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만 해도 실력이 느는 바다낚시 대상어종 구별법


    오늘 이야기는 '흥미'위주지만 낚시꾼, 미식가들이 알고 있으면 좋은 '소양'내지는 '해산 어류 상식'이 될 것 같습니다. 바다낚시 대상 어종은 정말 많지만, 게 중에는 헷갈려서 구분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수산시장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다양한 생선들이 많이 들어오는데요. 이를 제대로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전문 낚시꾼일수록 혹은 전문 상인이나 일식 업계 종사자일수록 생선 종류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뜻밖에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은 먹고 살기 바쁘고 팔기 위한 전쟁을 매일같이 치르다 보니 한가롭게 어류학을(?) 연구할 시간적 여유가 없으리라 봅니다.

    낚시꾼은 고기를 잡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인기 있는 주요 대상 어종과 몇몇 잡어들만 알고 있고요. 어물전 상인과 일식 종사자들은 자신이 취급하는 고기에 대해선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지만, 표준명을 쓰기보다는 대부분 방언을 쓰며, 혹은 상인들끼리 통용되는 별칭을 많이 사용합니다. 게 중엔 쓰여선 안 되는 틀린 말도 포함하고 있지요. 일식 업계 종사자들은 좋은 식재료를 선별하여 마진을 남기고, 요리법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니 상대적으로 어류의 구분에 관해선 소홀한 편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 중에는 어류에 특별한 애착심을 갖고 연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 소개하는 어종들은 흔히 볼 수 있는 횟감부터 낚시꾼만이 접할 수 있는 생선까지 총망라하였습니다. 너무 흔하거나, 혹은 구분이 쉬운 생선은 여기서 제외하고요. 대부분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 어종을 위주로 모아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이른바.

     

    조피볼락(우럭)

    조피볼락은 횟집이든 낚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어종입니다. 우리는 보통 '우럭'으로 알고 있는데 평소에는 잘 잡히던 물고기가 갑자기 입을 닫아 버려서 변덕을 부려 조피볼락에 '울억어'란 이름이 붙여졌다가 오늘날 '우럭'의 유래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왕우럭조개 등 조개과에서 불리고 있는 '우럭'이란 말과는 어원에서 차이가 있겠죠. 들고 계신 모델은 선상낚시 마니아이신 바다향기님.^^


    띠볼락(참우럭)

    우럭과 꼭 빼다 닮은 녀석이 있습니다. 동해 먼바다에선 이 녀석을 전문으로 하는 낚시가 있지만, 잡히는 지역이 한정적인데다 자원이 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아직은 주요 대상어종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고,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낚시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참우럭을 노리는 전문 선상낚시가 아니라면 어쩌다 한 번씩 손님 고기로만 나오는 수준일 뿐, 그 희귀성과 정보 부족 때문에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어종은 아닙니다. 


    표준명은 띠볼락으로 꾼들 사이에선 '참우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참우럭을 모르는 낚시꾼은 우럭과 동일 취급을 하지만, 참우럭의 지방 함유량은 조피볼락의 두 배에 가까워 좀 더 기름진 맛을 선사하는 고급어로서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동해 수산시장에서 가면 간혹 그물에 혼획된 개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인들은 일반 조피볼락을 '우럭'이나 표준명 조피볼락을 그대로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띠볼락(참우럭)은 '조피우럭'으로 부르며 명칭에서는 간발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조피볼락(우럭)과 띠볼락(참우럭)의 형태적 차이는 사진에 보신 대로 입니다. 띠볼락의 색채가 더 밝으며, 몸체에 큼지막하게 나 있는 두 개의 가로줄 무늬(생선은 위 사진처럼 세웠을 때를 기준으로 정함)가 나 있고, 각 지느러미 끝 부분에 밝은 테두리가 지면서 살짝 푸른기가 도는 게 특징입니다. 띠볼락과 유사 어종은 누루시 볼락입니다. 이 둘은 비슷한 특징을 가져 한때 동일시하였지만, 엄연히 다른 어종입니다.
    (관련글 : 참우럭을 아십니까? 띠볼락과 누루시볼락에 대해)


    쥐노래미

    경남에선 '게르치'로 불리지만, 틀린 명칭으로 표준명은 '쥐노래미'입니다. 횟집과 상인들은 그냥 "놀래미"로 취급하며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대부분의 놀래미회는 양식된 "쥐노래미"를 말합니다. 이 쥐노래미와 외형상 매우 헷갈리는 어종이 있는데요.


    임연수어

    다름 아닌 '임연수어'입니다. 마트에서 보던 임연수어와는 채색과 무늬가 다르죠? 그것은 수입산이어서 그렇고, 국내산 임연수어는 마치 쥐노래미와 비슷하게 생겨 처음 보는 분들은 혼동이 올 겁니다. 하지만 꼬리지느러미를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쥐노래미의 꼬리자루는 일자에서 살짝 패인 정도지만, 임연수어의 꼬리자루는 보시다시피 움푹 팼습니다. 그리고 아래에 설명할 '노래미'와 달리 둘 다 입술이 섹시한 편입니다. ^^


    노래미

    노래미는 쥐노래미와 헷갈리는 대표적인 어종입니다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큽니다. 위 사진은 모두 노래미입니다. 서식 환경에 따라 색채가 다릅니다. 서해산 노래미는 주로 뻘색을 띄어 검거나 혹은 흑갈색을 가지며, 남해산 노래미는 갈색이거나 혹은 산호초 환경의 영향으로 붉은색을 띠기도 합니다. 게 중에는 무늬가 없고 금색을 띠는 노래미가 발견되기도 하는데(위 사진 참조) 이는 혼인색을 가진 수컷 노래미입니다. 노래미는 쥐노래미와 달리 크게 성장하지 못해 낚이는 사이즈는 대부분 손바닥 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측선(몸통 중앙에 가로질러 있는 감각선을 말한다.)으로 생선은 보통 한 개의 측선을 갖고 있지만, 쥐노래미는 특이하게도 5개의 측선을 갖고 있습니다. 게 중 4개는 무늬만 측선일 뿐, 제 기능을 하는 측선은 결국 한 개입니다. 초심자가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포인트로는 꼬리지느러미 모양에 있습니다. 


    쥐노래미는 일자에서 가운데가 살짝 패여 있지만, 노래미는 패여 있지 않으며,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어 쉽사리 눈치챌 수 있습니다. 노래미는 크기가 작아 상업적인 가치가 떨어져 양식하지 않으며, 살 양도 적게 나와 횟감으로는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횟집 수조에서 가끔 볼 있는 노래미는 전량 자연산입니다. 낚시로 잡히는 노래미는 잡어 매운탕 정도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말쥐치

    다음은 말쥐치에 대한 설명입니다. 말쥐치는 일반 쥐치보다 크기가 커서 '말쥐치'라 불리는데 쥐포의 원료입니다. 오리지날 쥐치 개체수가 많이 줄다 보니 말쥐치로 쥐포를 만들지만, 이제는 말쥐치조차도 흔치 않아 우리가 시중에서 사 먹는 쥐포의 원료는 대구나 명태, 때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온갖 잡고기의 눌린 건어물이 돼버렸습니다. (몇 몇 제품이 그렇다는 얘기) 말쥐치의 방언은 '객주리'. 그런데 표준명 '객주리'는 따로 있어 객주리 보다는 말쥐치로 부르는 게 좋습니다.


    객주리

    말쥐치와 혼동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어종입니다. 말쥐치의 방언은 객주리지만, 실제 표준명 객주리는 이 어종입니다. 명칭 상 혼동이 올 수 있어 이를 구분하기 위해 '월남 객주리'라는 별도의 명칭이 붙은 것 같습니다만, 제가 알기로 이 어종의 표준명은 '객주리'입니다. 객주리는 말쥐치와 같이 취급하며 조림이 맛있고 구이와 탕, 회도 취급합니다. 또한 두 어종 모두 간(애)을 별미로 꼽습니다.



    오리지널 쥐치 간 만큼은 아니어도 이들 쥐치과 어종은 사람이 생식으로 간을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선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검증된 쥐치과 어종에 한해서입니다. 쥐치, 말쥐치, 객주리는 간(애)가 별미지만, 간혹 낚이는 날개쥐치(열대성 쥐치)의 간은 맹독을 품고 있어 잘못 식용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하니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말쥐치의 성장은 최대 50cm급까지 자라지만, 객주리는 70cm 이상 자라는 대형 어종입니다.


    고등어

    사진은 피눈물을 흘리는 고등어인데요. ^^; 고등어와 유사 어종이라 한다면 전갱이를 들 수 있습니다.


    전갱이

    사실 확연한 차이를 갖는 두 어종이지만, 낚시 어종을 잘 모르는 입문자로서는 이 둘부터 구분하는 게 생선 구별법 첫 단계라 할 만큼 기초적인 내용이어서 참고차 올려보았습니다. 고등어와 달리 전갱이는 이빨이 아예 없습니다. 전갱이과 어종의 특징은 꼬리 쪽에 딱딱한 '비늘가시'가 있는데 요리할 땐 이 부분을 칼로 도려내야 합니다.


    학공치

    호프집에 가면 메뉴판에 '사요리'로 표기된 곳이 종종 있는데 사요리는 학공치의 일본어입니다. 표준명은 학공치지만 이는 '동아 새 국어사전'에 등록된 표준말이고, 학꽁치는 최근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말이어서 둘 다 맞는 말이 되었습니다.


    동갈치

    학공치와 흡사하게 생긴 어종으로 '동갈치'를 들 수 있습니다. 따듯한 난류를 좋아해 제주도 해역에서 곧잘 잡는데요. 학공치는 성격이 온순한 편이지만, 동갈치는 다소 포악합니다. 외형상 주둥이를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는데 학공치는 위턱이 매우 짧지만, 동갈치는 위아래 턱 모두 길게 나와 있으며 이빨이 있으므로 손으로 잡을 땐 물리지 않도록 합니다.


    불볼락(위)와 도화볼락(아래)

    흔히 '열기'라 불리는 불볼락은 잘 알려졌지만, 도화볼락은 생소할 겁니다. 도화볼락은 열기 낚시에서 100마리당 2~3마리꼴로 낚이는 귀한 어종인데요. 그렇다고 귀한 만큼 각별한 취급을 받는 어종은 아닙니다. 워낙 소형 종인데다 개체수가 적고 살 양도 많지 않아 수산업적 가치는 떨어지는 어종이죠. 도화볼락 이외에도 불볼락(열기)와 헷갈리는 어종이 있습니다.


    붉은쏨뱅이

    남해 선상낚시에서 곧잘 잡히는 붉은쏨뱅이는 색채도 비슷하고 등에 나 있는 구름무늬로 때문에 일부 조사들이 불볼락과 헷갈려 합니다. 하지만 잘 둘러보면 아주 다른 생선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붉은쏨뱅이와도 헷갈리는 녀석이 있습니다.


    쏨뱅이

    붉은쏨뱅이 사촌인 쏨뱅이입니다. 이를 모르는 꾼들은 두 어종을 같이 취급합니다. 예를 들면 연안에서 잡히는 쏨뱅이는 기껏해야 손바닥만 한 크기지만, 선상에서는 엄청난 크기의 쏨뱅이가 잡혔다. 라는 일화를 곧잘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종이 달라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붉은쏨뱅이와 쏨뱅이는 유전 형질이 다르고 성장속도와 크기에서도 많은 차이를 갖고 있어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붉은쏨뱅이는 60cm 이상 자라는 심해성 어종이지만 쏨뱅이는 35cm가 최대 크기인 연안성 어종. 맛은 둘 다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일본에서 쏨뱅이를 조업하는 어부들 사이에선 쏨뱅이 맛을 좀 더 높이 쳐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쏨뱅이(좌)와 붉은쏨뱅이(우)의 무늬 패턴

    붉은쏨뱅이와 쏨뱅이는 워낙 생김새가 비슷해 구분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확인할 수 있는 알 포인트는 무늬를 봅니다. 둘 다 흰 반점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붉은쏨뱅이는 어두운 테두리가 쳐져 있어 구별됩니다.


    쏨뱅이의 꼬리(좌)와 붉은쏨뱅이의 꼬리(우)

    꼬리자루의 차이는 제가 발견한 알 포인트인데 이것도 구별하는데 참고가 될 것입니다. 이상 남해권에서 쏨뱅이와 우럭을 대상으로 하는 선상 낚시꾼에겐 필요할 만한 상식을 전하였습니다.

    계속해서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쏨뱅이에 대해 설명했지만, 쏨뱅이과 가장 헷갈리는 어종은 따로 있습니다.


    개볼락(꺽저구)

    지방에선 꺽저구로 통하고 있는 개볼락입니다. 사진의 1) 2) 3) 모두가 개볼락인데요. 채색이 다른 이유에 대해 한국은 '서식환경'에 따른 차이로 보지만, 최근 일본에선 유전형질이 다른 개볼락 변종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개볼락은 지역에서 꺽저구로 많이 불리며, 돌볼락, 돌우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개볼락과 쏨뱅이 모두 돌 틈에 살며, 언틋봐선 쉽게 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이를 모르는 꾼들은 전부 돌볼락 내지는 꺽저구로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루어꾼들이 개볼락과 헷갈려하는 어종이 있습니다.


    황점볼락

    동해 중부 이남과 경남에서 주로 낚이는 황점볼락은 개볼락과 늘 헷갈리는 바다낚시 대상어종. 특히 개볼락 사진 중 3)번에 해당하는 개체가 곧잘 황점볼락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등에 황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ㅎㅎ)


    우럭볼락

    이 녀석은 표준명 '우럭볼락'으로 무시해도 될 만큼 흔한 어종은 아닙니다. 감성돔을 노리는 낚시에서 어쩌다 한 번씩 낚이는 볼락의 종류로 워낙 소형이어서 대부분의 꾼은 쏨뱅이나 개볼락 새끼 정도로 치부하고 내 던지는 잡어가 되겠습니다. 그런 우럭볼락을 위로라도 해 주는 듯 닮은 녀석이 있는데요.


    흰꼬리볼락

    바로 흰꼬리볼락입니다. 그러나 이 녀석도 낚시꾼들에겐 대표적인 왕따 어종. 쏨뱅이와 개볼락을 합체해 놓은 듯한 인상을 받고 있는 이 녀석은 잡어 어종엔 별 관심 없는 꾼들이 방생만 하는 그런 어종이기도 합니다. 잡히는 족족 방생 당하니 그저 행복한 녀석. (회를 떠보니 살은 단단하더만요. 양이 적어서 그렇지 ^^) 그런데 이 글을 통해 우럭볼락과 흰꼬리볼락을 알았다 해서 섣불리 이 녀석을 만지면 큰 화를 당하게 됩니다.


    미역치

    표준명은 '풀미역치'로 위에 소개된 두 어종과 언뜻보면 분위기는 비슷합니다만, 이 녀석을 잘 모르고 만졌다간 큰 화를 당할 수 있습니다. 미역치는 온몸이 독으로 무장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느러미 가시마다 독샘을 갖고 있어 잘못 건드리면 그날은 물론 다음날까지도 일진이 괴롭습니다. 용기 있는 분은 한 번 만져보세요.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새삼 실감할 겁니다. ^^;

    보통 잡어의 활성도가 좋을수록 대상어 입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법인데, 이 미역치가 올라오는 날은 낚싯대를 접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바다 상황이 좋지 못할 때, 수온이 낮을 때 보통 이 녀석들이 입질하기 시작하니 불청객도 이런 불청객이 없을 겁니다.


    동해의 터줏대감 황어

    대가리를 자세히 보면 잉어나 누치를 닮았는데 무리도 아닙니다. 황어는 잉어과에 속한 바닷물고기로 잔가시가 많고 맛이 떨어져 현지 꾼들에게는 그리 대접을 못 받는 생선으로 인식됩니다. 그런데 이 황어도 어시장에 가면 나름 진객으로 행사할 때가 있습니다. 횟감에 대해 잘 모르는 외지 관광객을 상대로 일부 상인들은 '황어'를 횟감으로 권하기도 합니다. 


    바가지 씌우기 좋은 어종이라는 것이지요. 회를 잘 모르는 외지 사람은 상인이 맛있다고 하길래 사서 먹어 봅니다만, 숭어보다 더 저렴한 어종이기에 그 가치는 알고 사셔야 할 것입니다. 황어는 동해안 일대와 남해 일부 지역에서만 낚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지역 낚시꾼이 황어를 처음 낚게 된다면 '농어'와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농어

    일부 꾼들은 '민농어'라 부르며 굳이 구별하려고 하지만, 표준명은 그냥 농어입니다. 멀리서 보면 황어인지 농어인지 구분이 잘 안 되나, 이들은 사촌 팔촌도 아닌 전혀 다른 생선이고요.


    넙치농어

    농어와 유사한 어종을 들라면 '넙치농어'가 있습니다. 넙치농어가 낚이는 지역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해역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더 많이 볼 수 있으니 제주도는 넙치농어가 서식할 수 있는 북방 한계선인 듯싶습니다. 그만큼 따듯한 물을 좋아하는 난방계 어종으로 일반 농어와는 달리 체고가 높고 빵이 좋아 낚시할 때 손맛이 끝내주는 귀한 어종입니다. 저는 작년 가을에 넙치농어를 노리고자 제주를 찾았지만, 여건이 따라주지 못해 만나지 못했습니다.


    점농어

    일부 상인들은 '참농어'라 부르기도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도감에 표기되어 있지 않은 생선에 '참'자를 막 갖다 붙이는 호칭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표준명은 점농어로 주로 서해권에서만 낚이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최근에는 동해에서도 낚인 사례가 있어 점농어의 서식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3종류의 농어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넙치(광어)

    국민 횟감 광어로 유명한 넙치는 우리나라 양식어 중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주요 수산업입니다. 우리 국민이 소비하는 횟감의 70% 이상은 다름 아닌 넙치(광어). 사실 넙치란 어종은 가자미, 도다리와는 별개의 어종으로 확연히 구분되지만, 초보 낚시꾼이나 일반인에겐 매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고 저렇게 봐도 늘 헷갈리는 게 광어와 도다리인데요. 저는 제 블로그를 통해 자주 언급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여기서는 핵심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광어와 도다리를 구별하는 알 포인트 중에 

    "좌광우도의 법칙"

    이란 게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건 외우지 마시기 바랍니다. 좌광우도는 정면에서 봤을 때 두 눈에 좌측에 몰려 있으면 광어, 우측에 몰려 있으면 도다리라는 쉬운 공식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이러한 법칙을 들이대면 헷갈리는 도다리 종류가 많이 출하되고 있어 무시하는 게 좋을 겁니다.

    요즘 도시권의 동네 횟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도다리 종류는 "강도다리"로 도다리의 일종이며 90%는 양식입니다. 해안가 지방은 모르지만, 적어도 수도권, 서울의 횟집 수조에서 취급하는 도다리는 대부분 양식 '강도다리'가 차지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강도다리는 좌광우도 법칙에 어긋난다는데 있습니다. 정면에서 봤을 때 광어처럼 양쪽 눈이 왼쪽에 치우쳐져 있으므로 눈 방향이 광어와 같습니다.

    그러니 기존에 "좌광우도"법칙을 알고 있는 분들이 이 강도다리를 보면 혼란이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광어와 도다리를 구별할 때는 이렇게만 알고 계신다면 큰 무리가 없겠습니다.

    "광어는 크기도 크지만 입도 크고 여기에 날카로운 이빨도 있다."

    그게 아니면 전부 도다리나 가자미 종류라 보면 됩니다. 차암 쉽죠? ^^


    각종 도다리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바다 생선을 구분함에 있어 가장 난이도가 높은 쪽이 도다리, 가자미 구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도다리, 가자미 종류는 20여종쯤 되는데 제가 나중에 한 차례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그 포스팅만 생각하면 머리가 엄청나게 아프지만, 여기선 전문적인 이야기를 전부 빼고 결론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도다리라는 어종은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횟집이나 일식집에선 그냥 '도다리'로 통용하지만, 이것도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위 수조에서만도 여러 종류의 도다리, 가자미가 있습니다.

    1), 2) 돌가자미(등을 자세히 보면 돌처럼 딱딱한 돌기가 길쭉하게 솟아 있습니다.)
    3) 문치가자미(이 녀석을 보통 도다리라고 부릅니다. 도다리쑥국 재료)
    4) 강도다리
    5) 역시 돌가자미
    6) 홍가자미(상인들은 '아까가리'라 부름)
    7), 8) 강도다리(지느러미 자세히 보면 얼룩무늬 있음)
    9) 문치가자미 


    망상어와 인상어

    봄부터 가을까지 바다낚시의 대표적인 잡어를 꼽으라면 망상어와 인상어(물망시)를 들 수 있습니다. 둘 다 상어과는 아니고 ㅎㅎ 망상어과로 바다의 붕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맛은 좀 떨어져 전문 꾼들에겐 천대를, 생활 낚시꾼들에게는 쏠쏠한 재미를 주는 생선이기도 하지요. 차이점은 사진에서 보신대로입니다.


    숭어(위)와 가숭어(아래)

    숭어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가숭어는 남해 서부와 서해권을 위주로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최대 전장인데요. 다 자란 숭어는 80cm, 가숭어는 1m까지 자랍니다. 이 둘을 구분 짓는 알 포인트는 눈꺼풀 색이에요. 숭어(개숭어)는 검고, 가숭어(밀치)는 노란색을 띱니다. 지역에 따라 숭어를 참숭어로 혹은 가숭어를 참숭어로 부르며 명칭이 통일되지 않고 오락가락합니다. 별로 '참'하지도 않은데 '참'짜 붙이기 좋아하는 우리 민족. ^^;  일단 정리하자면..

    숭어 = 참숭어(?) = 개숭어 = 보리숭어 전부 같은 어종을 말하며 제철은 4~6월입니다. 가숭어 = 참숭어(?) = 밀치 모두 같은 어종을 지칭하며 제철은 겨울입니다. 이 어종은 여름에 맛이 가장 없고, 특히 서해권에서 잡힌 건 뻘 냄새가 심해 맛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자연산 보다는 양식된 어린 가숭어(지역에선 참숭어로 잘못 불리고 있음) 가 맛은 더 좋은 편. 이건 오로지 제가 맛보면서 느낀 점이니 사람마다 견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황줄깜정이

    요즘 벵에돔 낚시를 하다 보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녀석이지요. 항문을 보면 손으로 잡았을 때 응아를 흘리면서 악취를 풍겨 꾼들은 싫어합니다. 회를 쳐서 먹어도 봤는데 비린내 풀풀 나는 맛도 비호감이에요. 황줄깜정이는 원래 아열대성 어종이나 고수온의 여파로 이제는 우리나라의 남해권역 특히 쿠로시오 난류가 받히는 곳에선 쉽사리 만날 수 있습니다. 


    최대 전장은 70cm지만, 우리나라에서 낚시로 낚이는 크기는 30cm 이하가 많습니다. 이 황줄깜정이를 자주 접하지 못한 꾼이라면 벵에돔과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벵에돔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만.


    벵에돔과 섞여 있으면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게 황줄 깜정이일까요?)


    긴꼬리벵에돔(위)과 벵에돔(아래)

    예전에 한 번 포스팅을 했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이 둘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자 유사어종인데요. 외형은 비슷하게 생겼으나 서식환경과 습성은 아주 달라 낚시 방법도 차이가 있습니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구별하는 알 포인트는 아가미뚜껑에 있습니다.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을 보면 긴꼬리벵에돔은 아가미뚜껑에 검정테가 있고, 벵에돔은 없습니다. 이것만 알고 있어도 이 두 어종의 구분이 무척 쉬워집니다. ^^


    점다랑어

    가다랑어(가쯔오)와 쉽게 혼동할 수 있는 이 어종의 표준명은 점다랑어입니다. 점다랑어는 참치 족보에는 낄 형편이 못 되는 매우 열악한 아이에요. 참치 족보에서 가장 막내로 취급받는 가다랑어보다도 맛이 없다는 점다랑어. 이유는 어떻게 해 먹어도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 맛이 없다고 해서 방생하면 살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이 녀석은 성격이 급해 한번 낚이면 파르르 떨면서 그냥 죽어버립니다.


    제가 낚아 본 낚시 대상어 중에 가장 빨리 죽어버리는 녀석을 꼽으라면 점다랑어를 꼽겠습니다. 그래서 낚자마자 바로 놔준다 한들 살릴 보장이 없습니다. 점다랑어는 손맛이 좋지만, 다른 고급 어종을 노리는 낚시터에선 안 물어주는 게 꾼을 돕는 길입니다. 흑흑 ㅠㅠ

    형태적 특징을 살펴보면, 점다랑어의 알 포인트는 옆 지느러미 바로 밑에 있는 반점을 들 수 있습니다. 개체에 따라 점이 1개에서 5개까지 나기도 하며, 등에는 고등어처럼 교련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가다랑어

    점다랑어와 헷갈리는 어종을 들라면 가다랑어입니다. 점다랑어와는 달리 가다랑어는 배에 긴 세로 줄무늬가 3~4줄가량 나 있는 게 차이점. 이것만 보더라도 점다랑어와 가다랑어의 구분은 매우 쉬워집니다. 그런데 가다랑어와 헷갈리는 어종이 또 하나 있습니다.


    줄삼치

    삼치의 일종으로 열대성이며 힘이 좋아 파이팅 넘치는 녀석인데 '줄삼치'라고 합니다. 뱃살에 줄무늬가 있는 가다랑어와 달리 줄삼치는 줄이 등에 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점다랑어, 가다랑어, 줄삼치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매우 쉽죠? ^^

    마지막으로 두 어종이 남았습니다. 이 어종은 낚시꾼은 물론 미식가들도 알아야 할 "기본 상식"이기도 합니다. 바로 방어와 부시리의 구별법인데요. 이왕 말이 나왔으니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부시리(히라스, 히라마사)

    부시리를 멀리서 본 모습입니다. 앞으로 수산시장이나 수조에 부시리가 있다면 지금부터 말하는 알 포인트를 고려해서 보면 됩니다. 멀리서 봤을 때 부시리와 방어를 구별할 수 있는 알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수들이 보는 방법인데요. 대가리 생김새를 봅니다. 일란성 쌍둥이 형제를 바라보는 친인척이나 이웃들은 늘 헷갈리기만 하지만, 쌍둥이 엄마는 어떨까요? 얼굴이 아니라 눈만 봐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유는 항상 보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생선, 횟감의 구분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걸 구분하려면 자주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부시리는 좀 잘 생겼습니다. 주둥이는 두리뭉실하며 대가리 형태가 전반적으로 둥글 집니다. 반면에 방어는 약간 까칠하게 생겼죠. 주둥이가 약간 뾰족한 편이고 각져서 새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몸집은 체고의 높이로도 알아차릴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 말한 방법은 부시리 방어를 안고 사는 상인, 전문 낚시꾼들만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여러분은 일단 무시하셔도 됩니다.


    방어(부리)

    두 번째와 세 번째 방법이 더 중요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옆 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의 위치를 보는 방법으로 부시리와 방어 사진에 표시된 점선을 참고하세요. 방어는 옆 지느러미가 끝나는 지점과 배지느러미가 끝나는 지점이 거의 일치합니다. 반면에 부시리는 서로 어긋나 있죠? 배지느러미가 훨씬 뒤쪽에 있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배지느러미의 색깔입니다. 부시리의 배지느러미는 노랗습니다. 그런데 방어의 배지느러미는 노랗지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멀리서 봤을 때 부시리와 방어를 구별하는 포인트입니다. 다음은 근접해서 봤을 때 구별법입니다.


    부시리의 주상악골은 둥글다

    화살표로 표시된 곳은 '주상악골'입니다. 모서리를 보면 라운딩이 졌죠? 부시리의 특징입니다. 이마에서 주둥이를 거쳐 아래 턱선으로 이어지는 골격도 둥글진 편입니다.



    방어의 주상악골은 날카롭게 각이 졌다

    반면, 방어의 주상악골은 날카롭게 각져 있습니다. 대가리 생김새도 삼각형으로 뾰족한 편입니다. 좀 전에 얼굴이 잘생겼네, 새침하게 생겼네 하는 말들이 이것 때문입니다. 멀리서 봐도 잘 모르겠으면 가까이 다가가서 주상악골을 보세요. 부시리와 방어의 구분이 더욱 확실해지는 알 포인트입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부시리와 방어 구별법은 포스팅으로 따로 뺄 예정입니다. 나중에 내용이 중복된다고 뭐라 하기 없기. ^^;

    오늘 내용 중 일부는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지금까지 제 블로그에서 입이 아파라 하면서 써 왔기 때문에) 어쩌면 처음 접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어류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한 토막 상식입니다. 약간 두서 없이 나열해 봤지만, 다음에 쓸 내용이 너무 전문적인 것이어서 오늘은 주저리주저리 쉽게 풀어보려고 애써 봤습니다. 바다낚시 대상어종을 구별함에 있어 아는 분들은 복습의 기회를, 이제껏 몰랐던 분들에겐 "서프라이즈"를 외칠 수 있는 그런 글이 되길 희망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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