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어 농어 루어낚시 1편을 못 보신 분은 여기를 클릭 → 스트레스 확 풀리는 여름 농어 낚시

 

 

배에서 즐기는 달콤한 점심시간

 

나로도에서 출항한 배는 곡두여와 탕건여를 거쳐 광도로 입성했습니다. 타이라바에서는 쏨뱅이 외 이렇다 할 반응이 없어서 농어 루어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몇 시간 동안 열심히 던지고 감고 했는데, 현재 상황은 루어 초짜인 저와 최필님이 사이 좋게 0마리. 이성훈 선장 혼자 네 마리로 독식 중입니다. 뭐 당연한 결과죠. 게다가 지난주보다 조황이 떨어진다고 하였으니 이번에도 뒷북성 출조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고요.

 

저의 농어 루어낚시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출조에서 농어를 보지 못했기에 아직은 루어낚시 입문하고 0마리입니다. 언젠가 낚시에 저명한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루어 잘하는 사람과 릴 찌낚시를 잘하는 사람은 유전자가 다른 것 같다."

 

저는 그 말이 실감하는데요. 오늘만큼은 첫수를 넘어 따오기급 농어를 노려볼 생각입니다. 지금은 소강상태를 틈타 선장은 라면을 끓이고, 저는 오전에 잡은 농어로 회를 썰었습니다.

 

 

빙초산 살짝 들어가 어부식 초장에 푹 찍어 먹는 여름 농어회 맛. 크~ 이 맛에 낚시하러 다니는가 봅니다. ^^

 

점심을 먹은 뒤 최필님은 만원빵을 걸어옵니다. 둘 다 못 잡고 있으니 농어로 첫수 한 사람에게 배춧잎을 주는 게임입니다. 일단 수락하고 던지는데요. 여태 입질이 없다가 이때부터 거짓말 같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앗~! 저의 첫 농어가 될지도 모를 녀석이 중간에 바늘털이로 빠져나갑니다. (허무)

 

 

이번에는 제대로 걸고 파이팅에 들어간 필자

 

서둘러 다시 캐스팅. 전방에 보이는 간출여와 여 사이를 집중 공략하는데 미노우가 여를 빠져나오려는 찰나 덜커덕하는 강렬한 진동이 들어옵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전기에 감전된 듯 짜릿함이 전해지면서 파이팅 시작. 농어와 싸울 때는 대를 들지 말라는 조언을 되새기면서..

 

 

배 안쪽으로 처박으려는 녀석을 살살 달래며 랜딩에 성공합니다.

 

"만원 준비해라~"

 

아직은 만원빵 불패신화를 쓰고 있는 입질의 추억. ^^;

 

 

표준명 농어

 

루어 낚시로는 제 인생 첫 농어입니다.

 

 

약 45cm급 농어

 

첫 농어라고 잡았는데 50cm를 넘지 못해 농어라 부르기가 민망한 심란함이란. 서해 및 서남해에서는 어린 농어를 '깔따구'라 부르지요. 적어도 50cm는 넘어야 농어라는 제 이름을 붙입니다. 비록, 저의 첫수는 미미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

 

 

포인트 여건은 만조에서 초썰물로 돌아서며 제법 역동적인 분위기입니다. 80cm를 넘기는 따오기급 농어를 노리며 야심 차게 캐스팅하는데요. 이번에도 '덜컥'하며 걸려드는 녀석. 움직임은 좀 전에 보았던 농어와 사뭇 다릅니다.

 

 

표준명 볼락

 

제 신발짝보다도 큰 볼락이 올라오는데요.

 

 

30cm급 볼락

 

얼떨결에 볼락 개인 기록어가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꼬리에 붙어 살 파먹는 기생벌레 좀 보세요. 우리 가족이 먹을 횟감인데.. 지금은 바빠서 내버려 두지만, 낚시 끝나고 보자.

 

 

제가 연달아 히트하자 다급해진 최필님. 본인은 절대 아니라면 손사래 치지만, 방금 캐스팅할 때 손 떨리는 것 좀 보소. ㅎㅎ 마음이 급하니 캐스팅도 잘 안 되고.

 

 

3연타석 짜릿한 입질을 받은 필자

 

그런데 이를 어째요. 고기가 사람을 가리는지 제게만 입질합니다. 이번에는 갯바위에 바짝 붙여 가장자리를 따라 릴링했는데요. 갯바위 가장자리에서 빠져나오려는 찰나에 어김없이 덜커덕합니다. 루어의 전형적인 입질 타이밍이네요.

 

 

좀 전 만큼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실한 볼락이 올라옵니다.

 

 

이 튼실한 볼락을 보니 어떤 요리를 해야 할지 고민됩니다. 

 

 

그나저나 만원빵의 저주치고는 오래 갑니다. 지금부터는 최필님과 주거니 받거니 해야 그림이 사는데 왜 자꾸 내게만 들어오는지. 사람 미안하게~ ㅠㅠ

 

아무튼 오랜만에 바쁜 낚시가 전개되는데요. 이렇게 바다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느낌은 오랜만입니다. 왠지 던지기만 하면 덥석덥석 물어줄 것만 같은 기분 있잖아요. 이런 고활성에는 초보고 고수고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그럼 최필님은 뭐가 되나. ^^; (그러게 왜 만원빵을 해가지고.. 계속 약 올려야지.. ㅎㅎ)

 

 

이번에도 뭔가가 확 끌어당기길래 옆으로 탁! 쳐준 뒤 끌어올리는데 한두 번 처박으며 앙탈을 부립니다. 뭐지?

 

 

이 시커먼 녀석의 정체는 다름 아닌..

 

 

45cm급 쥐노래미

 

본의 아니게 루어로 쥐노래미 개인 기록을 경신해 버린 입질의 추억. 쥐노래미 들고 무겁단 느낌이 든 적은 처음입니다.

 

 

이쯤 되자 패닉 상태에 빠진 최필님. 보다 못한 선장님이 구원에 나섭니다. 사실 곁눈질로 본다면 최필님이나 저나 별반 차이 없습니다. 중간에 캐스팅 미스로 갯바위에 뜯기거나 해초걸림이 발생할 때 그걸 빼내려고 시간 낭비하는 것에서 차이가 난다면 난다랄까.

 

지금은 반복되는 낚시 패턴에 최필님도 적응하고 있고요. 어떨 때는 갯바위와 갯바위 사이로 기가 막히게 미노우를 집어넣는데도 이상하게 입질이 없습니다. 보다 못한 이 선장이 최필님 낚시를 봐주는데요. 이후 입질이 없어 소강상태에 들었고.

 

 

포인트를 다시 옮겨 공략에 나섭니다. 좀 전에 농어 잡았던 곳인데요. 이런 지형은 여와 여 사이로 미노우를 넣는 것이 관건입니다. 문제는 썰물이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작은 여뿌리가 릴링에 방해된다는 것. 

 

앞서 45cm급 농어와 왕볼락 두 마리를 낚을 때만 해도 간출여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진의 b 경로를 공략해도 문제없었는데요. 지금은 a나 b 모두 공략하기 까다로워졌습니다. 게다가 조류가 빨라지면서 배는 급격히 포인트를 이탈하고 있으니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던지고 접자는 생각인데 이때 강력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a로 착수된 미노우를 끌고 오는데 중간에 드러난 여뿌리에 걸릴까 봐 그 부근은 빠르게 릴링하며 겨우 지나칩니다. 그렇게 갯바위 자락을 빠져나오려던 찰나 우악스러운 입질이 제 낚싯대를 마구 뒤흔듭니다.

 

 

배는 이미 포인트를 벗어날 때 받은 천금 같은 입질

 

"드디어 한 마리 왔습니다!"

 

 

오~ 이번에는 제법 힘씁니다. 배 밑으로 파고드는 녀석을 달래기 위해 드랙을 살짝 풀고 버팁니다. 잠깐의 실랑이에 힘이 조금씩 풀리자 드랙을 약간 조인 다음 릴링.

 

 

계속 농어가 안 나와서 마음을 졸였는데요. 드디어 농어 다운 농어를 올리는 순간입니다.

 

 

68cm급 농어

 

어렵게 한 마리 낚았습니다. 이 정도면 농어라고 해도 손색은 없겠지요. 아직은 초여름이라 몸길이 대비 빵(체고)이 좋지는 않습니다. 이제 막 멸치 떼를 쫓아 들어온 녀석들이라 앞으로 한두 달간은 배를 불리며 살을 찌울 텐데 그때가 7~10월로 농어 맛이 절정에 다다를 것입니다.

 

 

좀 전에 잡은 녀석을 끝으로 갯바위는 다시 소강상태에 빠졌습니다. 제 차 같은 곳을 노려보았으나 입질은 둘째치고 드러난 간출여 때문에 공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제는 장소를 옮겨 다시 탐색전을 해야 하는 상황. 중썰물에 접어들면서 수위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과연 농어가 어디쯤 도사리고 있을지..

 

 

이때 새로 옮긴 포인트에서 최필님이 첫수를 거둡니다.

 

 

낚시 시작한 지 8시간 만에 잡는 첫 농어입니다. ㅠㅠ 이왕 이렇게 잡은 것 씨알이라도 좋길 바랐는데..

 

 

표준명 노래미

 

기세를 잡았는지 연달아 히트하는 최필님. 그런데 쥐노래미도 아닌 일반 노래미가 올라옵니다. 저 노래미가 자기 몸집만 한 것을 먹겠다고 덤비네요.

 

 

농어 히트 확률을 높이려면 조금이라도 후미진 곳에 미노우를 넣어야 릴링 시간을 벌겠지요. 사진의 경우 가운데 째진 곳으로 채비를 넣고 릴링하는 것이 좋은데 지금은 물이 빠져서 쉽지 않습니다.

 

 

군소가 미노우에 반응(?) 아니 훑치기로 낚였다

 

최필님의 기세는 꺾일 줄 모릅니다(?) 남들 입질 받지 못할 때 혼자서 작은 농어와 노래미, 군소를 솎아내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군소가 흘린 보라색 먹물입니다. 보통은 경고의 의미로 뿜는데요. 군소 삶아 드실 때는 알과 내장, 먹물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모르고 먹으면 그날 병원가요.

 

 

탕건여, 전남 고흥

 

이제 농어 낚시를 마치고 탕건여로 올라왔습니다. 중간에 타이라바도 담가보았는데 반응이 없어 철수합니다.

 

 

이날 광도에서 루어낚시 조과

 

마릿수와 씨알 모두 아쉽지만, 그래도 먹을 만큼 잡았습니다. 왼쪽에 쥐노래미는 꼭 몽둥이 같습니다. 부쩍 빵이 좋아지는 시기라 그런지 동급 농어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더군요.

 

 

흡혈 기생벌레인 '우오노코반(Nerocila acuminata)'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처단해야 할 녀석이 하나 남았습니다. 주로 느리게 유영하는 숭어 따위 달라붙어 상처를 내는 우오노코반입니다. 일명 흡혈 기생벌레인데요. 우리 가족의 횟감이 될 볼락의 안녕과 위생을 위해 떼기로 합니다만..

 

 

와~ 정말 안 떼어지네요. 얼마나 힘이 센지. 사실 힘보다도 갈고리 모양으로 된 발로 단단히 붙잡고 있으니 어지간한 힘으로는 안 떼어집니다.

 

 

고흥 나로도의 일몰

 

낚시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우연히 바라본 일몰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선장님이 식사하고 가라고 해서 갑작스레 남의 집 밥상에 앉았습니다. 선장님 어머님이 끓여주신 뼛국은 아직도 잊히질 않네요. 어쩜 잡내 없이 맛있게 끓일 수 있는지.

 

 

자연산 참담치

 

어부 집안이라 이런 참담치 정도는 집안 한가득 있습니다. 한 냄비 삶아 먹는데요.

 

 

어른 주먹만 한 참담치의 쫄깃한 속살에 소주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때만 해도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홍합 산란철이라 패류독소가 있을 겁니다. 즉, 식용 금지죠.)

 

 

우리는 인근 펜션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일찍 나왔습니다. 나로도에서 보내는 1박 2일 루어낚시. 이번에는 참돔을 노리고 평도로 향합니다. (다음 편 계속)

 

- 광도, 평도 농어 타이라바 문의

해덕호(010-5305-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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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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