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생선회를 먹어도 되는 이유


    제목보고 좀 의아해 하셨다면 오늘 내용을 한번쯤 봐두실 필요가 있을거 같습니다.
    "비오는 날 생선회를 먹어도 되는 이유"
    바꿔서 말씀드리면 "비오는 날, 생선회를 먹지 않는게 좋다"라는 일반적인 통념은 그릇된 유추에서 온 것이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는 지인들과 회사사람들과 회식을 하면서 느낀건 비오는 날엔 가급적 생선회를
    먹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실제로 회식장소를 탐문하기 위해 여기저기 발걸
    음을 옮기다 보면 모두 약속이나 했듯이 횟집은 파리만 날리는 반면, 막걸리집과 고기집들은 줄서서 먹을 정도
    로 호황입니다. 이토록 우리나라 국민들이 비오는 날 생선회에 대해 불신을 하게 된건 무슨 이유일까요?
    오늘 여기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았습니다.



    저만 느낀건지 모르지만 최근들어 횟집이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물론 바닷가 포구나 산지에선 여전히 횟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영업을
    하지만 육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탓도 있겠고,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횟감에 대해 잘 모르는 점들을 이용 알게 모르게
    상술을 부려온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국민들도 많이 똑똑해져서 생선회에 대한 상식도 전보다 많이 늘었고, 횟감에 대한
    관심도 점차 많아지는거 같고, 또 예전처럼 어종을 속인다거나 중량을 속이는등의 편법들도 이제는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일부에선 우리가 잘 알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갖은 편법을 동원하여 어종과 무게, 그 외에 신선도까지 감추면서
    보다 좋은 횟감을 팔려고 하는게 아닌 어떻게든 잔량처리에 힘쓰시는 상인들을 보노라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계속된 소비자 기만은 결국 그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잘 인지하셨음 좋겠습니다.



     1. 습도가 높으면 세균증식에 유리하다?


    아무튼 계속 이야기를 하자면 습도가 올라가는 여름철에 특히 생선회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는 장마철이나 집중호우와 같이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습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세균 번식이 여느때보다 더 높을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에 기인한 것인데요.
    식중독이나 비브리오 폐혈증과 같은 생선회를 먹고 감염 될 수 있는 질병에 대해 주변의 사례를 듣는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부경대학교 생선회학 전문인 조영제 교수는 "습도와 세균증식은 크게 상관이 없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것을 실험해서 수치로 나타낸 결과가 매우 흥미로운데요.
    생선회 한점에 식중독 균을 오염시킨 후 30도의 실온에서 습도에 따른 증식의 정도를 실험하였습니다. 그 결과..

     습도(RH)  초기균수   1시간  2시간   5시간   보관온도 
     40%   520   668   1,799   18,930   30도씨
     70%  520   658   1,786   19,250   30도씨 
     90%   520   673   1,809   19,110   30도씨 
    ※ 자료는 부경대학 출판의 '생선회학' 참고

    시간에 따른 세균 증식은 있지만 습도에 따른 증식은 상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비가 올때의 90% 습도 보단, 70%의 습도에서
    미미하지만 증식이 더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비오는 날 염려하고 있는 식중독외 각종 균의 번식은 "생선근육(회)"이라는
    번식장소와 습도라는 환경적 요인이 생각보다 일치하지 않았다는게 결론입니다.



     2. 비오는 날엔 생선회의 맛이 떨어진다?

    좀 더 옛날로 기억을 더듬어 내려가보면 비오는 날 회맛이 실제로 맛이 없다고 하였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양식산업이 발달되지
    않은 과거시절, 순수 자연산 어종을 수족관에 넣어 두며 장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비오는 날엔 고기잡이 배들이 조업을 나가지 않기 때문에
    갓 잡은 싱싱한 고기가 아닌 몇 일 동안 방치해둔 수족관 고기를 손님상에 내어놓았기 때문에 육질에 있어서도 쫄깃함이 떨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자연산 생선들은 태생때부터 넓은 지역을 서식처로 살아왔고 거센 조류를 맞으면서 헤엄쳐왔기 때문에 근육이 잘 발달되어 육질도
    양식에 비해 더 쫄깃한 편입니다. 여기에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아왔다 좁은 수조안에 갇히게 되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양식산 고기보다
    일찍 죽거나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어 '고생사'(산소부족 혹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 받아 죽게되는)를 하게 됩니다.
    전에도 몇 번 언급해드렸지만 횟감용 생선이 '고생사'를 하게 되면 육질이 급속히 무르게 되며 서서히 근육 방어체계가 무너짐에 따라
    수조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세균 침투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자연산 어종들이 양식에 비해 이런면에서 더 취약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횟집에서 접하는 99%는 양식산 어종으로 태생 자체부터 좁은 가두리에 갇혀서 사육되어 왔기에 좁은 수조에
    갇힌다 해도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조 관리만 잘한다면 몇 일이 지나도 횟감용 생선들은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
    하게 되며 이때 친 회는 갓잡은 활어나 다름없는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아무런 탈이 없는 것입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활어'가 맛있다고 느껴지려면, 자연산과 양식의 유무보단 '컨디션이 좋은 생선을 잡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문제로 압축됩니다. 즉, 똑같이 살아 있어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건 육질이 무르고 맛이 떨어지질 수 있으므로 수산
    시장등에서 "방금전까지 살아 있었던 건데 싸게 주겠다"라는 말에 현혹되어 구입하는 일은 없도록 합니다.

    결론을 짓자면 비오는 날 생선회가 맛이 없다라는 말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버린 셈.
    오늘날 양식기술이 발달, 유통과정이 다소 복잡하다곤 하지만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던 옛날에 비해선 그래도 많이 빨라졌고 신속한 편입니다.
    또한 육질이 무르거나 맛이 떨어지는 고기는 죽기직전에 보이는 현상인 "허연 배를 뒤집어 숨만 간신히 쉬고 있는" 고기가 아닌 한 맛이
    떨어질 염려는 없다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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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렇다면 비오는 날, 어떤 횟집을 찾는게 좋나?

    일반적으로 횟집을 선택할 때 그 집의 도마와 칼에 대해 위생상태가 어떠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속담이 있듯 그 횟집의 횟감 상태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은 바로 "수조"입니다.
    우리가 비오는 날 생선회를 염려하는 것도 사실은 수조의 위생에서부터 비롯된건데 다음 시간에 수조위생을 살펴보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구요. 오늘은 간략하게만 짚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1) 가급적이면 손님이 많고 회전율이 좋은 "활어횟집"을 찾도록 하자.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횟집들은 부요리(스끼다시)가 기본 수십가지가 나온다고 광고하는 곳이 있는데, 부요리로 배를 채우고 나면 그때서야
       본 요리인 생선회가 나옵니다. 가끔 손님의 발길이 뜸하거나(특히 비오는 날) 할 땐 수조에서 꺼낸 횟감의 상태가 어떠한지 우린 확인할 방법이
       없고 위생상태도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회치는 주방이 훤히 보이는 곳이 좋으며 부요리(스끼다시)는 기본밖에 안나오지만 
       즉석으로 썰어주는 활어횟집(혹은 간이횟집, 실내 포장마차등)을 이용하는게 좋습니다. 또한 아예 선어회를 내주는 곳도 좋습니다.

    2) 횟집 수조를 유심히 보도록 하자.
        횟집 수조를 보면 그 집 수준을 알 수 있으며 그 집 주인이 게으른지 아닌지 조차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수조안엔 뒤집어진 도미
        한마리가 있습니다. 분명 저 도미는 숨이 붙어 있겠지만 곧 "고생사"할 운명에 있습니다. "고생사"를 하게되면 횟맛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왜 그런지에 대해선 "자연산 횟감이라고 무조건 맛있을까?글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회맛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즘 참고해보시구요.
        만약 손님으로부터 도미회나 모듬회를 주문받는다면 저 많고 많은 도미들 중 어떤걸 선택할까요? 주인 입장에선 눈에 가시같은 저 뒤집어진 
        도미부터 처치할 것입니다. 결국 활어도 뽑기란 사실.
        아직 숨이 붙어 있으니 활어는 활어일테고 왠만해선 이걸 가지고 따지는 손님도 없을테니깐요.
        허나 똑같은 돈 주고도 상태 안좋은 횟감을 먹는다는건 왠지 찝찝합니다. 또 맛에 있어서도 그닥 싱싱하지가 않구요. 
        그러니 횟집 수조의 위생(위에 거품이 부글부글 일어나는지, 유리벽면에 물때가 끼었는지)을 살펴보고 또 활어들의 상태가 좋은지도 
        확인하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모든건 바로 "생선회 맛"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부분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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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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