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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에는 많은 해상펜션이 있습니다. 1박에 15~25만 원이라는 가격에 5~10명가량 이용하기 좋도록 각종 편의시설이 되어 있습니다. 날이 좋다면 가족단위로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이고 바비큐 통이 있어 준비해 둔 고기를 굽거나, 낚은 물고기를 구워 먹어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이용해 보는 해상펜션. 첫 이용 때는 위생 상태가 매우 불결했기에 이번에는 다른 위생 상태가 어느 정도 검증된 해상펜션을 수소문하여 다녀왔습니다. 처가식구들과 함께한 거제도 해상펜션 소식 전합니다. ^^
경남 거제 탑포
서울에서 거제까지 달려오는데 6시간가량 걸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휴게소는 한 번이면 충분했지만, 이날은 장거리 운전으로 멀미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여러 식구가 있어 휴게소를 몇 번 들리면서 느긋하게 왔지요.
탑포는 거제도에서도 가장 외진 곳 중 하나로 이른 아침에 출발한 우리는 점심시간이 돼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통영 IC에 나오자마자 낚시점에 들러 미끼와 밑밥을 준비하고 먹거리는 이미 전날에 준비했지만, 혹시라도 모자를 수 있는 먹거리는 오는 길에 들러
장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해상펜션 여행은 낚시하러 왔다기 보다는 먹고 놀러 온 목적이 아무래도 크겠지요.
오랜만에 바다를 찾는 처가식구들과 조카들 표정은 배에 오르면서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해상펜션으로 향하는 배에서
오랜만에 바다를 찾아 신이 난 꼬마 셋
잠시 후 해상펜션이 보이기 시작하고
항에서 10분간 달리니 여러 동의 해상펜션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다로 떠내려가지 않게끔 밧줄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요.
우리가 하룻밤 묶을 곳은 어딜까? 하는 생각도 잠시, 바로 앞 갯바위 지형과 지질구조 등을 살피며 재빨리 포인트 분석에 들어갑니다.
저쪽 동은 자갈밭으로 이뤄져 있을 가능성이 높고
우리가 내린 곳은 갯바위에서 약 30m가량 떨어져 있으며 해상펜션 아래는 듬성듬성 여라든지 자갈과 사질대가 섞여 있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1급 포인트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을에 감성돔이 나올만한 조건은 갖춘 셈입니다.
실제로 이곳의 조황을 확인해 본 결과 작은 돌돔과 감성돔, 볼락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씨알은 무척 작지만 말입니다. ^^
아무래도 해상펜션에서는 큰 고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작은 잡어들과 노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상펜션은 기본적으로 바비큐 그릴이 비치되어 있어 숯과 불판만 가져오면 됩니다.
주방에는 전기 밥통, 정수기를 비롯해 각종 취사 도구가 있고요. 방에는 에어컨이 있고 겨울에는 따듯하게 잘 수 있도록 바닥에 열선이 깔려 있습니다.
한 가지 불편한 건 이불과 베개가 사람 숫자만큼 있지 않아요. 우리가 빌린 건 8인용인데 이불과 베개는 5인용밖에 없습니다. (방도 좁음)
대게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은 밤에도 잠 안 자고 낚시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 놓은 것 같습니다만, 가족 단위로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인원보다 넓은 평수를
예약해야 잠자리가 불편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원투대 몇 개 던져놓기 위해 가져온 참갯지렁이(혼무시)를 열었습니다.
참갯지렁이는 일반 갯지렁이보다 좀 더 굵고 길어 아이들 시선을 끌 만하지요. 게다가 손으로 잡으면 시커먼 이빨로 위협스러운 모습도 보이니
모르긴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신기하면서도 세상에 이런 괴물은 없을 거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참갯지렁이는 쇠고기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데요. 100g에 만 원이나 하니 한우 1++ 등심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좀 더 비싼 편.
원투 채비에 지렁이를 꼽아 던져 놓았습니다. 이제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아내는 아이들 낚시를 봐주는 동안 저는 식사 준비를 도우면서 촬영도 함께해야 합니다.
그러니 제가 낚시를 하는 여유는 부리기 어려워요. 어차피 낚시할 생각으로 온 것도 아니지만. ㅎㅎ
그나저나 던져 놓은 원투대에서 살살 약 올리듯 신호가 오네요. 자리를 뜨려고만 하면 초릿대가 움찔하면서 신호를 보내옵니다.
채비를 감아 미끼를 확인해 보면 멀쩡해 도로 던지고 지켜보는데 입질이 없어 자리를 뜨려고 하면 또 흔들리고, 그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더니 이제는
아예 잠잠해 졌습니다. 아마도 바닥층에서 작은 잡어들이 건드리는 것 같은데요. 몇 분 뒤 다시 채비를 감아올렸더니 역시나 미끼는 털려있거나
걸레 조각이 되어 있어 새로 교체해 주고 식사 준비를 합니다.
아내는 아이들에게 미끼 꿰는 법을 알려줬지만, 미끼가 털리는 족족 '꼽아줘'하며 달려드는 아이들.
그나저나 세월 참 빠르네요. 3년 전에 뽀로로 낚싯대로 고기를 낚아 올리던 조카가 이렇게 컸습니다.
비록 이날은 뽀로로 낚싯대를 가져오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더 많이 낚을 자신 있다며 자신만만해하더군요. (그래 한번 해봤다는 거지^^)
(관련글 : 뽀로로 낚싯대로 진짜 낚시에 도전! 최연소 강태공 탄생 ^^)
수면에 노니는 고기는 대부분 복어 아니면 망상어의 일종인 인상어(물망시)들입니다.
저렇게 머리와 꼬리를 뗀 크릴을 사알 꼽아 던지면 수면에서 미끼를 쫓아 들어오는 고기를 보면서 낚시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있습니다.
낚시는 아이들만 처음 하는 게 아니었어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취미를 분위기에 편승해 해봅니다만, 물고기가 눈에 보이는데도 이게 생각처럼 잘 잡히지 않으니
은근히 약이 올랐을지도 모릅니다.
해상펜션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낚시에 임하는 아이들
낚시를 처음 해보는 큰 조카, 어느새 표정이 진지해져 있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기어코 한 마리 잡았습니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는 살림통에 풀어 놔 아이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어준 뒤 방생하도록 하였습니다.
방생을 통해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이러다가 횟감이 낚이면 그런 거 없음.
그때는 약육강식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줘야겠지요.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며 ^^;
삼겹살 파티가 이어지고
아이들 낚시도 낚시지만, 저녁 물때에 맞춰 감성돔이나 작은 돌돔을 낚아 횟감이든 반찬감이든 구해야 하니 식사 시간을 조금 앞당겨 봅니다.
해상펜션이 좋은 점은 안전한 발판에서 가족들과 함께 낚시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으면서 일상에서 일탈할 수 있다는 것.
그저 먹고 즐기고 마시고 종일 낚시를 즐길 수 있으니 근심, 걱정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는 것.
특별히 전투 낚시를 하러 온 것도 아니기에 낚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 빼고 ㅎㅎ)
아무래도 저는 '횟감'에 대한 중압감이 없잖아 있어요. 지금까지는 맛보여준 횟감은 대부분 선어라서 이번에야말로 '활어 맛'을 보여 주겠다며 방정맞게
입을 놀렸던 게 씨가 되었나 봅니다. 역시 낚시라는 건 시작 전에 조과를 예측해서도 안 되고, 함부로 입방정을 떨어 기대치를 높이면 그날은 여지없이
꽝을 친다는 속설이 맞긴 맞나 봅니다. ^^; 그 와중에 신이 난 건 아이들.
보다 못한 아내가 횟감 사수를 위해 나서 봅니다만, 이날은 영 글러 먹었나 봅니다.
이곳 포인트 특성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물때 상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녁에 만조라 감성돔이 안 나와도 고등어나 전갱이 정도는 나와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바다는 전혀 미동이 없네요. 물흐름도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이날은 5물인데 비해 조류는 미약하게 흐르다가 멈추기를 반복.
인상어들만 극성을 부려 크릴이 남아나지 않자 참갯지렁이와 민물새우 위주로 공략하는데 입질이 전혀 없습니다.
그 와중에 톡톡 거리면서 올라온 미역치. 지금까지 미역치가 올라온 날에 감성돔 얼굴 본 기억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또 하나의 징크스가 되는 건 아닌가 염려되네요. 미역치가 물고 올라온 하층은 수온이 떨어졌다는 방증.
그래서 감성돔 낚시에 미역치와 열기는 불청객 중의 불청객입니다.
이날 이러한 미역치만 여러 마리가 올라왔는데요. 아이들에게 이 녀석을 보여주며 '쏘이면 많이 아프다'는 걸 알립니다.
조류가 없어 잦은 견제로 입질을 유도해 보지만, 미끼만 살아 돌아온다.
물때는 만조, 해가 지고 있는 황금 물때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흔한 노래미나 볼락, 고등어도 안 보이고.
할 수 있는 모든 조법을 동원해 보지만, 이날은 바다가 침묵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결국, 횟감 구하기는 실패로 돌아가고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만 신이 났네요. ^^
뒤늦게 낚시에 합류한 처형도 한 수 거들고 ^^
이제는 낚시에 필이 팍팍 꽂힌 조카들.
이후 새끼 전갱이들이 해상펜션 주변으로 몰려와 한동안은 그걸로 잔 손맛을 보고요. 일부는 아침에 구워 먹을 생각으로 냉장고에 넣어 둡니다.
밤이 되자 원투 채비에 웬 성게가 미끼를 물고 올라옵니다.
꼬물거리는 성게 가시도 아이들에게는 마냥 신기한 존재.
베도라치
밤에도 입질이 없기는 마찬가지. 해상펜션 주변에는 인상어들이 떠나질 않고 늘 상주하고 있습니다.
크릴은 인상어들에게 버텨내질 못해 사용이 어렵고 주로 민물새우나 참갯지렁이로 공략 중인데 베도라치가 수면에 헤엄치고 다니길래 뜰채로 몇 마리
건져봤습니다. 베도라치는 낮에는 바위틈에 숨어 살지만, 밤이 되면 수면까지 올라와 유영하는 습성이 있어 잡으려고만 든다면 꽤 잡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뜰채로 건지는 것도 이내 재미가 없고, 이것으로 뭔가를 해 먹자니 어쭙잖고 해서 방생.
호래기
이날은 11월 1일. 이제 막 호래기들이 입성했나 봅니다.
정말 엄청난 개체수가 수면까지 피어올라 유영하는데요. 이럴 줄 알았으면 호래기 채비를 챙겨올걸!
눈앞에 왔다갔다하는 호래기 군집을 보고도 손가락만 쪽쪽 빨아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
그나마 가지고 있는 한치용 에기에 민물새우를 꼽아 시도해 보지만, 이 녀석들 경계심이 어찌나 강한지 촉수로 몇 번 건드리기만 할 뿐 덮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뜰채질을 시도했는데 운 좋게 한 마리 올렸어요. 이 녀석들 동작이 얼마나 빠른지 뜰채 그림자만 드리워도 샥 흩어져 퍼올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호래기 한 마리로 라면을 끌여야 하는 이 불편한 진실 ㅠㅠ
호래기 바늘이 없어 저 많은 호래기들을 구경만 해야 하는 심정이란.
밤이 늦었지만, 아쉬운 미련이 남았는지 아내는 낚싯대를 쉽사리 놓지 못하고 있다. 거제도 해상펜션에서
그리고 날이 밝았습니다. 이때부터는 사진 없어요. 다들 자고 있을 시간이지만, 저와 아내는 일찌감치 일어나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감성돔 채비에 먹을 만한 고등어가 계속 물고 늘어져 잔 손맛을 봤습니다.
해가 뜨자 뒤따라 합류한 작은 형님께서 드디어 첫 감성돔을 한 마리 낚았습니다. 거기까지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만, 해상펜션에서 제공하는 망에
다 잡은 고기를 보관했는데 철수 직전에 살펴보니 고기들이 도망가고 없어요. 알고 보니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구멍이 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는 자연 방생하고, 잡아 놓은 고등어도 집으로 가져오기가 불편해 다 방생하고 유일하게 가져온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집에서 잘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다음 편에 소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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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해상펜션 문의 : 탑포피싱리조트 010-9482-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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