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벵에돔 낚시 중에서도 다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바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바늘은 대상어와 만나는 최전방 소품이지만, 의외로 바늘을 고르는데 있어 소홀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바늘을 고를 때 무엇을 보고 사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호수를 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장에서는 호수 외에도 꼭 알아둬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작은 바늘 하나로 벵에돔 입질을 받을 수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중대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 방법 목차>>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 - 꼭 필요한 준비물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2) - 시즌과 포인트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3) - 습성과 생태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4) - 제로찌 채비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5) 두 가지 직결 매듭법을 익히자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6) 입질 파악 방법
    - 벵에돔 낚시, 상황에 따른 바늘 선택 방법
    - 캐스팅만 잘해도 반은 성공, 고수의 캐스팅을 배우자
    - 공략 거리에 따른 벵에돔 채비법
    - 공략 수심에 따른 벵에돔 채비법
    - 벵에돔 밑밥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 피할 수 없는 복병, 잡어 따돌리기
    - 빵가루 조법에 관하여
    - 벵에돔 낚시에서 밑밥 투척 요령
    - 감성돔 낚시와 다른 벵에돔 낚시의 챔질 방법
    - 벵에돔 조과의 일등 공신 밑밥 동조, 그 오묘한 세계
    - 옆 사람은 낚는데 나는 못 낚는 이유
    - 마릿수로 낚아내는 목줄찌의 활용
    - 0c, 00 채비는 언제 사용해야 좋을까? 투제로에 관하여
    - 목줄 10m를 연결하는 천조법에 대해 알아보자
    - 나비매듭(나루호도 매듭)을 이용한 효율적인 벵에돔 낚시
    - 토치를 사용한 벵에돔 껍질 회 만들기



    ■ 벵에돔 바늘, 호수별 선택 요령


    다양한 기능을 갖춘 벵에돔 전용 바늘

    시중에는 같은 벵에돔 바늘이라도 다양한 모델, 다양한 특징을 가진 모델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금호조침을 비롯한 몇몇 업체들이 벵에돔 바늘을 만들고, 과거와 달리 바늘을 만드는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국산품에 대한 선입견이 있고 품질이나 다양성에서 일제품을 못 따라간다는 인식이 많아 낚시 쇼핑몰에선 여전히 일제품을 선호하는 현실이며, 꾼들 역시 일제품을  선호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선 호수를 선택하는 요령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입문자용이므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가볍게 패쓰해 주시기 바랍니다.


    벵에돔 낚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호수

    사진은 4호에서 9호까지 바늘을 나열해 봤습니다. 제가 8호를 가지고 있지 않아 사진에는 생략했는데요. 보통 내만권 벵에돔 낚시는 4~6호를 많이 쓰고, 원도권 낚시에선 8~9호까지 다양하게 쓰입니다. 벵에돔 바늘 6호면 감성돔 바늘 2호와 맞먹는 크기입니다. 그만큼 벵에돔 바늘이 작습니다. 바늘 호수는 대상어의 크기에 비례해서 올라가는 만큼, 자신이 노리는 대상어의 크기를 예상해 벵에돔 바늘을 선택하면 됩니다.

    - 25~30cm급 벵에돔을 낚을 때 : 벵에돔 바늘 4~6호
    - 30~40cm급 벵에돔을 낚을 때 : 벵에돔 바늘 6~8호
    - 40~50cm급 벵에돔을 낚을 때 : 벵에돔 바늘 8~10호
    - 50cm급 이상 벵에돔을 낚을 때 : 벵에돔 바늘 10호 이상

    낚시란 예측하기 어려운 레포츠입니다. 어떤 씨알의 벵에돔이 잡힐지 미리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몇 cm급이 주종이란 걸 대충 알기에 그에 맞는 바늘을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벵에돔의 먹성이 달라지는데는 바늘 호수가 큰 영향을 미치므로, 적어도 2~3가지 호수는 준비하는 게 좋겠지요.

    예를 들어 5호를 사용했는데 입질이 약거나 아예 반응이 없으면, 4호로 한 단계 낮출 때 거짓말 같이 입질이 들어올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5호를 사용해 벵에돔을 낚을 때 입질도 왕성하고 바늘까지 삼켜서 올라온다면, 반대로 호수를 높여 입술 언저리에 걸리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 벵에돔 바늘, 색상별 선택 요령

    다양한 색상의 벵에돔 바늘

    벵에돔이 좋아하는 색상은 기본적으로 해조류를 닮은 '녹색'입니다. 하지만 모든 바늘이 녹색으로 나오진 않습니다. 가장 무난하게 나오는 제품은  '짙은 실버'가 많으며, 옆에 검정색은 완전한 검정이 아닌 벵에돔이 좋아하는 '김'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검녹색입니다. 그 옆에 차색은 홍갯지렁이를 꿸 때 사용하면, 지렁이 색과 닮아 보호색 효과를 가진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바늘 색이 과연 벵에돔 입질에 영향을 주는 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한 입장입니다. 특히, '햇빛이 쨍쨍할 날에는 금침을, 어둡고 흐린 날엔 흰색 바늘을 사용하라' 등등 기상 조건에 따라 바늘 색을 달리하면 효과를 본다는 내용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용하는 미끼와 최대한 닮은 색의 바늘을 쓰면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 검정색 계열의 바늘 → 잡어의 극성이 심할 때, 검정색 바늘이 약간은 효과를 볼 수 있다.
    - 녹색 계열 바늘 → 파래새우, 녹색 빵가루 경단을 이용할 때 보호색 작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 차색, 분홍색 바늘 → 크릴, 홍갯지렁이(일명 홍게비)를 이용할 때 보호색 작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 실버 계열 → 가장 무난한 타입으로 범용성이 넓은 올라운드다.



    ■ 벵에돔 바늘, 모양에 따른 선택 요령

    <<사진 1>> 바늘 끝이 휘어진 각도에 주목해 보자. 1번은 안쪽으로 휘었고, 2번은 약간 바깥으로 휘었다.

    이제 중요한 이야기가 한 가지 남아 있습니다. 벵에돔 바늘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모양이나 침의 각도가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애시당초 바늘을 생산할 때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바늘 모양을 만들면서, 각기 다른 개성과 특징을 부여했습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알맞게 적용하라는 것으로 사용 목적이 분명하고요.

    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모델이 나오는 것을 바늘을 고르면서 보셨을 겁니다. 똑같은 브랜드에 똑같은 호수지만, 모델명은 분명 다른 바늘들. 언뜻 보기엔 글자만 조금씩 바꿔서 출시되는 것 같지만, 그 안에는 과학이 숨어있습니다. 벵에돔 바늘 종류만도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이들 특성을 다 아는 건 너무 복잡하니 이 장에선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봤습니다.

    <<사진 1>>의 두 바늘은 바늘침의 휘어진 각도가 서로 다릅니다. 보시기에 어떤 바늘이 입술에 더 잘 걸릴 것 같나요? ^^ 정답은 잘 걸리느냐, 잘 안 걸리느냐의 문제가 아닌 "어디에 걸리느냐"의 문제가 됩니다.



    1) 바늘침 각도가 안쪽으로 많이 휜 제품
    안창걸이(바늘 삼킴)을 방지, 미끼를 흡입했을 때 바로 걸리지 않고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걸리므로 입술 언저리에 후킹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바늘은 벵에돔이 쉽게 삼키지 못하므로 입술에 걸려 날카로운 융모(특히 긴꼬리벵에돔)에 목줄이 절단되는 것을 방지합니다. 단점, 미끼를 흡입하고 뱉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후킹된다기 보다는 낚시인의 챔질에 의해 후킹이 결정되므로 입술에 설걸릴 수도 있습니다.

    2) 바늘침 각도가 바깥으로 난 제품
    벵에돔 입에 한 번 들어가면 가차없이 걸리는 이른바 '속공형' 바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바늘침이 휘어져 있지 않으므로 상황에 따라선 안창걸이가 될 수 있으며, 입 안쪽 깊숙한 곳에 박히기도 해 뒷처리에서 시간을 잡아 먹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벵에돔이 예민해져 있거나 혹은 한 마리 낚아내는 게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면 이러한 바늘이 유리합니다.

    <<사진 2>> 목(축) 길이에 주목해 보자. 3번은 목이 길고, 4번은 목이 매우 짧다.

    바늘 목 길이는 대상어의 활성도에 따라 선택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3번 바늘은 우리가 벵에돔 낚시에서 자주 쓰이는 '표준형'에 가깝지만, 고활성도를 보일 때는 4번과 같이 짧은 목이 유리합니다.

    3) 목이 정상인 바늘
    평상시에 많이 사용하는 바늘입니다.

    4) 폭이 넓고 목은 짧은 바늘
    상층에서 먹성이 활발하는 등 고활성도를 보일 때 사용합니다. 이 바늘은 폭이 넓어 깊숙히 삼키지 못하고 입 언저리에 걸리게 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활성이 좋은 벵에돔이 바늘을 계속 삼키게 되면 뒷 처리에 시간이 많이 들어 마릿수 조과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이럴 땐 폭이 넓고 목이 짧은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 벵에돔 바늘, 제품별 특징에 관하여
    아래는 제가 사용하고 있는 바늘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특징을 써 보았습니다.

    가마가츠 구태구레

    5호 기준으로 33.5mg의 초경량 바늘입니다. 그러니깐 다른 제품에 비해 매우 가벼운 바늘입니다. 가벼운 바늘이니 만큼 벵에돔이 상층으로 뜰 때 쓰면 유리하겠죠? 이 바늘도 목이 짧은 축에 속하므로 벵에돔이 상층에서 수평 운동을 하며 '나 잡아봐라' 약올리며 약은 입질을 보일 때 사용하면 좋을 법한 바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마가츠 나노구레

    이 제품은 그람수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아 무거운 바늘인지 가벼운 바늘인지 파악을 못했는데요. (바늘 두께로 보아 가벼운 바늘로 추정할 뿐.) 이 바늘도 목이 굉장히 짧은 편이어서 겨울철 저활성, 저수온, 약은 입질에 대응할 수 있는 바늘이 되겠습니다.


    가마가츠 히네쿠레구레

    이 바늘은 5호 기준으로 43,7mg인 보통 무게를 가진 바늘로 '속공형' 스타일입니다. 일단 어디에 걸리든 걸어넣고 보자식의 막가파 타입으로 보다시피 바늘 끝이 굉장히 예리하고 한번 입에 들어가면 다신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포스를 지닌 예리한 바늘입니다. 바늘 끝 방향이 안으로 휘지 않고 바깥을 보고 있죠? 이런 바늘은 관통과 후킹을 극대화한 타입입니다. 단점은 뒷 처리가 짜증. 목줄 끊고 다시 묶어야 할 상황도 종종 옵니다.


    그리고 이 바늘은 세 가지 비틀림으로 출시되는데요. 원래 벵에돔 바늘은 감성돔과 달리 비틀림이 없지만, 최근들어 저렇게 좌, 우 비틀림이 있는 제품으로 나오면서 조류 방향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조류가 좌에서 우로 갈 땐 비틀림도 오른쪽으로 휘어진게 유리하고, 조류가 우에서 좌로 갈 경우 비틀림 역시 좌측으로 휘어진게 유리하다지만, 저는 머리가 아파 그것까지 염두하고 사용하진 않고요.

    다만, 저는 오른쪽으로 비틀림이 있는 감성돔 바늘 2호(벵에돔 바늘 6호와 같은 크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걸로 벵에돔 낚시에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하야부사 오니가께의 전층구레

    5호 기준으로 40.3mg의 비교적 가벼운 바늘입니다. 가볍기 때문에 얕은 수심, 중상층 공략에 유리합니다. 이것도 바늘침이 매우 예리하게 공정이 되어 관통을 극대화 했고, 침 방향도 바깥을 보고 있어 일단 먹었으면 낚고 보자식의 속공타입입니다. 그러다보니 먹성이 좋으면 깊숙한 곳에 박혀 목줄을 끊고 다시 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마가츠 아와세미장

    이 바늘은 제 아내가 무척이나 애용하는 바늘로 '무미늘' 바늘입니다. 아내가 상황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 바늘만 고집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고기를 낚으면 뒷 처리가 너무 편하고 좋아용. ^^; 정확히 입술에 걸려 나올 뿐 아니라 미늘이 없기 때문에 굳이 바늘빼기라든지 플라이어를 꺼낼 필요없이 손으로 가볍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내가 좋아할 수 밖에. 아마 아내 뿐만 아니라 여성분들이 환영하는 형태의 바늘이 아닐까 사료됩니다.

    하지만 이 바늘의 특징을 알면 초심자 분들은 사용하기가 살짝 꺼려질지도 모릅니다. 일단 바늘 자체가 무겁고 단단하고 튼튼하며 둔탁합니다. 그리고 바늘침 각도가 안쪽으로 많이 휘었죠. 그 얘기는 결국, 안창걸이가 되지 않고 입에서 잘 걸리지 않는 구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신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입술에 걸리는 타입입니다. 물론, 챔질 타이밍 여하에 따라 벗겨질 수도 있고 헛챔질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사용해 보면 헛챔질은 의외로 되지 않고, 입술에 잘 걸리는 편입니다. 그러니 바늘을 삼켜서 이빨에 목줄이 잘려나가는 일은 조금은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바늘은 긴꼬리벵에돔 전용 바늘입니다. 작년에 70~90cm급 부시리를 상대할 때 저와 아내 모두 이 바늘을 사용했는데 (8호 정도 사용했음) 목줄 나간 적은 있어도 바늘이 벗겨진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저 바늘을 왜 사용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참돔 바늘 12호 사용하면 무난할 녀석인데 그래도 사용해 보고 싶어서 사용하다보니 이제는 미늘 없는 바늘이 뒷처리도 편하고 좋아졌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죄다 일제품인 게 마음에 걸립니다. 사실 일제품은 품질도 좋지만,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이 많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반면, 국산품은 이용하고 싶어도 종류가 몇 안돼 선택의 폭이 적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산 바늘의 품질도 꽤 좋아졌다고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국산 바늘도 써보고 평을 남기겠습니다.

    이로써 벵에돔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바늘 사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더 이상 깊게 들어가면 저도 머리 아프고, 글 읽는 여러분도 머리 아프고..이정도 선에서 그만하고요. 어쩌면 오늘 이야기한 내용만으로도 바늘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바늘은 호수도 중요하지만, 모양에 따라 사용처가 분명합니다. 속공형인지, 예민성인지를 자신의 낚시 상황에 대입해 사용하다 보면 보다 자신에게 잘 맞는 바늘을 찾으리라 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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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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