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낚시] 꾼의 로망, 여수 백도에서 외줄 선상낚시


    지난주 우리부부는 1박 2일로 여수를 다녀왔습니다.
    부부로서는 새해 첫 갯바위 출조도 했고, 외줄 선상낚시라는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을 해봤습니다. 자세한 조행기는 차차 소개를 해드리도록 하고요.
    오늘은 선상 낚시꾼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백도 해상에서 열기낚시 현장을 몇 장 올려봅니다.






    이 날 열기 선상낚시를 했던 곳

    선상 낚시꾼들의 로망이 몇 군데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토 최서남단의 "가거초"라던가, 참우럭 산지인 "6광구"도 있고요.
    그리고 갯바위 하선금지가 내려져 선상낚시로 밖에 접근할 수 없는 여수 백도도 있습니다.
    백도는 처음 가봤는데요. 동이 틀 무렵, 어두컴컴한 바다에 하나 둘 씩 실루엣을 내비치더니 해가 뜨자 웅장한 모습을 우릴 반겼습니다.
    이곳에다 미끼를 담그면 뭐라도 퍽퍽 물고 늘어질 것만 같은 인상을 주는 섬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아침 7시, 해뜨기 직전에 담아본 분주한 모습, 여수 열기낚시

    여수 백도 해상에 도착, 채비 준비에 여념이 없는 아내

    백도에서 맞는 일출, 여수 열기낚시

    백도의 웅장한 모습들

    신호를 기다리는 꾼들, 여수 백도에서 열기 외줄 선상낚시

    미끼만 그대로 올라오는 허탈한 장면이 연출되고

    드디어 갑판에선  "삐익~"신호와 함께 첫 입수를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부부는 열기 외줄낚시는 처음해봐요. 채비가 정말 엄~~~청 깁니다. 바늘이 무려 15개나 달린 카드채비를 하고선 거기에 일일이 크릴을 꿰매
    100호 봉돌과 함께 내렸는데요. 처음 노렸던 대상어종은 열기(불볼락)이 아닌 왕볼락입니다.
    오전에 두 세 시간이면 왕볼락으로 대장쿨러를 채우는 그런 외줄낚시였기에 기대가 컸지만 막상 낚시가 시작되자 20명의 꾼들 중 어느 누구도 고기를
    올리는 이들이 없습니다. 한번, 두번, 세번.. 그리고 몇 번을 내려봤지만 입질 하나 없는 것입니다.
    꾼들은 고개만 갸우뚱~~ 우리부부도 갸우뚱~~~


    계속되는 헛탕에 꾼의 수심이 가득해 보인다, 여수 열기낚시

    청정 해역인 백도를 지나며



    백도의 웅장한 자태, 여수 열기낚시

    입질이 없자 담배를 태우는 만큼 꾼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저 많은 바늘에 한마리도 얼굴을 안비치다니.. 역시 바다는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때 저는 속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이것도 우리부부가 왔기 때문이겠지"

    최근 꽝의 기운이 넘치는 저이기에 혹시 이것도 그런 이유일까요? 요즘 제가 갈때마다 어복이 정말 없습니다. ^^;
    이날 기상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였어요. 이 먼바다에 파도하나 없는 잔잔한 날씨였지만 왕볼락 낚시는 그만 실패로 돌아갔고..
    선장님의 신속한 판단으로 우리는 백도에서 거문도 해상으로 포인트 이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이 무려 한 시간이나 걸리지만 이곳(백도)에선 전혀 입질이 없기 때문에 한 시간이라는 긴 이동도 마다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 결과..


    줄줄이 올라오는 열기들

    꿩대신 닭이라고 볼락대신 열기로나마 붉은꽃을 피워 봅니다.
    5시간 동안 입질이 없다가 두어시간 가량은 정신없이 낚았지요.


    열기낚시를 마치고 여수 국동항으로 복귀하는 중

    항에서 포인트까지 오고 가는데만 왕복 6시간.
    중간중간 포인트 이동만 해도 반절은 넘으니 사실 미끼를 물속에 담그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원래 외줄 선상낚시가 그렇다고 해요.
    그러니 신호가 울릴때마다 집중해서 낚아야 합니다. 신호가 울릴 때는 바늘이 물 밖에 있으면 안된다는 사실!
    그럴려면 엄청 부지런을 피워야 합니다. 배가 이동하는 시간을 이용해 빨리빨리 미끼를 끼워놔야 하고요. ^^



    쿨러는 간신히 채워왔으나..

    이 날 처음으로 열기 외줄낚시를 해본 소감은 딱 하나였습니다.

    "낚시가 무지하게 쉽더라"

    특별한 테크닉도 필요없고 단지 고기가 있는 곳에 배를 갖다대면 열기가 알아서 퍽퍽 물어주는 그런 낚시였습니다.
    물론 바닥지형도 읽어야 하고 고패질도 필요하기는 합니다. 어쩌면 자리 운도 필요할지두요.
    그래서 꾼들마다 조황이 들쑥날쑥한 게 선상낚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류를 읽고 복잡한 계산을 통해 잡아내는 갯바위 낚시에 비하자면 참 편리한 낚시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꾼들의 기량보다는 선장님을 잘 만나야 합니다. 선장의 포인트 보는 안목과 판단력에 의해 조황이 좌지우지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어쨌든 이 날 조황은 선장님의 말을 빌어 말씀드리자면 "반의 반도 못잡았다" 였어요. 네 맞습니다. 저게 반의 반도 못잡은 거랍니다.
    왜냐하면 원래는 열기 낚시를 하려던 게 아니고 적어도 25cm는 넘는 신발짝 볼락을 줄줄이 잡기 위해 백도해상까지 나간 것이여서 비용이 좀 쎕니다.
    비용이 쎈 만큼 꾼들은 56리터짜리 대장쿨러를 왕볼락으로 채워오는 기대감에 한껏 젖어 있었죠.
    이러한 외줄낚시는 수온만 2~3도 높았다면 오전에 2~3시간 바짝해서 왕볼락으로 쿨러 채우는 건 일도 아니였을 겁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수온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에 볼락들은 입을 닫아 버렸고 대신 수온이 차도 입질하는 열기만 낚은건데요.
    씨알도 잘고 마릿수도 떨어져서 대부분의 꾼들은 대장쿨러의 반도 못 채우셨습니다.
    우리부부는 그나마 둘이 협공(?)한 결과로 대장쿨러가 아닌 일반 쿨러나마 채워올 수 있었고요. 마릿수를 세어보니 106마리..
    그래도 선상낚시는 선상낚시인가 봐요. 좋지 못한 상황임에도 불구 꽝은 면했으니 말입니다. ^^;
    사실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여수 안도에서 갯바위 낚시, 그리고 열기낚시 조행기는 내일과 모레 소상히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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