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복날 음식, 벵에돔으로 만든 백숙


 

요즘 장마철을 맞아 벵에돔이 곧잘 잡히고 있습니다. 군집 생활을 하는 어종이어서 한번 입질이 시작되면 연속으로 들어오는데요.

마릿수 재미가 좋은 벵에돔을 맛있게 해 먹는 방법은 저의 지난 '꾼의 레시피'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이번에는 복날을 앞두고 특별한 복날 음식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이름하여

 

"벵에돔 백숙"

 

벵에돔으로 백숙을 만들게 된 계기는 작년 가을, 삼길포로 우럭 취재를 갔을 때 거기서 맛보았던 우럭 백숙에서 착안하였습니다.

완성된 음식의 전반적인 느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생선 맑은탕(지리)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백숙과의 차이라고 한다면 마늘, 버섯과 같은 보양식에 걸맞은 재료가 들어가 주고 맑은탕과 달리 조금은 탁한 국물 색을 내는 것에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벵에돔만 있으면 누구라도 쉽고 간편하게 끓일 수 있다는 점이지요. 벵에돔이 없으면 시중에 파는 우럭이나 대구로 대체해도 됩니다.

 

 

 

#. 벵에돔으로 백숙 만들기 재료

벵에돔 2마리, 콩나물, 통마늘, 대파, 양파, 무, 미역, 팽이버섯, 소금 약간, 된장 약간

 

벵에돔(혹은 우럭)만 있으면 집에서 손쉽게 끓여 먹을 수 있으니 레시피랄 것도 없지만, 이러한 백숙은 들어가는 재료의 순서가 매우 중요하니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조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재료를 위 사진과 같이 준비합니다.

벵에돔(혹은 우럭)은 비늘과 내장을 제거해 깨끗이 씻고 머리도 될 수 있으면 버리지 않고 함께 넣어야 국물이 좀 더 진하게 우러납니다.

들어가는 각종 채소는 사진과 같이 다듬어 놓습니다.

 

 

먼저 전골냄비에 물과 무를 넣고 팔팔 끓입니다. 여기서 쌀뜰물이 있다면 물 대신 활용해도 좋습니다.

물은 센 불에 끓여지면서 쪼라지므로 조금 넉넉하게 부어줍니다. 전골냄비가 없다면 궁중팬을 이용해도 상관없습니다.

불은 가정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의 화력으로 팔팔 끓여야 합니다. 이렇게 무를 넣고 팔팔 끓이면 시원한 맛 성분이 국물에 배겠지요.

 

 

1~2분간 팔팔 끓였으면 콩나물과 통마늘, 벵에돔(혹은 우럭)을 넣습니다.

콩나물을 넣으면 여기서 나오는 아스파라긴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뚜껑을 닫고 약 10~15분 정도 팔팔 끓입니다.

 

 

이제 대파와 양파, 미역을 넣어주고요.

 

 

된장 반 스푼을 넣고 잘 저어줍니다.

 

 

마지막으로 팽이버섯을 올린 후 불을 끕니다.

여기서 간을 보고 싱거우면(당연히 싱거울 겁니다.) 소금으로 간 합니다.

 

 

여름철 원기회복에 좋은 벵에돔 백숙이 완성됐다.

 

큼지막한 벵에돔이 똬악!

 

 

이 레시피는 삼길포 우럭 취재 때 우럭 백숙을 개발한 사장님의 레시피를 어깨너머로 배워서 벵에돔으로 응용하였는데요.

두 어종 모두 백숙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어떤 것으로 끓여도 좋습니다. 

사실 이러한 생선 백숙과 맑은탕(지리)는 업소에서 끓인 게 더 맛있습니다. 이유는 화력이 세기 때문입니다.

생선탕은 모름지기 센 불에서 팔팔 끓여야 단시간에 국물이 우러납니다. 그런데 가정의 가스레인는 그 부분이 어렵습니다.

 

그러한 핸디캡을 극복하려면 처음부터 물을 많이 붓고 좀 더 오래 끓이면 될 것입니다.

여기서는 15분만 끓였지만, 솥에다가 끓일 수 있다면 1시간 정도 푹 끓여내십시오. 그러면 뼈에서 국물이 우러나와 더 진하고 맛있는 백숙이 될 것입니다.

또한, 육수를 생선과 같은 재료에서 진하게 뽑아야 하는 음식은 대량으로 끓일수록 더욱 진하고 구수한 맛을 냅니다.

5~6인분, 심지어 10인분 이상 큰 솥에다 대량으로 끓일 수만 있다면, 그만큼 생선이 많이 들어가고 오래 끓여야 하니 국물이 더욱 진하고 구수해지겠지요.

 

 

그릇에 덜어 봅니다. 국물 색이 예술이죠?

저 국물 색은 벵에돔에서 나기도 하지만 약간의 된장과 미역이 색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쌀뜰물로 끓이면 저것보다 더 뽀얗게 나오고요.

 

 

특별한 복날 음식, 벵에돔으로 만든 백숙

 

벵에돔 백숙은 작년 초겨울, 출산한 아내를 위해 끓여준 음식이기도 합니다. 마늘과 미역이 원기회복과 피 생산에 도움을 주고요.

양파는 약간의 단맛을 내고 된장은 감칠맛을 더하며 무와 콩나물은 시원함을 그리고 주재료인 벵에돔은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주기에 산모의 영양식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포실포실한 살점과 진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인 벵에돔 백숙

 

백숙과 맑은탕은 반드시 얼리지 않은 싱싱한 생물로 끓여야 국물에 잡내가 나지 않습니다. 낚시꾼들에게는 벵에돔이 익숙하지만,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므로 맛과 향에서는 좀 더 담백한 우럭으로 대체해 이 레시피를 적용한다면 올여름 보양식으로 남다르고 특별한 진미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재료를 구할 수만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생선 백숙과 맑은탕(지리) 재료가 있는데 그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특급 재료 : 자바리(제주 다금바리), 붉바리, 돌돔, 강담돔, 능성어

1순위 : 쏨뱅이, 붉은쏨뱅이, 삼세기(삼식이), 괴도라치(전복치), 쑤기미(쏠치), 볼락, 꼼치(물메기), 대구 횟대, 갯장어(하모)

2순위 : 감성돔, 벵에돔, 우럭, 방어, 부시리, 광어, 참돔, 열기, 쥐노래미(놀래미), 양태, 성대, 대구, 옥돔, 붕장어

백숙과 맑은 탕에는 어울리지 않는 재료 : 농어, 숭어, 학꽁치, 고등어, 전갱이, 꽁치, 연어, 임연수어, 독가시치, 조기

 

저의 경우 낚시 고기를 집으로 가져오면 그중에서 가장 씨알이 큰 것으로 두 마리를 회와 초밥용으로 손질해 두고요.

그보다 작은 것은 2~3마리를 백숙이나 맑은 탕감으로 손질해 김치 냉장고에다 숙성해 놓습니다.

모두 살아있을 때 피와 내장을 제거한 것이라 선도가 최상이며 이를 김치 냉장고에서 숙성하면 초밥용은 2일, 탕감은 5일까지 숙성한 것을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나머지는 구이와 조림, 튀김용으로 4~5일 안에 먹을 것은 역시 김치 냉장고의 숙성 칸에 넣어 놓고 그 외에는 냉동실에 넣어 둡니다.

 

이상으로 벵에돔으로 만든 특별한 복날 음식을 소개했는데요.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생선으로는 우럭과 대구 정도가 있으니 꼭 복날이 아니더라도 과음이 있는 다음 날 아침, 숙취 해소용으로 끓이면 정말 좋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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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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