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물도, 좌사리도, 국도, 구을비도에서 연일 긴꼬리 벵에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의 꾼들이 몰리고 있어 갯바위가 내려앉을 기세인데요. 여름철 벵에돔 시즌을 맞아 야심 차게 쿨러 조과를 상상하며 달콤한 출조를 꿈꾸지만, 생각보다 잘 낚이지가 않습니다. 물론 밑밥에 곧잘 반응해 수심 2~3m까지 벵에돔이 부상해 준다면 제로찌에 대충 크릴 꼽아 던지면 한 30초 정도? 안에 쪽쪽 빨고 들어가는 시원한 손맛을 볼 텐데요. 소문 듣고 가보니 벵에돔은 보이지도 않고 잡어만 엄청나게 많고, 세월아 내월아 한참을 기다려 봐도 입질이 없으니 올려보면 미끼는 따먹혀 있고 차암 쉽지 않습니다. 그러고 나면 냉수대가 들어왔다느니 포인트가 이상하다느니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냉수대가 들어와도 포인트 주변에 벵에돔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바닥층에서만 활동하며 밑밥에는 좀처럼 부상하지 않을 뿐인데요. 이럴 때 제로찌와 목줄찌, 혹은 발포찌를 이용해 벵에돔을 낚아버릇하신 분들은 꽝을 면하기가 어렵습니다. 해서 오늘은 저활성의 벵에돔을 낚기 위한 채비법으로 "저부력 잠수찌", 다시 말해 0c(제로씨)와 00(투제로)찌 사용법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 방법 목차>>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 - 꼭 필요한 준비물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2) - 시즌과 포인트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3) - 습성과 생태에 관하여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4) - 제로찌 채비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5) 두 가지 직결 매듭법을 익히자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6) 입질 파악 방법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7) 바늘 선택 노하우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8) 수중쿠션 사용 메뉴얼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9) 미끼(크릴) 꿰는법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0) 봉돌 사용 메뉴얼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1) - 밑밥 품질 요령
    -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12) - 밑밥 동조에 관하여
    - 0c, 00 채비는 언제 사용해야 좋을까?
    - 빵가루 조법에 관하여
    - 꼭 알아야 할 벵에돔 낚시의 챔질 방법
    - 마릿수로 낚아내는 목줄찌의 활용
    - 목줄 10m를 연결하는 천조법에 대해 알아보자
    - 나비매듭(나루호도 매듭)을 이용한 벵에돔 낚시
    - 토치를 사용한 벵에돔 껍질 회 만들기



    ■ 제로계열에 대한 이해
    0c(제로씨)라던가 00(투제로)찌에 대해선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선 0c와 00를 쉽게 이해하려면 부력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아래 간단한 부력 표를 참조해 설명하겠습니다.

    3호 - 2호 - 1.5호 - 1호 - 0.8호 - 0.5호(5B) - 4B - 3B - 2B - B - G2 - 0 - 0α(제로알파) - 0C(제로씨) - 00(투제로)
    - 000(쓰리제로) - -G5


    감성돔 낚시는 B에서 2호 부력을 가진 찌를 많이 사용하죠? 바닥층에 머무는 감성돔을 낚아 내기 위해서는 상층과 중층 공략은 생략하고 곧바로 바닥층까지 채비를 내립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B이상의 무거운 봉돌을 사용하는데요. 가령 B봉돌로 채비를 내리기 위해서는 B봉돌에도 가라앉지 않은 찌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이 B찌입니다. 포인트 앞 수심이 10m 이상으로 깊고 조류까지 있다면 1호 이상의 봉돌(수중찌)을 써서 미끼를 가라앉혀야 합니다. 1호 봉돌을 견딜 수 있는 찌는 1호찌가 되겠죠. 그런데 벵에돔 낚시는 수면에 미끼가 떨어지자마자 시작됩니다.

    이는 벵에돔이 바닥층에 있다가도 밑밥을 치면 밑밥띄를 따라 수심 2~3m, 심지어 수면까지 부상하므로 될 수 있으면 봉돌을 물리지 않습니다. 봉돌을 물려도 g7~g3같이 아주 작은 봉돌을 물립니다. 필요 이상의 부력을 가진 찌는 이물감에 뱉어버릴 수 있으므로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날 벵에돔 낚시채비는 0호(제로)찌가 기본 채비가 되었습니다.

    0호(제로)찌란? 부력이 제로인 찌를 말합니다. 이론상으로는 부력이 없으므로 찌 밑에 질량을 가진 물체가 달리면 곧바로 한계 부력에 봉착해 찌는 서서히 잠겨듭니다. 찌가 잠기면 적어도 찌를 통해서 어신을 보는 건 포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0호(제로)찌는 말만 제로일 뿐 실제로는 아주 약간의 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여부력'이라고 하는데요. 제로찌도 제조 회사라든지 찌 모델에 따라 여부력이 제각각이지만, 통상적으로 g7~g2정도의 여부력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유는 벵에돔 채비에서 빠질 수 없는 바늘과 미끼(크릴)의 무게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바늘과 크릴만 해도 각각 g7 가량의 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침력이란 질량에 의해 가라앉는 힘인데요. g7에서 많게는 g2까지, 작고 미세한 무게이지만, 그것을 버티며 떠 있는 찌가 바로 0호(제로)찌입니다.


    0c(제로씨) 찌는 밑밥 크릴이 내려가는 속도와 최대한 비슷한 속도로 하강하게끔 고안된 부력이다.

    0c(제로씨)찌는 0(제로)찌보다 여부력이 적어 바늘과 크릴 무게, 여기에 g7 봉돌을 함께 물리면 물속으로 서서히 잠겨드는 타입입니다. 같은 제로씨 찌라도 제조사에 따라 여부력에 차이가 있지만, 보통 1.5호 목줄에 벵에돔 바늘 5~6호, 크릴을 꿰어 던졌다고 가정한다면, 수면에 떨어진 크릴이 천천히 잠겨 3~4m의 목줄이 수중에서 펴지면, 그때부터 0C 찌는 천천히 잠겨 들며 잠길찌 낚시가 됩니다.

    이따금 제 조행기를 보면 "벵에돔 입질 수심층이 5~6m 층에서 들어왔다."라는 글을 볼 수 있는데요. 4m의 목줄을 썼을 때 목줄(채비)이 정렬되는 시간은 약 40초가 걸립니다. 이는 바늘에 꼽은 크릴이 1m당 내려가는 속도가 10초가량 걸리기 때문인데요. 캐스팅 후 40초가 지나면 4m 길이의 목줄이 정렬되면서 채비 각을 고려해 약 3m 수심층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찌가 천천히 잠겨드는데 찌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수심층도 약 3m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탁한 물색이라면 수면에서 2m만 들어가도 찌가 아른아른 거리며 거의 보이질 않지만, 맑은 물색이라면 3m까지 잠겨도 보이니까요. 이때 입질이 들어왔다면 목줄 길이만큼 확보한 수심층 + 찌가 수면에 잠긴 수심층으로 입질 수심층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대략 5~6m권이 되겠지요.

    만약 1.5호 목줄에 벵에돔 바늘 5~6호를 사용, 크릴을 꼽아 던졌는데 찌가 수면에 잠기지 않거나 혹은 잠기다가 떠오른다면 미끼(크릴)이 잡어에게 따먹혔을 가능성이 큽니다. 찌가 수중으로 계속 내려가거나 혹은 다시 떠오르는지를 유심히 관찰한다면 미끼의 유무를 알 수 있습니다.


    여부력이 미세하게나마 남아 있는 0c(제로씨)와 달리 00(투제로)찌는 여부력이 아예 없다. 

    "00(투제로)는 여부력이 아예 없는 제로찌다." 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벵에돔 채비에서 빠질 수 없는 바늘과 크릴, 이 두 가지의 미세 질량도 견디지 못해 목줄이 수중에 정렬되면 그때부터 찌가 가라앉기 시작한다는 건 앞서 설명한 0C(제로씨)와 같습니다. 다만 하강하는 속도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이지요. 0c(제로씨)가 밑밥 크릴이 내려가는 속도보다 약간 느리다면, 00(투제로)찌는 밑밥 크릴이 내려가는 속도와 같거나 조금 빠를지도 모릅니다. 물론 봉돌을 물리지 않으면 조수의 움직임과 외부 환경(바람 등)의 작용으로 일정 수심층까지 내려가다 더 이상은 안 내려가게 됩니다.



    결국, 마이너스 부력을 가진 잠수찌 채비는 0α(제로알파) > 0C(제로씨) > 00(투제로) > 000(쓰리제로) > -G5(포제로)로 가면서 어신찌의 하강 속도가 빨라집니다. 당연히 심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제로씨보다 투제로가 좋고, 더 깊은 층을 탐색하기 위해선 투제로 보다 쓰리제로가 좋습니다. 하지만 벵에돔의 입질 수심층이 10m 이상 깊어지지 않는 한 어지간해서는 000(쓰리제로)찌를 사용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제주도 범섬처럼 포인트 주변 수심이 15~20m를 보이는데 벵에돔이 피어오르지 않고 중하층에 머무를 때라면 000(쓰리제로)찌를 사용하겠지만, 통상의 포인트 조건은 갯바위 주변 수심이 10m 내외를 보이며, 겨울과 봄철이 아닌 한 벵에돔은 못해도 중하층까지는 부상하므로 5m 수심 이하를 공략하고자 한다면 0C(제로씨)와 00(투제로)찌를 사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좀 더 깊은 심층을 공략하기 위해 000(쓰리제로)를 사용하기도 한다.

    000(쓰리제로)찌부터는 마이너스 부력입니다. 제로씨나 투제로는 채비(목줄)가 수중에 정렬되기 전까지는 수면에 떠 있습니다. 그러다가 목줄이 펴지면서 바늘과 미끼의 하중을 받을 때 비로소 찌가 수면 아래로 잠겨드는데요. 000(쓰리제로)찌는 수면에 착수되자마자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쉽게 말해 -g9 ~ -g7의 침력을 가진 구멍찌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000(쓰리제로)를 사용할 경우는 포인트 주변 수심이 15m 이하로 깊은데 벵에돔의 활성도가 매우 안 좋아 바닥층에만 상주할 때와 갯바위에서 밖으로 뻗어 나가는 조류가 형성될 때, 또는 찌를 흘리는데 갯바위에서 멀어질수록 수심도 같이 깊어지는 지형일 때 심층을 공략하기 위한 찌입니다. 이때는 공략 수심층과 조류의 세기에 따라 작게는 -g5 봉돌부터 많게는 -2B, -3B, 심지어 -0.8호 봉돌을 여러 개 분납해 채비 내리기를 시도합니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찌는 신부력 체계를 사용해 더욱 정밀한 부력을 갖고 있다.

    최근에 쯔리겐에선 0호, 00호, 000호, 0000호를 4단계가 아닌 9단계로 부력을 정밀하게 나뉘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요즘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찌들인데요. 04번 부터는 000(쓰리제로)에 해당하므로 자주 쓸 일이 없지만, 0번, 01번, 02번은 자주 사용합니다. 이 찌들의 부력체계도 참고로 올려봅니다. 지금까지 글을 정독하셨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내용입니다.


    #. 쯔리겐 신상품(토너먼트 아크로, 아시아 마스터피스) 신부력표


    부력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아홉 가지 부력으로 거의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끔 고안되었습니다. 다만, 쯔리겐에서 제공하는 부력표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 똑같은 찌라도 뽑기에 따라 미세하게나마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01, 02, 03, 04번을 써 왔는데요. 사용해 본 결과 위 부력표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01번은 도표에 나온 대로이고, 02번은 00(투제로)보다는 0C(제로씨) 느낌이, 04번은 000(쓰리제로)보다는 예민한 투제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위 도표는 토너먼트 아크로와 아시아 마스터피스 모델에만 적용되니 해당 제품을 이용하실 분만 참고하십시오.



    ■ 저부력 잠수찌에 필요한 필수 전제

    저부력 잠수찌 채비는 가는 원줄과 서스펜스 타입을 사용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0C, 00호 등 저부력 잠수찌 채비로 낚시하는데 굵은 원줄과 플로팅 타입 원줄은 그렇게 좋은 궁합이 아닙니다. 5~6m 이상 심층을 공략하기 위해선 채비가 잘 가라앉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바람이나 파도의 영향을 덜 받는 원줄이어야 합니다. 바람과 파도 등의 외부 영향을 덜 받으려면 우선 2호 이하의 가는 원줄이 필수이며, 여기에 서스펜스 타입이라면 더 좋습니다. 서스펜스 타입은 싱킹 타입처럼 물에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지만, 수면에서 일정 간격까지는 줄이 가라앉는 타입이어서 잠수찌 채비에 이상적입니다.

    혹자는 가는 원줄을 썼을 때 대물을 걸어내기가 힘들지 않느냐고 묻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1.5호 원줄로도 40~45cm급 벵에돔을 충분히 걸어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품질에 하자가 없는 원줄을 사용했을 때 말입니다. 원줄은 결절 강도가 우수하고 직진성과 복원력이 뛰어난 일본 정품을 쓰시기를 권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관련글 : 원줄의 불편한 진실(좋은 낚싯줄 선택 요령))


    벵에돔 낚시는 가는 목줄을 사용할 수록 효율이 좋다.

    벵에돔은 목줄을 엄청나게 타는 어종입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무작정 가는 목줄을 사용하면 그것도 낭패입니다. 벵에돔은 학습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1호 목줄을 쓰다가 1.2호로 호수를 올리면 입질이 약거나 끊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만권 벵에돔 낚시에서는 1.2호로 시작하며, 원도권 벵에돔 낚시에서는 1.5호부터 시작해 상황에 따라 호수를 줄이거나 높입니다.

    0C나 00찌를 이용한 저부력 잠수찌 채비는 1.5호에 무봉돌 채비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목줄도 호수에 따라 비중이 다르므로 침강속도 또한 달라질 수 있습니다. 0c(제로씨)찌를 사용할 때 1.5호 목줄을 4m로 직결하고 봉돌 없이 벵에돔 바늘 5~6호를 달아서 크릴을 꿰어 던지면 목줄이 정렬되면서 찌가 가라앉습니다. 이 과정에서 크릴이 없어지면 찌가 떠오르거나 더 이상 가라앉지 않아 미끼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데요. 물론 여기서는 조류의 세기라던가 염분농도, 공략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기준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제로찌와 제로씨, 투제로를 사용했을 때의 수중 시뮬레이션입니다.



    ■ 제로, 제로씨, 투제로를 사용했을 때 수중 시뮬레이션

    <<그림 1>> 제로찌는 크릴과 바늘 무게만으로 채비를 가라앉히는데 한계가 있다.

    벵에돔 낚시의 성패는 미끼를 벵에돔이 있는 수심층까지 배달해주는 이른바 택배 서비스와도 같습니다. 벵에돔이 어느 수심층에 머물고 있는지는 그 사람의 상황 판단력에 달렸습니다. 고활성인지 혹은 저활성인지는 잡어의 종류와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며, 수온이 좋은지 나쁜지는 채비 회수 시 붙어있는 크릴을 만지거나 코 밑 인중에 댐으로써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단 목줄 길이가 정렬되었는데 입질이 안 들어온다면 2~3m 층보다는 아래에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채비를 바꿔 더 깊은 곳을 공략해 벵에돔을 낚아내는 건 전적으로 그 사람의 능력에 달려 있겠지요. 이렇듯 벵에돔 낚시는 미끼 배달을 잘하는 사람이 잘 낚습니다.

    위 예제는 어디까지나 '무봉돌' 채비를 전제로 합니다. 제로찌에 아무것도 안 달고 바늘과 크릴 무게만으로 채비를 내린다면 <<그림 1>>과 같이 목줄 수심만 확보한 채 허공을 떠돌게 됩니다. 목줄을 3m로 주면 채비 각을 고려해 2m 수심층만 탐색할 것이고, 목줄을 4m로 세팅했다면 대략 3m 수심층만을 확보한 채 더이상 내려가지 않을 겁니다.

    만약 벵에돔이 2~3m까지 부상하는 고활성 상태라면 이 채비가 맞습니다. 하지만 벵에돔이 부상하지 않는 저활성 상태라면 제로찌 채비는 '허공의 삽질'일 공산이 매우 큽니다. 이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g7~g2까지의 좁쌀 봉돌을 하나 물리든 두 세 개를 분납으로 물려 채비 내림을 시도하는 방법이 있고 0c나 00호로 채비를 교체해 잠수찌 조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림 2>> 제로씨 혹은 투제로 채비는 목줄이 정렬되면 서서히 가라앉으므로 제로찌로는 닿을 수 없는 심층을 공략하게 된다.

    <<그림 2>>는 0c(제로씨)나 00(투제로)찌를 달고 무봉돌 채비로 한 시뮬레이션입니다. 
    0c(제로씨)와 00(투제로)찌는 잠기는 속도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이지만, 목줄이 정렬된 후 바늘과 미끼의 하중을 받으면 서서히 잠겨드는 "잠길찌" 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0(제로)찌는 최소 목줄 길이만 수심층을 확보하지만, 제로씨나 투제로는 찌가 서서히 잠기기 때문에 5~6m층 탐색이 가능하며, 조류가 세지 않는다면 봉돌을 물리지 않아도 7~8m 수심층까지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낚시를 하다 보면 아시겠지만, 바다에는 늘 조류라는 게 있고 이것이 조금이라도 방방하게 흘러갈 때는 봉돌 없이 채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때는 수중의 상황에 따라 g7 ~ g2까지 봉돌을 물리고, 또 조류가 빠르면 2~3개로 분납해야 원하는 수심층을 공략할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른 봉돌 운용이 벵에돔 낚시에서 조과를 좌우하며, 이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낚시 감각에 달려 있습니다.


    #. 찌가 안 보이는데 어신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벵에돔 낚시는 찌를 보고 어신을 캐치하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전에도 한 번 설명했지만,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단계 → 수중쿠션이 들어가는 모습을 육안으로 관찰, 갑자기 빠른 속도로 들어가면 어신.
    2단계 → 수중쿠션이 보이지 않는다면, 찌를 보고 어신을 캐치.
    3단계 → 찌가 보이지 않는다면(햇빛의 난반사, 혹은 잠수찌일 때) 원줄의 움직임을 보고 어신을 파악.


    여기서 3단계가 문제인데요. 벵에돔 입질이 시원하다면 원줄을 쫙 풀고 나가는 입질을 받지만, 저활성의 벵에돔이라면 크릴을 빨아먹다 뱉어내는 동작을 하므로 이를 캐치하기 위해서는 뒷줄을 잡아 텐션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유리합니다. 감성돔 낚시처럼 대를 살짝 들었다 놨다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견제는 벵에돔이 오히려 물었던 미끼를 뱉어버릴 수 있어 추천하지는 않고, 뒷줄에 적당히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게 좋으며, 이때 느슨해져 있는 줄이 슬그머니 펴지거나 살짝 끌고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면 입질이므로 챔질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입문자를 위한 벵에돔 낚시 방법을 쓴다면서 내용이 너무 난해하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최대한 이해가 쉽도록 풀어쓰긴 했는데요. 위 두 장의 일러스트를 통해 제로와 투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합니다.

    - 벵에돔 입질 수심층이 수면에서 4m까지라면 0(제로)찌 채비
    - 벵에돔 입질 수심층이 5~8m라면 0c(제로씨)나 00(투제로) 채비
    - 벵에돔 입질 수심층이 8m 이상이라면 00(투제로)에 봉돌을 물리거나, g2나 B찌를 쓰고
    - 벵에돔 입질 수심층이 15m(특별한 경우) 이상이면 000(쓰리제로)에 봉돌을 물리거나 혹은 2B~3B찌를 쓴다.


    여기에 조류와 바람, 너울 등의 외부 환경에 따라 채비가 내려가는 진척도를 보면서 봉돌로 가감해 원하는 수심층까지 채비를 내리되 너무 빨리 내리지 않으며 밑밥이 내려가는 속도와 최대한 비슷하게 맞춰준다면 금상첨화겠죠. 사실 이건 말이 쉽지 실전에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터득할 수 있는 노하우입니다. 여기까지는 안 바래도 우선은 제로와 제로씨, 투제로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봅니다.

    여름에는 벵에돔이 곧잘 부상해 어지간해서는 제로찌 채비로도 충분히 낚을 수 있지만, 또 여름에는 냉수대라는 복병이 있습니다. 수온이 하강했거나 수중 상황이 좋지 못할 때, 벵에돔은 아무리 밑밥을 쳐도 좀처럼 피어오르지 않고 중하층에만 머무는 경우가 한여름철에도 있습니다. 이럴 때 제로씨나 투제로 찌를 준비해 중하층에 있는 벵에돔을 낚아내시기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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