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김밥을 처음 먹어보는 일본인의 반응


    지난주 일본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셔서 3일동안 홈스테이를 했어요.
    제가 블로그 초창기 때 올렸던 글 "일본인 친구, 내가 끓여준 라면 먹고 운 사연"의 주인공인데요.^^
    제 동생과 아키상은 각자 괌을 여행하던 중 그곳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고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연락하며 지내고 있습죠. ^^
    아키상이 결혼식을 올리는 날, 동생은 일본으로 날라가서 한국가요로 축가를 부르기도 했고, 이후 이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홈스테이가 되어주면서 왕래하는등 각별한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7년만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 친구.

     

     




    녹두전의 구수한 냄새가 퍼지고 있는 서울 광장시장.

    한국에 온지 둘째날..
    첫날에는 새벽 늦게까지 놀다가 잠들어버린 이 일본인 친구에게 해장국이라도 끓여주면 좋으련만 요즘 저희부부가 바쁜 일들이 겹쳐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밖에 나가서 먹기로 했습니다.
    홍대앞에 줄서서 먹는다는 돈코츠 라멘집이 생각나서 가려다가 한국까지 와서 일본라멘이 왠 말? ㅎㅎ
    이건 아니지 싶어서 급히 핸들을 꺽어 온 곳은 동대문 광장시장입니다. ^^


    최근들어 한류열풍을 타고 온 일본인들이 광장시장의 먹거리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이들이 열광하는 음식을 꼽자면 단연 마약김밥과 녹두전이죠. 뭐 순대, 족발, 국밥에 도전하시는 분도 가끔 보이지만 ^^
    대부분은 녹두 빈대떡과 마약김밥을 먹으러 오시는데 관광지도를 보고 찾아오시는 분도 계시고 포장을 해가기도 합니다.
    그만큼 명물이 되버린 음식들을 이 분들에게도 권해볼까 했죠.
    멀리서 오셨는데 그 유명한 마약김밥을 안먹고 가면 왠지 서운할꺼 같아서 말입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는데..

    와우~"족발에 심취하고 계신 흑형 ^^"

    족발도 잘만 개발하면 세계화 시킬 수 있는 음식이라 생각하지만요, 외국인 입장에선 섣불리 도전하기 힘들텐데..
    족발 적응력 최종단계인 뼈채잡고 뜯기를 시연중이시네요. 잡고 뜯는 묘미를 아는 분.^^


    드디어 주문한 마약김밥이 나왔습니다.

    혹시 마약김밥을 아냐고 했더니 생전 첨 들어본다네요?
    오호라~ 그렇다면 반응 좀 볼까요? ^^
    사실 마약김밥이란 게 별거 있나요. 들어간 재료도 썰렁한데 은근히 땅기는 아~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중독성 있잖아요. >.< 
    그런데 그걸 우리말고도 느낄 수 있을런지 심히 궁금하더군요. 먹고나서 반응이 어땠을까요?



    동생 : 아키횽아 이것이 마약이 들어간 마약 김밥이야.
    일본인 : 마약? 뭐니 그게?
    동생 : 일본말론 마약쿠라고 하지? 그게 들어갔어 ^^
    일본인 : 에~~~ 마약쿠? 혼또?
    동생 : 한국에선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마약을 넣어 만든 음식인데 한번 먹으면 이거 중독된다. ㅋㅋ(웃음)
    일본인 : 그럼 이거 많이 먹으면 경찰에 잡혀가?ㅋㅋ(맞받아치는 ^^)


    그리곤 먹는 방법을 가르쳐줬더니 그대로 저 노란 소스에 제대로 찍어 먹는 일본친구 ^^

    일본인 : 스고이네~!(대단해) 그런데 찍어먹는 저 소스가 궁금해.
    나 : (겨자가 일본말로 생각이 안나서) 고레와~~ 캉꼬꾸노 스타일 와사비데스!!!!
    일본인 : 호오~ 소데스까!!! 

    사실 일본인들이 겉치레로 대단해!! 하며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마약김밥을 먹은 일본인 친구들에게 진지한 평가를 부탁했습니다. 진짜로 솔직하게 평가해달라고..
    어때요~ 마약쿠스러워요? 했더니 하는 말..

    "김밥자체는 간단데쓰, 그런데 소스가 미묘해서 계속들어가요! 혼또니 오이시이네~"

    오~ 그런걸 느끼는거야?
    마약김밥이 괜히 마약은 아닌가 봅니다. 거의 폭풍흡입 하는 수준이랄까 ^^ (설마 이정도의 반응일줄이야)


    녹두전도 나왔습니다. 동생이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양파 한쪼가리와 함께 곁들여 먹는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봅니다.
    이것도 처음 본다며 곁으로 보기엔 아무런 토핑이 되어 있지 않아 굉장히 썰렁해 보이는 지지미라고 했죠.
    처음 녹두 빈대떡을 바라보는 눈빛은 이게 과연 맛있을까? 하는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ㅋㅋ


    그랬던 친구들이 이 녹두 빈대떡을 한번 맛보더니
    쓰고이~쓰고이!! 를 연발.. 도대체 뭐가 들어갔길래 이리 고소하지? 하는 반응입니다.^^ㅋ
    녹두를 일본말로 딱히 몰라 맷돌로 가는 모습만 보여줬는데 일본분들이 하는 말이..

    일본에도 오코노미야끼같은 지지미 종류가 많지만 이런건 일본에 없다며 한국에서 김치전도 먹어보고 해물파전도 먹어봤지만
    이제껏 한국에서 먹었던 지지미 중 최고의 맛이였다고 합니다. (오~ 그정도야? ^^)
    그리곤 자신이 가져온 캠코더를 꺼내더니 녹두전 먹는 모습 좀 찍어달라며 동생에게 부탁하는 아키상.


    한국에 와서 먹거리와 관련하여 추억거리를 남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원래 한국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10년전 동생을 알고나서부터 한국을 몇 번 다녀갔고 이제는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아키와 아싸상.
    아마 지금쯤 고국으로 돌아가서 비디오로 녹화한 장면을 틀어보며 흐믓한 표정을 짓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

    고소한 기름냄새가 향긋하게 느껴지는 녹두전은 10점 만점에 9점
    특별히 맵지도 않으면서 와사비처럼 톡 쏘는 소스에 찍어먹는 마약김밥은 10점 만점에 무려 9.5점!!!

    비록 원조집은 아니였지만(원조집은 녹두전을 안팔아서요) 마약김밥이 일본인들에겐 어필할 수 있는 메뉴였음을 실감했어요.
    나중에 아키상이 와서 조용히 말하길..

    "그런데요. 일본에 돌아가서 아내에게 마약김밥을 해주고 싶은데 어떤 마약을 넣어야 할까요?"
    "엠에쓰쥐 데쓰ㅋㅋㅋ"
    "에~~? 에무에쓰쥐 데쓰까? 나루호도^^ (과연 그렇군요)"
    "조담조담(농담, 농담 ^^)"

    어쩌면  마약김밥이 땅기는 이유가 우리도 모르는 MSG가 들어가서 일 수도 있겠고 톡 쏘는 소스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그 친구가 말하길 마약김밥을 일본에서 장사하면 대박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이거 일본인들에게 통할 수 있다고 ㅎㅎ
    그 말을 듣고나니 저도 모르게 사업구상을...(진짜 함 해볼까ㅎㅎ)

    우리나라 마약김밥을 세계화로!!! ^^

    이 날은 점심 식사를 두번했어요. 남정네 넷이서 이것만으로 배를 채우기엔 뭔가 허전해서 말입니다.
    사실 마약김밥과 녹두전은 입가심(?)으로만 먹을 생각이였어요. 그 뒤엔 본격적인 식사가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우리는 두 일본인 친구를 데리고 닭한마리를 먹으러 갑니다.
    이번에 제대로 걸렀스~^^ 이 참에 한국음식의 매력을 알게될꺼예요.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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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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