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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찌낚시 입문(1), 거부할 수 없는 릴 찌낚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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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찌낚시 입문(1), 거부할 수 없는 릴 찌낚시의 매력
바다찌낚시 입문(2) ~ (45) : 준비중
#. 프롤로그
모든 건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저 넓은 바다에 미끼를 던지면, 뭐가 물까?", "과연 내가 큰 고기를 잡을 수 있을까?", "잡으면 뭐할까?" 처음에는 TV를 보며 대리 만족했고 그렇게 시작했던 낚시가 새로운 취미가 되면서 삶은 조금씩 변화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남들과 똑같은 월급쟁이가 회사를 박차고 나와 낚시와 블로그에 매진할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낚시와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부딪히는 경험에 끊임없는 의문을 가졌고 그 의문은 생선회와 먹거리로 번지기도 하였습니다.
이 블로그가 만들어진 이유 중 하나는 '정보 공유'에 있습니다. 내가 느껴온 짜릿한 입질의 추억, 그 즐거움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도 중요했지만, 나의 시행착오를 알리는 것도 목적이었죠. 처음 원투낚시로 입문했다가 얼마 못 가 릴 찌낚시로 전향하면서 시행착오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시행착오는 제게 독이 아닌 기회가 되어주었지만요. 지금은 블로그를 넘어 출판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를 출간한지 일 년이 지났습니다. 바다낚시 입문서로는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다 찌낚시' 장르로 입문자를 위한 활용서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부터 쓰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출판을 염두하고 쓴 것이지만, 블로그가 기본인 만큼 이곳에 먼저 올리는 게 순서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나중에 책을 낸다면 기획 의도, 편집 방향, 내용의 보강 등 블로그와는 다른 형태로 나오겠지만요. 지금은 두 번째 저서의 집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어서 또 다른 주제로 세 번째 저서를 계획 중이기에 바다 찌낚시 입문은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 저서가 될 지도 모릅니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바다 찌낚시를 즐기는 이들은 물론, 저와 같은 취미를 즐기고자 하는 잠재 인구까지 이 글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즐겁고 쉬운 낚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낚시 시작하기 전, 포인트에 도착하면 가슴이 설렌다.
#. 낚시에서 포인트의 중요성
바다낚시에서 '포인트'는 매우 중요합니다. 낚시를 모르는 어떤 이들은 이런 질문을 해오더군요. "실제로 포인트란 게 존재합니까?" 처음 이 말을 듣고 저는 어떤 의도에서 낸 질문인지를 잠시 생각해야 했습니다. 재차 물어보니 질문의 의도는 이랬습니다. 바다는 넓고 물속에 고기는 많을 텐데 과연, 특정 지역에 고기가 몰려있겠느냐? 는 것. 그래서 답했습니다. "우리 인간 사회도 그러하지 않습니까?"
사람이든 동물이든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공간이 넓다고 하여 고루 퍼져있는 것이 아닌, 특정 지역에 몰려있습니다. 사슴과 토끼는 풀을 뜯어먹어야 하니 우거진 수풀과 나무를 은신처로 삼고, 인간의 서식 영역은 대도시에 집중됩니다. 특히, 마트, 백화점에 밀도가 높고 밤이면 유흥가에 몰리니 그곳이 '인간의 포인트'라면 포인트일 것입니다. 서민의 고충을 모르는 고위 지도층과 그들의 자녀는 서민이 몰리는 곳보다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을 것이며 사는 동네와 이용하는 클럽, 매장 등등 우리가 아는 세상과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이는 '종류나 어떤 유형에 따라 포인트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바다의 단면
물고기는 물고기 나름대로 서식 장소가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든 물고기든 결국은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를 떠 안고 있다 보니 그 종착지는 '먹잇감'이 풍부한 곳으로 몰리기 마련이겠죠. 바다에서 먹잇감은 물고기들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를 제공해 줍니다.
김, 다시마, 파래 등 인간이 주로 먹던 해초는 원래 물고기의 밥이었습니다. 홍합, 따개비, 전복도 인간의 미식 재료이기 전에 물고기 밥이었죠. 이런 물고기 밥들은 하나 같이 모래 같은 황무지에서 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갯바위나 암초에 붙어 살지요. 그러니 그 주변에는 다양한 해양 생물이 꼬입니다.
플랑크톤, 영양염류, 각종 치어, 여기에 갑각류까지. 또 이것을 먹으려고 들어오는 작은 물고기들. 그리고 그것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큰 물고기까지. 먹이사슬의 시초와 끝에는 '갯바위'가 있습니다. 사람도 사막에는 살지 않듯이 물고기도 황무지 같은 모래 바닥에는 살지 않습니다. 참. 소수지만 있긴 하군요. 사막에는 유목민이 있듯이 물속 모래에는 망둥어나 모래무지 따위가 물고기의 유목민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바다낚시에 입문한다면, 저는 망둥어 원투낚시를 권하기도 합니다. 밑걸림이 없는 개펄 바닥이 초보자에게 적합하며, 여기에 사는 어종은 어렵지 않게 꼬득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간의 손맛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으니 결국은 '돔'짜가 붙은 대상어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그러려면 갯바위나 방파제를 찾을 수밖에 없겠지요.
원투낚시의 입체도
#. 바다 찌낚시는 보이지 않은 물속을 상대로 하는 두뇌 게임
지금 우리 바다에서 성행하는 낚시 장르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무거운 쇠추로 멀리 던지거나 내려서 낚는 원투낚시
- 찌를 동동 띄워 흘리는 릴 찌낚시
- 인조 미끼로 물고기를 현혹하는 루어낚시
이 세 가지는 갯바위, 방파제, 선상 등 장소만 다를 뿐 모두 성행하고 있지요. 그 중에서 원투낚시는 바다낚시 입문자가 발붙이기에 손쉬운 장르입니다. 갯지렁이를 달아 적당한 곳에 던져 넣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물고기가 물어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중간에 별다른 조작이나 테크닉을 구사하지 않아도 되니 '던지는 연습'만 되어 있다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낚시 장르입니다. 하지만 원투낚시로 낚을 수 있는 어종은 한계가 있습니다.
미끼(갯지렁이)가 여기저기 움직이며 물고기를 현혹하는 게 아니라 바닥에 딱 붙어 있으므로 바닥에 사는 어종(망둥어, 우럭, 노래미, 붕장어 등)만 낚을 수 있는 거죠. x, y, z 축이라는 공간 개념으로 본다면, 미끼가 움직이지 않고 한 점에만 붙어 있으니 '1차원 낚시'인 셈 입니다. 원투 낚시는 물고기가 미끼를 발견해줄 때까지는 '미끼를 자주 갈아주는 일' 외에는 딱히 없습니다.
릴 찌낚시의 입체도
반면에 릴 찌낚시는 x, y, z 축을 모두 이용한 '3차원 낚시'입니다. 조류 방향에 따라 찌가 앞뒤로 이동할 수 있으며, 좌우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가 수심을 준 만큼 미끼를 내리거나 올릴 수도 있죠. 만약, 내 앞에 고기가 없어도 찌를 조류에 태어 흘리면 60m, 혹은 100m나 떨어진 곳으로도 보내 그 곳의 물고기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이쯤 되니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찌를 조류에 태워서 흘리는 거라면, 조류에 의존해야 하는 낚시가 아니겠느냐?"
맞습니다. 그래서 꾼들은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조류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릴 찌낚시도 만능은 아니며 언제나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미끼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은 조류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므로 일단은 조류가 흘러가는 데로 의존할 수밖에요. 이것도 하다 보면 조류가 가는 방향을 예측해 거기에 맞는 공략을 하게 되지만, 이 복잡한 조류 이야기는 나중에 바다 찌낚시 진도가 한창 나갈 때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어쨌든 x, y, z, 축을 모두 활용하는 바다 찌낚시는 공간 감각이 뛰어난 사람에게 유리한 낚시입니다. 문제는 그 공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바닷물은 투명하지 않아 2~3m 아래에는 뭐가 있는지 사람으로서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찌 위치로 내 미끼가 어디쯤 흘러가고 있구나를 유추합니다. 그래서 릴 찌낚시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야 합니다.
사람이 생각이 많아지면 우리 두뇌의 '전두엽'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전두엽을 열심히 사용 중입니다. 반면, 스마트폰 게임에 매달리는 요즘 시대의 어린 아이들은 전두엽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이 전두엽 사용을 막는 것입니다.
바다 찌낚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감성돔
바다 찌낚시는 눈에 보이지 않은 공간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즐기는 게임입니다. 전두엽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낚시인 거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잡고자 하는 물고기(대상어)의 습성을 파악해 둔다면, 지금 이 시각, 이 물때, 이런 지형을 고려했을 때 과연 어디쯤에 숨어있을까? 를 예상하고 그쪽으로 찌를 흘려 보내는 게임입니다. 그렇게 나름대로의 계산으로 한 마리 덜컥 낚으면 그때 느낄 수 있는 희열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짜릿한 손맛과 자연산 생선회 맛은 덤으로 주어지고요. 제가 바다 찌낚시를 즐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한 마리를 잡아도 다양한 즐거움이 공존하니까"
씨알 굵은 벵에돔을 낚아 올린 필자의 아내
낚시를 시작한 지 11년이 흘렀습니다. 그래서 제 조력은 '11년 차'라 할 수도 있겠지만 실은 7~8년 차로 대답하는 게 정확할 것입니다. 처음 3~4년은 낚시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고 두 달에 한 번 방조제로 나가 작은 우럭을 잡은 게 고작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처음 3~4년의 경험은 제게 있어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그러한 시행착오가 지금의 저를 만들게 되었으니까요.
"손바닥 만한 작은 우럭부터 커다란 벵에돔을 낚기까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따라 오시기 바랍니다. 다음 편은 바다 찌낚시를 할 수 있는 장소(포인트)에 관해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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