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돌문어

 

지금 제 앞에 돌문어 두 마리가 놓여 있습니다. 이걸로 부드러운 문어 숙회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실패 없이 문어 삶는 방법을 공유토록 하겠습니다.

 

 

#. 문어 숙회 재료

문어 400g 이상, 밀가루 3큰술, 굵은 소금 3큰술, 일반 소금 1티스푼, 청주 3숟가락, 무 적당량

 

#. 선택 재료

설탕 1숟가락, 식초 2~3숟가락(말 그대로 선택 재료입니다. 넣는 순간 국물은 포기해야 합니다.)

 

※ 이 글은 문어를 처음 삶은 분들을 위한 팁입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살포시 넘겨주세요. ^^

 

 

문어 씻기

 

문어를 씻는데요. 포인트는 문어 표면에 묻어있는 진액을 제거하고, 빨판에 묻은 진흙도 제거하는 것입니다. 진액을 제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밀가루를 쓰는 겁니다.

 

1) 밀가루 3큰술을 붓고 박박 문지른다.

2) 흐르는 물에 씻는다.

3) 굵은 소금 3큰술을 붓고 박박 문지른다.

4) 흐르는 물에 씻어 놓는다.

 

여기까지 했으면 문어 씻기는 끝납니다. 지금부터 문어가 부드러워지는 아주 중요한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문어와 궁합이 좋은 채소로는 보통 무를 지목합니다. 무에 든 성분이 문어를 연화시켜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고 하는데요. 특히, 문어 삶기 전, 이렇게 무를 이용해 충분히 문지르면 문어가 훨씬~ 안 부드러워지던데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 왜 그럴까요?

 

성분 중에는 '디아스타아제'가 있습니다. 흔히 소화를 촉진하는 효소로 알려졌죠. 특히, 전분이나 탄수화물 분해에 탁월하다고 합니다. 이 디아스타아제가 문어의 연육 작용을 도와 문어를 한층 부드럽게 해주는데 문제는 단순히 문지른다고 해서 문어가 부드러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무를 갈아서 문어를 재워둔다면 모를까?

 

 

어쨌든 저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문어를 삶겠습니다. 여기 문어가 푹 잠길 만큼의 충분한 물과 적당량의 무를 넣고 팔팔 끓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1) 문어 국물을 먹을 것인가?

2) 문어 국물을 버릴 것인가?

 

전자라면 설탕 1숟가락과 식초 2숟가락을 넣지 않습니다. 후자라면 설탕과 식초를 넣습니다. 설탕은 문어의 연육작용을 어느 정도 돕고, 식초는 문어의 잡내를 줄이는데요. 싱싱한 문어를 쓴다면 굳이 식초까지 넣을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국물을 살릴 것이므로 일반 소금 1티스푼과 청주(혹은 맛술) 3숟가락을 넣겠습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한데요. 팔팔 끓는 물에 문어를 집어넣는데 한꺼번에 넣지 말고 살짝 다리만 담갔다가 올립니다.

 

 

그럼 다리 끝부분이 살짝 오그라들겠죠?

 

 

이번에는 조금 더 깊숙이 집어넣은 뒤 곧바로 뺍니다.

 

 

이번에는 좀 더 깊숙이 담갔다가 올립니다. 문어 다리가 점점 더 말려드는 게 보이시죠?

 

 

이 과정을 서너 차례 반복한 뒤 완전히 담급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문어 다리가 예쁘게 말아 올려 보기 좋게 하기 위함입니다. 뒤집으면 위 사진처럼 좌우대칭에 가까운 불가사리 모양이 되는 거죠.

 

이제 뚜껑을 닫고 초시계를 켭니다. 제한 시간은 평균 5분 정도. 그런데 문어 삶는 시간은 문어 크기(중량)에 따라 달라져야 해요. 클수록 오래 삶는데 지금 제가 사용하는 문어는 작으니 4분만 삶겠습니다. 1kg 넘어가는 문어도 1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보통 여수 돌문어가 400g~1kg 사이이기 때문에 크기에 따라 4분에서 10분 사이가 되겠지요. 평균적으로 보면 5~7분 정도 삶는 것입니다.

 

 

중간에 뚜껑을 한 번 뒤집어 주세요. 문어 다리가 먼저 익고 대가리는 가장 늦게 익습니다. 그러니 문어 대가리가 물 밖에 나와 있으면 안 돼요.

 

 

두 마리 삶았는데요. 한 마리는 내일 먹으려고 비닐랩에 돌돌 만 뒤 밀폐 용기에 넣어서 냉장실에 보관합니다. 나머지 한 마리는 도마에 올렸는데요. 여기서도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1) 나는 탱글탱글 쫄깃한 식감이 좋다 → 얼음물에 담갔다 빼세요.

2) 나는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 그냥 이대로 썰어 드세요.

 

 

문어를 뒤집으면 여기에 이빨이 있습니다. 손으로 꾹 누르면 빠져나옵니다.

 

 

대가리와 다리를 분리합니다. 만약, 산 문어로 삶았다면 대가리는 물론, 그 안에 든 내장까지 드셔도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대가리는 반으로 갈라 내장을 버리고 드세요.

 

 

다리는 이렇게 자르고.

 

 

적당히 먹기 좋은 크기로 썹니다. 문어가 작아서 특별히 이렇게 썰어야 한다는 방향은 없습니다. 부드러운 식감을 원하면 얇게 저미고, 꼬독꼬독한 식감이 좋다면 대충 댕강 잘라 드세요.

 

 

부드러운 문어 숙회 완성

 

접시에 낼 때는 문어와 함께 삶은 무도 얇게 썰어 냅니다.

 

 

살집이 단단한 문어와 무의 소화력이 서로 만나면 정말 좋은 궁합을 발휘할 것입니다.

 

 

문어 삶은 국물은 활용도가 높습니다. 문어에는 피로 회복을 돕는 타우린을 비롯해 우리 몸에 좋은 영양소를 두루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어를 삶으면 타우린을 비롯한 좋은 성분이 국물로 빠져나갑니다. 진짜 영양소는 국물에 녹아들었는데 몇몇 분들은 알맹이만 먹고 진국을 버리는 셈이죠.

 

이 국물은 문어탕이나 문어라면, 된장찌개 같은 음식에 육수로 쓸 수 있습니다. 저처럼 국간장 1숟가락에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도 훌륭한 국물이 되기도 하고요. 여기에 삶은 무를 썰어 넣고, 파와 고추를 더해 한소끔 끓인 다음, 삶은 문어 조각만 보태면 문어국이 되겠지요.

 

 

문어 숙회는 이렇게 초고추장에 푹 찍어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에 젓가락을 재촉합니다. 계속 씹으면 은근한 단맛도 나고요. 문어 특유의 향긋함이랄까. 약간 짭쪼롬하면서 구수한 맛도 납니다.

 

 

문어 숙회와 감성돔 회를 얹은 팔O 비빔면

 

만약, 문어 숙회 드시다가 남으면 팔O 비빔면에 올려 드세요. 자매품 문어 비빔면도 별미겠지요? 요즘 해루질, 낚시를 통해 문어 잡는 분이 늘었죠. 예전에는 먹는 사람만 사 먹던 문어였는데 지금은 여러모로 효능이 재조명되면서 소비량이 늘었습니다.

 

보통은 자숙 문어를 사다 드시는데요. 비용 절감 면에서는 싱싱한 생물 문어를 직접 사다 삶아 드시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오늘 꾼의 레시피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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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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