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금어기 시즌, 싱싱한 냉동꽃게 구입


 

 

내일(21일)부터는 꽃게 금어기가 시작됩니다.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는 이유를 불문하고 꽃게를 잡아선 안 되기 때문에 소위 당일바리로 팔아야 할 활 꽃게 유통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제부터는 냉동꽃게만이 판매될 것입니다. 그런데 냉동꽃게 시세를 알아보면 가격이 천차만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냉동(암)꽃게 시세>

1) kg당 45,000원 이상

2) kg당 25,000~30,000원

3) kg당 15,000원

 

똑같은 냉동 암꽃게인데 시세가 이렇게 차이 납니다.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소비자는 어떤 냉동꽃게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싱싱한 냉동꽃게를 현명하게 구입하는 방법에 관해 풀어봅니다.

 

 

구입한 냉동 꽃게를 어느 정도 해동해서 열어봅니다. 싱싱해 보이나요?

 

 

<사진 1> 선도가 좋지 못한 냉동 꽃게

 

완전히 열었더니 흐물흐물 녹아버린 흑갈색 게장과 알이 보입니다. 전혀 싱싱해 보이지 않죠? 위 꽃게는 언제 잡힌 것인지도 모를 오래된 냉동꽃게입니다. 모름지기 암꽃게는 알(난소)과 장맛인데 보다시피 내장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렸습니다. 다행히 악취는 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상하기 직전에 냉동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이런 꽃게를 최근에 잡힌 냉동 꽃게와 섞어서 팔고 있습니다. 가령, 같은 냉동 꽃게라도 선도 A급이 있고 B급이 있는데 위의 것은 C급입니다. 알 수율이 좋지 못한 것으로 보아 작년 가을~겨울 즈음에 잡힌 것을 냉동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꽃게 무침이나 간장게장은 싱싱한 활 꽃게로 만들어야 좋다고 생각하지만, 식당과 같은 전문점에서는 급랭한 냉동 꽃게를 선호합니다.

 

이유는 살과 알이 흘러내리지 않아 이러한 날 음식 조리에 더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선도는 활 꽃게를 따라올 수 없지만, 살아있을 때 급랭한 꽃게 역시 활 꽃게에 버금갈 만큼의 선도를 가지기 때문에 무침과 간장 게장에 적합합니다. 그런데 위 사진의 냉동 꽃게는 탕이나 튀김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냉동 꽃게를 kg당 2.5~3만원을 주고 구입했다면, 합리적인 구매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진 2> 선도가 좋은 냉동 꽃게

 

같은 냉동 꽃게라도 이 정도면 최소한 선도 B급이 보장됩니다. <사진 1>과 <사진 2>를 비교하면 게장 색에서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선도가 좋을수록 밝고 옅은 베이지색을 띠며, 선도가 나쁠수록 어두워집니다. 여기서 우리는 '선도'란 개념에 대해 잠시 짚어봐야 합니다.

 

선도는 꽃게의 생명 활동이 멈추는 시점부터 시간에 비례해 깎이기 시작합니다. 죽고 난 초기에는 소위 '당일바리' 꽃게로 얼음에 올려 판매되는데 활 꽃게보다 약 5천 원가량 저렴합니다. 이런 꽃게는 비록 죽었어도 싱싱해 대부분 그날 소진됩니다. 여기서 빙장(얼음에 올린) 상태로 2~3일을 더 두면 꽃게 선도는 급격히 저하됩니다. 빙장 보관이 그러하니 실온 보관은 몇 시간 만에 내장이 녹아내리고 상할 지경에 이릅니다.

 

꽃게 내장이 시커멓도록 녹아내리는 현상은 두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좀 전에 설명했듯이 여름철 실온 보관은 몇 시간만 지나도 상할 수 있습니다. 실온 보관이 딴 게 아닙니다. 수산시장에 가면 꽃게를 가득 담아 놓은 수조를 볼 수 있습니다. 상인은 켜켜이 담아 꼼짝도 하지 못할 꽃게의 생사를 일일이 점검하기가 어렵습니다. 개중에는 다른 어떤 이유로 일찌감치 폐사하는 꽃게가 몇 마리씩 나오는데 이것들을 빨리 건져내 곧바로 냉동시켜버리면 좋지만, 실제로는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결국에는 한참이 지나서야 언제 죽어버렸는지도 모를 꽃게를 발견하고선 냉동실에 넣었다가 판매하니 <사진 1>과 같은 꽃게가 나오는 것입니다.

 

다른 원인으로는 고수온을 꼽을 수 있습니다. 꽃게를 담은 해수 온도는 여름에 취약해 별도로 수온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금새 오릅니다만, 살아있을 때는 웬만큼 수온이 올라도 <사진 1>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수조에서 죽어버리면 결국에는 첫 번째 원인이 돼버립니다. 상인은 "활 꽃게로 팔던 것을 (죽어버려서) 얼린 것이다."라고 말하지만, 이 꽃게가 언제 죽은 것인지는 상인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셨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현 시세를 보고 이야기해 봅니다.

 

<현재 냉동(암)꽃게 시세>

1) kg당 45,000원 이상

2) kg당 25,000~30,000원

3) kg당 15,000원

 

1)번은 당일에 잡힌 활 꽃게를 급랭한 것으로 현재 활 꽃게 시세인 kg당 45,000원과 같습니다. 활 꽃게를 급랭한 것이니 선도는 당연히 A급입니다. 2)번은 활 꽃게를 팔다가 상품가치가 떨어진 죽은 꽃게를 선별해 냉동한 것으로 급랭의 개념과 다릅니다. 선도는 꽃게가 죽은 시점부터 상인이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냉동했는지에 따라 다르므로 복불복입니다. 3)번은 2)번의 경우일 수도 있고, 그물 작업으로 다리가 많이 떨어져 나간 꽃게 중 금방 죽어버린 꽃게를 선별해 냉동시킨 것일 수도 있으며, 가을~겨울에 잡은 알 수율이 떨어진 암꽃게일 수도 있습니다. 꽃게 무침과 간장게장을 담으려면 1)번이 필수이며, 2)번도 가능하지만 잘 선별해야 합니다.

 

 

<사진 3> 알 수율을 나타내는 배딱지의 색

 

또한, 같은 냉동꽃게라도 배딱지의 색을 보면 이것이 언제 잡힌 것인지를 대충이라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사진 3>의 꽃게는 둘 다 암게인데 배딱지에 푸른 빛이 돌면, 알이 덜 찼다는 것이며 이는 최소 4월 이전에 잡힌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꽃게는 알이 찰수록 배딱지 색이 붉그스름해지며 최근에 잡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꽃게의 양쪽 옆구리에는 날카롭고 단단한 가시가 솟아 있는데 이 부분이 불그스름해야 알이 구석까지 꽉 찼다는 증거입니다. 이 부분이 희거나 푸르스름하면, 어획 시점이 오래된 것으로 골라내야 합니다. 

 

같은 냉동꽃게라도 어획 시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4, 5, 6월 중 알 수율의 안정성은 6월이 단연 앞섭니다. 가장 최근에 어획된 암꽃게가 가장 비싸고 알도 꽉 차있습니다. 반대로 3월, 2월, 1월로 갈수록 알 수율이 낮으며, 심지어 작년에 잡힌 냉동꽃게는 알 수율을 따지기 전에 선도부터 걱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냉동꽃게 시세는 어획 시기에 비례해 오래될수록 가격은 낮아지니 용도에 맞는 꽃게를 현명하게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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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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