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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요리
그 광어에서 뜻밖에도 알이 나왔다. 생각해보니 대마도는 난류가 받치는 저위도라 산란이 일찍 시작되는구나. 잡았을 때는 밤이라 눈치를 못 챘는데 집으로 가지고 와서 배를 가르니 어른 주먹만 한 알이 나오길래 이것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순간적으로 고민이 됐다. 이 좋은 알을 탕으로 끓여 먹자니 아깝고, 알탕은 너무 흔하지 않나 싶어 삶고 볶고 지지고 모든 조리법을 생각해봤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 게 떠오르지 않았다. 이왕 꾼의 레시피에 소개할 거, 광어 알이 아닌 생 명란이라도 좋으니 사람들이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떠올렸다. 결론은 굽는 거였다. 소금과 후추, 청주로 간 한 광어 알을 올리브유에 앞뒤로 지졌다. 그냥 먹자니 심심할까 봐 소스를 끼얹어야 할 것 같았는데 레몬 폰즈소스가 그런대로 어울릴 것 같아 서둘러 만들어 데폈다. 소스를 끼얹고 파슬리와 잔파를 뿌리자 그럭저럭 볼 만한 모습은 되었는데 맛은 도무지 상상이 안 된다.
이를 지켜본 가족이 불안한 마음으로 젓가락을 가져가는데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순식간에 비우고 말았다. 어떻길래 하며 맛을 보는데 허허~ 이거 생각보다 괜찮네. 광어 알이 맛있는 건지 요리를 잘한 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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