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노동자들이 먹던 저렴한 랍스터가 지금은 값비싼 음식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구매할 수 있는 랍스터는 크게

 

1) 대형마트

2) 쇼핑몰

3) 수산시장

 

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활 랍스터를 기준으로 가격은 크기에 따라 100g당 3,000~5,500원 선입니다. 1kg 가격으로 보면 3~5만 원 정도 하겠지요. 어디까지나 살아있는 랍스터 기준이며, 마리 당 1kg이 넘는 것이 있고 넘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3) 수산시장에서 구매한 랍스터, 이 중에서도 새벽 도매시장에서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B급 랍스터(선어)와 집게발(냉동)에 관해 알아봅니다.

 

 

kg당 6,000원인 B급 랍스터

 

본문 말미에 구입 방법에 관한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초저렴한 랍스터 구매 후기부터 적어볼게요. 사진의 랍스터는 kg당 6,000원에 구매한 B급(비품) 랍스터입니다. 구매 당시 그날 새벽에 들어온 것이고 냉동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즉, 운송 도중 죽어버린 선어 랍스터 중 여기저기 균열이 나거나 다리가 떨어져 나간 랍스터를 저렴하게 판매한 것으로 보입니다.

 

균열이 없고 다리도 멀쩡히 붙은 랍스터를 여기서는 A급이라 하여 kg당 9,000원에 판매되고, 균열이 있고 다리가 일부 떨어져 나간 랍스터는 B급이라 하여 kg당 5,000~6,000원에 판매합니다.

 

물론, 이러한 시세는 계절과 상황(랍스터 수급량)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제가 살 땐 6천 원이었는데 이 글을 보고 갈 땐 오를 수도 있겠죠. 

 

이날 구매한 랍스터는 총 여섯 마리. 큰 것과 작은 것이 섞여 있고요. 정량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지만, 새벽에 고생하시는 모습에 그냥 가져왔습니다.

 

 

집게발 한 상자에 15,000원

 

이것은 다른 가게에서 구매한 집게발입니다. 무게는 모릅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담겼는데 한 상자에 15,000원(이 또한 시세가 바뀔 수 있음). 집게발을 보면 여기저기 균열이 있고, 살이 얼어 있습니다. 즉, 냉동 물량인데요. 가격이 저렴해서 그냥 가져왔습니다.

 

 

랍스터 여섯 마리와 냉동 집게발 한 접시 가득해서 총 구매 비용은 45,000원입니다. 질은 떨어질지언정 45,000원으로 여러 명이 랍스터 파티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가성비 측면에서는 제법 괜찮아 보입니다.

 

물론, 구매한 랍스터가 짜지 않고 먹을 만하다는 가정하에서 말입니다. 짜서 못 먹는다면, 45,000원만 손해 본 격이니까요. 그러니 관건은 이렇게 구매한 랍스터가 얼마나 먹을 만한지인데요. 지금부터 초저렴하게 구매한 랍스터 후기를 적어 봅니다.

 

 

일단 구매한 랍스터는 그날 모두 쪄야 합니다. 물에 삶는 것이 아닌, 증기로 찌는 것이 좋습니다. 랍스터 찌는 방법은 조만간 따로 올리겠습니다.

 

이날 구매한 물량을 모두 찐 후 소분해서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그러면 먹고 싶을 때마다 꺼내 드실 수 있습니다. 이미 삶은 것이므로 해동 후 오븐에 구워 드시거나, 가볍게 5분만 쪄 드시면 됩니다.

 

 

첫날은 자숙 랍스터를 먹었는데요. 여섯 마리 중 한 마리가 암컷이라 알까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살은 생각 외로 제법 찼습니다. 물론, 고를 때부터 살이 어느 정도 찬 것을 확인받고 산 것이기에 아주 터무니없는 물건일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요. (랍스터는 집게발의 단단함과 최대한 꼬리 쪽 탄력이 좋은 것을 고릅니다.) 

 

kg당 6,000원에 구매한 것치곤 생각보다 살이 많이 들었습니다. 단, 활 랍스터만큼 살이 부드럽지는 않았으며, 곳곳에 균열이 난 비품이기 때문에 찔 때 살이 쪼그라들면서 수분감을 잃었을 것으로 봅니다.

 

 

랍스터 내장 볶음밥

 

또한, 랍스터의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는 내장 부분. 이 내장이 가장 먼저 상하기 때문에 내장을 먹을 수 없게 되면, 랍스터 전체 선도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다행히 제가 구매한 랍스터는 익은 내장이 다소 뭉쳐진 감이 있었으나(이 역시 균열로 인해 수분이 세는 관계로) 선도 자체는 이상이 없었기에 이렇게 내장 볶음밥을 해먹을 수 있었습니다. 내장이 상하면 입에 대기 전부터 냄새납니다. 랍스터 내장은 가슴팍에 모여 있으니 선어 랍스터를 고를 땐 가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세요.

 

냄새가 괜찮으면 그 주변에 있는 랍스터가 대부분 비슷한 상태일 확률이 높습니다.

 

※ 결론 1

kg당 6,000원을 주고 구매한 랍스터(죽은 것)는 활 랍스터만큼 촉촉하지는 않았으나 가격 대비 살이 많았고, 짜지 않았으며, 제법 포슬포슬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가성비 측면에서는 충분한 만족감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고르기 나름인데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냄새로 선도를 체크하고, 집게발과 꼬리 쪽에 균열이 과도한 것은 짤 수 있으니 이런 랍스터는 아무리 저렴하게 판매되더라도 거르는 것이 좋습니다.

 

※ 결론 2

15,000원을 주고 구매한 집게발은 실패했습니다. 냉동이란 점도 한몫했지만, 집게발에 균열이 심해 매우 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반반의 비율로 섞여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살이 짠 편이었으며, 수율 또한 좋지 못했기에 적어도 이날 구매한 집게발은 실패입니다.

 

 

다음 날은 랍스터 버터구이를 만들어 먹었는데요. 저렴한 가격에 이런 랍스터를 세 마리씩 구워 먹을 수 있었다는 점. 가격 대비 푸짐하고, 맛도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이 와중에도 깨진 것은 찔 때 수분감이 바깥으로 세서 다소 퍽퍽합니다. 고를 때 최대한 덜 깨진 걸 고르세요.

 

 

새벽 도매시장에서 구매한 것이라 번거롭습니다. 랍스터로 물량 공세가 필요하다면 한 번쯤 해봄 직한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 구매 방법

제가 구매한 곳은 서울 노OO 수산시장입니다. 구매 시각은 오전 5시 30분 경이었고요. 경매장이 있는 도매시장에 가면 몇몇 중도매인들이 랍스터를 바닥에 깔고 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냉동을 해동해서 파는 것이 많은데 이런 랍스터는 균열 여부에 따라 짠맛이 결정될 거예요.

 

개인적으로 집게발만 모아다 파는 것은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집게발은 단단한 것과 물렁한 것이 섞여 있습니다. 단단한 쪽에 살이 많이 들었고 맛도 덜 짠 데 비해, 물렁한 것은 살 수율이 좋지 못하며 짤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것들이 한데 뒤섞인 채 박스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좋은 집게발만 고를 수는 없습니다.  

 

 

다른 집에서는 상태가 비교적 좋은 랍스터(A급)와 다리가 부러진 비품 랍스터를 판매하는데 여기서 적당히 고른 것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량을 제대로 쳐서 판매하는지는 좀 더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오후에는 가보지 못해 장담할 수 없습니다. 새벽에 가보니 사람들이 한둘씩 와서 사 가는데요. 준비된 물량으로 보아 오전이나 혹은 아침 시간대에 대부분 완판될 것으로 보입니다.

 

 

#. 랍스터 간단 상식

랍스터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지금부터 봄까지가 제철입니다. 5월 이후에도 랍스터는 꾸준히 들어오는데 그때는 알배기가 많이 보일 겁니다. 알배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때가 좋겠지요. 여름에는 가격이 내려가는 편인데 그만큼 살도 덜합니다. 가을부터 겨울 사이는 수컷이 살이 좋습니다.

 

랍스터는 500g부터 3~4kg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다양한데요. 가성비 즉, 살 수율 측면에서 본다면 1~2kg 내외의 것을 고르는 게 적당합니다. 그리고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지요? 뭐든 내가 주고 구매한 만큼의 품질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시장에서 이런 랍스터를 사드시면서 활 랍스터 먹었을 때의 기억으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겠지요. 활 랍스터 가격 대비 70~80%나 저렴한 제품입니다. 곳곳에 균열이 났고, 다리가 부러지면서 상품성을 잃은 제품들인데요. 그나마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이다 보니 몸통에 살이 적당히 찬 것인 만큼, 랍스터의 품질보다는 양을 내세우고 싶을 때만 이 방법을 조심스레 권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설명한 것을 영상으로 제작해 올렸습니다. 즐감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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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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