루 이상 숙성된 회는 그 태생이 아무리 자연산이라도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열심히 포를 뜨고 숙성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선어회는 어필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저는 언제나 맛있는 회를 추구하지만 모든 이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사가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였음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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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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