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도미(참돔) 고르기, 국내산과 수입산 구별법


 

 

수산물 원산지 이력제 공식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엉터리 참돔 구별법

 

오늘은 차례상에 올릴 도미(참돔) 국내산과 수입산 구별법을 알아보기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올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된 수산물 원산지 이력제. 그런데 공식 사이트에는 몇 가지 엉터리 정보가 올라와 있습니다.

수산물 원산지 이력을 시행하고 수입산과의 구별법을 정확하게 고시해야 할 공식 사이트가 이렇게 허술한 내용으로 열람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무도 이 자료에 대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는데 그냥 넘기기에는 내용의 오류가

심각해 이 자리를 통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자료는 수산물 원산지 이력제 공식 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으로 국내산 도미와 수입산(러시아) 도미의 구별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수입수산물(러시아)라 표기된 참돔 사진인데 "꼬리지느러미 끝 부분이 검은색이다."라고 부분은 국내산 참돔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 수산물이라고 되어 있는 참돔의 사진에서는 국내산 참돔의 특징인 "꼬리지느러미 끝 부분의 검은색 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산이 아니거나, 혹은 국내산이라도 선도가 떨어진 것일 확률이 높다. 이 사진을 어디서 가져다 썼는지는 모르지만, 해상도가 매우 떨어지고 오래되 보여 최근에 촬영한 사진이 아니, 기존 어류도감이나 해수어 관련 자료에서 가져다 쓴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첨부하자면 국내산과 수입산을 비교해 구별법을 제시할 때는 반드시 '같은 어종'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또한, 어류는 물속(수조)에 있을 때와 바깥으로 꺼내졌을 때, 그리고 죽었을 때 채색이 모두 다릅니다. 같은 장소(조도)에서 두 어종을

비교하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것이 여의치 못하다면 최소한 활어는 활어끼리, 선어는 선어끼리 놓고 촬영해야 정확한 비교가 될 수 있으며, 

조도 역시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어서 촬영하거나 화이트 밸런스를 맞추어 채색의 왜곡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두 사진은 언제 어떤 상태에서 찍힌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만큼 본 종의 채색이 왜곡됐기 때문에 이것으로 구별법을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습니다.

 

왜 국내산과 수입산 참돔을 구별하는 대목에서 국내산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신선한 참돔으로 사용하지 않은 것인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꼬리지느러미 끝 부분에 검은색 선이 나타나는 건, 국내산 참돔의 특징인데 이것이 왜 수입산 참돔의

특징으로 설명되어 있는지도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 사이트는 참돔 외에 다른 수입수산물

구별법도 사실과 맞지 않은 내용이 있습니다. 이런 엉터리 내용이 수산물 원산지 이력제 공식 사이트에서 버젓이 노출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정부와 관련 부처가 수산 자원을 관리하고자 하는 인식과 수준이 어떻다는 것을 여실히 말해주기도 합니다.

 

 

국내산 참돔의 특징은 꼬리지느러미 끝 부분에 검은색 선이 나타나야 한다.

 

앞서 공식 사이트에서는 수입산(러시아) 참돔의 특징으로 '꼬리지느러미 끝부분이 검은색이다.'를 꼽았는데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덕우도에서 낚시로 잡은 이 녀석은 수입산이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 동문시장에서 촬영한 국내산 도미(참돔)

 

제주도는 물론, 전국 각지의 재래시장 어물전에서 볼 수 있는 도미(참돔) 선어는 대부분 국내산입니다. 선어는 활어와 대치되는 개념으로 '죽었지만 선도가 살아있는 고기'인데 어획된 지 약 3~4일을 넘기지 않은 도미 다시 말해, 백화점, 마트, 재래시장, 수산시장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미(선어)는 90% 이상이 자연산이며, 우리나라 동, 서, 남해, 제주도, 동중국해에서 국내 조업배에서 잡힌 것입니다. 이러한 도미는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도미 특유의 불그스름한 채색과 꼬리지느러미 끝 부분에는 검은색 선을 띠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국내산 도미(황돔)

 

우리가 시장에서 접하는 도미, 차례상에 올려질 도미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1) 참돔(제주 방언 : 황돔)

2) 황돔(전국 방언 : 벵꼬돔, 잉꼬돔)

 

도미는 농어목 도미과에 속한 어류를 통칭하는 말로써 특정 어종을 지칭하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도미는 대부분 참돔을 뜻하며, 황돔도 도미로 표기해 팔기도 합니다.

그 외에 감성돔과 붉돔 역시 농어목 도미과에 속하므로 도미란 이름으로 유통해도 문제는 없지만. 감성돔은 주로 활어 유통이기 때문에

일부 자연산 선어(그물에 치여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를 제외하곤 쉬 보기 어렵죠.

붉돔은 어획량 자체가 적은 어종으로, 참돔과 달리 크게 자라지도 않기 때문에 상업적 가치가 낮고 구경하기도 어렵습니다.

 

 

국내산 자연산 참돔

 

수산물 코너와 어물전에 올려진 국내산 참돔은 대부분 자연산으로 원래는 특유의 선홍빛 채색에 등에는 푸른색 반점이 박혀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특징이 흐려져 나중에는 재색을 잃고 색이 바래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참돔은 채색의 선명도로도 선도를 쉽게 가늠할 수 있습니다.

 

 

원양산 도미(참돔)

 

한편, 도미는 원양산(태평양)으로 수입되고 있는데 주로 냉동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가려낼 수 있습니다.

한번 냉동했거나 혹은 그것을 해동한 도미라 하더라도 동공은 투명하지 않고 백태가 낀 것처럼 하얗습니다.

동공에 이러한 특징이 나타난 것은 한 번이든 두 번이든 냉동 처리를 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재래시장에 나가보면 원산지 표기를 제대로 해두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는 도미가 뜻밖에 많습니다.

이 도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참돔과 같은 종인지도 알 수 없는 만큼, 원어물의 특징이 훼손돼 있기도 한데 이런 건 출처를 알 수 없고

상태 또한 안 좋은 것이므로 아무리 저렴한 값에 판다고 해도 차례상 생선으로는 현혹되지 말아야겠지요.

 

 

원산지를 알 수 없는 도미

 

동공이 투명하지 않고 하얗게 낀 것은 냉동을 의미하는데 이를 해동해 생물인 것처럼 팔기도 합니다.

하지만 냉동 기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수분이 날아가기 마련인데 그것이 가장 날 나타나는 부위는 생선 부위 중 가장 얇은 두께인

꼬리지느러입니다. 사진의 도미는 지느러미가 바짝 말라 있어 흡사 건어물(?)을 연상케 합니다.

비늘도 제대로 붙어있지 않은데, 항상 선어를 구입할 때는 그 주변에 비늘이 떨어져 있는지와 매대의 위생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음식을 담을 때 그릇이 중요하듯, 생선을 올리는 매대의 위생도 매우 중요합니다. 

사진의 도미는 스티로폼 박스에 담겨 있었는데 박스 상태만 보아도 이 생선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겠지요.

 

도미뿐 아니라 물 좋은 생선은 저렇게 함부로 나뒹굴게 하지 않습니다.

매대에 반듯이 정렬한 다음, 바닷물을 끼얹어 최대한 싱싱하게 보이도록 노력하죠.

 

 

#. 마치며

제가 전에는 우리나라가 수산강국이라 표현하였는데 이제는 그 말 취소하렵니다.

우리나라는 그냥 수산물을 많이 먹는 나라일뿐, 수산강국이라 하기에는 여기저기서 드러나는 정책적, 제도적 허술함이 너무 많습니다.

수산물 원산지 이력제를 시행하는 공식 사이트에서도 올바르지 않은 정보가 난무하는데 어떻게 다른 곳의 수산물 정보를 믿을 

있겠습니까? 사실 수산물 원산지 이력제도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 갑니다. 조만간 이 부분에 관해 조명할 계획이지만, 우선은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엊그제 올린 차례상 민어 고르기와 함께 이 글도 제수용 생선 고르기의 가장 기초적인 내용이니 꼭 참고해

조상님께 우리 생선으로 대접하는 명절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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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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