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대하와 흰다리새우 구별법, 이것만 알면 돼


 

충남 남당리 자연산 대하 축제 현장

 

자연산 대하와 흰다리새우 구별법은 3년 전부터 쓰려고 계획했습니다만, 번번이 때를 놓쳐 이제야 쓰게 되었습니다.

뉴스에서는 올해 대하가 풍어라며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고 보도에 열을 올립니다. 과연 그럴까요?

지역 축제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실망감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정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실감하였고 이 부분에 관해서는 조만간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오늘은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대하와 흰다리새우 구별법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요즘 축제장이나 시장에 나가 보면 실한 새우가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주로 양식산 흰다리새우인데요.

그 속에서 간간이 모습을 보이는 게 우리 바다에서 잡힌 토종 대하입니다. 예전에는 대하도 양식을 했지만, 지금은 잘 안 해 자연산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원산지가 중남미인 흰다리새우는 전량 양식산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종이며 가격 차이도 크게 나니 상인들은 구분해서 팔아야겠죠?

 

 

 

#.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구분하는 쉬운 방법

사진에 대하와 흰다리새우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어느 것이 대하이고 어느 것이 흰다리새우인지 감이 오시나요?

이미 알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아마 대다수는 잘 모를 것입니다. 인터넷에 '대하와 흰다리새우 구별법'을 치면 비슷한 내용의 글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대부분 퍼온 내용이 많았고 사진도 또렷하지 않다 보니 잘못된 내용도 일파만파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눈알이 튀어나온 여부'입니다. '눈알이 튀어 나와 있으면 흰다리새우이다.'라는 어디로부터 인용한 내용인데요.

말이 사실이라면 위 사진 중 아래 것이 흰다리새우가 돼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새우는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알이 튀어나온 정도가 다릅니다.

또 얼마만큼 튀어나와야 흰다리새우인지 기준이 모호합니다. 따라서 눈알이 튀어나온 여부로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구별하는 것은 자칫 판단에 오류를

범할 수 있어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또한,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구별할 때 거론되는 내용은 이마에 달린 '뿔'의 길이입니다. 뿔이 길면 대하이고 뿔이 짧으면 흰다리새우인 것.

그런데 뿔의 길이란 것은 상대적이므로 정확히 알고 살피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어류를 구분하는데 늘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알포인트'입니다. 알포인트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명료한 차이여야 합니다.

알포인트를 알아둔다면, 어류와 수산물의 구분이 한결 쉬워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구별하는 알포인트는 뿔의 길이도 눈알이 튀어나온 정도도 아닌 바로 '꼬리지느러미'에 있습니다.

한 마디로 꼬리 하나면 대하와 흰다리새우의 구별이 완벽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흰다리새우의 꼬리입니다.

 

 

이것은 대하의 꼬리입니다.

 

 

흰다리새우의 꼬리는 대체로 붉은색만 띠지만, 대하는 초록빛이 감돕니다.

이것이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이며 멀찌감치 떨어져서 봤을 때도 구별 가능한 포인트입니다.

 

 

 

흰다리새우를 위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대하를 위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러므로 꼬리지느러미의 색 차이가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구별하는 알포인트입니다.

꼬리를 볼 때는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각각의 고유한 색이 탁하거나 흐려져 있다면 신선도가 좋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대하는 그 날 잡힌 것일수록 초록색이 선명하며 하루, 이틀 지나면 조금씩 흐려지니 선도가 좋은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만 알아도 축제장이나 시장에서 자연산 대하를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겁니다.

대하와 흰다리새우는 이러한 차이 말고도 많습니다. 내친김에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꼬리지느러미를 확인하고 보아야 할 것은 수염의 길이입니다.

흰다리새우도 수염이 잘리지 않은 것은 꽤 긴 편입니다만, 자연산 대하에 비할 바는 못 됩니다.

자연산 대하 수염은 자기 몸집의 2~3배에 이를 정도로 매우 깁니다.

 

 

흰다리새우(위), 대하(아래)

 

세 번째로 보아야 할 것이 흔히 알려진 '뿔의 길이'입니다.

흰다리새우는 뿔이 코끝을 넘지 않지만, 자연산 대하는 뿔이 코끝보다 좀 더 나와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흰다리새우(위), 대하(아래)

 

그런데 뿔이란 건 상태에 따라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살펴보니 뿔이 잘려나간 대하도 있었습니다.

뿔보다 더 명확한 차이는 '더듬이 길이'입니다. 흰다리새우의 더듬이는 매우 짧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반면, 대하는 더듬이가 수염과 착각할 정도로 깁니다. 여기까지가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구분하는 확실한 포인트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차이가 있으니 이왕 글 쓴 김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흰다리새우(위), 대하(아래)

 

다리만 놓고 본다면, 흰다리새우가 하얗고 대하는 붉은색을 띱니다.

 

 

흰다리새우(위), 대하(아래)

 

몸통 색은 대하가 흰다리새우보다 좀 더 밝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흰다리새우가 죽은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색상 차이일 뿐입니다.

자연산 대하는 잡힌 지 수 분 만에 죽어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시장에서 접하는 대하는 대부분 죽어있습니다.

반면, 흰다리새우는 양식으로 들어오므로 살아 있으며 간혹 죽어버린 흰다리새우를 진열해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죽은 흰다리새우도 대하처럼 몸통 색이 밝아지니 대하와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앞서 말한 꼬리 지느러미, 수염, 뿔을 보고 고르면 됩니다.

 

 

대하(위), 흰다리새우(아래)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구웠습니다. 새우를 굽게 되면 모두 붉게 변하므로 이때부터는 꼬리지느러미의 색 차이로 구별이 어렵게 됩니다.

구웠을 때는 수염의 길이와 뿔의 길이를 보고 판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축제장이나 시장에서 자연산 대하구이를 주문했는데 살아있는 새우를 가져오거나 혹은 위 사진에서 아래의 모습을 한 새우가 익혀져 나왔다면, 

대하 가격을 받고 흰다리새우로 팔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하(왼쪽), 흰다리새우(오른쪽)

 

둘 다 익히면 색소 성분에 의해 붉게 되지만, 정도의 차이는 벌어집니다.

흰다리새우는 전체적으로 붉은색이 고르지만, 대하는 군데군데 밝게 뜹니다.

 

 

흰다리새우(위), 대하(아래)

 

하지만 껍데기를 벗기면 그러한 차이도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나마 혈합육에서 미세하게나마 차이를 보입니다. 표면의 찍힌 붉은 점을 유심히 보면 색이 진한 게 대하이고 색이 엷은 것이 흰다리새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차이는 둘이 한 자리에 놓여 있을 때 비교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때는 사실상 구별이 어렵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새우를 익혔을 때 붉게 변하는 이유는 색소단백질 성분인 '아스타잔틴'때문입니다. 

새우뿐 아니라 게 등 갑각류라면 종류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아스타잔틴이 들어 있으므로 붉게 변합니다.

 

 

#. 대하와 흰다리새우, 맛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분할 수 없다.' 입니다. 혹자는 대하가 자연산이라 더 맛있네. 흰다리새우가 좀 더 단맛이 나네. 하지만 사실 이 둘의 맛 차이는 종류에

따른 것보다 '선도'에 따른 차이가 더 클 것입니다. 비슷한 선도의 대하와 흰다리새우로 구웠다면, 육질과 맛에서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물론,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이는 무시해도 될 만큼이니 오로지 맛으로만 따지자면 구태여 비싼 돈 들여 자연산 대하를 먹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양식 업자들은 기르기가 쉽고 일 년 열두 달 출하할 수 있는 흰다리새우를 선호하는 것이겠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지금 대하 축제가 한창입니다.

충남 남당리 항에 가면 자연산 대하와 흰다리새우를 작년 시세보다 조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만, 축제를 이용할 때 알아둬야 할 점이 있습니다.

축제에는 반드시 바가지 상혼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조만간 '자연산 대하 축제를 지혜롭게 이용하는 팁'에 관해 글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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