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낚시] 무늬오징어 에깅낚시, 무늬오징어를 먹는 특별한 방법


    입질의 추억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음식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차라리 6시 내고향 리포터처럼 '이것'을 잡으러 나가
    현지인 스타일로 맛있게 먹는 법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뭐냐구요? ^^

    "바로 무늬오징어입니다."

    무늬오징어는 일반 오징어와 달라 낚시를 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겐 굉장히 생소할텐데요. 
    이것을 먹을때는 웃으면 안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심지어 먹고난 후 '응아'도 확인하면 안되요.^^;;




     



    PM 4시, 거제도 지세포항

    타이틀에서 밝혔듯,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무늬오징어"입니다.
    오징어는 오징언데 무늬 오징어가 뭐지? 하시는 분들,  분명 계실꺼예요. 그래서 알기쉽게 설명을 드리자면요.

    우리가 평소에 흔하게 먹는 오징어는 "살오징어"입니다. 반면 오늘 잡으러 갈 오징어는 "에깅낚시"라는 방법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어 낚시를 하지 않는
    분들에겐 다소 생소해요. 원래 표준명은 "흰꼴뚜기"인데 남해와 제주의 낚시꾼들은 "무늬오징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무늬오징어를 잡으러 가보겠습니다.


    무늬오징어를 잡으러 가는 배 조타실

    채비 준비가 한창인 아내

    한치, 무늬오징어등을 낚을 때 사용하는 에기(인조미끼)

    무늬오징어 낚시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시즌을 맞이합니다.
    제주도야 일년 내내 낚을 수 있다지만 그보다 윗쪽 지방인 거제도는 지금 이 시기인 8~10월까지만 잡힌다고 해요.
    낚시채비는 매우 간단합니다. 낚싯줄에다 저렇게 에기(인조미끼)를 달면 끝이예요. '에기'라는 인조미끼를 사용해서 '에깅낚시'라고 부릅니다.

    저것을 물속에 던져 넣으면 바닥으로 가라앉는데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낚시대를 위로 툭툭 치면서 릴을 감고 또 다시 가라앉혔다가 툭툭 치기를 반복하면
    수중에서 물고기 한마리가 헤엄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요. 그것을 먹이로 착각한 오징어가 촉수(다리)를 뻗어 덮치게 됩니다.
    그리곤 저 꽁무늬에 달린 바늘에 걸리게 되는 재밌는 낚시 방식이지요.

    사실 저는 에깅낚시가 처음입니다. 데뷔전인 셈이죠.
    아내는 작년 가을에 해본 적이 있지만 무늬오징어 대신 문어를 두마리나 잡았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올 가을엔 에깅낚시를 자주 할 것 같아요. 나중에 좀 더 익숙해지면 자세한 채비 및 공략에 대해 포스팅을 해드리겠습니다.


    무늬오징어를 향한 어복부인의 힘찬 캐스팅

    테트라포트나 석축등 무늬오징어 포인트가 될 만한 곳에다 채비를 바짝 던져 넣는다

    느즈막히 출발해 낚시 시간이 많지는 않아요. 이때가 오후 5시. 
    무늬오징어가 주로 낚이는 시간은 동틀때를 비롯해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어둑어둑 해질때까지 약 3시간 가량입니다.
    이때 집중적으로 낚아야 조과가 좋은건 다른 어종도 마찬가지겠지요.


    전방 20m 앞에 삼치떼로 인한 보일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데 낚시 시작하자마자 생각도 못한 삼치떼가 급습합니다.
    아마 베이트 피쉬(멸치등)를 먹기 위해 쫓아 들어온 모습인데요. 그 모습이 장관입니다.
    스푼루어가 있었다면 저것들 몇 마리고 낚아 올렸을텐데 지금은 에깅낚시 채비여서 잘 안물꺼 같습니다.
    아내는 혹시나 싶어 채비를 날려보지만 녀석들, 에기를 본채 만채 무심히 지나가 버리네요.


    그러던중 옆에서 첫번째 입질이 왔습니다.
    바로 옆에서 낚시하던 현지꾼이 베테랑 답게 첫수를 올립니다.



    마치 나 살려! 하는 듯  사방으로 먹물을 쏘아대며 뱃전위로 올려집니다. 
    이 장면을 본 우리는 더 열심히 던지고 감고를 반복합니다. 무늬오징어 낚시를 할 때 특유의 액션이 있는데 처음엔 잘 몰랐다가 옆에 분이 하는 걸
    커닝하면서 따라하기 시작합니다. ^^;


    해가 늬엿늬엿 지기 시작하고 무늬오징어가 하나 둘씩 선을 보이자 아내의 손놀림도 바빠지고 있다

    생애 첫 무늬오징어를 득템하는 입질의 추억

    드디어 저에게도 한마리 올라왔어요. 릴링하던 도중 뭔가가 잡아 끄는 느낌이 들어서 감아 올리니..


    무늬가 알록달록한 무늬오징어입니다. ^^*
    난생 처음 낚아보네요. 이 정도는 사이즈가 작은 축에 들지만 생각보다 탈탈거림이 있어 재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에깅낚시는 처음이다 보니 녀석을 다룰 줄 몰라 그만 손가락을 물리고 말았습니다. ㅠㅠ
    아차하는 순간이였죠. 미끼를 빼내려고 다리를 잡았는데 순식간에 자기 입으로 가져가더군요.

    손가락을 보니 면도날로 베인듯한 상처가 났고 피가 흘렀습니다.
    보는 모습과는 다르게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네요. 입과 다리쪽은 잡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첫번째 무늬 오징어를 갈무리하는데 아내한테도 입질이 왔습니다.



    "왔어? 왔어?"

    그런데 반응이 뾰루퉁합니다.
    중간까지 끌려오다가 바늘이 벗겨져 버렸나봐요. 첫 무늬오징어의 입질을 받은거 같은데 아쉽게 놓치고 말았습니다.
    현지꾼이 말하기를 무늬오징어를 낚을 땐 챔질은 금물이라고 합니다. 입질이 오면 그저 천천히 릴링을 하라며 조언해줍니다.
    그간 낚시하던 버릇이 있어 입질이 오면 챔질부터 했는데 아마 그래서 놓친건가 싶어요. 그러고보면 제가 낚은 건 운이 따라줬나 봅니다.


    벌써 3마리째 낚는 현지꾼

    옆에선 연신 낚아대니 아내 속은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에기의 색깔 선택이 잘못되서일까? 액션이 안좋아서일까?
    순간 저에게도 입질이 옵니다! 뭔가 확 잡아끄는데 이번에도 반사적으로 챔질을 하고 말았습니다만..


    다행히도 무늬오징어가 올라옵니다. 보니깐 촉수를 제대로 뻗었네요.
    저 물고기 모양의 인조미끼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른채 달려든 무늬오징어.
    그 단순함이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론 액션을 적절히 줘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요렇게 보니 참 예쁘게도 생겼죠? ^^



    "이것이 거제도 무늬오징어입니다!"

    평소 때 하던 찌낚시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이제 시식하러 갑니다.
    무늬오징어가 그렇게 맛이 좋다던데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저로선 기대가 큽니다.

    이 날은 조황이 무척 안좋았어요. 다들 씨알도 마릿수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낚시왕 김정욱님을 비롯하여 현지 무늬오징어 고수분들과 함께 했는데도 거의 몰황수준이였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무늬오징어는 특히 배낚시를 하면 수십마리씩 낚이곤 하는데, 이 날 현지꾼의 말을 빌자면 활성도가 매우 안좋았다네요.
    촉수를 뻗어 공격해야 하는데 어지간해선 잘 안붙었답니다.
    제일 많이 낚으신 분이 5마리, 저는 3마리, 그리고 우리의 어복부인은 한마리도 못낚았어요. ㅠㅠ
    비록 낚시시간이 매우 짧았지만 철수하고 난 후 지금까지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저 정도 사이즈면 무늬오징어 중에선 거의 아가야 수준이랍니다. 큰건 2~3키로짜리도 있어요.
    이 날 잡은건 흔히 "감자"사이즈라고 해서 크기는 작지만 맛은 좋다고 합니다.
    횟감은 클수록 맛있지만 오징어와 같은 연체류는 작아야 질기지 않고 맛이 좋다고 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낚은 무늬오징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즉석으로 회를 쳐도 되지만 그럴려면 현장에서 피를 빼와야 해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삶아먹는 겁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약간 독특해요. 이는 거제도 현지꾼들이 해 먹는 방법인데요.
    우선 낚은 오징어는 물에 씻지 않습니다. 내장도 빼지 않고 그대로 냄비에 담아 놓으시고요.
    소주를 자작해질 정도로 부어줍니다. 물은 절대 넣지마세요. 물로 삶으면 비린내가 날 수 있답니다.


    그리고 푹 끓여주세요. 중간에 뒤집어도 안됩니다.
    그렇게 5분 이상 팔팔 끓이고 나면 딱 한번만 뒤집으세요. 그리고 다시 5분 가량 삶아주세요.


    끓이다보면 먹물이 진득하게 나올겁니다. 여기서 나오는 맛은 먹물이 포인트예요.
    이제 다 익었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줍니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무늬오징어 먹물 데침 완성

    흐흐 보기엔 어떠실지 몰라도 이게 생각보다 맛이 끝내줍니다.
    그 맛의 근원은 바로 먹물에 있는데, 진짜 오징어 맛을 보려면 먹물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죠. 무늬오징어도 예외는 아녀요.
    먹물 특유의 고소함과 요오드함에 질기지 않고 샥샥 씹히는 쫄깃함이 일품입니다.


    소스는 두가지예요.
    하나는 고추냉이를 살짝 푼 초고추장이고.



    이것이 진정 소주를 부르는 맛

    다른 하나는 일식 간장에 고추냉이를 풀어서 콕 하고 찍어먹으면..
    알싸함과 동시에 쫄깃함과 고소함이 느껴질 것입니다.

    사실 액면은 비호감이지만 맛을 보는 순간 그래서 다들 "무늬오징어 무늬오징어"하는 구나 싶습니다.
    일반 오징어와는 씹히는 식감에서 고소함이 비교가 안됩니다. 저도 이날 처음 먹어보고 반했는데요. 계속 씹으니 살에서 단내가 나요.
    무늬오징어에 맛들이면 시장에서 오징어 사먹기가 힘들어진다는 말, 농담이 아닌거 같아요. ^^
    그런데요. 이것을 드실땐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왠만하면 먹는 도중에 웃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것"

    먹고난 뒤 양치질은 필수! 안그러면..
    이빨과 잇몸, 혓바닥까지 새까맣게 물들어 있어 좌중의 웃음바다를 살 수 있게 되요.
    특히 손님이 드나드는 점포같은 곳에서 먹을땐 입 닦고 말하세요. 안그럼 이상하게 쳐다볼 수 있습니다.
    외출하실땐 더더욱 조심 ㅋㅋ

    "하루가 지나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면 가급적 뒤돌아 보지말것"

    잘못하면 큰 병에 걸린 줄 알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 있어요.

    "처음엔 대장암인줄 알았어요" 

    제대로 대장암 돋는 변 색깔에 오해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다음날 화장실에서 확인해보는데 요건 차마 말로 할 수 없네요. ^^;;
    아무튼 이 날 처음 맛 본 무늬오징어는 정말 환상적이였습니다. 굳이 먼바다 안나가도 되요. 
    남해나 제주도에 사신다면 무늬오징어 잡아 바다의 깊은 맛을 느껴보는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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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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