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에돔 낚시] 벵에돔 입질(어신)을 파악하는 네 가지 방법

원래는 '구멍찌 선택 요령'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였는데 지난 시간 '초보들도 할 수 있는 벵에돔 채비'의 내용과 상당 부분 중복되어 다른 내용으로 대체합니다.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는데요. 벵에돔 입질(어신)은 어떻게 파악하는지 오늘 이 부분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 방법 목차>>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 - 꼭 필요한 준비물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2) - 시즌과 포인트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3) - 습성과 생태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4) - 제로찌 채비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5) 두 가지 직결 매듭법을 익히자
- 벵에돔 입질을 파악하는 네 가지 방법
- 벵에돔 낚시, 상황에 따른 바늘 선택 방법
- 캐스팅만 잘해도 반은 성공, 고수의 캐스팅을 배우자
- 공략 거리에 따른 벵에돔 채비법
- 공략 수심에 따른 벵에돔 채비법
- 벵에돔 밑밥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 피할 수 없는 복병, 잡어 따돌리기
- 빵가루 조법에 관하여
- 벵에돔 낚시에서 밑밥 투척 요령
- 감성돔 낚시와 다른 벵에돔 낚시의 챔질 방법
- 벵에돔 조과의 일등 공신 밑밥 동조, 그 오묘한 세계
- 옆 사람은 낚는데 나는 못 낚는 이유
- 마릿수로 낚아내는 목줄찌의 활용
- 0c, 00 채비는 언제 사용해야 좋을까? 투제로에 관하여
- 목줄 10m를 연결하는 천조법에 대해 알아보자
- 나비매듭(나루호도 매듭)을 이용한 효율적인 벵에돔 낚시
- 토치를 사용한 벵에돔 껍질 회 만들기


■ 어신찌가 주는 정보
기존에 감성돔 낚시를 하셨던 분들이라면 습관적으로 "어신찌"를 보게 될 텐데요. 벵에돔 낚시에서는 과감하게 버리시기 바랍니다. 물론 찌를 통해 어신을 감지할 수도 있지만, 벵에돔 낚시에서 그런 상황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릴 찌낚시에서 '찌'는 어신을 알려주는 전령사임은 틀림없지만, 찌는 어신 말고도 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찌의 부력이 정확하고 성능이 우수하다면 더더욱 그런데요. 이를테면 다음과 같습니다.

- 미끼가 바닥에 닿았을 때 → 수면 아래로 잠방하게 잠겼던 찌 톱이 수면 밖으로 살짝 올라온다.
- 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바늘이 수중여나 해초에 걸렸을 때 → 찌가 서서히 잠긴다.
- 와류, 용승조류, 강한 반탄류를 만났을 때 → 찌가 마치 입질처럼 잠겨 들어간다.
- 잡어가 미끼를 건드릴 때 → 찌가 잠시 흔들리기도 하고, 수면 아래 잠겼다 올라오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 대상어가 예민한 입질을 할 때 → 마치 밑걸림처럼 찌가 깜빡거리며 잠긴다.



이 밖에 여러 가지 형태가 있지만, 대게 초심자일수록 찌를 통해 읽어내는 묘수는 많지 않습니다. 찌가 물속에 잠기느냐, 혹은 잠기지 않느냐? 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으로 찌를 보기 때문에 찌가 주는 많은 정보를 읽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면, 경험 많은 꾼들은 찌의 미약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습니다. 분명 잘 흐르던 찌에 작은 변화가 있었다면, 눈에 보이지만 않았을 뿐 저 아래 수중에서 유유히 흐르던 바늘(미끼)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므로 그 지점을 기억해 두었다 지형을 파악하는 데 있어 힌트를 얻습니다.

그런데 벵에돔 입질을 파악하는 것이라면? '찌'에 대한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는 것을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 찌를 보지 않는데 어떻게 입질을 파악할 수 있을까? 아래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 단계별 벵에돔 입질 파악하기

캐스팅 직후 수중쿠션의 움직임으로 입질을 파악한다.

STEP 1 : 수중쿠션을 통해 입질을 파악한다.
캐스팅하면 수중쿠션이 곧바로 내려가지는 않죠? 목줄이 정렬되는 동안 수중쿠션은 찌 밑에 붙어 있는 게 정상입니다. 이때는 바늘과 미끼가 서서히 가라앉는 과정이고요. 그 과정이 끝나면서 목줄은 정렬되는데 이때부터 수중쿠션은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그 과정에서 벵에돔의 입질을 받는다면 가장 먼저 변화가 오는 곳은 수중쿠션이 되겠죠. 천천히 가라앉던 수중쿠션이 갑자기 빨라진다든지 하면 잡어든 벵에돔이든 입질한 것이므로 가벼운 챔질로 낚아낼 수 있습니다.

수중쿠션은 안 보이는데 찌가 보인다면 찌를 통해 입질을 파악한다.

STEP 2 : 어신찌를 통해 입질을 파악한다.
어신찌를 통해 입질을 파악하는 것은 수중쿠션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을 때 하는 일입니다. 수중쿠션이 3m 이상 가라앉으면 시야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찌를 통해 어신을 감지하는데 긴꼬리벵에돔이라면 찌가 시원하게 들어가지만, 벵에돔은 시원하게 들어갈 때도 있고, 마치 잡어 입질처럼 깜빡이면서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챔질 타이밍을 빨리도 해보고 느리게도 가져가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챔질 타이밍을 익히는 게 좋고요. 좀처럼 시원한 입질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대를 천천히 뽑아들어 강한 본신을 유도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초릿대 끝에서 나가는 원줄은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해 입질 시 바로바로 캐치해 낼 수 있도록 한다.

STEP 3 : 초릿대 끝 원줄의 움직임으로 어신을 파악한다.
낚시를 하다 보면 찌를 통해 묘수를 읽을 상황이 의외로 적습니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각에 각각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고 낚시한다면, 역광 때문에 찌 보기가 굉장히 고약한데요. 이때는 편광안경도 소용없고 오로지 대 끝의 감각으로만 낚아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입질 파악 방법은 초릿대 끝 부분에서 나가는 원줄을 살피는 겁니다.

입질이라면 늘어진 원줄이 자동으로 정리가 되면서(쫙 펴지는 등) 여러분의 낚싯대를 잡아당길 것입니다. 그럼 놀래서 반사적으로 챔질하겠죠. 베일은 열려 있는 채로 말입니다. 릴은 헛바퀴를 돌 테고 순간 마구 풀려나간 원줄끼리 뒤엉키는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ㅋㅋ 그러니 언제 들어올지 모를 입질에 차분히 대응하시기 바래요.

 

초릿대 끝으로 나간 원줄은 적당히 긴장감만 유지하는 게 좋으며, 너무 느슨하게 풀어주면 입질이 왔을 때 대응이 느려져 타이밍을 놓칠 수 있습니다. 찌는 보이지 않아도 입질이 오면 수면으로 나간 원줄이 갑자기 펴집니다. 조금 지나면 초릿대까지 쿡쿡하고 반응이 오겠지만, 너무 늦게 알아차리면 대상어가 이물감을 느껴 뱉어버릴지도 모르므로 될 수 있으면 초릿대로 나가는 줄 모양을 보고 줄이 갑자기 움직이거나 쫙 펴지는 느낌이 든다면 챔질하시기 바랍니다.



베일을 열고 채비를 흘릴 때 갑자기 원줄 풀려나가는 속도에 변화가 생기면 입질이다.

STEP 4 : 스풀을 누르고 있는 손가락에 신경을 집중시키자.
수중쿠션도 안 보여. 찌도 안 보여. 심지어 초릿대 끝 부분의 낚싯줄도 안 보이는 상황이 분명 있습니다. 특히 동틀 무렵, 혹은 해가 지고 난 후 옆 사람들은 하나둘씩 전자찌를 킬 때가 오면 눈이 침침해 내 원줄이 어디로 나가 있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또 한낮에 햇빛이 너무 강하고 수면에 난반사를 일으켜 부서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는 릴을 2~3바퀴가량 감아서 채비에 팽팽한 긴장감을 준 후 베일을 열고 어신을 기다린다면, 갑자기 원줄이 후루룩 나갈 때가 있습니다. 참돔, 부시리, 그리고 씨알 좋은 긴꼬리벵에돔의 입질이라면 원줄이 손가락을 치고 나가는 경쾌한 입질을 받게 되며, 만약 예민한 입질이라면 20~30cm 가량의 원줄만 따라락 풀리고 마는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원줄이 풀려나가는 속도에는 변화가 생기므로 입질로 인지하시고 대응하시면 됩니다.

사실 스풀에 원줄이 풀려나가는 입질은 어신 파악이 다소 늦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어신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소품일수록 대상어와의 거리가 가까운 법이겠지요. 그래서 수중쿠션의 변화는 입질을 가장 빨리 알려주는 소품인 셈입니다. 그다음 찌가 어신을 알려주고, 곧바로 원줄을 움직이게 합니다.

먹성이 활발하다면 여기까지는 걸리는 시간이 영 점 몇 초도 안 걸리겠지만, 만약에 대상어가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면 그 시간은 조금 길어질 테고, 어신을 늦게 감지하면 모처럼 받은 입질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대상어가 먹이를 완전히 흡입하면 고개를 틀어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는데 이때 원줄이 주르륵하고 풀려나가게 됩니다. 바로 우리가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는 스풀을 통해서 말입니다. 스풀은 어신을 전달하는 매개체 중 가장 후방에 있는 소품이므로 될 수 있으면 STEP 4보다 STEP 3선에서 어신을 캐치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동해나 남해 등 내만권에서 벵에돔 낚시를 할 때 가장 많이 어신를 보는 방법은 STEP 1입니다. 긴꼬리벵에돔의 어신 파악은 STEP 3과 STEP 4가 많습니다. 그래서 벵에돔 낚시를 할 때는 찌보다 수중쿠션이라든지, 원줄의 움직임을 보고 입질을 파악하는 요령을 빨리 깨우쳤을 때 실력도 쑥쑥 늘어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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