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창포 참돔 타이라바 낚시


 

 

"참돔 타이라바"

 

광어 다운샷과 함께 최근 몇 년 동안 서해권에서 붐을 일으켰던 낚시 장르입니다.

타이라바에서 타이는 '도미'을 의미하는 일본명 '다이'에서 왔고, 라바는 웜이나 벌레를 의미하며 루어의 일종인 '러버 지그'가 그 유래이지요.

즉, 도미와 러버 지그가 만나 타이라바가 되었고 그것이 한국에 뿌리를 내린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쯤이었지만 최근 5년간 서해에서 가장

활발하고 뜨겁게 낚시가 행해지면서 주요 낚시 장르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야 갯바위 릴 찌낚시를 주로 하니 루어나 선상낚시는 가끔 외도하는 정도로 즐겨왔는데요. 참돔 타이라바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무려 다금바리를 노리기 위해(방송 촬영 때문에) 러버 지그를 한 적이 있었지만, 제 기억 속에 이러한 낚시는 바닥층에서 두두둑하는

몇 번의 쏨뱅이 입질이 전부였기에 이번 낚시는 배우는 자세로 임했습니다. 초짜가 사고 치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말이죠. ^^

 

 

AM 5:30, 충남 무창포항

 

서서히 여명이 트는 가장 기분 좋은 시간

 

평일임에도 참돔 타이라바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내게는 모든 것이 생소하기만 한 낚시 장비들

 

닥터 K 김재원 프로와 함께

 

이틀 전, 참돔이 호조황이었다는 정보 외에는 아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저는 박범수 한조무역 대표님과 함께 무창포로 향했습니다. 

낚시점에 도착하니 함께 하기로 한 일행이 있다고 해서 인사를 나누고요. 식사부터 하는데 제 앞에 익숙한 얼굴이 보이길래 잠시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닥터 K 김재원 프로님이 이 먼 서해까지 온 것. 그것도 갯바위 낚시가 아닌 참돔 타이라바 낚시를 하러 온 건가 싶어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사실 이 날은

요즘 FTV에서 방영 중인 "선상낚시 X파일"을 촬영하기 위해 온 거였습니다. 타이라바 낚시를 잘하는 두 명의 프로를 초빙해 촬영이 진행되었고 저 역시

타이라바 낚시를 체험하기 위해 나름대로 결의를 다지고 있었죠.  

닥터 K 김재원 프로님을 처음 뵌 것도 이때였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하면서 느껴지는 인상이 참 푸근하더군요.

 

 

참돔 타이라바 용품들

 

저는 타이라바 용품이 없어서 박범수 대표님의 것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예전부터 저 태클박스가 심히 탐났는데요.

만약에 제가 선상낚시를 주로 했다면 이미 구입하고도 남았을 제품이지만, 지금은 불필요한 낚시용품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어 침만 삼키는 중입니다.

그러고 보니 갯바위에서 꽤 오래 사용해오던 태클박스와 같은 브랜드(메이호)였네요. 제가 찌낚시를 시작할 때 구입한 태클박스가 아직도 건재합니다.

휴대폰도 그렇고 한번 구입해 쓰기 시작하면 기본 7년. 저 상당히 알뜰하죠?  ^^; 

 

 

아무튼 참돔 타이라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타이라바. 동글동글 형형색색의 타이라바가 제 눈에는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집니다.

늘 생미끼(크릴)만 써온지라 이런 걸 참돔이 물고 늘어진다고 하니 아직 그 감이 오질 않는데요.

지금 상황에서 어떤 모양, 어떤 색상의 타이라바를 써야 하는지도 전혀 아는 게 없으니 다른 분들이 사용하는 것을 참고해..

정반대의 모양과 색상으로 골랐습니다. ^^;; (초짜의 사고는 이런 의외성에서부터 비롯되는 거죠...라고 굳게 믿는)

 

 

갯지렁이도 큰 거로 한통 샀습니다. 가격은 2만원. 이걸 저 혼자 다 쓰는 거랍니다. 

일단은 시키는 데로 사오긴 했는데 타이라바에서 웬 지렁이를 쓸까요?

 

 

타이라바에는 보통 두 개의 바늘이 있는데 여기에 갯지렁이를 꿰기도 한답니다.

사실 타이라바는 인조미끼의 액션으로 참돔을 현혹해 잡는 것이지만 최근 들어 갯지렁이를 꿴 타이라바에 적극적인 반응이 일어남에 따라 아마 누군가가

먼저 갯지렁이를 꿰어 낚시를 시작했을 것이고 그것이 조과가 좋다보니까 다들 따라 하게 된 것이 오늘날에 이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포인트에 도착, 낚시가 시작되고

 

 

촬영도 시작됐다.

 

초빙된 두 분의 선수 중 한 분이 첫 입질을 받는데

 

 

노래미???

 

 

괴도라치(방언 전복치)

 

뜻밖에도 괴도라치가 다 올라오네요. 이런 게 타이라바에 반응할 줄이야.

 

 

참 못생겼다.

 

수산시장 상인들은 이 어종을 전복치라 부릅니다. 전복을 먹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전복의 서식처에 산다는 이유로 붙여진 이름인데요.

잡어 횟감으로는 최고급으로 쳐주는 어종이죠. 그런데 여기서는 대상어가 아니라 홀대받네요.

 

 

입질이 없자 계속해서 포인트를 이동하는데

 

 

포인트에 도착하니 참돔 타이라바 배들이 엄청나게 많이 포진돼 있습니다.

사진으로 담은 배들도 절반에 지나지 않고 이것도 평일이라 이 정도 수준일 뿐, 주말이면 더 많아지겠지요.

 

 

 

많은 이들이 참돔 타이라바를 즐기고 있었다.

 

또 다른 선수는 쥐노래미를 낚아 올립니다. 아직은 선사에서 참돔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

 

 

박범수 사장님은 생미끼(흰다리새우)로 테스트 낚시 중이고

 

 

선상낚시 X파일 녹화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 사이 저는 열심히 참돔을 노려보는데 이 타이라바를 어떻게 놀려야 입질이 들어오는지 당췌 감을 못 잡고 있는 사이.

갑자기 두두둑하는 어신이 들어옵니다. 올커니 왔다!

 

 

 

타이라바를 물고 올라온 쥐노래미

 

드디어 손맛을 봤습니다. 입질을 받은 이후로는 광어 다운샷이랑 비슷한 느낌인데요. 입질 받기까지의 액션이 고민되는군요.

사실 대략적인 방법은 알고 있었습니다. 멀리 던져 바닥을 끌어도 보고 폴링과 릴링을 반복적으로 하기도 하고 초릿대 끝 부분을 미세하게 튕겨주는 액션도

해보고 옆 사람, 뒷사람의 액션을 적절히 커닝해 가며 가용할 수 있는 액션은 다 해봤지만 광어 다운샷도 그렇고 참돔 타이라바도 결국에는 미세한 액션의

차이가 조과로 연결되니 결국은 경험만이 답이라는 것이 실감 났습니다.

 

 

이후로는 입질이 뜸해 갯지렁이를 푸짐히 꿰어 공략해보지만 작은 숏바이크 몇 번(노래미로 추정) 외에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흘러가니 슬슬 졸리기만 하군요.

 

 

잠깐 선실에 들어가 누웠습니다. 그리고 깜빡 잠이 들었는데 다시 일어나보니 어느새 철수 시간. ^^;

그 사이 뱃머리에 자리한 선수 두 분이 참돔을 서너 마리 뽑았더군요. 뒤쪽에 계신 일반 손님도 한두 마리 나온 듯하고. 

그렇게 이날은 특별한 조황 없이 철수하는가 싶습니다. 타이라바 첫 신고식을 노래미 한 마리로 끝내니 많이 아쉬운데요.

분명 이틀 전에는 호조황이었고 그 날은 그물에도 몇백 마리씩 잡혔다는데 이날은 대부분 선사가 낱마리로 끝이 났나 봅니다.

 

낚시란 게 늘 그랬죠. 뒷북 조심한다고 해도 고기 터지는 날을 맞추기가 어렵고요. 제아무리 선수고 프로라도 주어진 환경에서만 잡아야 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비록, 낱마리이긴 해도 그나마 낚인 참돔 몇 마리가 이날 초빙된 두 분에게 집중되었다는 것은 실력 차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겠지요. 작은 액션, 그 미세한 차이를 간파해 입질로 연결시키는 노하우 말입니다. 타이라바도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나름의 깊이가 있을 텐데요. 

처음 맛보기로만 했던 저로서는 여전히 그 감이 오리무중입니다.  

 

 

오후 5시, 연장전 돌입

 

에 도착한 우리는 그 길로 철수하려고 했습니다. 만족할 만한 그림을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닥터 K 촬영팀도 철수하는가 싶고요.

그런데 선사에서 우리를 붙잡습니다. 금 시각은 오후 5시. 곧 있으면 초들물이 받치고 해는 떨어지니 참돔 낚시에서는 기회가 아니겠느냐는 것. 

듣고 보니 그 말이 맞지요. 멀리서 촬영 왔는데 이왕 촬영하는 것 끝까지 제대로 하고 가면 더 좋겠지요.

그렇게 해서 더 좋은 그림이 나온다면 당연히 한두 시간이라도 낚시를 연장하는 게 마땅할 것으로 보여 우리는 또다시 배에 올랐습니다.

지금부터는 일반 손님 없이 찰영팀만 태우고 다시 포인트로 나갑니다. 그곳은 보령 용섬과 화사도 주변이었습니다.

 

 

타이라바도 충분히 지급됩니다.

 

 

해가 떨어지는 시각, 대물 참돔을 향한 캐스팅이 이어집니다.

 

 

역시 시간이 시간인지라 입질이 들어오는군요.

 

 

제 카메라에 참돔이 잡힌 건 이날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참돔이 아니고 상사리네요. 아 ㅠㅠ

 

 

제게는 또다시 쥐노래미가 걸려듭니다. 참돔 얼굴 보기가 참 힘드네요.

요즘 왜 이렇게 가는 날이 장날이 된 건지요. 갯바위는 그럭저럭 되는 편인데 이상하게 최근에 갔던 선상낚시는 모두 울상을 짓고 왔습니다.

선상낚시에서 잡은 것보다 갯바위에서 잡은 양이 더 많을 정도. 저는 미신이나 풍습을 철저히 배제하는 사람이라 바다를 향해 고사 지내는 행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고기가 워낙 안 잡히니 막걸리를 사 가야 할지 살짝 고민이 되더군요.

 

 

해가 지고 바다가 어둑해질 즈음 또 한 마리의 참돔이 올라왔습니다. 씨알은 고만고만합니다.

아무래도 낮에 이어졌던 낱마리 조황에 예민한 입질이 저녁이 돼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틀 전에는 호조황이었다가 이날 완전히 가라앉은 이유는 물때, 수온, 기압, 그 외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여전히 인간의 머리로는 예측이 어렵겠죠.

하지만 저는 그 원인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지난 수 년 동안 낚시를 다녀보니 왜 안 잡히는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알겠더라고요.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제가 와서입니다. ^^;"

 

저만 오면 잘 나가던 선사가 죽을 쑤고요. 저만 오면 호조황인 배가 낱마리로 그칩니다.

저만 오면 없던 바람이 불고, 저만 오면 잔잔한 바다가 뒤집어집니다. 그리고 저만 오면 그렇게 낚시 잘하던 분들이 그날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제가 가는 곳이 어디든 그곳에 계신 분들은 바짝 긴장해야 할 겁니다.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선상낚시를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드문드문 갔을 때마다 70~80%의 확률로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황에 낱마리나마 참돔을 건저 낸 것은 대단한 거죠. 

 

이날 참돔을 못 잡은 분들은 저를 비롯해 박범수 대표님, 닥터 K 김재원 프로님 ^^ㅋㅋㅋ

타이라바는 광어다운샷처럼 매우 단순해보일지는 몰라도 그 단순함 속에 촌철살인의 차이가 숨어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깨달으려면 앞으로 50회는 출조해야 감이라도 잡겠지만, 저는 미리 GG를 선언하고자 합니다. (갯바위 낚시만으로도 벅차요.)

 

서해 참돔 타이라바의 시즌은 짧고 굵습니다. 5월부터 시작하지만 5월 중순부터 6월까지가 최대 성수기로 알고 있습니다.

그 기간 안에서도 잘 나오는 날이 있고 안 나오는 날이 있을 텐데 그것을 인간의 힘으로 예측하기에는 어려우니 마음은 비우고 어복은 바다에 맡기면서

부담 없이 즐기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어서 저는 광어 다운샷을 하기 위해 안면도로 향합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참돔 타이라바 문의

무창포 프로낚시 : 010-7409-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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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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