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착한 식당, 정성이 느껴지는 황태해장국


 

 

제주시 연동에 있는 황태요리 전문점

 

인터넷 맛집, 방송 맛집, 어느 동네의 무슨 맛집 등등 맛집이 난무하는 세상에 진짜 맛집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게 없듯, 원조를 외치거나 어디에 출연했네! 식의 요란한 간판이면 의심부터 드는 자칭 맛집 식당들.

여기도 맛집, 저기도 맛집, 맛집 아닌 곳이 없는 세상에서 정말 괜찮은 식당은 묵묵히 자기만의 음식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곳은 음식이 화려하거나 독특한 메뉴로 승부하는 식당이 아닙니다. 어느 케이블 TV 방송에서 선정한 착한 식당은 더더욱 아니고요.

그냥 동네 골목길에 흔히 있을 만한 황태해장국 집입니다. 황태 정식을 팔고 황태구이를 파는 평범한 식당이지요.

 

 

황태에 대한 설명

 

보통은 메뉴판이라 적어 놓는데 이곳은 정감있게 '맛차림표'라 되어 있네요.

황태는 러시아산이며 강원도 진부령 덕장에서 직송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오늘날 국산 명태가 거의 실종되었기에 대부분 러시아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김치는 국내산으로 직접 담근다고 합니다. 이 집 사장님은 매일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동문시장에서 손수 장을 본다고 합니다. 

김치부터 시작해 밑반찬, 후식(발효음료인 쉰다래)까지 모두 손수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 식초로 강제 발효한 김치를 내고 찌개와 밑반찬에는 쇠고기맛 다시다와 미원을 남발해 맛을 급조한 음식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지요.

 

재료가 당당하고 자부심이 있는 식당은 재료가 가지는 순수한 맛을 봐주길 원합니다. 첨가물로 맛을 더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메뉴판 아래에 적힌 문구는 쉽게 지나칠 만 한 내용이지만, 의미를 곱씹어보면 음식에 애정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문구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무나 쓰지 않은 문구이기도 하지요.

 

 

 

황태해장국 2인분(14,000원)

 

특이하게도 해조류의 일종인 청각이 밑반찬으로 나옵니다.(사진의 가운데) 청각은 김장 김치 담글 때 주로 사용하는 해조류의 일종입니다. 

나머지 반찬은 특별하지 않습니다만, 식당에서 흔히 내는 공장 반찬도 아닙니다. 

달걀 후라이에 뿌린 검은 깨는 정말 사소한 부분이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 쓰고자 하는 것이 엿보입니다.

 

 

해초의 일종인 우뭇가사리 묵으로 만든 묵사발

 

오이와 잣으로 고명을 얹은 묵사발이 이른 아침부터 술술 넘어갑니다.

그런데 맛은 생각보다 굉장히 시큼하네요. 이걸 맛보니 전혀 상관없는 초된장이 생각납니다.

예전에 제주 토박이 낚시꾼들과 함께 갯바위에서 갓 잡은 벵에돔을 썰어 먹었는데 그때 그분이 가져온 초된장이 아주 시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특징일까요? 식초의 새콤함을 강조한 초된장과 이 묵사발이 절묘하게 오버랩 되네요. 

 

 

황태해장국

 

겉보기에는 여느 식당과 다를 게 없는 황태해장국.

 

 

수저로 뒤적거려 안에 든 내용물을 확인해도 특별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 수저를 떠보니 다른 곳에선 느끼지 못했던 깔끔하고 개운한 국물 맛.

전날 밤, 소주 두 병을 먹고 잠들었는지라 식도 벽에 남아 있을 소주 몇 방울을 단숨에 씻기는 듯한 시원함. 푼 달걀의 포슬포슬함. 말랑한 두부까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은 황태해장국이 텁텁하지 않고 이 정도로 시원할 수 있다니.

지금까지 먹은 황태해장국은 뭐였을까요? (아마도 제대로 된 황태가 아니었던 듯.)

 

 

찰기가 좋았던 쌀밥. 여러 번 씹으니 밥에서 단물도 느껴집니다. 식당에서 좋은 쌀 쓰기가 쉽지 않을 텐데.

 

 

새우살도 몇 점 맛을 봤는데 무르지 않으며 각이 잡힌 살점이 싱싱했습니다. 쓰디쓴 암염으로 절인 새우젓은 아닌 듯.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왕 원산지를 표기한 김에 새우젓까지 표기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란 생각이 들고.

 

 

황태해장국, 황태 요리 전문점 민재네

네비 주소 : 제주시 연동 291-18

영업시간 : 오전 7시부터 21시까지(아침 식사 가능), 일요일은 휴무

주차 시설 : 없음

 

#. 어머니가 해준 황태해장국 맛, 민재네

사실 저는 황태를 그리 즐겨 먹는 편이 아닙니다만, 방송국 피디님이 권해서 동행하였습니다.

먹거리 관련 프로그램의 방송국 피디가 추천하는 식당은 현지인이 추천하는 식당만큼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음식 자체가 특별했다기보다는 소탈하고 잔잔한 여운이 남는 그런 맛이었죠.

자극적인 음식이나 조미료에 길든 사람들은 이런 수수한 음식에서 뭐가 특별할 게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그간 적잖은 식당을 다녀보니 정말로 좋은

식당은 겉으로 치장하지 않음을 느껴왔습니다. 음식에 충실할 뿐이죠. 손님 눈에는 잘 안 보이지만, 일괄적인 맛을 내기 위해 정성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것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면, 우리의 외식 문화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후식으로는 매실차가 나왔는데(이날은 손수 만든다는 쉰다래가 안 나왔음) 이것도 원액을 직접 담그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냥 이 집 사장님은 뭐든지 직접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듯합니다. 근래에는 보기 드문 식당을 만난 것 같아 제 기분도 흡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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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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