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의 성패를 결정짓는 수온 알아보기(국립해양조사원의 실시간 연안정보)


    오늘은 바다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인 '수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온은 낚시 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대 지표인데요. 수온에 따라 그날 대상어의 활성도가 완전히 달라지고, 낚시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을 정도로 강력한 변수이기도 합니다. 

    우선 한반도의 수온 분포를 대략 살펴보면, 서해권이 수온의 등락 폭이 가장 커서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고 그다음 동해와 남해순으로 이어집니다. 서해는 '발해만'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있어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난류의 영향을 적게 받으므로 연중 수온이 높지 않습니다. 한창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과 가을엔 20도를 넘기기도 하지만, 영등철이 오면 5도씨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과 이른 봄철에 낚시가 잘 안 됩니다.

    반면,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권은 서해와 동해보다 평균 수온이 높습니다. 물론 영등철이 오면 10도씨 이하로 떨어지지만, 지금 같은 봄철엔 15~19도씨를, 여름과 가을엔 20도를 훨씬 웃돌기에 낚시가 활발히 이뤄집니다.

    바다에서 1도의 수온 변화는 물고기들에게 꽤 중대한 환경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36.5도에서 1~2도만 올라가도 열이 나고 식은땀이 나듯이, 1~2도 차이로 고기들이 숨어버리거나 입을 닫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온이 무조건 높아서 낚시가 잘되거나 혹은 무조건 낮다고 해서 낚시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다 수온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온의 '오름세'인지, '내림세'인지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그럴려면 하루 전 수온을 알아야 하는데요. 가령, 어제 수온이 13도였는데 오늘 수온이 14도라면 낚시가 잘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 어제 수온이 18도 였어도 오늘 수온이 17도라면 낚시가 안 될 가능성이 높아 집니다. 그래서 낚시는 오늘 수온보다 '어제 수온'이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때와 수온 정보를 볼 수 있는 국립해양조사원

    이곳은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로 다양한 해양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링크 : 국립해양조사원바다 낚시를 준비할 때 이곳에서 봐야 할 정보는 바다 수온을 체크할 수 있는 '실시간 연안정보'와 물때를 알 수 있는 '조석예보' 입니다.


    5월 21일자, 연안 정보

    실시간 연안정보는 구역별로 수온과 염분 농도, 풍향/풍속 등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모든 지역이 나오지 않고 일부 지역은 '점검 중'이라고 뜨는데 이 점은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 발생한 서귀포 저수온 현상은 단지 해프닝이었다.
    수온 폭이 크게 상승하는 늦봄, 제주도 연안 수온은 보통 16~18도씨를 보이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제주 서귀포 지역의 수온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제주 모슬포, 성산포, 북제주는 연일 16~17도씨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서귀포만 13도씨로 저수온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주 13~16일 일정으로 제주도 낚시 왔는데요. 이때 서귀포 연안 수온은 13도로 저수온기인 영등철 수온과 같았습니다. 이에 대해 함께 다녀온 우리 일행뿐 아니라, 몇몇 제주 현지꾼도 이러한 현상에 대해 속 시원한 의견을 못 내놓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난류인 쿠로시오 해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어 언제나 아열대성 어종과 회유성 어종을 대상으로 활발히 낚시가 이뤄지고 있으며 그 시즌은 연중무휴입니다. 그런데 13도라는 수온은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선뜻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낚시를 다녀와서 계속해서 수온 변화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어제는 무려 6.5도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제주도 낚시 블로거이자 현지꾼인 아일락님은 서귀포 수온이 8도씨 밖에 안 나온다며 삼일 동안 몰황을 당하고 왔다 했고, 제 블로거에 오시는 제주 현지꾼들도 "서귀포 수온이 이상하다"며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서귀포 일대는 해파리가 많아 낚시가 어렵고 조황도 저조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수온은 6~8도씨 밖에 안 되는데 해파리가 들어왔다면 이는 냉수대 영향이 아닌 관측 오류라는 결론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아래 관측 자료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5월 16일 자 서귀포 연안 수온은 12.1도씨를 기록 중이다.

    13~16일 일정으로 제주도 낚시를 하고 서울로 철수하는 당일 날, 서귀포 연안 수온이 12.1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초여름인데 좀 이상하죠? 그것도 서귀포 지역만 그렇습니다. 다른 지역(모슬포, 북제주, 성산)은 16~17도로 정상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5월 17일 자 서귀포 연안 수온은 10.7도를 기록 중이다.

    이쯤 되니 어이 상실입니다. 10.7도는 남해 저수온기 때나 나타나는 영등철 수온입니다.


    같은 날 서해 안산의 수온은 15.6도를 기록 중이다.

    수도권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안산, 시화방조제 구간의 수온이 서귀포보다 무려 5도씨 이상 높습니다. 수온만 보자면 안산, 시화방조제에 돌돔, 벵에돔, 대물 참돔이 득실대도 이상하지가 않습니다. ^^; 그렇게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후, 저는 서귀포 관측자료를 보고 실소하고 말았습니다


    5월 20일 자 서귀포 연안 수온은 6.5도를 기록 중이다.

    6.5도면 얼음물에 가깝습니다. 참돔, 돌돔, 벵에돔은 모두 동사하며 제주 근해의 물고기들은 지역을 이탈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겁니다. 그런데 현지꾼들 얘기를 들어보면 고기는 안 잡히고 해파리만 가득하다고 합니다. 이는 서귀포 수온이 다른 제주도 지역보다 더 높다는 걸 방증합니다.

    저는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한 관계자가 말씀하시길 서귀포는 정방폭포(바다로 떨어지는 폭포수)의 영향으로 수온이 다른 지역보다 차게 나올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말이 안 되죠. 초당 몇 톤씩 부어대는 폭포도 아닌데 서귀포 연안의 넓은 바다에 그런 영향을 끼칠 리가 있겠어요? 저는 말했습니다.

    "지금 서귀포 수온이 6.5도밖에 안 나오는데 이것도 폭포 때문인가?"

    그 말을 듣더니 검토하고 다시 전화를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분 후 전화가 왔습니다. 결론은 그렇습니다. 서귀포에 설치된 관측기가 이상이 있거나 에러가 난 것 같다는 답변이 왔던 것입니다.


    결국 서귀포 조위 관측소는 '점검 중'으로 표기되었다.

    결국, 서귀포 저수온 현상은 단순한 헤프닝에 그쳤습니다. 그 정보를 맹신해 버린 많은 낚시꾼들(저 포함)이 포인트를 선택함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낚시를 그르쳤다는 생각도 들어서 무척 아쉽습니다. 그래도 국립해양조사원은 우리나라에서 신뢰도 높은 해양 정보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곳입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정보는 수많은 낚시업계 종사자와 낚시꾼들의 판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중한 역할을 합니다. 부디 신중해서 자료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수온 그래프와 조과의 상관관계에 관하여


    5월 21~22일 자 시간 단위로 변하는 서귀포 수온 정보입니다. 6~8도씨는 관측 에러지만, 어쨌든 심장박동이 느껴질 만큼 수온의 변화가 큽니다. 지금은 에러 때문에 저런 표시가 되었지만, 만약 다른 지역의 수온 정보도 저런 식으로 등락폭이 크다면 낚시를 하는 데 있어서 좋은 결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니 이 점 꼭 참고하십시오.



    거제도는 현재 15.8도씨를 보이며 수온의 변화 폭이 작고 안정적입니다. 이런 추이가 지속한다면 조황이 폭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그래프는 전북 격포권 자료입니다. 보다시피 새벽에 수온이 점점 늘었다가 오전 7시를 기점으로 뚝 떨어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안산 그래프를 보실까요?



    안산은 등락 폭이 매우 심합니다. 15도씨를 유지하던 수온이 오전 7시를 기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서해권 물때표를 보면 오전 6시~8시 사이가 간조에서 초들물로 전환됩니다. 다른 시기는 모르겠지만, 지금 시기에 서해권은 썰물에 수온이 높고, 밀물(들물)에 수온이 확 떨어지는 걸로 압니다.

    다시 말해 간조를 기점으로 초들물이 받쳐서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수온이 뚝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서해권에 감성돔 낚시를 많이 하시는데 아무래도 영향이 있겠죠?




    요즘 우리나라 연안 중에서 수온이 가장 잘 나오고 있는 통영권입니다. 1도씨 이상 갑자기 오르거나 내림 폭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그래프를 유지하고 있으며, 7시 이후엔 오히려 수온이 오르고 있습니다. 오전 10시쯤 되면 벵에돔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낚시해 봄 직한 그런 그래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그래프가 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개인적으로 실험해 보지 않았기에 장담할 수 없지만, 어쨌든 수온의 변화가 크면 클수록 낚시는 마이너스로 작용합니다. 지역별 수온 그래프, 이것을 관찰하면서 지역별 조황을 살펴본다면 무언가 공통점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출조를 나가실 때 가고자 하는 곳의 수온을 예의주시하면서 그것이 오름세에 있는지, 내림세에 있는지 추이를 보고 출조한다면 낚시하는데 많은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추신
    지금 격포 내만권에서 감성돔 낚시 중입니다. 출판 이벤트 결과는 다녀와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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