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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메리크리스마스! 이제 2012년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저는 얼마전 경남 삼천포권에 있는 두미도 방파제로 겨울 감성돔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긴급 당일치기로 말이지요.^^ 아마 이것이 올 한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출조가 될 것 같습니다.
감성돔 낚시, 어쩌면 실력보단 운칠기삼이 많이 작용할지도 모릅니다. 또 흐름을 잘 타야 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지요. 분위기를 잘 타면 잘 낚을 것이고, 분위기를 잘 타지 못하면 뭘 해도 낚지 못하는 게 바로
겨울 감성돔 낚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에겐 올해 들어 이상한 징크스가 생겼습니다.
아마 낚시인들은 저마다의 징크스가 있을 줄 아는데요. 제 징크스는 좀 황당하답니다.
오늘은 2012년 마지막 출조로 두미도 방파제에서 겨울 감성돔 낚시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삼천포의 어느 낚시점
서울에서 새벽같이 달려와 도착한 곳은 경남 사천의 삼천포. 이 날 감성돔 낚시는 오후 물때를 노리기 위해 찾았습니다.
밑밥은 조금 물때임을 고려해 처음으로 1:1 비율로 개어봅니다. 크릴 4장 + 집어제 4장 + 압맥 4장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4(왜 하필). 그래서 오늘은 사사사로 나가는군요. ^^
백크릴을 반으로 갈라 미끼로 준비하고
이 날은 긴급 번출로 매우 특별한 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낚시인들에겐 잘 알려진 분이시지요.
우리나라 벵에돔 낚시의 시초격이라 할 수 있는 박범수 한조무역 대표님.
그리고 김남규 쯔리겐FG 부회장님과 공기공방 회원이신 현지꾼인 이승우 조사님과 저까지 4명이 당일치기 번출을 다녀왔습니다.
항구에 도착하자 차력쇼를 선보이시는 부회장님 ^^
"이건 힘으로 하는게 아니야"라며 역시 차력쇼를 선보이시는 박범수 대표님^^
오후 출조를 위해 꾼들이 하선중이다. 두미도 방파제에서 겨울 감성돔 낚시
태풍으로 파괴된 배
두미도 감성돔을 향해 나아간다
#. 요즘 페이스가 바닥을 치는 입질의 추억,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저의 페이스는 바닥을 치는 것도 모잘라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습니다.
갈 때마다 바다 상황이 안좋고 제 포인트로의 진입도 못한 채 낚시는 자꾸 꼬여만 갔지요.
낚시는 확률게임인데 시작도 전에 절반 이상의 확률을 내어 놓고 임하니 대상어 보기가 점점 힘이듭니다.
"어찌 갈 때마다 이 모양일까? 우연이라 하기엔 뭔가 석연찮다"
이제는 우습지도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올해처럼 이상한 조짐이 보였던 한해도 없었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조황이 좋다고 소문이 나도 제가 바다에 나가기만 하면 낚시를 잘하는 사람들마저 꽝을 치는 기이한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올 여름엔 박범수 대표님과 함께 홍원항으로 광어 다운샷 리그를 갔습니다. 때는 광어가 한참 쏟아질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낱마리로 다같이 죽을 쒔고..
긴꼬리 벵에돔이 폭발적으로 입질한다던 거제 안경섬에선 현지꾼들도 그 흔한 부시리 입질도 받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최근엔 또 어떻구요. 지귀도 낚시 전문가와 함께 제주 지귀도에 내렸는데 단 한 마리의 입질도 받질 못했고(이건 개인적으로 좀 충격) 지귀도 낚시 전문가도
낱마리 조과에 그치는등 제가 바다에 나가기만 하면 그 좋던 조황도 갑자기 죽을 쑵니다.
얼마전 황제도에선 감성돔 낚시에 일가견이 있는 맨땅의 해딩님과 함께 내려 분위기 전환을 꽤했지만 둘다 보기 좋게 꽝쳤고...
여수 감성돔 낚시 대회에선 유명 포인트에 내렸음에도 불구, 그 흔한 잡어 입질도 못받았지요. 그럴때 마다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제까진 고기가 잘 나왔는데.."
이쯤되니 아내는 뭔가 씌인 것 같다며 아예 출조를 포기하고 맙니다. 제가 분위기 전환이 되면 그때 나가겠다면서..
다음 출조지는 아내와 함께 가거도로 계획하고 있기에 이 날 더더욱 분위기를 돌려세워야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피말리는 감성돔 낚시가 시작된 것입니다.
내린 포인트는 두미도 설풍 방파제
박범수 대표님께서 평소에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낚시는 실력이 10%, 운도 10%, 그리고 선장과의 인간관계가 80% 먹고 들어간다고"
저는 며칠 전 박범수 대표님과 김남규 부회장님의 두미도 조행기를 봤습니다. 초등 감성돔을 마릿수로 잡았지요. 거기에 돌도다리는 덤으로 ^^
그걸 보니 기대감이 한껏 쏟아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선장과의 인간관계, 그로 인한 좋은 포인트를 제가 곱싸리로 껴서 덕을 볼 수 있겠다란 생각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내심 두 분의 기운을 빌려 최근 저조했던 흐름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저를 빼고 가셨다면 신나게 잡았을 이번 감성돔 낚시에서 "꽝의 기운이 가득한 입질의 추억"과 함께 했으니, 과연 징크스를 벗어던질 수 있을지..
자리를 잡고 채비를 준비한다
왼쪽부터 박범수 대표님, 김남규 부회장님, 이승우 조사님의 채비
우리나라 최고의 테크니션 중 한분이신 박범수 대표님을 비롯해 김남규 부회장님, 현지조사인 이승우님의 채비까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와~ 채비 좀 보십시요. 낚시로 다들 한딱까리 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채비들이 범상치가 않습니다.
일반 감성돔 낚시꾼들이 보기엔 고개를 절레절레하게 만드는 그런 채비들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먼저 박범수 대표님 채비는 원투 공략이 가능한 무거운 제로찌, 김남규 부회장님은 2B찌, 이승우 조사님도 역시 제로찌로 시작합니다.
지금 벵에돔 낚시하는거 아니거든요. 감성돔 낚시에서 제로찌를 사용한다는 건 채비에 무한한 자신감이 있지 않고선 할 수 없는 채비일텐데..
이 분들이 이렇게 나오시니 저는 어떻게 채비를 꾸려야 할까요?
에라이 몰라...감성돔을 제로찌로 하시겠다면 나는 무려..
이 날은 쓰리제로 잠수찌 채비로 감성돔 낚시를 시작한다. 이유는 없다 ^^
"제로가 3개나 달린 쓰리제로로 ^^ㅋㅋ"
웃자고 한 얘기지만 다들 초저부력으로 하는데 저라고 혼자 반유동을 하기에도 그렇고..(같이 흘리면 비중이 달라 엉킬 위험도 있고하니)
제 채비 소개 나갑니다.
<<입질의 추억 채비>>
1-530대, 2500번 릴, 2호 원줄, 000찌, 조수우끼고무, 도래, 1.5호 목줄 4m, 목줄 상단에 2B봉돌, 감성돔 바늘 2호
각자 낚시자리를 잡는데 저는 맨 좌측으로 잡았습니다.
이유는 딱히 없지만 여러사람이 함께 낚시 할 경우 가운데 보단 가장자리에 서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
행여나 조류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붙여준다면 테트라포트 가장자리를 탐색할 생각도 하였습니다.
물론 000찌로 하기엔 밑걸림의 위험부담이 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낚시를 해보니 조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릅니다.
생각과는 달리 제가 조류 최상단에 선 꼴. ^^;
낚시가 잘 안되자 잠시 앉아 김밥으로 요기를 때우고
결국은 반유동으로 채비를 바꿨습니다.
멀리 투척해 흘려보지만 조류가 발 앞으로 말려 들어오더니 이내 횡으로 흘러 쓰리제로를 할 상황은 아니듯 했습니다.
그래서 7~8m 고정 수심층을 탐색하기 위해 0.8 구멍찌를 선택합니다. 다른 분들도 상황에 맞게 반유동, 전유동을 번갈아가며 채비를 바꾸십니다.
첫수로 쥐노래미가 올라온다(방생), 두미도 방파제에서 겨울 감성돔 낚시
이 날은 낚시장갑이 세탁중이라 어쩔 수 없이 다 뜯어진걸 꼈습니다. 보기엔 깔끔치 않아도 양해바랍니다. ㅋㅋ
이어서 앙증맞은 볼락이 올라온다
깜짝 놀랬습니다. 찌가 쏘옥 들어가 감성돔인줄 알았는데 볼락.
구잇감으로 좋은 청어도 올라온다, 두미도 방파제에서 겨울 감성돔 낚시
별개 다 올라오는군요. 지금이 한창 철이지만 요새는 많이 귀해져 보기 어려운 청어가 낚시로 올라옵니다.
청어는 처음 잡아보는데요. 갓 잡은 청어의 빛깔이 새색시처럼 곱습니다.
망상어까지 가세하고
청어까진 좋았는데 망상어가 올라오자 순간적으로 불안감이 엄습해 옵니다.
이유는 저만의 황당한 낚시 징크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잡어를 중복없이 종류별로 낚으면 그날 황친다.."
그것은 제가 꽝을 칠때 나타나는 전조 현상이기도 합니다. 비단 저만 꽝을 치면 말을 안합니다.
저와 함께 낚시간 일행들도 그렇게 꽝을 쳐왔습니다. ㅠㅠ
하지만 오늘 함께하신 분들은 최고의 낚시 고수가 아니던가요? 아무래도 저는 징크스를 스스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말도 안되는 징크스 생각할 시간 있으면 지금 감성돔 공략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자!!
그런데 잠시후..
김남규 부회장님께서 볼락을 한수 하는데 그것도 쉽게 안나오는 '흰꼬리 볼락'이 올라옵니다. ㅠㅠ
계속해서 잡어 징크스가 머릿속을 맴돕니다.
그리고 제게는 부리가 부러져나간 학공치가 올라옵니다.
"정말 가지가지 올라오네"
이쯤되니 마음이 초초해집니다. 그도 그럴것이 물때는 만조를 지나 초날물이 받치는 절호의 상황입니다.
물색도 좋고 조류도 방방하게 흘러주니 딱 감성돔이 나와 줄 것만 같은 상황인데 아직은 입질이 없습니다.
정말로 징크스가 있기나 한걸까? 갑자기 머릿속에서 혼란이 오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다 쳐도 대표님도 부회장님도, 현지조사님도 지금쯤이면 한마리 잡아야 하는데 소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단 전방에 있는 감성돔 선상 낚시가 염려스럽습니다. 조류는 좌측에서 우측으로 방방하게 흘러가는데요. 그렇다면 감성돔은 조류를 거슬러 올라와
우측방향에서 들어올텐데 저 배가 모조리 집어를 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있는 자리까지 감성돔이 들어올라나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각종 쓰레기와 해초더미가 밀려와 낚시를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오후 4시. 피팅타임에 앞서 잠시 간식타임을 갖고
어쩐 일인지 박범수 대표님은 자리를 옮기십니다.
에? 부회장님도 자리를 옮기시고..
아무래도 좁은 공간을 넷이서 하다 보니 많이 부대낀듯 합니다. 어쩌면 제 징크스를 알아차린 걸까요? ^^;
갑자기 저랑 현지 조사님만 남아버린 상황. 그런데 이때였습니다.
앙증맞은 청어새끼가 올라왔다
"또 청어???"
이건 아까 잡았자나. 혹시 이걸로 징크스 깨지나? 드디어 잡어 종류가 "중복"되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전방 20m 지점에서 흐르던 찌가 살짝 자물거리는데 이 놈의 찌가 그 상태로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밑걸림인가 싶어 대를 살짝 들어 견제를 하는데 미동이 없네. 뒷줄을 살며시 당겨보아도 반응이 없고..
순간 원줄이 일자로 쭈욱펴지는게 아닙니까? 그리고선 줄을 슬그머니 가져가는 것입니다. 만약에 입질이라면..
현재 베일이 닫힌 상태라 이물감 느낄까 싶어 팔을 앞으로 쭉 내밀어 챔질!
갑자기 와락~ 하더니 쿡쿡 처박는게 영락없는 감성돔입니다.
이땐 정신이 없어 미처 생각못했는데요. 지금 글을 쓰면서 느낀건데 징크스란 건 참으로 무섭습니다.
잡어가 종류별로 잡히면 거의 꽝만 치던 제가 청어 한 마리를 추가로 잡자마자 이런 입질이 들어오네요.
녀석이 몇 번 처박는데 1.5호 목줄이라 섣불리 상대하지는 못하겠고 LB(레버 브레이크)를 2~3회 가량 풀어주면서 느긋하게 파이팅하였습니다.
중간에 오다가 한번 더 박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합니다?
어째 가까이 올수록 옆으로 째는게..
"아무래도 숭어같은데요..;;"
옆 현지조사님의 말에 가슴이 철렁. 안돼! 감성돔의 꿈이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입니다. ㅠㅠ
이윽고 찌가 수면위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감성돔이라면 지금쯤 수면 아래에서 은빛이 반짝거려야 할 때인데..
그런데 수면에 뭔가가 반짝 거리기는 합니다.
"오~이거슨.."
과연 크리스마스 선물이 낚일런지..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두미도 방파제에서 겨울 감성돔 낚시 이야기, 다음회를 보실려면 여기를 클릭!
현재 네자리 숫자의 댓글이 달리고 있는데요. 댓글 릴레이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 역시 인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일일이 답글을 적었습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어 확인은 어려우시겠지만 시간이 나면 한번쯤 확인들 해보십시요. ^^* 그리고 이 와중에 최고의 눈팅족 한분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좀 너무하시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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