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광어로 만드는 고품격 생선까스


 

피쉬앤칩스, 생선까스와 같은 튀김류에는 살이 단단한 돔이나 락피쉬가 그리 어울리지 않습니다.

적당히 수분기가 있고 부드러운 생선살로 만들어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보들보들한데요.

우리나라 연안에서 잡히는 어류는 대체로 살이 단단한 편이어서 피쉬앤칩스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에서는 보통 메기류를 사용합니다.

서양에서는 베트남산 팡가시우스 메기(바사피쉬)를 수입해 튀김용으로 사용하고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산 캣피쉬(바다 메기의 일종)를 쓰기도 하는데

수입 냉동이라 단가도 저렴하지만 보관력이 좋고 무엇보다도 살에 수분기가 많아 적당히 부드러운 생선튀김이 된다는 점에서 선호하겠지요.

 

하지만 단가 걱정을 하지 않는 일반 가정에서는 '광어'만큼 좋은 생선까스 재료가 없다고 봅니다.

해마다 5~6월이면 자연산 광어가 그물에 대량으로 잡히면서 활어, 선어 할 것 없이 포구나 해안가에 인접한 수산시장에 들어오는데요.

이 시기에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회, 구이, 조림 등으로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여기서는 낚시로 잡은 자연산 광어로 생선까스를 만들었는데요.

회를 제외한다면 광어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

 

#. 자연산 광어로 만든 고품격 생선까스

광어 중대형(길이 50cm 이상)으로 1마리.

달걀, 튀김가루, 빵가루, 소금, 후추. 맛술

 

 

생선포만 떠 놨다면 만드는 방법은 정말 간단합니다.

먼저 포 뜬 광어살에 소금, 후추, 맛술(청주)로 밑간해 놓습니다. 광어 포 뜨기는 관련 글을 참조하세요. (관련 글 : 알아두면 유용한 광어 회뜨는 법)

여기서는 현장에서 피를 빼고 5일가량 숙성한 광어를 사용했습니다.

 

 

생선 살에 밑간했으면 30분 이내에 생선까스를 만듭니다.

 

 

나머지 과정은 일반 생선까스, 돈까스 만드는 방법과 같습니다.

먼저 튀김가루를 골고루 묻히고요.

 

 

달걀 물을 충분히 묻힙니다.

 

 

마무리는 빵가루

 

 

그리고 이것은 광어 한 마리에서 얼마 나오지 않은 지느러미살(엔가와)입니다.

이것도 따로 분리해 까스로 튀겨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자! 이렇게 하여 광어 까스 준비를 마쳤습니다.

다음에 광어를 넉넉히 잡으면 이 한 접시를 포장해 지인이나 가족에게 선물로 주면 최고의 찬사를 받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광어 지느러미살 까스(일명 엔가와 까스)

 

금방 익는 지느러미살부터 튀겨서 맛을 보는데요.

우리가 광어로 알고 있는 표준명 넙치는 근육의 지방함량이 약 4%인 반면, 지느러미살의 지방함량은 무려 30%에 육박합니다.

그만큼 운동량이 많아서 식감이 쫀득쫀득하고 기름기도 많죠. 이 지느러미살은 광어회에서 가장 먼저 젓가락이 가는 고급 부위지만 이렇게 오징어

튀기듯이 튀겨 먹는 이들은 드물 것입니다. 싱싱한 것은 회로 먹지만 그 시기를 넘기면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맛을 보니 그저 살살 녹습니다. 지방이 한껏 밴 부위라 그런지 감칠맛과 고소함이 입안에서 울려 퍼지네요.

 

 

이제 생선까스를 튀겨낼 텐데요. 여기선 카놀라유를 가득 부어 180도 근처까지 기름 온도를 올린 후 빵가루를 조금 떨어트려 쨍하는 소리와 함께 거품이

생기면 적당하다고 보고 광어까스를 투입합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투입하면 기름 온도가 내려가면서 바삭함이 떨어지니 욕심을 버리고 적당량으로

나눠서 튀기는 게 좋습니다.

 

 

색이 노르스름해지면서 완전히 떠오르면 건집니다.

 

 

체에 밭치거나 이렇게 키친타올에 올려 기름기를 뺍니다.

 

 

그리하여 자연산 광어로 만든 고품격 생선까스가 완성됐습니다.

 

 

어떤 맛일지 상상이 되나요?

 

 

이것은 광어 지느러미살로 만든 까스

 

 

고소하고 상큼한 타르타르 소스와 함께

 

 

생선까스는 뭐니뭐니해도 타르타르 소스가 잘 어울리는데 재료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 타르타르소스 만들기

마요네즈 12큰술, 다진 양파 1/4개, 다진 피클(양파와 1:1), 설탕 1T, 레몬주스 1T, 다진 파슬리나 바질 약간

 

위 재료를 수저로 열심히 저어줍니다. 젓다 보면 설탕 입자가 갈리는 느낌이 나는데요. 그 느낌이 나지 않을 때(녹을 때)까지 저으면 완성됩니다.

 

 

이러한 광어까스는 살이 두툼해야 맛있기 때문에 50cm 이상, 무게 1.2kg 이상인 크기를 권장합니다.

길이 50cm 이하인 광어는 살밥이 작아서 아무래도 맛의 감흥이 떨어집니다.

 

 

단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겉은 바삭, 속살은 포실포실.

그러면서도 먹는 내내 입에서 고소함이 떠나질 않는군요. ^^

 

 

제가 만든 타르타르 소스는 점성이 묽은 편이고 피클과 양파 등의 건더기가 많아서 찍어 먹기보다는 이렇게 티스푼으로 떠서 올려 먹습니다.

 

 

광어 까스 1인분

 

다음 날 아침에는 남은 광어까스를 밥반찬이 아닌 가벼운 식사로 사용했습니다.

식어버린 광어까스를 다시 한 번 기름에 튀기면 처음에 느꼈던 신선한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눅눅해지므로 오븐이 있으면 거기서 살짝 구워보세요. 바삭함을 어느 정도 살리면서 데필 수 있습니다.

 

제가 다른 선상낚시는 몰라도 광어 다운샷에 집착하는 이유는 오로지 광어까스 재료를 구하기 위함입니다.

그 정도로 광어는 회보다 생선까스가 맛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조황이 너무 저조해 차라리 그 돈으로 광어를 사 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번 출조할 때마다 깨지는 비용이 약 14만원인데요. 이 돈이면 자연산 광어(선어) 10마리 이상은 사올 수 있다는 겁니다. ^^;

그걸 전부 작업해 광어 까스를 만든 다음, 일부는 나눠주고 일부는 우리 식구가 먹는 쪽이 더 건설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마음만 그렇지 낚시를 하는 사람인 이상 실천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7월 초에 다시 한 번 나가보고 그때도 꽝을 친다면 다음부터는 출조비로 광어를 사와야겠습니다. (농담이 아님) ^^;

광어 다운샷을 즐기는 분들. 잡은 광어로 이렇게 생선까스를 만들어 가족에게 대접해보는 것은 어떨는지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낚시하지 않은 이들은 재래시장에서 파는 광어(선어)를 사 와서 해보시길 바라며 이번 주 꾼의 레시피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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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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