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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원투낚시대 고르는 방법에 이어 바다 찌낚시대 고르는 요령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낚시 입문자용에 맞춰 작성한 글이므로 낚시대를 고르는 데 있어 최소한 확인해야 할 부분만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바다 찌낚시는 '릴 찌낚시' 혹은 '흘림 찌 낚시'라고 부릅니다. 낚시 장소는 방파제, 방조제, 갯바위 등 다양하며 여기서 사용하는 바다 찌낚시대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1-530이 표준이 되고 있으니 여기서는 1-530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530에서 '1'은 1호대를 의미하며 '530'은 낚시대 길이가 530cm를 말한다."
낚시대 호수는 0호, 0.6호, 0.8호, 1호, 1.2호 1.5호, 1.7호, 2호, 3호, 4호, 5호 순으로 나갑니다. 호수가 크면 클수록 낚시대 직경이 두껍고 튼튼해 힘이 센 물고기를 잡는 데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3호나 4호를 사용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낚시의 재미는 '손맛'과 '효율'에 있습니다. 1호대로도 충분히 낚을 수 있는 물고기를 구태여 3~4호 낚싯대로 잡는다면 손맛이 굉장히 반감됩니다. 여기에 바다 찌낚시는 장시간 동안 낚시대를 들고 있어야 해 손목과 팔의 피로가 가중됩니다. 잘못했다가는 팔에 엘보가 오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봉와직염'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집필한 책의 제목인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다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손맛에 있습니다. 이 손맛을 얼마나 증폭해 주는지 또 큰 고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압해 주는지는 전적으로 낚시대 성능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두껍고 무거운 낚시대를 사용하기보다는 현재 우리나라 찌낚시의 표준 규격인 1호대로 낚시를 배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1-530 낚시대를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낚시대가 총이면, 찌는 총알에 비유됩니다. 전쟁터로 나서는 군인이 총을 빼먹고 갈 수 없듯, 낚시꾼이라면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낚시대 한두 대 정도는 가지고 다닐 것입니다. 아래는 각 호수별 바다 찌낚시대로 낚을 수 있는 어종을 정리하였습니다.
※ 낚시대 호수에 따른 적당한 대상 어종
0.6호 : 망상어, 볼락, 학공치, 감성돔(중치급)
0.8 ~ 1호 : 벵에돔(중치급), 감성돔, 상사리(어린 참돔), 뺀찌(어린 돌돔), 볼락, 전갱이, 고등어, 학공치, 숭어, 벤자리, 쥐치, 노래미, 깔다구(어린 농어)
1.2호 ~ 1.7호 : 벵에돔, 긴꼬리벵에돔, 감성돔, 참돔, 돌돔, 농어, 벤자리, 숭어, 부시리, 방어
2호 ~ 3호 : 벵에돔(대형), 참돔(대형), 농어(대형), 돌돔(대형), 대부시리, 대방어, 다랑어, 긴꼬리벵에돔(대형)
보시다시피 범용성이 가장 좋은 호수는 역시 1호대입니다. 1호대면 어지간한 어종은 다 잡아낼 수 있어 바다 찌낚시에서는 꼭 한 대쯤 구입합니다. 그런데 시중에는 낚시대 브랜드도 다양하고 모델도 다양한 데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 어떤 게 좋은 건지 헷갈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쌀수록 좋다."
다소 허무한 결론이 났지요. 낚시용품은 2%의 기능 혁신과 2%의 성능 향상이 가격을 2~3배로 키웁니다. 주머니 사정이 좋은 낚시꾼은 2%의 성능 때문에 두세 배 값을 지불하며 수십만 원짜리 낚시대를 사곤 합니다. 캠핑 장비도 마찬가지겠지만, 낚시용품도 값싼 제품은 비지떡일 확률이 매우 높은 게 사실이고요. 하지만 낚시대 만큼은 가격이 저렴해도 비지떡은 아닙니다. 잘하면 그 가격대에서 최대의 성능을 가진 낚시대를 고를 수 있습니다.
#. 가격대
초심자가 낚시대 구입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게 가격일 것입니다. 그다음은 디자인이 되겠지요. 낚시대 가격은 2~3만 원대부터 시작해 백만 원이 넘어가는 등 천차만별입니다. 결국은 자기 주머니 사정에 맞는 낚시대를 고르게 됩니다. 그래서 보다 좋은 낚시대를 기대하고 사기에는 가격이라는 벽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20만 원대로 예산을 정했다면, 사실 그 안에 제품군들은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그 가격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다 비슷비슷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그 안에서 어떤 모델을 사야 할지 온종일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허나를 정해서 구입한 다음 그 낚시대가 자기 몸에 맞도록 캐스팅 연습을 하고 고기를 많이 걸어보는 것이 실력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바다 찌낚시 입문용으로 10만 원대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처음 1호대를 구입해 낚시하다 보면 몇 번은 초릿대를 부러트릴 것입니다. 낚시를 익혀나가는 이 시기에는 사용 중 파손의 확률이 높고 첫 낚시대의 수명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고가의 낚시대는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여유가 되며 100만 원 전후인 가마가츠 낚시대를 구입해도 뜯어말리지는 않아요.
#. 쇼핑몰 선정
대부분 낚시 쇼핑몰은 대형 오픈마켓이나 종합 쇼핑몰에 연계되어 판매합니다. 인터파크, G마켓, 옥션, GS SHOP, 디앤샵, 신세계, CJ몰 등 그 종류도 다양한데 중요한 건 같은 모델이라도 업체마다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적게는 1~2천 원부터 많게는 1~2만 원 이상 차이가 나므로 몇천 원이라도 아쉬운 분들은 모니터에 다 띄워놓고 가격 비교에 들어가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방법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봅니다. 낚시용품 구입은 대게 몰아서 할 때가 많습니다. 낚시대만 구입할 것이 아니라 낚시 릴, 찌, 그외 각종 소품까지 자잘한 용품도 함께 구입하게 됩니다. 또한 앞으로 낚시하다 보면 소모품을 지속해서 구입하게 될 텐데요. 그럴 때마다 오픈마켓을 이용하게 되면 그 업체에 없는 물품도 있으므로 배송비 문제가 생깁니다. 원하는 용품을 사자니 이 업체 저 업체 돌아다녀야 하고 그렇게 하자니 배송비가 걸리고.
그러므로 낚시 쇼핑몰 한두 군데를 선정해 그곳만 계속 이용하는 것도 배송비를 줄이고 마일리지를 쌓으며 혜택 볼 여지가 있겠지요. 특히, 낚시대나 릴은 A/S할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차후 A/S를 생각해서라도 직영 쇼핑몰을 이용하는 게 유리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만어낚시, 88낚시, 머털낚시, 신신낚시, 그 외 등등 다 이용해 보았는데요. 각 업체마다 장단점이 있고 성격도 조금씩 달라 어디가 괜찮다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
#. 낚시대 브랜드 선정
이 장에서는 고가의 일제품보다 국산 낚시대 브랜드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낚시 릴의 경우 여전히 일제품이 앞서고 있지만, 낚싯대는 국내 제품도 많이 좋아졌다고 봅니다. (과거보다 좋아졌을 뿐, 따라잡았다는 건 아닙니다.) 바낙스, 은성, 용성, 원다, 해원, 유양, 유니피스, 머모피, N.S, 동양레포츠 등 그 브랜드도 다양한데요. 여기서 특정 브랜드가 낫다고 할 만큼 월등히 좋은 브랜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심자가 사용하기에 적당한 낚시대를 생산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니 위 브랜드는 참고로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 낚시대 제원 살펴보기
낚시대의 주요 제원중 살펴봐야 할 점과 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낚시대 재질인데요. 요즘 나오고 있는 바다 찌낚시대의 재질은 카본이 많습니다.
염분과 부식에 강한 세라믹 가이드니 무슨 가이드니 하는 것은 줄빠짐과 관련이 있는데 초심자로서는 사용해 본 적이 없어 그다지 와 닿는 부분이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 확실한 점은 가격대가 비슷한 모델이라면, 뭐 하나 월등히 뛰어난 제원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
염분과 부식은 낚시를 마치고 민물로 헹궈주면 됩니다. 저의 경우 샤워기를 틀어 놓고 낚시대를 하나하나 뽑아서 민물로 씻어줍니다. 그리고서 마른 천으로 닦아 준 뒤 그늘에 보관하는데요. 이렇게 하면 저렴한 낚시대라도 수명이 길어집니다.
낚시대 편의 기능 중 '가이드라인 표시'와 '줄붙음 방지'가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낚시대를 펼 때 줄이 꼬이지 않고 가이드링이 일렬로 정렬되게끔 도와주는 선입니다. 가이드라인은 낚시대를 필 때 얇은 선으로 표시되어 있어 그것을 보고 하는데요. 이때 중요한 것은 시인성입니다. 낚시대 컬러와 대비되는 색으로 칠해져 있어야 알아보기 쉽고, 또 낚시대를 쭉쭉 뽑을 때 끊김 없이 칠해져야 좋은 가이드라인인데 사실 국산 낚시대를 쓰다 보면 이러한 점이 좀 미흡합니다. 이런 점은 감안하고 구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줄붙음 방지가 있는데요. 낚시대를 피면 중간에 코팅이 안 된 거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이것은 제품이 잘못된 게 아니고 원줄이 낚시대에 붙지마라고 해 놓은 표면 처리인데요. 비가 오거나 혹은 파도에 낚시대가 젖을 때 효과를 발휘합니다. 줄이 낚시대에 붙어버리면 채비가 물속에 가라앉는 데 방해가 되므로 이러한 줄붙음 방지 기능은 필수로 처리해서 출시하고 있는데요. 국산 낚시대를 주로 사용하는 저로서는 이 부분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있어 좀 아쉽습니다.
만약, 찜 해 놓은 모델이 서너 개 있는데 이들 낚싯대가 비슷한 가격에 비슷한 제원이라면 결국, 중량이 적은 모델을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바다 찌낚시는 민물낚시와 달리 긴 시간 동안 들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손목에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는데요. 될 수 있으면 가벼운 모델을 선택해야 무리가 적다는 건 굳이 강조 안 해도 아실 겁니다.
그 외 휨새와 허리힘, 무게 중심이 있는데요. 이 내용까지 하면 초심자들은 머리가 아플지도 모르니 다음에 릴 찌낚시대 고르기의 핵심 내용을 위해 이 장에서는 아껴두겠습니다.
이 밖에도 릴시트와 그립 감을 살펴보는 일이 남았습니다. 릴 시트는 릴을 장착할 때 고정 역할을 해주는 장치로 최근에 출시되는 모델은 대부분 '일체형'이 많습니다. 이 부분의 부속이 빠지거나 유착이 생겨 흔들리면 안 됩니다. 또한, 낚시를 마치고 릴을 분리할 때도 잘 젖혀져야 하는데요. 솔직히 국산 낚시대는 이 부분이 좀 취약합니다. 조만간 제가 사용 중인 낚시대를 가지고 리뷰를 진행할 때 자세히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립감이 좋은지는 직접 잡아보고 낚시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쇼핑몰에 나온 이미지만으로 판단하기에는 그림의 떡입니다. 그 외 낚시대를 선택하는 기준 중 가격대 다음으로 영향을 끼치는 건 디자인일 것입니다. 사용하다 보면 쓸데없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은 그 제품의 첫인상이다 보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디자인은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따른 것이니 각자의 선택에 맡기도록 할게요. 이상으로 바다 찌낚시대 고르는 방법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 추신
지금 바다 찌낚시를 하거나 입문하려는 분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포스팅을 준비 중입니다. 또 7월에는 롯데 백화점 안산점과 김포점에서 '바다낚시 입문자를 위한 동기부여 프로젝트'에 관한 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니 조만간 올라갈 공지를 통해 많은 분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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