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리뷰는 2014년 이후 처음입니다. 사실 제 블로그에는 리뷰라 할 만한 글이 많지 않습니다. 리뷰를 하지 않는 이유는 그냥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낚시 장비나 용품 쪽은 관심이 없어서 대충 있는 걸 씁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보고 뜻밖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그냥 성향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바다에 나가면 낚시를 폼생폼사로 다니는 이들도 있습니다. 모자부터 발끝까지 걸친 의류만도 수백만 원에 이르고요. 여기에 장비까지 합치면 여덟 자리는 가볍게 넘어갑니다. 비싼 장비 사서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팔고, 새로 영입하기를 반복하고, 뭐 그런 걸 즐기는 분도 있습니다만, 이것도 다 성향이겠죠.

 

저는 제 낚시 앞가림도 못 하기 때문에 장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대충 손에 잡히는 걸 쓰고요. 쯔리겐과 NS 블랙홀에서 각각 테스터와 스텝을 맡고 있어 가끔 회사에서 제공하는 제품을 쓰는 것이 전부입니다. 평소 장비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저도 잘 모릅니다.  

 

예전에도 한 번 썼지만, 저는 장비 추천을 하지 않습니다. 질문도 받지 않겠습니다. 저는 장비를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직접 써보지 못한 장비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으니 이점 양해 바랍니다.

 

현재 제가 사용 중인 장비가 대부분 2~3년 이상 된 것이라 앞으로는 사용기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물건 받고 개봉할 때 사진만 찍어두었다가 사용한 지 최소 2년 이상 된 제품을 위주로 올리는 것이니 몇몇 제품은 품절된 것도 있을 겁니다. 첫 번째 리뷰 대상은 동양레포츠의 리미티드 원정기 1.75호입니다.

 

 

 

#. 동양레포츠 리미티드 원정기 1.75호

리미티드 원정기는 1호부터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가격은 10만 원대 중후반입니다. 컬러는 흑색과 적색이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건 적색입니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이 눈에 띄어 이 제품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호수 : 1.75호 (선상 및 벵에돔 낚시에 적합)

- 전장 5.3m

- 접은길이 : 116cm

- 마디수 : 5

- 선경 : 0.8mm

- 원경 : 24.7mm

- 자중 : 219g


 

저는 이 낚시대를 구매해 아내에게 줬습니다. 대마도에서 벵에돔 낚시를 하다 보면, 때때로 선상과 밤낚시를 할 때가 있고, 주간 낚시라도 지형이 험한 곳에서 대물을 걸면 강제로 제압해야 해서 허리힘이 있는 1.5호나 1.7호대가 필요했습니다. 아내가 쓰는 낚시대라 무게는 최대한 가벼운 것으로 정했습니다. 리미티드 원정기의 장점 중 하나가 가벼운 무게입니다. 1.75호 임에도 무게는 219g에 불과해 동급의 다른 낚싯대보다 가벼운 편입니다.

 

 

그립은 이렇게 요철로 되어 있는데 저는 손에 잘 맞았습니다.

 

 

낚시대 중간마다 이렇게 요철이 있거나 무광 처리된 것은 줄붙음 방지용입니다. 파도에 젖거나 우천 시 낚시대가 물에 젖으면 원줄이 곧잘 붙어 안 떨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채비 내림을 방해하겠죠. 그걸 조금이라도 방지하기 위해 갯바위용 낚싯대는 이렇게 줄붙음 방지 처리를 합니다. 그러나 제가 사용했던 국산대 제품은 이 부분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가볍게 젖은 정도이면 줄붙음 방지가 유용하지만, 완전히 젖었을 때는 무용지물입니다. 줄이 자꾸 붙어 손으로 떼어가면 낚시하거나, 중간에 수건으로 닦아주는 등 불편함이 따를 수 있습니다. 이는 어느 낚시대를 써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전에 쓰던 시마도 베이시스 이소는 이 부분에서 좀 더 낫더군요.

 

 

가이드는 '최고급 SIC 경사 가이드를 채용' 했다고 나와 있는데 그냥 일자 가이드에 가깝습니다. 일자 가이드인 만큼 줄꼬임 현상을 피할 수 없는데 이 부분은 '낚시 숙련도'에 따른 개인차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제품을 쓰면서 줄꼬임 현상을 자주 겪어보진 못했습니다.

 

어쨌든 요즘 국산대에 경사 가이드 제품을 사려면 20만 원은 넘어야 할 겁니다. 지금 이 제품을 검색해 보니 18만 원에 판매되는데, 그 사이 몇 가지 제원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가이드는 여전히 위의 것을 사용 중)

 

 

낚시대를 필 때 정렬을 돕는 가이드 라인입니다. 사진은 최대한 불빛에 비쳐 잘 보이도록 해서 찍었습니다. 이러한 색상은 필드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시인성이 매우 좋지 못한 가이드 라인입니다. 평소 가이드 라인을 보고 낚시대를 똑바로 피는 저도 이 제품을 사용할 때면 감으로 핍니다.

 

 

일체형 릴시트입니다. 요즘은 1.7호대도 스크류 방식이 아닌 일체형을 쓰는 추세입니다. 일체형이 좋은 점은 릴을 부착했을 때 이격과 흔들림을 줄이고 안정성을 더하는 것인데..

 

 

이 제품은 릴 시트 내구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1년 정도 사용했는데 저 부속이 곧잘 떨어져 나가 갯바위에서 분실할 뻔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저의 1년 출조 횟수는 현지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1.75대 쓸 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제가 1.75대 쓰는 경우는 대마도에서 선상 낚시와 5짜 이상 벵에돔, 참돔을 노릴 때뿐. 사용 횟수가 많지 않습니다. 몇 번 쓰지도 않았는데 저 부분이 쉽게 떨어져 나간 것은 내구성에 문제 있거나 뽑기가 잘못되었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약 40cm급 벵에돔을 걸었을 때 휨새

 

아내가 사용하던 당시의 사진입니다. 지금까지 리미티드 원정기로 벵에돔 최대어 49cm까지 잡아보고 휨새나 밸런스, 앞 쏠림, 허리힘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리미티드 원정기는 1.75호인데도 동급 호수의 다른 제품보다 가볍습니다. 가벼운 만큼 오랫동안 들고 있기가 수월합니다. 여성분이 사용하기에도 적격인 제품이죠. 위 장면은 아내가 4짜급 벵에돔을 걸었을 때의 휨새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낚싯대의 장점은 휨새가 예쁘게 나온다는 점.

 

 

조행기 사진발에 신경 쓴다면 휨새도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은 장점이 되지만, 1.75호 치곤 가벼워 허리힘은 조금 약합니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낚시대는 중량과 허리힘이 서로 반비례합니다. 낚시대가 가벼우면 허리힘이 약하고, 낚시대가 무거우면 허리힘은 강한데 장시간 들고 있으면 손목에 무리가 오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중저가 제품에 한해) 

 

낚시하다 보면 지형 여건 상 신속하게 제압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수중턱이 있거나, 수심이 낮은 거친 여밭이거나 할 때는 힘으로 제압해야 하고 그때 허리힘이 받쳐줘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리미티드 원정기는 40cm 중반급 벵에돔을 무리 없이 올렸으나, 대형 참돔이 물고 늘어질 때는 다소 힘겹게 버텨야 했습니다. 

 


선상낚시에서 고기를 걸면, 옆 사람에 방해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끌어와야 합니다. 이때도 50cm급 벤자리와 40cm가 넘어가는 긴꼬리벵에돔을 걸 때면, 히트 지점이 멀리 형성될 경우 먼 곳에서 고기를 띄워 수상스키 태우듯 빨리 끌고 와야 하는데 수압이 더해지면서 강한 허리힘을 필요로 합니다.  

 

고기를 걸면 강제로 제압할 때 허리힘이 좋은 낚싯대와 비교되기도 하죠. 물론, 80만 원 이상인 고가 낚시대를 기껏해야 18만 원인 낚시대와 같이 놓고 비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국산대를 사용하고자 할 때는 이러한 결점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고 사는 것이 맞을 겁니다. 

 

 

이날 리미티드 원정기를 사용한 조과(별 의미는 없음)

 

정리해보면, 장단점이 분명히 나뉩니다. 디자인은 좋다는 평이 많습니다. 무게 가볍습니다. 앞 쏠림도 심하지 않아 장시간 들고 있어도 피로감이 덜합니다. (아내가 사용하는 것이니 이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사용해 보니 초경질대는 아닙니다. 1.75호 치고는 그리 뻣뻣하지 않습니다.

 

벵에돔 40cm 중후반까지 강제 집행해도 무리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 넘어가면 허릿대 탄력에서 다소 버거운 느낌을 받습니다. 가격은 10만 원대 후반인데 일자에 가까운 가이드를 채용하고 있는 것. 가격대가 나가는 후지나 EM 가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국산 경사 가이드를 채용해 가격 성능비를 높인 제품이 나오는 줄 압니다.

 

가이드 라인의 시인성은 개선이 필요하며, 릴 시트 내구성도 제가 사용한 제품이 뽑기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면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재 이 낚시대는 제가 벵에돔 선상낚시를 할 때, 갯바위에서 5짜 벵에돔이 출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참돔을 노릴 때 사용 중입니다. 릴 시트에서 릴을 분리할 때가 조금 불편하고, 가이드 라인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고 펴고 있어, 당분간 1.7호대를 새로 영입할 계획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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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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