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금오도 감성돔 낚시(쯔리겐 회장배 낚시대회)


    며칠 전, 저는 여수에서 열린 쯔리겐 회장배 낚시대회를 다녀왔습니다.
    쯔리겐 회장배 낚시대회는 전국에서 내놓라 하는 실력자들이 모이기도 하지만 한해를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 친선 대회의 성격이 강합니다. 저 역시 회원 자격으로 대회 출전하였습니다. 
    대상어는 감성돔(25cm이상), 돌돔(25cm이상), 참돔(30cm이상), 벵에돔(23cm)이며 대회룰은 마릿수
    대결로 같은 마릿수의 경우 씨알로 판가름하게 됩니다.
    여수 금오도에서 펼쳐지는 감성돔 낚시, 대회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스케치를 해보았습니다.



     

    여수 국동항

    대회 당일날의 표정은 날씨가 받쳐주지 못해 꽤 우중충한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새벽에 출발해 5시간을 달려 이곳 여수에 도착했는데요. 지리산 자락을 통과할 때는 아찔할 정도로 싸리눈이 날라왔고, 현장에 도착하니 꽤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의보와 같은 특별한 악조건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선 대회가 진행됩니다.
    곧 있으면 '쯔리겐FG'라는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와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등록을 마친 후 제비뽑기를 하며 낚시준비를 서두릅니다.


    제비뽑기를 통해 자신이 타야 할 배와 파트너가 결정되었습니다.
    주최측에서 미리 개어 놓은 밑밥을 각자의 밑밥통에다 쏟아 붓고 미리 준비되어 있는 식당으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합니다.
    점심은 여수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붕장어탕. 저는 처음 먹어봤는데요 구수한 시래기 된장국 베이스에 튼실한 장어가 꽤 많이 들어있어 기운차리는덴
    그만이였습니다.


    개회식이 시작되기 전, 여러 선수들이 모여 저마다 낚시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대회장엔 월간낚시21 기자분도 오셔서 대회 분위기를 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이어지는 쯔리겐 회장배 감성돔 낚시 개회식. 쯔리겐 FG 회장님의 인삿말로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회를 빛내줄 찬조 물품을 소개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갑니다.
    회원들이 선뜻 내놓은 박달대게, 감귤과 대봉감 박스등을 보니 이 모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30분, 극동항에서 출항하는 선수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상항이지만 대회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여기서 뱃길로 30여분 떨어진 금오도, 안도에서 감성돔 낚시가 진행되며, 각 선수들은 부푼 희망을 앉고 선단에 탑승합니다.

    저 역시 좋은 성적을 내어 수상권에 들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에 모인 선수들은 워낙 낚시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분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에, 저는 포인트 운이 따라주면 좋고 그게 아니라면 마음을 비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모처럼 낚시에 집중하기 위해 평소 들고 있던 카메라도 놨습니다. 이 날 촬영은 전부 아내가 담당. 전용 사진사가 되어 제 뒤를 보필하였습니다.


    대회장에 나와보니 반가운 얼굴도 많았습니다.
    선수 전부를 알지는 못하지만 게중에는 제 블로그를 잘 보고 있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신 회원님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또 한분의 반가운 얼굴. 뒤에서 "입질의 추억님?"하며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은 다름아닌 금성철 프로님입니다.
    저도 지금까지는 FTV나 잡지등을 통해서만 봤지 실제론 처음 뵈었습니다. 금성철 프로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낚시 대회 중 하나인 울릉도
    프로암 낚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많은 낚시인들에게 귀감을 사고 있고, 또 제가 존경하는 낚시인 중 한 분이기도 합니다.
    마침 같은 선단에 타고 계셔서 가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지루하지 않게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내린 상대 선수와 함께 곧바로 낚시준비에 들어간 입질의 추억

    여수 금오도에 도착한 배는 첫번째로 제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유는 제가 내린 포인트가 금오도에서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용머리 1번 자리이기 때문.
    첫 대회 출전에서 일단 포인트 복이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지 꽤 기대되는 상황.^^


    뜰채를 펴고 채비 세팅에 앞서 현장 상황을 체크합니다.
    주위를 살펴보니 배 댄 자리에서 정면으로 때리는 게 무난해 보이지만 우측을 보니 포말이 살랑살랑 일고 있는 홈통이 있어 고민중입니다.
    유명 포인트라곤 하지만 저는 이곳 지형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다만 내릴 때 7~8m가 나온다며 수심 정보를 알려주더군요.
    아마 친선대회다 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하지만 낚시를 해보면서 수심이 어떻게 떨어질지 직접 확인해 보지 않은 이상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이곳 금오열도권은 수심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곳도 있지만 또 어떤 곳은 평탄한 바닥 지형이 이어지다가도 일정 거리를 넘어서면 급심을 이루며 턱이
    지는 곳도 있기에 수심을 안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



    현장 조건은 빗방울이 약하게 내리고 있었고 시간은 한낮에 조류가 우에서 좌로 방방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채비의 예민성 보다는 아무래도 옆 바람이 좀 있기 때문에 채비의 안정감에 무게를 두고자 도토리 형태의 1호찌를 셋팅하였습니다.

    <<입질의 추억 채비>>
    1-530낚시대 - 2500번 릴 - 2호 원줄 - 1호찌 - -1호 수중찌 - 쿠션고무 - 도래 - 1.5호 목줄 4m - 감성돔 바늘 3호


    그리고 여부력을 최소화 시키고 밑채비에 안정감을 주기 위해 2B 봉돌을 도래 바로 아래에 물리고 B봉돌을 목줄 한가운데 물렸습니다.
    이 봉돌은 상황에 따라 도래나 바늘쪽으로 옮겨지면서 조절해 볼 생각입니다.


    드디어 첫 대회, 첫 캐스팅이 시작되었습니다.
    물색은 남해 서부권 특유의 탁도가 있습니다. 일단 배 댄 자리도 좋지만 저는 포말이 지고 있는 우측 홈통쪽을 노려봅니다.


    옆 선수도 낚시준비를 마치고 캐스팅을 하는데 거의 발 앞쪽을 노리는 군요.
    한 낮에 발 앞이라.. 날도 흐리고 물색도 탁하기 때문에 근거리를 노리는 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부를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첫 입질이 닿았습니다.


    만..작은 미역치가 올라오는 모습을 확인하였습니다.



    흐린 물색을 극복하고자 크릴을 여러마리 꿰어 던져본다

    홈통쪽을 공략했던 저는 몇 번 던져보고 이곳 수심이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시간에는 수심 낮은 홈통보다는 곶부리 정면이 나을 것 같아 자리를 옮기구요. 한번 친 밑밥은 끝까지 같은 곳을 노리며 치는 게 나으므로
    선택을 잘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첫 입질이 닿았습니다. 챔질하는 순간 뭔가 턱 하고 걸리는데
    밑걸림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조류가 방방하게 흘러가다 보니 찌 들어가는게 마치 입질처럼 내려가네요. 일단 감성돔 낚시에서 밑걸림은 대 환영입니다.
    저는 수심 정보를 알아도 밑걸림이 생기지 않으면 굉장히 불안해 하거든요. 감성돔 낚시는 몇 차례 밑걸림으로 바닥을 확인해야만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조류 흐름이나 분위기보나 한 마리 나올 것 같은데 안나오네요. 크릴을 만져보니 온도가 찹찹합니다.
    이러한 수온이라면 오늘 감성돔을 제외한 다른 대상어종들은 나오기 어려울듯 합니다.


    제가 낚시하는 우측 정면엔 감성돔 선상낚시가 한참입니다. 
    마침 뭔가를 걸고 파이팅 중인데요 옆 사람이 뜰채를 대는 걸 보니 감성돔으로 예상됩니다.
    제가 있는 자리를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먼 거리에서 받은 입질인데요. 다량의 밑밥을 부어가며 결대로 흘리다 받은 입질이기 때문에 저 곳을 중심으로
    감성돔이 집어가 되고 있다면 아무래도 제가 선 자리에선 입질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선상낚시. 오늘 감성돔 낚시의 복병이 될 것 같습니다.


    바로 이때, 옆 선수가 바람소리를 내며 강력한 챔질을 합니다.
    붕붕~~획획~~ 챔질을 어찌나 강하게 하던지 옆에서 보기엔 조금 아찔해 보이기도 한데요.
    그래도 발 밑에 바짝 붙인 덕에 작은 쏨뱅이라도 곧 잘 올라오는 모습입니다.


    아까부터 20m 전방에 있는 저 부표가 눈에 거슬립니다.
    하필 제가 포인트로 선정해서 흘리는 딱 그 지점에 놓여져 있어 굉장히 불안했는데요. 결국은..


    저 부표에 채비가 걸리고 말았습니다.
    한참을 힘겹게 끌고 와야 했는데요. 바위에 걸린 게 아니다 보니 아무리 낚시대를 당겨도 빠져 나오질 않네요.
    이럴 땐 정말 당혹스럽지요. 결국 채비를 터트리고 맙니다.


    찌 회수기로 어렵싸리 찌를 사수하고


    철수시간이 임박해오자 저는 미련없이 낚시대를 접습니다.
    지금의 상황으론 계속해도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 참 곤혹스럽네요.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제가 곤혹스러워 하는 이유가 대회날 성적이 저조해서가 아님을 잘 아실겁니다.
    성적이 문제가 아니고 이 조행기를, 이 글을 어떻게 써나가야 할지 참 암담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다못해 그럴싸한 잡어라도 잡혀주면 좋으련만, 꽝 조행기는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맥이 빠지기 마련입니다.

    이 날 저는 낚시에 입문하고 처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단 한번의 입질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 흔한 잡어조차도..(남해권 기준)
    이쯤되니 다른 선수들 조과가 궁금해집니다.


    금오도에서 바라본 일몰, 여수 감성돔 낚시

    대회가 끝나고 저마다 선수들은 낚은 고기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선수들이 잡아온 감성돔들

    이 날 대회 참가인원은 역대 최고의 참석율을 보이며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총 64명의 선수가 참여했으며 이 중 20명이 감성돔 손맛을 봤습니다. 확률로 따지면 약 30% 정도..
    저는 용머리 1번자리라는 비교적 좋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했지만 저도 옆 선수도 입질 받는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용머리 일대에선 단 3마리만 나왔다고 하네요. 어떤 선단엔 전체 인원중 단 3마리만 나오고, 또 어떤 선단엔 20여마리가 무더기로
    나오는 등 포인트 편차가 심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아무리 유명 포인트라도 조건이 안맞으면 허당임을 여실히 알게 해주네요.^^;

    총 64명의 선수들 중 20명 만이 감성돔 손맛을 봤기 때문에 1위부터 20위까지 순위가 결정되었습니다. 총 마릿수는 36마리.
    1위는 42.4cm를 포함 다섯마리를 잡으신 최수원님이, 2위는 37.5cm를 포함 역시 다섯마리를 잡으신 금성철프로님이 되셨습니다.
    금성철 프로님은 중간에 감성돔 한마리를 방생했다고 하네요. 25cm가 넘어갔지만 자신도 모르게 평소 버릇대로 방생했다고 합니다.
    그걸 방생하지 않았다면 1위가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순간입니다.


    대회는 식사와 시상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날 식단엔 찬조품목인 박달대게가 맛깔나게 쪄서 나왔습니다.


    부끄럽지만 제 소개 장면도 찍어 놓은 게 있어 올려봅니다.^^;


    시상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1위는 250만원 상당의 디지털 TV를 포함하여 두개의 부상까지
    2) 2위는 로봇 청소기와 부상
    3) 3위는 박달대게 한박스와 부상으론 갓김치 한박스
    4) 네번째는 참석인원이 모두 만원빵을 했습니다. 이 돈은 이 날 최대어를 하신 분에게 돌아갔습니다. 62만원 현금지급(갠적으로 노렸는데 ^^;;)



    낚시후라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모자이크 처리 했으니 양해 바래요.(그래도 모자이크는 컬러풀하게 시도를 해봤는데 좀 징그럽군요.;;)
    시상권에 들지 못한 나머지 44명의 선수들은 추첨에 의해 경품을 타갔는데 이 재미가 참 솔솔하였습니다.
    상품은 한조무역에서 지원한 고급 원줄과 소품 케이스.

    저는 이러한 경품 추첨에 운이 지지리도 없습니다.
    추첨이 시작되고 한참이 지났지만 역시나 저는 이런 것에 운이 없나봅니다. 제 번호가 45번인데 끝까지 뽑히지 않더군요.^^;
    그리고 경품 추첨도 거의 마무리가 되었을 시점, 상품이 남아버리자 이번에 뽑히는 분은 3개를 주겠다고 했는데 거기서 제가 당첨되었습니다.
    추첨운이 없는 제가 이런 상황에선 또 운이 되네요.^^;
    마침 2.5호 원줄이 하나도 없어 필요했는데 두개나 탔습니다. 귤은 아내가 탔습니다. 흔치않은 여성조사라고 챙겨주시더군요.^^

    대회를 마무리한 후 우리부부는 근처의 민박집을 잡고 나서야 여정을 풀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금오도로 나가 자율낚시를 했고, 철수하자 마자 저녁에 예약되어 있는 호래기 낚시배를 타기 위해 진해로 건너왔습니다.
    그러나 그 날 갑자기 주의보가 발효되는 바람에 호래기 낚시가 전면 취소되었고, 우리는 그길로 서울에 올라와야 했습니다.
    너무나도 아쉬웠던 여수 금오도 감성돔 낚시. 그것을 달래기 위해 저는 어제 전남 황제도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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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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