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턴 여행] 단아한 도시 야경을 보여준 에드먼턴(야경사진 포인트)



한적한 주택가에서 시작된 석양

에드먼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서울이 그랬어야 하는데'와 같은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캐나다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이자 앨버타의 주도인 에드먼턴(Edmonton)은 그 이름의 유래가 영국(London)에서 왔다는 설이 설득을 얻고 있습니다.
1795년 영국의 허드슨 베이사가 노스 사스캐처원강 하류 32km 지점에 세운 모피 교역소의 이름이 포트 에드먼턴이었는데 이후 근방에 도시가
만들어지면서 도시 이름도 에드먼턴이 되었다고 해요. 그것이 에드먼턴의 시작이었습니다.

"에드먼턴은 세 가지 별명을 가진 축복의 도시"

이 도시를 둘러싼 일대 혁신은 19세기 말에 펼쳐집니다. 아직 알버타가 만들어지기 전, 에드먼턴은 1886년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캐나다 북부 알래스카를 지나는 포티마일 강에서 금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전역에서 황금빛 꿈을 품은 사람들이 대거 몰려
왔는데 그들 발길이 꼭 거쳐야 하는 도시가 에드먼턴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에드먼턴은 <골드러쉬의 기착지>라는 별명을 가졌습니다.

골드러쉬를 기반으로 에드먼턴은 차곡차곡 발전해 나갔습니다. 농산물 유통, 가공, 낙농 등 물류의 중심지로 발전하던 중 1947년, 에드먼턴 인근에서
검은 석유가 발견되어 또 한번 난리가 났습니다. 반경 120km 이내에서 발견된 석유를 바탕으로 도시는 급성장했는데 이런 이유로 에드먼턴은
<석유의 수도>라는 또 하나의 별명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별명이 있었는데요. 이것만큼은 서울이 닮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에드먼턴은 위도상 꽤 북쪽에 있어 겨울은 길고 여름은 유달리 짧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는데다
그 기간이 꽤 길고 지루해 이곳 주민들은 짧은 여름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 다양한 축제를 여름에 집중 개최함으로써 여행자의
발길을 사게 됩니다. 그래서 에드먼턴은 <축제의 도시>라는 또 다른 별명을 얻게 됩니다.
저는 골드러쉬와 석유 기적으로 부흥한 이곳 에드먼턴의 야경을 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노숙의 흔적

다리를 건너려던 찰나 뭔가가 눈에 들어왔는데요. 다름 아닌 노숙의 흔적이네요. 아무렴, 복지가 좋기로 유명한 캐나다도 이런 그늘은 있나 봅니다.
이곳에서 노숙하려면 영하 20도를 견뎌야 할 텐데 도대체 어떤 이들이 무슨 사연으로 노숙하게 되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요.


리버 밸리, 노스 사스캐처원 강

크루즈 투어로 알려진 유람선은 비수기를 맞아 쉬고 있었다.

에드먼턴을 가로지르는 노스 사스캐처원 강

야경 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들렀던 곳은 아침에 세그웨이를 탔던 곳.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야경을 찍을만한 풍경이 아닌 듯합니다. 해는 지고 있어 서둘러 촬영 포인트를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죠.


차를 타고 장소를 이동해 각도를 잡아 보지만, 여기도 아닌 것 같다.

두 번째로 옮긴 곳은 다리 건너 다운 타운이 보이는 도로변입니다.
에드먼턴의 야경은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구도를 잡는 게 맞을 것 같아 이미지 트레이닝만으로 이곳을 찾았습니다만, 역시 아닌 듯합니다.
해는 계속해서 기울고 있어 마음은 급해지는데 이유는 이날이 아니면 야경 담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
렌터카를 몰고 다리를 건너 다운타운을 가로질렀다 다시 돌기를 몇 차례 반복.


야경 촬영지로 낙점된 이곳은 학교가 보이는 작은 주택가였다.


그렇게 시내를 돌던 중 그럴싸한 곳을 발견하고 차를 후진해서 들어왔습니다. 적당한 곳에 차를 대고 구도를 잡으니 그럴싸하네요. 
고층 건물에서 찍지 않는 한 지상에서의 야경 촬영은 이곳이 유일할 듯합니다.


해가 지면서 땅거미가 조금씩 깔리기 시작한다.




"해가 꺼지고 밤이 오길 기다린 지 한 시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든 건 이곳에 와서 삼각대를 설치한 지 한 시간가량 지났을 때였습니다.
해가 지고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밤이 오지 않는 괴현상에 어리둥절한 저는 계속해서 불어오는 강바람에 옷깃만 단단히 세워야 했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지?"

야경을 찍으려면 날이 어둑해져야 하는데 해가 지고 나서도 좀처럼 어두워질 기미가 안 보이자 시계만 멀뚱히 보기를 여러 번.
시간은 이미 오후 8시를 넘었는데 밤은 오지 않은 채 저 상태로 멈춘 듯했습니다.
이상히 여긴 저는 그제야 이곳이 위도가 높아서 생기는 현상이란 걸 눈치챘죠.


밤이 올 것 같은데 이 상태로 멈춰선 하늘

단아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에드먼턴의 야경, 캐나다 알버타


에드먼턴의 야경은 다리와 다운타운을 배경으로 찍는 스팟이 유일한 포인트로 보인다.

이곳은 작고 조용한 주택가라 큰 개를 끌고 산책 나온 주민들이 자주 지나갑니다.
어느덧 8시를 넘기자 햇빛은 서서히 잃었고 도시 불빛이 선명히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
삼각대를 세우고 빅 카메라로 촬영하는 이방인의 모습이 신기한 듯 쳐다보던 주민들도 이제는 뜸해졌습니다.

에드먼턴의 야경은 그렇게 슬로우모션으로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밤이 오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철수해야 했었죠.
일몰이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덕에 한 장소에서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 좋았지만, 추위 앞에는 장사 없더군요.
갑자기 바람이 불고 추위가 엄습하자 고독함이 밀려옵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에드먼턴의 야경은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하네요.
비록 화려한 야경은 아니었지만, 단아한 도시 야경을 보여준 에드먼턴. 슬슬 작별을 고할 시간이 왔습니다.



#. 매직아워와 해창만 두 시간, 참 독특했던 일몰
한국 같았으면 해가 수평선에 걸린 지 30분 만에 어둑해질 텐데 에드먼턴의 겨울은 태양의 궤적이 확실히 한국과 달랐습니다.
대기는 맑고 고도가 낮아 비스름히 떨어지므로 태양 빛이 매우 강렬하지만, 사진 찍기에는 빛이 예쁩니다. 
일출과 일몰 시각도 12시간으로 똑같았다는 점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졌지요.
제가 에드먼턴 여행을 했던 3월 초순, 일출 시각이 8시였고 일몰 시각도 8시였습니다.

여름이면 일몰 시각이 더 늦춰지면서 일부에서는 백야 현상이 오겠죠.
이날 일몰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다가 수평선에 걸릴 때가 오후 7시였는데 이때부터 한 시간 반까지는 계속 비슷한
상태로 머무른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재스퍼를 비롯해 에드먼턴은 일몰 시각이 무척 길다는 게 특징이에요. (계절이 바뀌면 또 달라짐)
사진가들이 말하는 <매직 아워>가 한국보다 무려 두 배나 기니 촬영하기에는 좋고, 낚시꾼들이 말하는 소위 <해창>도 길게 이어지니 왠지 입질을
더 많이 받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일몰 시각이 길어졌다고 해서 물고기 식사시간도 그만큼 길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

에드먼턴의 야경을 담을 때는 몇 가지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일몰 시각을 확인하고 갈 것. 둘째, 일요일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촬영했던 이 날은 일요일이라 다리 위 차량 통행량이 적었어요.
더불어 건물의 빛도 약했죠. 캐나다가 한국보다 야근을 덜 하면 덜했지 많이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평일 날 찾는 게 야근에 의한(?) 빛의 풍부함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 지도는 제가 촬영한 야경 포인트입니다. 혹시 에드먼턴의 야경을 담고 싶다면 참고하시기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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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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