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리계곡 견지낚시] 아무도 모르는 현리계곡의 비밀 장소


    8월 4일 토요일.
    이 날은 처가 식구들과 함께 현리계곡으로 물놀이 & 견지낚시를 가기로 한 날이였습니다.
    하지만 휴가철의 중심에 놓여 있어 어디를 가도 많은 인파가 몰릴것이라 예상했지요.
    그리고 그 예상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현실이 되었는데요. 예상한대로 물놀이를 즐기려는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온 계곡을 점령하다 시피해 어쩌면 오늘, 시원한 계곡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피곤한 쟁탈전이
    벌어지지 않을까하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요. 이게 왠 떡이란 말입니까? 마침 좋은 자리를 발견했는데 아무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 아랫쪽엔 주차 전쟁에 박터지는 자리 싸움을 해가며 힘들게 피서를 보내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대조적이였습니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현리계곡의 비밀 장소, 여기엔 미묘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현리계곡 가는 길, 경기도 가평

    이 날은 토요일이면서 휴가철의 중심이다 보니 실로 엄청난 인파가 붐빌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엄청난 인파까지는 아니였지만 그런대로 갓길에 빼곡히 주차된 차량들을 보며 오늘도 시원한 계곡을 두고 벌이는 자리 선점이
    쉽지는 않겠구나 싶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이 근방엔 적잖은 텐트가 쳐져 있었는데 여기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들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유는 몇 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아 계곡의 수량이 볼품 없는데다 그늘도 한점 없는 뙤약볕이기 때문입니다.

    자리가 그렇게도 없었을까? 살짝 찹찹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그 기분은 현리계곡을 찾은지 몇 분만에 날아가 버렸지요. 선발대로 출발하신 형님께서 좋은 자리를 구했다며 위치를 알려준 것입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좋은 자리를 구할 수 있었을까? 다소 반신반의하며 가보니..


    아무도 모르는 현리계곡의 비밀장소, 경기도 가평

    이곳은 아까의 텐트촌에서 불과 5분 거리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요. 보다시피 적당히 그늘 진 자리에 물도 많아 아이들이 수영하며 놀기엔
    아주 적당해 보이는 장소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없다니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바로 아랫쪽만 해도 방갈로나 평상같은 곳을 빌려주면서 
    5만원 이상의 자리세를 받던데요. 이곳은 공사중이다 보니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단돈 2만원만 주고 빌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왜 줘야 하는지 몰랐지만 공사 허가를 받은 지역계 주민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왠지 횡재한 기분이랄까요.
    저 아래 박터지는 주차 전쟁과 협소한 환경에 부대끼며 피서를 보내는 사람들을 생각하자니 확실이 이곳은 축복받은 장소로 보입니다.
    돗자리를 깔자 자연이 만든 그늘막에서 시원한 산바람을 느낍니다. 약간 경사지게 자란 나무들은 우리들에게 훌륭한 그늘이 되어 주었지요. ^^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큰 조카

    수심도 아이들이 수영하기엔 아주 적당했습니다. 수온도 너무 차갑지 않아 좋습니다.




    처제에게 가하는 형부의 물 폭탄 세례.^^ 
    이때 만큼은 처형과 형님도 물놀이를 즐기는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어복부인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현리계곡에서 즐기는 견지낚시

    아니 여기서도 낚시를? ^^
    역시 꾼의 아내는 계곡에서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평소 자신있어 하는 견지낚시를 가지고 뭔가 보여줄려는 심산인데요.
    문제는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사실 무리도 아니지요. 이런 벌건 대낮에 입질 할 눈먼 고기가 있을리 만무할테고..
    또 이곳은 아무리 봐도 견지낚시 포인트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내는 끝까지 한마리 낚아 보이겠다며 포인트 탐색전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견지낚시란게 물살이 어느정도 흘러줘야 가능한 낚시라서 어떻게든 물 흐름이 좋은 곳을 찾아 흘려야 하거든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시간대에 잡혀줄까요? ^^


    몇 차례 옮겨다니며 포인트 탐색을 해보지만 역시 물살이 세지 않으니 견지낚시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입질이닷!"을 외치는 아내.


    고기를 낚은 아내, 현리계곡 견지낚시

    잉어목 잉어과의 갈겨니

    이 후덥지근한 날씨속에 기여이 한마리를 낚아내네요. ^^
    물고기는 갈겨니란 녀석인데요. 아주 맑은 물에서만 사는 물고기지요. 몸길이 18~20cm로 자란다고 나와 있으니 이건 거의 다 자란 성어에 가깝습니다. 
    이런 소소한 계곡에서 잡은 것 치곤 괜찮은 씨알이네요.


    갈겨니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 빛깔이 바닷 물고기 못지 않게 예쁩니다.
    갈겨니는 물통에 넣어 잠시동안 조카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어준 후


    조카 손에 의해 방생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잠시였지만 덕분에 즐거웠어. 가서 잘 크거라~!"


    현리계곡의 현지꾼(?) 포스를 풍기시는 장인어른.
    낚시는 원래 안하시는 분인데요. 막내딸의 낚시질에 흥미를 느끼셨는지 한번 시도해 보는 중이랍니다.


    그 사이 아내는 조카들과 함께 물놀이 삼매경에 빠집니다.
    뒤에서 날라오는 물 폭탄 세례에 보기만 해도 시원한 풍경이 연출됐지만 계속된 러쉬에 조카는 이내 울음을 터트리고 마네요. ^^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처형과 형님은 서로 공격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평소 처제와 형부지간에 쌓인게 많아서인가? 엄청난 손짓으로 물세례를 퍼붓습니다.ㅋㅋ


    그에 질새라 제 아내도 형님을 향해 모자 샷을 날립니다.
    단지 언니를 보호해 주겠다는 심산일까요. 물놀이를 하다보면 강자는 늘 홀로 서게 되고 약자는 똘똘 뭉치게 되지요.
    아니면 자연스레 혈연끼리 뭉치거나.. ^^


    그렇게 정신없이 물놀이를 하다보니 여름이 온데 간데 없습니다. 오히려 추워서 벌벌 떨기도 해요.
    이럴때 먹는 따끈한 라면. 정말 꿀맛이겠죠? ^^


    이번엔 작은 조카애가 견지낚시에 도전합니다.


    예전에 뽀로로 낚시대로 무려 돌돔을 낚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요. (관련글 : 뽀로로 낚시대로 진짜 낚시에 도전! 최연소 강태공 탄생 ^^)
    아마 뽀로로 낚시대로 도전한 최초의 돌돔 낚시가 아닐까 싶은데요. 생애 첫 낚시에 좋은 기억이 있으니 낚시하는 것이 재밌나 봅니다. ^^ 


    역시 어복 이모한테 배워서 그런지 낚시 폼이 예사가 아니네요. 왠지 재능이 보입니다. ^^


    그러나 계속된 시도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이 없자 조카는 "아이 재미없져" 라며 채비를 거둬들일려고 합니다.
    그때 뭔가 입질받는 느낌이 오는데..


    난생 처음 해본 견지낚시에서도 결국 한마리를 낚고 마네요. 역시 어복 이모의 지도가 있었던 탓일까요..ㅎㅎ
    아이 손이 작아서 그런지 물고기가 꽤 커 보입니다. 
    현리계곡에서의 견지낚시는 제대로 된 낚시라기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소소한 재미지요. 사실 견지낚시를 하기엔 포인트도 맞지 않을 뿐더러
    손가락보다도 작은 피래미들이 건들기만 할 뿐 바늘을 삼킬만한 씨알이 되는 고기는 별로 없거든요. 이 날도 토독거리는 입질은 몇 번 왔지만 대부분
    잔씨알이라 재물걸림이 되지 않았는데 가끔씩 손가락 사이즈를 넘기는 녀석들이 물어주니 견지 낚시가 재미는 있습니다. ^^
    잡힌 녀석은 아이 손에 의해 방생하도록 하고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청소해주는 센스, 현리계곡의 비밀 장소

    그렇게 반나절 가까이 실컷 놀다가 떠날 시간이 왔습니다.
    그 동안 한 두 팀 정도가 중간에 들어왔을 뿐 더 이상의 인파는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좋은 장소를 거의 전세 낸 것과 다름 없었지요.
    하지만 갈때는 1%의 흔적도 없이 깨끗히 청소해주는 센스, 잊어선 안되겠죠. ^^


    하지만 이곳은 공사가 한참 진행중이였다


    현리계곡의 좌판 공사 현장

    이 날은 운이 좋아 훌륭한 곳에서 잘 놀다 갔지만 다음에 대한 기약은 할 수 없었습니다.
    왜 이런 좋은 곳을 두고 피서객들이 꼬이지 않았을까? 하는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쳤는데요, 이곳이 약간 상류쪽이긴 해도 위치가 멀어 찾기 힘든 곳은 
    결코 아닙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숲속에서 삐죽 나와 있는 철골 구조물을 보고 "공사중인 장소" 로만 여겼기에 들어와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걸까요?

    여기서 느낀 씁슬함이 있다면..
    이제 이곳도 내년 여름이면 더 이상 "비밀 장소"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현장에서 들은 얘기로는 이곳도 내년에 여름 장사를 위해 방갈로나 평상을 짓는다고 해요.
    그렇게 된다면 이곳도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그저 그런 계곡이 되겠지요.
    어쩌면 이곳 물고기들은 1년 후 수많은 인간들에 의해 내몰리게 될지도 모를 운명에 처했을런지두요. 

    "꼭 지어야 하겠습니까? 그냥 이대로 내버려두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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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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