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벵에돔 유비끼(숙회)'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흔히 낚시꾼들은 벵에돔 유비끼라고 부르지만, 유비끼는 완전히 분리된 껍질을 데친 것으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요. 벵에돔 숙회나 껍질 회 정도로 부르면 될 것 같습니다. 

     

    벵에돔 숙회는 껍질을 분리하지 않고 토치를 이용해 익힘으로써 약간 불 맛을 내면서
    씹는 질감을 보강한 형태인데요. 참돔은 끓는 물을 이용한 숙회(마스까와)를 해먹고 벵에돔은 불을 이용하는데 여기선 불을 이용한 숙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 방법 목차>>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 - 꼭 필요한 준비물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2) - 시즌과 포인트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3) - 습성과 생태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4) - 제로찌 채비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5) - 두 가지 직결 매듭법을 익히자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6) - 입질 파악 방법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7) - 바늘 선택 노하우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8) - 수중쿠션 사용 메뉴얼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9) - 미끼(크릴) 꿰는법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0) - 봉돌 사용 메뉴얼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1) - 밑밥 품질 요령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2) - 밑밥 동조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3) - 저부력 잠수찌 사용 메뉴얼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4) - 두 가지 챔질 방법
    - 토치를 사용한 벵에돔 껍질 회 만들기
    - 마릿수로 낚아내는 목줄찌의 활용
    - 목줄 10m를 연결하는 천조법에 대해 알아보자
    - 나비매듭(나루호도 매듭)을 이용한 벵에돔 낚시
    - 빵가루 조법에 관하여



    먼저 갓 잡은 벵에돔이 필요합니다. 사진은 손질을 마친 상태고요. 회 뜨는 방법은 지난번에 많이 설명했으므로 여기선 생략하겠습니다. (관련글 : 돌돔 감성돔 회뜨는 법)


    준비물은 토치와 얼음물로 단출합니다. 토치는 휴대성이 좋아 여름날 야영 낚시에 가져가기도 괜찮습니다. 갯바위에서 해먹는 벵에돔 숙회(유비끼), 괜찮죠? ^^


    포를 뜬 벵에돔을 껍질이 위로 보이게 놓고 토치로 익혀주는데요. 저는 칼 위에 올렸지만, 도마에 올려놓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토치로 껍질을 익힐 때는 특히 가장자리가 설익지 않도록 신경 써주고, 골고루 빠르게 움직이며 익히는 게 핵심이다.

    익힐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토치를 이용해 벵에돔 숙회(유비끼)를 만들 때는 반드시

    "토치를 빠르게 움직일 것"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그 부분이 설익으면서 오그라들기만 해 추가로 껍질을 익히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 껍질이 생각보다 잘 안 익는데요. 살이 오그라드는 현상은 완전히 익어서가 아닙니다. 혹자는 오그라들면 익은 것으로 간주하고 썰어 먹는데 그렇게 하면 껍질이 설익어 질겅질겅 씹히기만 하고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벵에돔 껍질은 "약간 탈 정도"로 익혀주는 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살이 최대한 늦게 오그라들게끔 토치를 빠르게 움직여가면서 골고루 익혀주는 게 벵에돔 숙회(유비끼)에서는 최대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시도에는 익숙지 않겠지만, 하다 보면 익힘에 있어 감을 잡을 겁니다.

    그렇게 위아래로 부지런히 움직여가면서 껍질을 익히면 살이 오그라드는데 이때 탄 내가 살짝 날 정도로 지져주십시오. 엣지 부분의 살이 살짝 익는 건 개의치 않아도 됩니다. 껍질이 안 익어서 씹히지 않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만약 비늘을 깔끔히 치지 못했다면 껍질에 비늘이 남으면서 열을 받아 불꽃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상관없습니다.


    익힌 횟감은 재빨리 얼음물에 넣습니다. 얼음물은 근육을 팽창시켜 육질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늘이 남아 있다면 이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고요. 붙어 있다면 손으로 살살 긁어 떼 내셔도 됩니다.


    마른 면보나 키친타올 등을 이용해 횟감의 물기를 제거해 줍니다. 횟감을 올려놓고 김밥 말듯이 키친타올을 감으면 물기가 제거되는데 너무 꽉 말지는 마세요. 살점에 달라붙어 지저분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도마에 올려 점선이 그어진 방향대로 썰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꼭 저 방향으로 안 써셔도 돼요. 원하는 각도로 썰어내시면 되고요. 생선 결에 맞춰 써는 것과 생선 결 반대로 맞춰 써는 것에 대해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붉은색 선은 칼집 내는 자리입니다. 이 과정은 생략해도 되지만, 좀 더 뽀대(?)를 내기 위해서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보세요. 우선 썰기 전에 붉은색 선 라인을 따라 칼집을 살짝 냅니다. 1/3에서 반절까지만 칼이 들어가도록 합니다. 그 이상 들어가면 회가 너덜너덜해 지므로 보기 안 좋습니다. 칼집을 낸 뒤 썰어내면 아래와 같은 모양이 잡힙니다.


    참돔 숙회(마스까와)

    일식집에서 많이 본 모양이죠? 칼집을 내어 썰어내면 모양이 예쁘게 잡힐 뿐 아니라 식감에서도 미묘하게나마 차이를 보여 일식집에서 선호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맛깔스러운 벵에돔 숙회 4인분.

    요건 혼자 먹을 거 ^^ 옆에는 소라

    벵에돔 숙회로 쥔 초밥

    벵에돔 숙회(유비끼) 3~4인분


    작년 가을, 제주도에 두 달 간 머물렀을 때의 밥상이에요. 이때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대신 밥상을 자주 접했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행복한 추억이었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벵에돔 숙회(유비끼)는 비교적 살이 무른 어린 벵에돔으로 하는 게 알맞을 것 같아요. 그러니깐 40cm 미만의 벵에돔을 숙회로 먹으면 특유의 식감과 더불어 약간의 불향도 느낄 수 있어 여러모로 좋은데요. 40cm급이 넘어가는 대물 벵에돔은 그냥 일반 회로 먹는 게 낫다고 봅니다. 큰 것들은 껍질이 질겨 토치로 익히는 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겁니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네요. 지금 남해권에선 적조 현상으로 고른 조황을 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한번 시원하게 장때비가 내리고 나면 바다 상황도 좀 나아지려만, 연일 내리쬐는 불볕 더위에 고기들도 지쳤나 봅니다. 벵에돔 시즌은 초가을에서 지역에 따라 늦가을까지도 이어지지만, 내만권 벵에돔 낚시는 사실상 8월까지인 만큼 손맛보시고 이렇게 근사한 숙회로 입맛까지 챙기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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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끼, 마스까와, 히비끼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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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낚시 17부, 미지의 생선회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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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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