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어류 칼럼니스트, 생선 잘못 먹고 식중독에 걸려


 

긴 설 연휴 동안 각종 사고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이색 소식이 있어 전해드립니다. 어류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김모씨가 최근 생선을 잘못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고 합니다. 웬만해선 겨울 식중독은 잘 걸리지 않은데 어쩌다가 걸리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확인한 결과, 범인은 갈치일 가능성이 많다는데요. 아니 어떻게 하다가 어류 칼럼니스트가 갈치를 먹고 그것도 한겨울에 식중독에 걸릴 수 있는 걸까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입질의 추억 김모씨와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두드러기 증상1

 

"안녕하세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최근 생선을 잘못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입니까?'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도 한겨울에 생선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데 더구나 직업이 어류 칼럼니스트시라면서요?"

"그게.. 말하자면 사연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확실히 식중독 증상이라는 증거도 없고요."

"어떻게 된 연유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그러니까 연휴가 시작되는 날, 이 모든 비극이 시작됐습니다. 고열을 동반한 몸살 기운에 처방을 받고 싶어도 어디 병원이나 약국이 문을 열어야 말이죠. 그냥 해열제나 먹으며 자가 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해열제 2~3알을 8시간 주기로 먹으면서 열을 낮췄고, 몸이 나아지면서 곧장 아내와 딸내미를 데리고 처가로 향했습니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나을 줄 알았던 몸살이 다시 고개를 들고 일어나더니 이전보다 더욱 맹렬하게 제 몸을 괴롭히는 겁니다. 온도계를 재자 39.7도. 잘못했다가는 응급차를 불러야 할 수도 있는데 처가는 외진 곳이고 설 연휴라 꼼짝달싹 못 한채 해열제만으로 버텨야 했죠. 엎친데 덮친격으로 딸내미는 감기 기운을 보이면서... 우리 집에서 가장 멀쩡한 사람은 아내 뿐이니 저와 딸내미 돌보느라 아주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생선을 잘못 먹고 식중독에 걸린 것은 어떻게 된 일인가요?"

 

 

두드러기 증상2

 

처가에서 하룻밤을 힘들게 묶고(고열에 시달리며 잠을 청하다 보니 그날 밤이 무지 길더군요.) 다음날 오후, 장모님이 챙겨준 밥을 먹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집에 들어오자 발등이 간지러워 무심코 긁었더니 이내 벌개지는 겁니다. 게다가 손등도 부풀어 오르고 있었고.. 이후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간지러움에 처음에는 조금씩 긁기 시작한 것이 덧나서 수포가 생기고 이제는 온몸에 두드러기 증상을 보이길래 알레르기임을 확신했죠. 그런데 배도 아파오는 겁니다. 순간 식중독인가 의심했죠. 다행히 지금은 열이 내렸지만, 아직도 쟤보면 37도가 조금 넘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내가 먹은 것이 무엇인지 쭉 살펴보았습니다. 불고기, 전, 잡채, 소고기, 떡국, 각종 나물 등등.. 물론, 몸이 아팠기 때문에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음식을 먹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적도 없었고요. 저는 여태 살면서 알레르기를 경험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박카스와 우루사를 먹었고 명절 음식으로 아침 밥을 먹었고, 그 다음에는 제가 손수 찹스테이크를 만들어 처가 식구들에게 대접했는데 저는 입맛이 없어 한두 점만 먹고 말았고, 이후 몸이 회복돼 준비한 숙성 소고기를 구워서 대접하면서 정작 저는 입맛이 없어 두세 점 먹는데 그쳤습니다.

 

그리고 처가를 떠나기 전에 먹었던 밥상에는 전에 없던 새로운 메뉴가 등장했는데 그것은 갈치였습니다. 아직 미열이 있어 타이레x을 한알 먹고 처가를 나서려는데 장모님이 밥먹고 가라고 해서 먹었고. 그러니까 의심이 되는것은 아침에 먹은 바카스와 우루사, 오후에 먹은 타이레x, 이어서 갈치. 하지만 다 같이 먹어도 증상은 내게만 일어난 걸 보아 갈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 듯하고. 이 두드레기의 원인은 타이레x과 갈치의 합작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갈치는 고등어와 마찬가지로 선도가 떨어졌을 때 식중독 유발물질인 히스타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이 이 히스타민을 섭취했을 때 소량이라면 체내에서 어느 정도 방어해주는데 이날의 나 처럼 면역력이 극도로 약해져있거나, 혹은 몸에 열이 있는 상태에서 섭취하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죠. 타이레x도 자주 복용하면 두드러기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만약, 식중독이 확실하다면 설사를 하거나 식은땀이 나야 하는데 현재는 아랫배만 살살 아프고 설사는 없는 것으로 보아 히스타민 중독은 경미하고 두드러기인것 같습니다. 뭐 식중독에 의한 두드러기일수도 있고 자세한 것은 병원에 가봐야 알겠지만요.

 

"네 자세한 소식 감사합니다."

 

사진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오늘 아침 일어나보디 군데군데 두드러기가 번지고 있어 두피부터 발끝까지 안 간지러운 곳이 없네요. ^^;; 제 살을 쥐어뜯고 싶은 생각이 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두드러기, 알레르기를 처음 겪어본 저로서는 심히 당황스럽습니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한것이 벌써 이틀째가 되어갑니다. 이제 글은 그만 쓰고 병원에 가봐야겠습니다. 저는 버티면 그만인데 코 찔찔 흘리며 아파하는 딸내미가 더 걱정이네요. 올해는 정초부터 병원출입이 잦네요. 이 액땜을 훌훌 털어버려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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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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