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취미, 여수 갈치낚시


갈치낚시 한 번 가자고 작년부터 벼르던 것을 이제야 실천하였습니다. 갈치낚시 노래를 부른 사람은 다름 아닌 아내.
그런데 아내는 요즘 일 때문에 빠지고요. 블로그 독자 한 분을 모시고 여수로 갈치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낚시계 최대 화두가 뭘까요? 바로 제철 맞은 갈치 낚시입니다. 
특히, 통영 인근의 갯바위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갈치 타작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어 밤이면 온 갯바위가 집어등으로 불야성을 이룹니다.
작년, 재작년에는 소식이 뜸했던 갯바위 갈치낚시가 올해는 왜 이렇게 호황일까? 가장 유력한 원인은 '태풍'인데요.
근래에는 보기 드물었던 10월 태풍이 무려 3개나 연달아 왔고 그 중 두 개는 일본 쪽으로 휘어지면서 남해 해상에 간접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결과 여수에서 파시를 맞았던 갈치 계군이 통영 쪽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지금 통영의
부속섬에서는 갯바위에서도 3지급 갈치로 쿨러를 채우는 호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소식이 터지기 직전, 저는 예전부터 함께 하기로 했던 '감성킬러님의 배낚시' 출조점을 통해 여수로 향했습니다. 
야간에 이뤄지는 갈치낚시이므로 일정은 무박 2일입니다. 입질의 추억의 첫 갈치 낚시! 그 혹독했던 현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흑 ㅠㅠ 


 

지난 10월 11일 오후 1시.

이른 아침, 수도권(부평)에서 출발하는 출조 버스에 몸을 싣고 여수에 도착하니 이렇게 점심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식사는 갈치 선상낚시를 운영하는 곳이 식당을 겸하는 곳이라 이러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식사는 출조비에 포함됩니다.)
일행은 제 블로그 단골손님이자 출조점을 운영하시는 감성킬러님, 바다향기님, 그리고 최필님 외에 카페 회원들로 구성되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자리 배정을 합니다.
그나마 갈치낚시는 자리에 대한 유불리가 적다지만, 그래도 공정성을 위해 추첨해야 뒤탈이 없겠지요.


우리 일행의 자리 배정은 최필님에게 행운을 걸어봅니다. 그랬더니 7, 8, 9, 10번이 걸렸군요.
그중 제 자리는 9번이 되었습니다. (결과에 만족합니다.)


출항 전, 여수 진두항

갈치 배에 승선하기 전, 인증샷을 찍어봅니다. 그나저나 이 분(최필님)은 제 조행기에 자주 등장하고 계시는데요. 
저와 소통하는 블로그 독자 중에서는 가장 젊지만, 낚시를 배우고자 하는 열의만큼은 누구 보다도 뒤지지 않습니다. 
조행기를 쓰는 저로서 가장 좋은 낚시 파트너이자 조력자는 사실 '아내'예요. 아내야말로 제가 하는 낚시를 가장 잘 구사할 줄 알며 옆에서
보조를 잘 맞춰줍니다. 특히, 사진을 자주 찍어가면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그것을 잘 소화해 주기에 저는 될 수 있으면 아내와 함께 출조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도 일이 바쁠 때면 동출이 어렵습니다. 그럴 때 저는 아내의 빈자리를 대신 메꿔 줄 수 있는 분을 낚시 파트너로 모셔가는 편이에요.
가능하면 다양한 독자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만, 저도 사람이다 보니 아무래도 사석에서 친한 분이거나 혹은 평소 낚시를 즐기고자 하는 열의를 지속
해서 어필, 여기에 조행기를 위한 DSLR 촬영이 가능한 분을 위주로 선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몇몇 분으로 한정되기도 하는데요.
제 개인적이 바람은 고정 출연(?)도 좋지만, 낚시에 대한 열정과 함께 옆에서 에스코트 해줄 수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환영하며 더욱 다양한 분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항에서 도다리를 쌍 걸이로 낚는 조사님

출항 전 배에 얼음을 싣는다.

얼음을 싣는 장면인데요.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제 눈에는 이 장면이 낯설어 보입니다. 얼음과 미끼(꽁치)는 선사에서 제공하니 쓸 만큼 쓰면 돼요.
얼음이 들어오자 조사님들의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일단 필요한 만큼 얼음을 퍼서 자신의 쿨러에 담아 두고요.
최종 목적지인 백도 해상까지는 2시간 30분이 소요되니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기 위해 선실로 들어갑니다.


백도 해상에 도착, 위협스러운 너울에 배는 바이킹 수준으로 뒤뚱거린다.

자리가 비좁아 쭈그리고 앉아서 간 지 2시간 30여 분. 굉음을 내던 엔진음이 수그러들고 '풍'을 내립니다.
갈치 배라면 배가 조류에 떠밀려 빠른 속도로 나가는 걸 방지하거나 혹은 너울의 힘을 덜 받기 위해 풍을 내려 맞추는 작업을 하거든요.
이때부터 조사님들은 채비 준비하랴, 미끼 썰어내랴 바빠집니다.

이날 해상 날씨는 솔직히 염려스러웠습니다. 풍속은 9~13m/s 이상이었고, 파도는 1.5~2.5m가량으로 예보가 되어 있었죠.
이런 험악한 날에 선상낚시를 하는 것도 처음이라 조금 긴장이 된 면이 없잖았습니다.
당연히 멀미 때문에 고생할 것이라는 각오를 했기에 보나링정 두 알을 미리 복용한 상태고요.

아직 낚시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속이 매슥거립니다. 3~4m의 이격을 쉴 새 없이 받으며 배는 상하로 요동치니 얼굴이 창백해집니다.
자기 몸 가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묵묵히 채비를 만드는 선상 낚시꾼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채비 준비에 여념이 없는 낚시꾼들, 여수 갈치낚시

갈치낚시 미끼에 사용되는 냉동 꽁치

우선 미끼를 썰어야 하는데요. 몇 마리 썰다 보면 목장갑만으로는 비린내의 침투를 막기 어려우므로 저렇게 비닐장갑부터 끼고 목장갑을 낍니다.


꽁치 미끼는 일부러 로스율이 나게끔 얇게 포 뜬 후 4등분 하면 됩니다.
이때 살에 붙은 가시(갈비 부분)를 도려내는 게 좋다고 해요. 부드러운 속살만으로 써야 효과가 좋답니다.


이제 채비가 완성됐습니다. 채비는 갈치 전용 카드채비로 6~8개의 바늘이 연달아 투입되며 맨 아래는 약 800g짜리 추가 달립니다.


오후 6시경, 백도 해상에서 맞는 일몰

보통의 선상 낚시는 일출을 보면서 시작하는데 갈치는 일몰과 동시에 시작하는군요. ^^ 슬슬 설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옆에서 감성킬러님이 갈치 낚시에 대해 잘 알려주시겠지만, 바다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은근히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멀미였어요.
계속해서 바이킹을 타자 낚시 시작도 전에 속이 울렁거리며 신체가 반응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멀미 때문에 초릿대로 어신을 보는 것도 꽤 힘든 상황

그리고 그 반응은 카메라 뷰 파인더에다 얼굴을 갖다 댈수록 더 심해집니다.
크게 쉼 호흡을 하고 먼 곳을 응시하다가도 사진 찍으려고 가까운 곳에다 초점을 대면 여지없이 울렁거리는 증세가 도지는 것입니다.
결국, 저는 이 장면을 끝으로 속에 있는 모든 걸 쏟아 붓기 시작했어요.


만새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제가 쏟은 밑밥(?)에 물고기들이 꼬이기 시작.
한 건 아니지만, TV나 사진으로만 보던 만세기가 옆 사람에게서 올라옵니다.
사진을 찍긴 찍어야겠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속이 울렁거리고 먼 곳을 바라보려고도 노력했지만, 눈으로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내가 갈치 낚시를 하러 온 것인지 취재를 하러 온 것인지"

섬이나 산이라도 보이면 초점을 맞추겠는데 어두 컴컴한 망망대해다 보니 유일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피사체는 수평선 부근에 떠 있는 갈치 배가
유일합니다. 그것 말고는 시선을 맞출만한 게 없어 먼 곳을 보기도 쉽지 않아요.
이 너울은 새벽이 되면서 잔다고 예보되어 있지만, 현재까지는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거칠어져 갑니다.
바람도 엄청나게 불어 재끼네요. 혹시나 싶어 준비한 외투가 있었으니 다행, 안 그랬으면 추위에 고생했을 뻔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갈치 낚시에 열중인 조사님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상하좌우로 요동치는 배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회를 써는 분은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도대체 배를 얼마나 타면 저러한 경지에 도달할지? ㅎㅎ
이 모습을 보니 '체험 삶의 현장' 정도가 아니라 'EBS 극한의 직업'을 보는 듯해요.
갈치가 뭐길래 저런 고생을 마다하고 사람들을 불러들일까? 하고 말이죠. 게 중에는 갈치 낚시를 아예 직업적으로 뛰는 분도 왕왕 계신답니다.
하루가 멀다 하며 갈치 배를 타는데요. 그렇게 해서 낚은 갈치는 곧바로 팔아 선비 정도는 가볍게 뽑고도 이윤을 꽤 남긴다고 합니다.


드디어 첫 갈치가 떴다, 여수 갈치낚시

오후 6시에 시작한 갈치낚시가 밤이 깊어가도록 소식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갈치는 잔잔한 바다보다 너울이 좀 있는 상황에서 잘 낚인다는데요. 이날은 너울이 평소보다 더 심해 갈치가 숨어 버린 것 같습니다.
이곳에는 많은 갈치 꾼들이 부지런히 미끼를 갈며 공략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삼치나 만세기 외에 이렇다 할 조과가 없어요.
그 가운데 감성킬러님이 첫 갈치를 수확하는 모습입니다. 이제 갈치가 나왔으니 뭐라도 나오겠지 싶어 정신을 차리고 낚시에 집중하는데.


40cm급 왕고등어가 첫수로 낚였다.

제가 던진 일곱 개의 카드 채비에는 단 한 마리의 고등어만이 매달려 있었어요. 씨알은 상당한 편.
얼마 전 고등어 방사능에 관한 글을 본 독자분이라면 저 고등어가 어느 계군인지 유심히 보실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등 무늬 패턴을 보고 태평양 계군으로 보셨다면 '오답'입니다. 저것은 참고등어가 아닌 망치 고등어(점백이)니 계군을 따지는 건 의미없을 겁니다.
배에 점이 없어도 망치인지 참인지를 구별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일전에 언급했으므로 글을 자세히 읽은 분들은 아시리라 봅니다.


저녁 식사는 갈치회 덮밥

원래 갈치배 타면 깨소금 쏠쏠 뿌린 갈치회를 기대하게 되는데요. 이날은 밤이 깊어도 갈치가 안 잡혀 회가 없습니다. ㅠㅠ
대신 회덮밥으로나마 위안거리로 삼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먹기가 힘듭니다.
멀미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 식사. 정말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네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갈치회가 아까워 이것들 위주로만 대충 먹습니다. 갈치회가 고소하기는 하네요. ㅎㅎ


멀미에 괴로워하고 있는 입질의 추억

저도 어지간해서는 멀미를 잘 안 하는 편인데요. 이렇게 높은 너울이라면 속절없습니다.

"형님 얼굴이 창백한데 괜찮습니까?"

대답도 제대로 할 수 없네요. 입을 열었다가는 방금 먹은 갈치회까지 반납해야 할지도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입니다. 

"아 그냥 갈치고 뭐고 여기서 탈출하고 싶다."
"형님 잠깐만요. 그대로 있어봐요. 이 모습을 한 장 찍어두게"

오죽하면 탈출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 함께 간 최필님은 이 와중에 제가 괴로워하는 사진을 찍었군요. ㅎㅎ
머리가 복잡합니다. 아무리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조행기라지만, 이런 모습까지 찍혀야 하는 내 신세란. 이제는 대꾸할 힘도 없고요.
고개를 젖힌 채 간신히 숨만 헐떡거리고 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입질의 추억도 없고 책을 쓴 저자는 더더욱 아니며, 그냥 갈치 낚시를 처음 하는 쌩 초보일 뿐이지요.

"형님, 아무래도 우리는 갯바위만 해야 할까 봐요."
"그래.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그렇지만 나도 갈치 좀 먹어보자."


어신 파악은 초릿대로 보는데 이 상황에서 초릿대를 보니 욱~하고 올라올 것만 같아요. 이제는 수평선에는 그나마 있던 갈치배도 잘 안 보입니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막막한 가운데 깜깜한 하늘의 뜬 달이 유일하게 시선을 둘 수 있는 피난처가 되고.



"꿀렁~꿀렁"

풍을 제대로 놓긴 한 걸까? 2~3m짜리 너울을 계속해서 타며 요동치는 갈치배.
이 장면을 찍으려고 뱃전에서 술 취한 사람 마냥 비틀거리며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ㅎㅎ
결국 카메라 전원을 끄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배 속에 있던 갈치회마저 바다로 쏟아붓고 쓴 물까지 토해내자 속은 조금 편해졌지만, 어지러움은
여전하였습니다.

"이대로는 낚시 못 해"

가지고 있던 멀미약을 추가로 털어 넣고 결국에는 드러눕고 말았습니다.


자정 무렵에 낚인 대삼치

얼마나 지났을까? 두어 시간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 밖이 소란스럽습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다 되어가네요.
그 사이 갈치가 좀 낚였나 싶어 확인해보는데.

"아직도 갈치가 안 나와요?"
"(끄떡끄떡)"


예보와 달리 너울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고 갈치도 어쩌다 한 마리씩 올라올 뿐, 대부분의 꾼은 쿨러 속에 삼치 두 세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이때 옆에 계시던 감성킬러님이 대삼치를 올렸는데요. 길이로 봐서는 족히 80cm는 돼 보이는 훌륭한 씨알입니다.
삼치는 분명 갈치낚시를 방해하는 훼방꾼이지만, 이런 대삼치는 숙성해서 회로 먹으나 뭐로 먹으나 맛이 기가 막히니 반갑습니다.

"안 되겠다. 갈치를 못 낚으면 삼치라도 낚자"

다시 전열을 가다듬습니다. 헐렁해진 미끼를 전부 떼 버리고 새로 썰어 꿰고요.
채비를 던져 넣은 후 초릿대를 보고 있는데 어라?

"멀미를 안 하네?"

배는 여전히 바이킹을 타는데도 멀미 기가 샥 사라지고 없는 것입니다.
오호! 이제는 낚시가 눈에 들어오네요. 좋으다. ㅎㅎ


이제야 삼치로 첫수를 거두는 일행

좋기는 쥐뿔!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에는 미끼가 그대로 살아왔는데요. 이제는 채비 내리기가 무섭게 미끼가 전부 사라지고 없네요. 뭐지?
몇 번을 더 내렸다가 올려봅니다만, 미끼만 따먹힙니다. 갈치낚시 베테랑인 감성킬러님은 '한치나 오징어의 소행'이라고 하네요.
그렇군요. 한치가 붙으면 갈치가 잘 안 된다고 듣기는 들었는데 지금이 딱 그 상황입니다.
잠시 후 미끼 도둑의 입질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 초릿대로 전해져 옵니다. 몇 마리 묶어두고 있다가는 미끼가 다 털릴 것 같아 바로 확인해 보는데.


희한한 게 저는 아무도 낚지 않는 고등어를 혼자 낚고 있네요. 이것도 참고등어가 아닌 망치고등어인데 조림용으로는 딱이죠. ^^
채비를 계속 올리는데 아직 뭔가가 달린 듯.



갈치낚시의 훼방꾼, 한치가 모습을 드러낸다.

역시 그랬군요. 이 녀석이 미끼를 건드리는 바람에 입질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도 제가 곧바로 감아서 확인했으니 우연히 걸려든 것이지 좀 더 내버려 두었다면 미끼만 따먹히고 없었을 거에요.


어떤 한치는 몸통이 잘린 채 다리만 올라옵니다. 이는 삼치나 혹은 줄삼치의 소행으로 보는데요. 
어두 컴컴한 바닷속에는 이러한 약육강식이 소리소문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남이 먹던 거라 다소 꾀름직하지만, 이 한치 다리는 생으로 뜯어 먹어도 될 만큼의 싱싱함이 있으니 챙겨 둡니다.
주전부리 감으로 씹고 뜯고 맛볼 걸 그랬나요? 어차피 바닷물로 간이 되어 있으니 그냥 먹어도 맛있을 텐데 ㅋ


12시 3분, 드디어 고대하던 갈치가 낚였다. 그것도 세 마리나

갈치 어신은 정말 집중력을 갖고 지켜보지 않으면 놓치기 일쑤에요.
한 번에 확 가져가는 삼치와 달리 갈치 입질은 굉장히 소심합니다. 톡톡~ 한 번 해주더니 지긋이 초릿대를 잡아당기는 식인데요.
어차피 너울에 초릿대가 상하로 왔다갔다하고 있어 유심히만 관찰한다면 파악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리하여 올렸더니 세 마리나 매달려 있네요. 늘 갈치배 타는 꾼들은 그게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ㅎㅎ
이렇게 갈치가 안 나오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네요. ^^


갈치의 우아한 자태인지 우악스러운 자태인지

저도 그간 낚시를 많이 다녔지만, 갓 잡힌 갈치는 처음 접해 봅니다.
특히 지느러미가 비단결처럼 물결치는 모습은 동영상이 아니면 결코 표현하기 힘들어 이렇게 사진으로만 보여준다는 게 아쉽습니다.
정말 보면 볼수록 아름답네요. 어떻게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가 이런 빛깔을 낼 수 있는지.
하도 광이 나 들여다보면 제 얼굴이 비칠 정도예요.



상당히 힘을 쓰는 녀석, 우악스러운 입질로 당황하게 하는데

사람이 멀미로 제대로 고생하니 이제는 아무리 파도가 쳐도 멀미기가 없네요. 몸이 완전히 적응한 것입니다.
계속해서 갈치를 노리고자 채비를 입수하는데 이번에는 전에는 보지 못했던 우악스러운 입질이 전해집니다.
분명 갈치는 아닌 것 같고, 삼치는 더더욱 아닌 것 같고. 줄 잡고 손으로 올리는데 목장갑을 낀 손바닥이 다 욱신거릴 정도.
이 녀석, 힘이 어찌나 센지 좌우로 째다가 안 되니깐 뱃전 밑으로 기어들어 가는 걸 간신히 달래서 띄워봅니다.
이윽고 수면에 모습을 드러내는 녀석, 빛깔부터 확인해 보는데

"초록색?"

덩치가 상당하네요. 이때부터 이 녀석과 전쟁이 시작되는데 아주 징글징글합니다. ㅠㅠ
여수에서 생애 처음으로 도전하는 갈치 낚시,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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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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