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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리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부시리는 낚시 대상어로 주목받기 어려웠습니다. 그 이유는 한정된 포인트, 짧은 시즌에 있는데요. 주로 남해 동부권의 먼 섬에서나 행해지고 시즌도 여름으로 한정되기에 일부 낚시꾼들만 접근 가능한 어종으로 인식됐습니다. 그러다가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해마다 수온이 올라가고 난류의 세력이 확장하면서 부시리 낚시 시즌은 점차 길어지는 추세를 보입니다. 여기에 유어선의 발달로 이제는 발길이 안 닿는 섬이 없지요. 서해권은 멀리 어청도나 왕등도까지 포인트가 개발되면서 부시리 지깅이라는 장르가 발달하었고 경남 홍도는 부시리 선상 낚시로 유명합니다.
#. 부시리는 포인트가 중요
포인트를 선정하기에 앞서 물때를 잘 보고 출조해야 합니다. 이유는 부시리란 어종이 회유성이 매우 강해 빠른 물살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데요. 평소 부시리가 잘 낚이는 명당이라 해도 출조 그날 물때가 '조금'이어서 물 흐름이 좋지 못하다면, 빈작을 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빈작이 아니더라도 씨알, 마릿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물때를 잘 보고 들어가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부시리 포인트로 적합한 조건은.
1) 남해 동부 원도권(안경섬, 구을비도 등), 제주도(송악산 직벽 포인트 등)
2) 조류가 빠르고 소통이 원활한 곳
3) 곳부리, 독립여 (홈통, 만은 물때 상관없이 피할 것)
4) 포인트 주변 수심이 매우 깊은 곳 (최소 10m)
#. 갯바위 부시리 낚시 시즌은 여름보다 가을에 집중돼
부시리 하면 여름 낚시를 떠올리지만, 실질적으로 잘 낚이는 시즌은 가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여름에 냉수대가 끼면 뜻밖에 갯바위 근처로 잘 안 붙습니다. 시즌은 7월부터 시작이지만, 보다 안정적인 조황을 보이는 시기는 8월부터 10월까지가 호황이며, 곳에 따라 겨울도 가능합니다. 특히 제주도, 여서도, 추자도, 국도, 구을비도, 부산 형제섬 등 원도권에 속하는 포인트는 5월부터 12월까지 시즌이 길며 그중 7, 8, 9, 10월이 호황이지만, 서해권은 8~9월로 대단히 짧다는 게 특징입니다.
■ 부시리 낚시 채비에 관하여
부시리와 같은 대형 어종을 상대할 때는 출조 전 원줄에 흠집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다.
부시리는 지구력이 좋아 파이팅 여하에 따라 성패가 많이 갈립니다. 파이팅 중 고삐를 늦추면 여 속으로 파고들어 원줄이 터지거나 긁혀 못쓰게 하는 경우도 많아요. 부시리 낚시를 하다 보면 뜻밖에 찌 분실이 많은데 이는 밑걸림 때문이 아니라 원줄이 터져서 그렇습니다. 어떨 때는 제대로 겨뤄보지도 못한 채 원줄이 툭 하고 끊어져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하는데요. 이를 최대한 방지하려면 사전에 원줄을 점검해야 합니다. 150m가 감긴 원줄을 모두 풀어서 손으로 만져보기는 힘들 거에요. 집에서는 10~20m 분량의 원줄을 풀어 손으로 만져보십시오. 중간에 흠집이 났다면 과감히 자르는 게 좋습니다.
부시리 낚시에서 주로 사용했던 채비
부시리 낚시채비는 "벵에돔 채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채비 형태는 같은데 낚싯대와 릴, 원줄, 목줄을 대폭 보강한 형태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애용하는 채비는 00(투제로), 000(쓰리제로)를 이용한 잠수 채비에요. 원줄에 00찌를 끼우고 그 아래 찌멈춤고무를 넣고 상황에 따라 찌멈춤고무 아래나 목줄에 g5~g2 봉돌을 물리거나 혹은 안 물리거나 합니다. 이 채비로 83cm급 부시리를 낚았는데 이것이 저의 갯바위 부시리 1호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부시리 낚시채비
#. 낚싯대
낚싯대는 2~3호로 되어 있는데 2호보다는 그냥 3호를 쓰는 게 낫다고 봅니다. 2호로도 얼마든지 걸 수 있고, 제 아내는 작년에 1.7호대로 70cm급 부시리를 올렸지만, 그렇게 하면 파이팅 시간이 늘어나면서 체력도 빠지고 장비에 무리가 가서 별로 좋지 않아요. 처음부터 아주 씩씩한 장비로 상대하시길 권합니다.
#. 릴
릴은 5000~6000번 릴을 LB 릴보다 드랙릴을 권합니다. 요새는 LBD 릴이라고 해서 LB 브레이크와 드랙 기능을 동시에 갖는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시마노, 다이와 제품군이며 25만원 이하의 제품은 찾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부시리 낚시는 부시리가 치고 나갈 때 드랙이 조금씩 풀리도록 사전에 드랙을 살짝만 열어둡니다.
#. 원줄과 목줄
원줄은 5~6호면 충분하나, 지역에 따라 부시리 씨알이 좋다면 7~8호를 쓰기도 합니다. 목줄은 3~4호라 되어 있는데 좀 더 빠른 제압을 위해 4~5호를 권합니다. 원줄 5호에 목줄 5호로 해도 상관없고요. 목줄이 원줄보다 한 호수 더 커도 상관없습니다. 원줄은 물에 잘 뜨는 플로팅 타입보다 조금 가라앉는 서스펜스 타입을 추천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원줄 대다수가 물에 잘 뜨는 플로팅 타입이라며 선전하고 있고 이것이 릴 찌낚시의 교본인 것 마냥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벵에돔 낚시도 서스펜스 타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채비 컨트롤'이 쉽기 때문인데요. 이는 바람의 영향을 덜 받으며 특히 00찌 같은 잠수 조법을 쓸 때 채비가 수중으로 원활히 내린다는 이유에서 서스펜스 타입을 즐겨 씁니다. 목줄은 카본사(후로로카본)로 개인적으로 부시리 낚시에서 선호하는 제품은 토레이, 선라인 브랜드입니다.
#. 어신찌
어디까지나 갯바위 낚시를 기준으로 한 채비 설명입니다. 전층 기울찌도 좋고 구멍찌도 좋습니다. 형태는 개인의 취향에 맡기고요. 부력은 B, G2, 0, 0c, 00, 000 사이에서 선택하는데 날 좋고 수면에 부시리가 보일 정도로 밑밥 반응도가 좋다면 0(제로)호 찌 채비를 하고, 바람이 불어 채비 컨트롤이 까다로운 조건에서는 00찌나 000찌를, 밑밥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면 채비를 좀 더 깊이 내리기 위해 G2나 B찌를 사용합니다. 이때 봉돌은 바늘에서 40cm 떨어진 곳에 물리거나 혹은 목줄 한가운데 물리거나, 찌멈춤봉 바로 아래 물리거나 하는 식으로 위치를 조절하고 조류 세기에 따라 적절히 가감하고 분납도 했다 떼었다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길 권합니다.
#. 바늘
바늘은 부시리니깐 큰 바늘이 좋습니다. 참돔 11~13호 정도면 무난하고요. 감성돔 바늘도 5~8호 정도면 됩니다. 부시리라고 마냥 가져가지는 않아요. 얘네들도 긴꼬리와 성질이 비슷해 새벽녘에는 갯바위 근처로 곧잘 붙고 입질도 시원하게 가져가다가도 해가 뜨면서 부시리 입질 수심층은 깊어지고 입질도 약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땐 낚싯대를 끌어 미끼에 액션을 줘야 물 때가 많고 그마저도 확 가져가지 않아 이럴 때를 대비해 한 치수 작은 바늘을 준비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 부시리 공략과 밑밥 품질에 관하여
부시리 낚시 삼매경에 빠진 필자의 아내
#. 밑밥의 구성
저는 벵에돔 밑밥으로 구성합니다. 대신 파우더는 빠른 조류에 대응하기 위해 비중이 무거운 걸 쓰고요. 참돔 파우더도 추천합니다. 보통 반나절 낚시 분량으로 크릴 6장 + 파우더 2장가량 준비하는데요. 조류가 세면 파우더를 1장만 섞거나 아예 맨크릴을 원형 그대로 씁니다. 그래서 낚시점에 있는 크릴 반죽기에 넣고 돌리거나 하진 않습니다.
#. 부시리 낚시에서 밑밥 품질의 원칙
주걱은 감성돔용 주걱으로 24cc 이상 되는 사이즈를 쓰면 무난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주걱은 약 30cc로 용량은 크고 솔채 길이는 짧은 주걱인데요. 품질을 자주 해야 하고 또 벵에돔 낚시처럼 멀리 칠 이유가 없으므로 솔채 길이는 짧고 그립감이 좋아 피로가 덜한 제품이 좋습니다. 부시리 낚시는 참돔 낚시와 비슷합니다. 본류대가 직접 받치는 곳에서 무한 흘림으로 낚시할 때가 많은데 이때 밑밥을 품질 할 때는
"소량의 밑밥으로 자주 품질하는 게 핵심"
한꺼번에 3~4 주걱씩 품질하기 보단 1~2주걱을 품질 하더라도 밑밥 띠가 끊이지 않게 자주 해줘야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매우 부지런해야 해요. 캐스팅 전에 한 주걱, 캐스팅 하고 나서 한 주걱, 잠시 흘리다가 습관성으로 한 주걱, 채비 걷기 직전에 한 주걱, 이런 식으로 해도 됩니다. 또한, 본류대 일수록 밑밥 소모량이 많아지므로 크릴 6장으로도 모자를 수도 있으니 사전에 밑밥 양을 잘 조절하십시오.
흘러가는 찌에다 밑밥을 따라치는 건 금물, 찌 위치와 상관없이 밑밥 투척 지점은 한 곳에만 치는 것이 좋다.
#. 흐르는 찌를 따라 밑밥을 치는 건 절대 금물
어떤 낚시든 마찬가지지만, 흘러가는 찌에 맞춰서 밑밥을 치는 행위는 "고기를 쫓아내는 결과"를 만듭니다. 갯바위에 모르는 사람과 내려서 낚시하는데 파트너가 그런 식으로 밑밥을 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오늘 망했네" 입니다. ^^; 처음 투척 지점에다 밑밥을 꾸준히 넣으시길 권합니다.
#. 채비는 밑밥 띠에 맞춰 흘러주는 게 관건
모름지기 부시리 낚시는 밑밥 띠에 맞춰 채비를 천천히 흘려주는 게 좋습니다. B 이상 무거운 봉돌을 달아 미끼가 빨리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장비는 튼튼하게 채비 구성은 매우 가볍게 해 미끼가 수면에서 서서히 내려가도록 하는 게 최대 관건입니다. 이 과정에서 밑밥 냄새를 맡고 몰려온 부시리가 밑밥 크릴을 주워 먹다가 내 미끼를 물 확률이 높아집니다.
#. 입질 유형과 챔질 방법
흘림낚시라 베일을 열어놓고 낚시할 텐데요. 입질 유형은 대게 원줄을 시원하게 끌고 가는 형태입니다. 이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류가 빠를 때 입질과 헷갈릴 수 있다는 점. 조류가 콸콸 흘러갈 때는 원줄도 덩달아 빠르게 풀려나갑니다. 이것을 입질로 착각하지 마시고요. 그 와중에 부시리가 입질하면 풀려나가는 원줄에 속도 변화가 반드시 생깁니다. 와르르 풀려나간다거나 갑자기 쏜살같이 풀려나갔다가도 멈춰버리거나 한다면 입질입니다.
또한, 본류대 무한 흘림을 하다 보면 내 채비가 일정 구간에 다다랐을 때 풀려나가던 원줄이 더이상 안 풀릴 때가 있습니다. 이는 서로 다른 성질의 조류가 맞부딪혀서 형성된 '조경지대'로 채비가 도달하면 생기는 현상인데요. 조경지대는 조류가 더 이상 뻗어나가지 않고 위로 솟구치거나 내리는 현상이 있으므로 더이상 원줄이 풀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 입질 받을 확률이 많이 올라갑니다. 채비는 더이상 나아가지 않기에 미끼는 서서히 가라앉다가도 다시 뜨기를 반복할 텐데 이때 뒷줄을 팽팽히 잡고 견제를 해주면 입질 확률이 올라갑니다.
챔질 법은 간단해요. 원줄이 강하게 풀려나가면 낚싯대를 세운 뒤 베일을 닫고, 원줄이 약하게 풀려나가는 입질을 보일 땐 베일을 닫는 동시에 챔질 합니다. 자세한 챔질 방법은 "챔질 방법"을 참조
■ 부시리 파이팅 시 대응법
파이팅 도중 부시리의 저항력에 맞춰 드랙을 조였다 풀었다 할 수 있어야 한다.
#. 부시리는 입질 받는 것보다 입질 받고 난 뒤가 문제
부시리 입질은 오늘 알려준 포인트와 채비로 낚시한다면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뒤에요. 저는 튼튼하지 못한 채비로 했다가 몇 번을 터트려 먹었지만, 처음부터 튼튼한 장비로 몇 가지 주의사항만 유념한다면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보통 대물을 상대할 때 성패가 갈리는 분기점은 챔질하고 난 뒤 5초라고 합니다. 벵에돔의 경우 여 속으로 처박는 특유의 액션이 있으므로 5초 안에 1m가량 띄우지 못하면 목줄이 여에 쓸려 터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요. 부시리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부시리는 처음 5초뿐 아니라 파이팅하는 내내 여유 줄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힘이 부쳐도 대를 바짝 세워 더는 물속으로 처박지 못하게끔 고삐를 주지 말아야 하며, 이때 인장력의 한계치에 도달해 목줄이 터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사전에 드랙을 조절해 놓거나, 파이팅 시 순발력 있게 드랙을 조였다 풀었다 해서 부시리가 파고드는 공간을 한없이 주는 게 아닌 그 폭에 '제약'을 걸면 여 쓸림이 줄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힘이 빠지게 됩니다.
파이팅 시 여뿌리를 돌아나가는 부시리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 부시리는 영악한 어종
부시리는 고의적으로 목줄과 원줄에 손상을 입히는 아주 영악한 어종입니다. 제아무리 부시리가 힘이 세도 인간의 힘, 낚싯대의 탄성에는 이기지 못합니다. 대신 최후의 발악이란 게 있어요. 수면에 찌가 올라오고 부시리가 스멀스멀 비치기 시작할 무렵부터 긴장해야 합니다. 부시리가 스스로 힘이 부치다고 판단하면 고의로 갯바위 가장자리에 바짝 붙어 그 라인을 따라 나갑니다.
이때 마냥 손 놓고 있으면 곳부리를 돌아 나가거나 혹은 위 사진처럼 여 뿌리를 끼고 돌면서 채비 터트림을 유도하는데요. 이때 대가리 방향을 내 쪽으로 돌리지 못하면 게임 끝입니다. 목줄 인장력이 다 돼 터지는 한이 있어도 부시리 대가리 방향을 돌려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가 낚시하면서 목줄 인장력이 다 돼 터진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요? 대부분 대물을 낚았는데 터트렸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여에 쓸려서"입니다. 부시리가 수중여로 파고들거나 갯바위 가장자리에 바짝 붙어 달려나가면 줄이 터지는 한이 있어도 버텨야 하며 대가리 방향을 돌려세우면 더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시리는 뜰채에 담기기 전까지는 내 고기가 아니다. 절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 부시리는 부레가 없어 피곤한 물고기
삼치, 부시리 이들 어종의 공통점은 '부레'가 없다는 점입니다. 부레가 없는 어종은 바닥에 배를 깔고 잠을 잘 수 없습니다. 가수면 상태가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을 헤엄치며 움직여야 하는 어생(?)입니다. ㅋ 또한 부레가 없는 어종의 특징이 있다면, 뜰채에 담기기 전까지 지X발광을 한다는 것입니다. 감성돔, 벵에돔, 참돔, 돌돔 등 대부분 어종은 수면에 띄워 공기를 마시게 하면 힘이 빠져 꼼짝 못 하죠. 부레 없는 어종은 부레가 없으므로 공기를 마셔도 힘이 안 빠집니다. 오히려 더 난리를 치지요.
그래서 뜰채에 담기기 전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뜰채질은 옆 사람이 도와주는 게 좋습니다. 알부시리면 모르겠는데 60~70cm급이 넘어가는 중형급 부시리를 낚는다면 혼자서 뜰채질하기가 굉장히 버겁습니다. 부시리 낚시는 반드시 2인 1조로 하고, 옆 사람이 큰 걸 낚으면 서둘러 채비를 회수한 뒤(부시리가 옆 사람 채비를 완전히 감아버릴 수 있음) 뜰채 지원을 해주도록 합니다. 사진은 제가 부시리를 낚았지만, 씨알이 커 아내가 뜰채 지원이 힘들자 할 수 없이 낚싯대만 잡아준 모습.
작년 11월 83cm급 부시리, 제주 송악산
사용채비 : 3호대, 4호 원줄, 3호 목줄, 00찌
아내가 낚은 70cm급 부시리
사용채비 1.75호대, 3호 원줄, 2.5호 목줄, G2찌
부시리 많이 걸어보면 대물과의 파이팅 대응력이 좋아집니다. 개인적으로 대물 감성돔에 대응하기 위한 스파링 상대로는 숭어가 좋고, 대물 긴꼬리 벵에돔에 대응하기 위한 스파링 상대로는 부시리만 한 것도 없다고 봅니다. ^^
■ 부시리로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
맥주 안주 킬러인 부시리 튀김
부시리는 한두 마리만 낚아도 아주 푸짐하죠. ^^ 물때가 나쁘면 낱마리 조과에 그치지만, 때만 잘 만나면 마릿수도 가능합니다. 그 마릿수란 게 벵에돔처럼 두 자리는 아니에요. 한 마리 낚을 때마다 기진맥진하고 시간도 걸려 다량으론 못 낚지만, 사이즈 되는 부시리 3~4마리만 낚아도 먹을 양은 상당합니다. 좀 피곤해도 낚시하고 집으로 돌아와 포를 다 떠 놓으세요. 그리고 김치 냉장고에 숙성해 1~2일 내에는 회를 드시고 2~3일이 지나면 초밥을, 그 이상이 지나면 생선가스, 튀김이 좋습니다.
위 사진은 부시리 회를 먹고 남은 조각으로 튀김 한 건데요. 저 상태에서 탕수육 소스만 뿌리면 부시리 탕수육이 됩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죠. ^^
잿방어 가스
부시리와 유사 어종인 잿방어도 여름, 가을에 잘 낚이는 어종인데요. 국내에서는 큰 씨알을 만나보기가 어렵지만, 보통 원도권에서 낚시하다 보면 40~50cm급 잿방어가 손님고기로 자주 낚일 겁니다. 이것을 잡어라며 버리지 마시고 집으로 가져와 생선 가스를 해 드셔 보세요. 저는 간 무와 생고추냉이를 얹어 간장에 찍어 먹는데 그 맛이 일품입니다. 부시리도 똑같이 응용할 수 있고요.
부시리 회
회는 더이상 말이 필요 없죠. ^^ 여름 부시리가 맛은 좋지만, 방어와 달리 부시리는 한겨울에도 먹을 수 있어요. 비록 지방 함유량은 여름에 비해 못해 등살 부위는 밍밍한 맛이지만, 중뱃살과 대뱃살은 아주 녹습니다. 그 맛은 사이즈가 크면 클수록 배가 되고요.
이상으로 부시리 낚시채비와 방법에 대해 쭉 훑어 봤습니다. 꼭 원도권이 아니더라도 내만에서 알부시리 손맛은 볼 수 있어요. 지금 시즌에 거제도 서이말 삼각여 같은 포인트에 가면 30~40cm급 참돔과 부시리가 섞여 올라옵니다. 지심도 일부 포인트에선 70cm급 중형 부시리가 심심찮게 낚이고요. 안경섬은 대부시리가 어슬렁~어슬렁.
그런데 안경섬에는 참돔, 긴꼬리를 잡으러 가는 꾼들이 주류라 부시리의 출현은 달갑지 않게 생각할 겁니다.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는 짧지만, 제주도 일부 포인트에서 대부시리, 방어가 일시적으로 붙어 낚시가 가능합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 및 공략 포인트는 해당 포인트가 북적일 것을 우려해 여기서 쓰지 않겠습니다만, 갯바위에서 미터급이 넘어가는 대부시리 낚시를 원하신다면 개인적으로 알려드릴 수는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올리는 목적은 올가을, 부시리 사냥에만 두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쯤 도전해서 부시리를 낚아 많이 터트려도 보시고 일부 잡은 것은 집으로 가져와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봉사"를 해보길 권해요. 특히 생선까스, 탕수육, 전부침을 해주면 낚시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오늘날 대중들에게 낚시에 대한 인식이 안 좋게 찍힌 이유 중 하나를 "자기만 즐기는 이기적인 취미"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 봅니다. 함께 낚시를 즐길 형편이 못 되면 혼자 즐기시되 반찬이 되는 고기를 잡어라며 천대하지 마시고 집으로 가져와 가족에게 음식으로 보답해 보세요. 그러면 낚시에 대한 인식도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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