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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감성돔 낚시"
그간 서해, 남해권만 다녔던 저에겐 생소한 곳이자 독특한 낚시 패턴이었습니다.
그간 인연이 없었기에 올해는 동해안 낚시와 좀 더 친해지겠다고 블로그에 약속한 적이 있었지요. 현재까지는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
이번에 문을 두드린 곳은 경북 울진군에 속해 있는 '후포'로 여치기 낚시의 메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여치기 낚시를 좋아하지 않아요. 이유는 낚시 촬영과의 궁합이 안 맞기 때문입니다.
뭐 남들처럼 똑딱이 카메라만 가지고 한다면 모를까, 저는 무거운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파도가 넘실대는 여치기 낚시는 가급적
지양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몇 번의 경험은 있었지요. 주로 서해권에서 했었고요. 처음에는 동해도 서해와 비슷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어요. 동해안 감성돔 낚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제게는 색다른 경험이었죠. 이제부터 그 현장을 생생히 보여 드리겠습니다.
동해안 감성돔 낚시터로 유명한 후포 일원, 경북 울진군
동해안 감성돔 낚시에선 청신호라 할 수 있는 흐린 물색 때문에 평일임에도 많은 꾼이 모였다.
여치기 낚시를 위해 보트를 타러 가는 일행들, 경북 울진군 후포 일원
이 날 낚시는 쯔리겐 FG 임원진 및 후포 지구 회원님들과 함께하였습니다.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낚시 고수이자 현지꾼들이지요.
실력이 출중한 분들과 함께 낚시할 생각에 기분은 벌써 두근 반, 세근 반입니다.
여기에 '경상북도'라는 지역 자체가 첫 방문이다 보니 마치 미지의 낚시터를 탐험한다는 기분마저 듭니다.
저는 서울에 살기 때문에 현지꾼이 될 수 없어요. 블로그 특성상 다양한 곳을 소개하며 다니다 보니 같은 자리에서의 낚시는 피하는 편입니다.
그러니 가는 곳마다 새로움이 있으며, 언제나 새로운 낚시 패턴을 경험하곤 하지요.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포인트에 익숙해 질만 하면 그걸로 끝. 행여나 다음에 또 올 것을 대비해 포인트 지형과 수심 등 여러 상황들을 메모해 두지만, 한 자리서 두 번 이상
낚시한 적은 지금까지 몇 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는 올해 처음으로 동해안 낚시를 접하고 있습니다. ^^
오전 7시, 집결지인 분당으로 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어요.
도착하니 쯔리겐 FG 운영자이자 한조무역 대표이신 박범수 사장님께서 반겨주셨습니다. 이후 김남규 부회장님이 오시고 셋이서 출발~!
분당에서 후포까지 소요 시간은 꽤 길었습니다. 한반도 지리로 볼 때 서울에서 가기가 가장 애매한 곳이 바로 울진, 후포 쪽이 아닌가 싶어요.
접근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동해시를 경유 한 다음 다시 해안도로를 통해 포항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후포항에 도착하자마자 밑밥을 개고 포인트로 이동했는데 도착한 곳은 백사장이네요.
우리가 들어갈 곳은 약 100m 전방에 있는 나지막한 석축 포인트입니다. 포인트에는 이미 후포 지구 회원 두 분이 수 시간 전에 도착해 낚시 중이었고요.
석축 포인트로의 진입을 위해 고무보트로 상륙작전을 펼쳐야 했다.
후포 현지꾼인 혁진씨가 고무보트를 타고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옷이 모두 젖어 있더군요. 상의부터 하의까지 전부.
이 모습을 보니 오늘 낚시 조금 걱정이 됩니다. 어차피 동해안 낚시는 파도가 쳐 줘야만 하지만, DSRL 카메라를 들고 낚시해야 하는 저로선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지요. 우선 박범수 사장님과 부회장님이 포인트로 진입합니다. 한 번에 모두 싣고 가면 좋겠지만, 보트는 3명까지만 탈 수 있었어요.
저는 2차로 들어갑니다.
무동력 보트를 타고 출조하는 것은 타지방에선 보기 어려운 동해만의 독특한 풍경이기도 하다
두 사람을 내려주고 다시 되돌아오는 보트
석축 포인트로 진입 중, 울진군 후포 일원에서 감성돔 낚시
이날 노 젓느라 고생이 많은 혁진씨. 저도 잠깐 저어봤는데요. 보통 근력으로는 못할 정도로 힘이 많이 듭니다. ^^;
우리 때문에 낚시 시간을 포기하고 이렇게 데려다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포인트에 진입한 풍경, 동해안 감성돔 낚시
홍합바위(좌)와 돔바위(우)
동해안 감성돔 낚시는 그야말로 파도와의 싸움이네요. 저기 계신 분들 보십시오. 저 장면을 보고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고무보트를 가지고 진입하며 철제 프레임을 자작한 것인지 그 위에 올라가서 낚시하는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이는 조금이라도 성가신 파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겠지요. 밑밥에 물이 들어가도 안되니 말입니다.
마침 한 분이 뭔가를 낚아 올렸는데 길쭉한 모양으로 보아 감성돔은 아닌 거 같아요. 그런데 저분들은 이날 감성돔을 많이 잡아갔답니다.
저 자리에서만 12마리를 뽑았다는데 그만큼 명포인트지만 늘 자리가 없다고 해요.
채비를 준비하고 있는 박범수 명인
그리고 부회장님
원투성을 고려하여 자중이 나가는 2B찌를 선택하였다.
저마다의 채비를 준비하는 가운데 저는 2B 전유동을 선택. 차분하게 낚시준비를 합니다.
이곳 수심은 대부분의 동해안 낚시 포인트가 그렇듯 2m~3m로 굉장히 낮습니다. 멀리 치면 4m 정도 나올까.
그러한 수심을 고려한다면 더 가볍게 해도 될 것 같지만, 수시로 들어오는 너울 높이만 해도 1m는 족히 넘어 채비를 위아래로 들썩이게 만들어요.
그래서 오늘은 2B 봉돌로 다소 묵직하게 해서 목줄의 일부를 바닥에 깔아버리는 낚시를 할 생각입니다. 제 개인적으론 평소엔 잘 안하던 방법인데요.
포인트를 보니 듬성듬성 여가 있지만, 대부분 사니질로 되어 있어 밑걸림 걱정 없이 끌어도 될 것 같습니다.
<<입질의 추억의 채비>>
- 1호 530 낚시대와 2500번 LB릴
- 원줄은 쯔리겐의 프릭션 제로 2호
- 찌는 쯔리겐의 전유동 XB 2B, 조수우끼고무
- 도래를 하고 목줄은 토레이사의 L-SE 1.2호
- 감성돔 바늘 2호에 바늘 위 50cm 부근에 2B봉돌 장착
첫수로 노래미
지금 시각은 오후 4시. 앞으로 30분~1시간 뒤면 동해 감성돔 낚시의 피팅 타임을 맞이할 겁니다.
아직까진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먼저 진입해 낚시한 후포지구 회원께서 오후 1시경에 48cm급 감성돔 한 마리를 잡아 놓은 상태랍니다.
다소 험한 발판에 파도까지 쳐서 터프한 낚시가 전개되고 있다, 동해안 감성돔 낚시
이날 예보된 기상은 남동풍으로 8~12m/s, 파고 1~1.5m 정도.
발판도 상당히 상그럽고(경상도 사투리로 불편하다는 뜻) 찌를 응시하고 있으면 멀리서부터 너울이 밀려 들어옴을 느낄 수 있는데 들어 올 때마다
자리를 피해줘야 할 만큼 위협적입니다. 특별히 몸이 위협스럽진 않지만, 저에겐 그것이 있잖아요. ㅠㅠ
수시로 들어오는 너울은 갯바위에 부딪혀 튀어 오르니.
"카메라 비상"
잠시 동안 낚시해 봤는데 제주도의 지귀도가 생각나네요. 그때도 카메라 둘 곳이 마땅치 않아 아예 둘러메고 했는데요.
오늘은 둘러메는 것으론 택도 없을 것 같습니다. 너울이 부딪혀 튀어 오르는 높이가 제 키를 넘나들어요.
그럴때마다 저는 등을 돌려가며 카메라를 보호해야 했습니다. 아까 혁진씨의 상 하의가 모두 젖어 있던데 이제야 실감하는 순간이죠.
갯바위 장화가 없어 할 수 없이 단화를 신었으니 신발은 이미 찍찍이가 돼버렸고, 이대로 했다간 카메라 버리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낚시고 뭐고 큰일 나는 겁니다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 두는 게 낫겠는데요."
주변에서 걱정 어린 말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제 경우는 몇 장면 찍고 마는 게 아니라 낚시를 하면서 수시로 촬영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아예 메고 합니다.
어떻게든 생생한 장면을 담아내려는 욕심이 있다 보니 가방에 넣어뒀다가 다시 꺼내서 찍는 것을 생각할 수 없어요.
그렇게 되면 주요 장면들을 다 놓치게 되고 나중에 잡은 고기만 덩그러니 찍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제 조행기의 특색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겠죠.
어쩌면 제가 자초한 일이지만, 낚시 블로거의 비애이기도 합니다.
"너울은 쳐 샀고, 밑밥은 죽이 되고, 카메라는 바닷물에 젖어 버렸고"
급히 낚시 수건으로 카메라를 닦은 후 현 잠시 낚시를 중단하였습니다. 그리고 현 상황을 직시하기로 했습니다.
촬영도 카메라가 멀쩡해야 가능한 일. 이대로는 카메라가 신경이 쓰여 도저히 낚시에 집중할 수가 없으니.
결국은 카메라를 가방 속에 집어넣고 NO 촬영으로 낚시하기로 맘먹었습니다.
카메라가 없으니 낚시 하나는 얼마나 편한지. 몸도 가볍고 아주 날아갈 것만 같네요. ^^
20킬로 군장을 벗어 던지고 맨몸으로 행군하는 기분이랄까? 까짓거 이미 젖어버린 몸. 파도야 마구 쳐 버려라! 대신 감성돔 좀 몰고 온나!
그런데 말이 씨가 되나요? 크릴을 집으려고 허리를 숙였는데 하필 그때 들어온 너울에 옴팡 뒤집어 쓴 것입니다.
이번에 들어온 너울은 너무 커서 다들 혼비백산. 부회장님도 뒤집어 쓰고 저도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젖어 버렸습니다.
만약 이때도 카메라를 메고 있었다면 오늘 조행기, 쓸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더불어 추가로 카메라 비용이 들었을지두요. 휴우~
그로부터 한 시간 뒤, 너울이 잦아지는 틈을 타 다시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하여간 저는 못 말립니다.
고기를 못 낚으면 사진이라도 낚아야 할 꺼 아녀요. ^^; 어째든 지금부터는 긴장해야 할 시간.
밑밥통을 후방에 세웠어야 했는데 너울 몇 방 맞더니 이제는 죽을 넘어 찌개가 되어 갑니다. 여기서 좀 더 맞으면 국. ^^;
어때요. 참으로 맛 없게 보이죠? 고기들도 맛있는 밥은 알아본다는데 이걸 주워 먹을까 모르겠어요.
따로 여분의 집어제를 준비했다면 점도라도 맞췄을 텐데 상황을 보니 그럴만한 여유도 없고 이대로 뿌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안 나가요. 던지면 발 앞. ^^;
아~ 죽겠습니다. 밑밥이 도저히 안 나가네요. 그래서 나름 터특한 게 있기는 합니다.
주걱을 휘두르지 말고 밑밥이 담긴 상태에서 그대로 밀어요.
왜 야구에서 너클볼 있죠? 너클볼은 무회전 볼인데 이를 위해 투수는 공을 던질 때 팔을 휘두르는 게 아닌 밀어서 던진다고 해요.
저 역시 너클볼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 야구에 미쳐서 투구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그때 너클볼 흉내를 내려고 시도했었는데 한 열 번 시도하면 아홉 번은 폭투가 나오고 어쩌다 한 번, 무회전 볼이 되어 날아가는데 공기 저항 때문에
공이 제멋대로 꺾여요. 던진 저도 받은 사람도 놀라곤 했죠. 어쩌다 들어간 거지만 몇 번만 해 보면 팔과 손가락이 금새 아파오죠.
이게 테니스공으로 던지면 더 휩니다. ^^; 어쨌든 죽이 된 밑밥을 밀어서 던지니 전방 7m까진 나가네요. 으이그~
어느새 날은 어둑해지면서 포인트 주변엔 긴장감이 돕니다. 조류가 생각보다 잘가네요. 물색도 굉장히 탁해서 왠지 기회가 올 것 같습니다.
이때였습니다. 영규씨의 낚시대가 휘어지면서 첫수가 터집니다.
표정 보세요. 저 순간 얼마나 신날까. ^^
바람 맞고 파도 맞고 추위에 벌벌 떨어도 저 때 만큼은 시간이 정지된 듯 할 겁니다. 고단함이 삭 물러가지요.
휘청거리는 낚시대를 보니 제법 큰 녀석이 걸려든 모양.
옆에 혁진씨가 뜰채 지원에 나서고
42cm급 감성돔을 낚았다
"축하합니다."
실로 오랜만에 감성돔 구경을 하네요. 동해 감성돔을 이렇게 눈앞에서 본 것도 처음입니다. 은빛이 번쩍번쩍, 참 멋집니다.
예전에 아내가 갯바위 낚시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말을 했어요. 4대돔 중에서 감성돔이 제일 못 생겼다고. 붕어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 갯바위에서 직접 감성돔을 잡은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죠. 실물을 보니 은빛이 번쩍번쩍 한 게 생각보다 멋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감성돔이 근처로 들어온 것 같아요. 서둘러 촬영을 마친 저는 밑밥 품질부터 몇 주걱 해 주고 곧바로 던졌습니다.
조류는 우에서 좌로 흐르고 있는데요. 찌를 흘리다 보면 더이상 가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찌가 그 곳에서 한동안 머뭇거리고 있기에 낚싯대를 들어 살살 당기는데 갑자기 찌가 들어가 버리네요.
총알같이 들어가거나 하진 않습니다. 스르륵 하고 잠겨 뒷줄을 사리고 있는데 갑자기 줄이 쫙 펴지더니 잡아당기네요. 볼 것도 없이 챔질!
"왔다. 왔어!"
그런데 기대했던 씨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초반에 꾹꾹 하던 녀석을 수면 가까이 띄우자 옆으로 막 째기도 합니다.
순간 황어나 임연수어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옆에서 감시다! 하는 겁니다.
동해 감성돔 신고식을 치른 입질의 추억.
씨알은 35cm에도 못 미쳤지만 어쨌든 저에겐 동해 감성돔 첫수로 기록되었습니다.
동해 감성돔은 누르스름한 빛깔을 내는 서해 감성돔과 달리 은빛이 강하고 줄무늬가 선명하여 더 멋진 느낌을 주었다.
잠시 후 박범수 사장님도 한 수 거듭니다. 감성돔이 완전히 붙은 것 같아요.
씨알이 잘아서 방생을..
옆자리에선 가자미로 착각할 뻔한 광어 새끼가 올라옵니다.
이어서 혁진씨도 한 수 올리고, 울진 후포 일원에서 동해 감성돔 낚시
연타석 감성돔을 올리는 혁진씨. 이번엔 던지자마자 물어 재꼈어요. 가을도 아닌데 이렇게 활성도를 보이다니 동해 감성돔 낚시 재밌군요. ^^
지금 시즌은 일명 '사쿠라 다이'라고 해서 앞으로 4월 한 달간 동해안 낚시 조황을 주도하게 될 호황기 직전에 놓여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 남규 형님만 잡으면 전원이 손맛 보는 건데...라고 생각하는 찰나!
거짓말같이 남규 형님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집니다. 1호대가 아닌 0.6호대의 휨 새 보십시오.
손잡이까지 휘어질 듯한 저 휨 새에 감성돔의 힘이 온 몸을 강타합니다. 강한 낚싯대가 아니기에 살살 구슬려서 올리는 저 손맛.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짜릿하네요. ^^
이로써 우리 일행은 전원이 손맛을 봤습니다.
이제 해도 떨어졌고 앞으로 길어봐야 약 30분 동안 할 텐데, 느낌 같아서는 몇 수 더 올라올 분위기에요.
저는 채비를 2B에서 5B 전자찌로 교환하였습니다. 사실 한두 명에서 낚시한다면 남은 30분을 위해 전자찌로 바꾸거나 하진 않았을 겁니다.
찌가 안 보여도 뒷줄만 팽팽하게 잡고 있으면 어신을 받는 데는 지장 없을 꺼라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여러 명에서 낚시를 할 때는 나 자신이 아닌 남을 배려해 전자찌로 세팅해 줘야겠지요.
처음 수심은 3~4m를 주고 흘러봤는데 반응이 없습니다. 저녁이라 뜰 수도 있겠다 싶어 매듭 수심을 2m로 고정하고 흘렸는데도 감감무소식입니다.
분위기로 봐선 추가 타가 나와 줄 것만 같은데 안무네요. 저녁이 되면서 파도가 완전히 죽었는데 그 때문인가 싶습니다.
이 포인트엔 우리 일행 말고도 현지꾼이 몇 분 더 계셨는데 안타깝게도 손맛을 못 보셨어요. 중간에 한 마리 건 걸 봤는데 터트렸습니다.
전방에 보팅 낚시하는 분도 막판에 한 마리 걸었지만, 낚싯대가 하늘 높이 펴지면서 그걸로 마무리를...
우리 일행은 계속해서 전자찌로 공략에 나서보지만 다들 입질이 없네요.
저 역시 가까이도 해보고 멀리 원투도 쳐봤지만, 아무래도 감성돔 무리가 빠져나간 듯싶습니다.
동해를 비롯해 후포 지역의 감성돔 조황은 여치기 낚시가 주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해안가에서도 나오고 방파제에서도 나오겠지만요.
이렇게 나오는 조황 소식을 듣고 타지 꾼들이 오면 꽝일 확률이 많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보트 문제도 있지만, 현지에서 포인트를 꽉 잡고 있기 때문에, 심지어 어느 낚시점에서는 자기 손님을 위해 고기 나올만한 자리에다 미리 찜을
해 놓는 다고 해요. 그것 때문에 자리 다툼이 심한데요. 전에도 완도권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지만,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특정 업소가 포인트를
미리 선점해 놓는 다는 것은 아무리 자기 손님을 위한 것이라지만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건 자제 하였음 좋겠고요.
또 한 가지는 파도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점도 익숙지 않은 꾼들에겐 복병이란 생각이 들어요.
여기에 기상이라던가 물색이라는 조건도 부합이 되어야 고기가 나오니 여러가지 면에서 쉽지 않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날도 급격히 어두워지고 철수 준비를 서두릅니다. 불빛이 없어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요.
보트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가는 모습이 흡사 해병대 상륙작전을 연상케 합니다.
우리는 잡은 감성돔을 가지고 2차전을 준비합니다. 2차전은 뒤풀이겠지요? ^^ 그런데요. 오늘의 주인공은 감성돔이 아니었습니다. ㅎㅎ
감성돔을 조연으로 밀어버린 주인공이 등장하니 다들 그거 먹기 바쁩니다. 여기서도 이런 게 잡힐 줄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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