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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앓이
내가 사는 은평뉴타운은 싱싱한 생선을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 응암동 마트 정도는 나가야하고, 그마저도 비싸서 낚시인으로서 돈을 주고 생선을 사 먹기가 썩 내키진 않는다. 그런 나도 한달 이상 낚시를 가지 못할 때면 딸내미 반찬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사먹어야 한다. 어제는 집앞 가게에서 삼치 한 마리를 샀는데 겨우 50cm 정도가 5,000원이나 한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가을에 마음 만 먹으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 게 삼치라 속이 좀 쓰린다.
집으로 가져와도 나의 직업 앓이는 계속된다. 이 시기 삼치 한 마리에는 고래회충이 얼마나 들었을까? 하는 호기심에 배를 따고 내장을 뒤적인다. 아 헤아리기가 어렵다. 어림짐작으로는 10마리 정도인데 이것들이 실타래처럼 뭉쳐있어 세다가 관뒀다. 추워서 부둥켜 안고 죽었나 보다. ㅎㅎ 모두 죽은 상태로 내장에서 나왔고 동공이 불투명하고 아가미 색이 짙은 것으로 보아 어획한지 36~48시간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구이로 먹기에 적당한 수준이지만, 늘 싱싱한 것만 잡아다 먹어온 내 성에는 영 차질 않는다. 대충 구워 먹으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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