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의 보급형 낚시가방(로드 케이스)인 RC-112J

 

제 낚시 조력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003년에 처음 접했으니 올해까지 횟수로 15년 차네요. 처음 바다낚시에 입문하고 구입한 낚시가방은 5만 원짜리 바낙스 제품입니다. 헤지고 뜯어져도 참고 썼는데 지퍼가 부식돼 더는 열리지 않을 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새 제품을 사야 했습니다.



그래서 구입한 것이 위의 제품입니다. 한 번 구입하면, 몇 년은 쓸 테니 이왕이면 조금 더 좋은 걸 써 보자. 그런데 일제품이라 가격이 기본적으로 비쌉니다. 보통 20~30만 원대 라인을 두고 있으니 "낚시 장비에 필요 이상의 돈을 투자해선 안 된다."는 저의 신조와 부딪히면서 다시 국산 제품으로 눈을 돌리려던 찰나.

 

 

시마노 제품 중 13만 원짜리가 눈에 띄어 바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사용한 지는 3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사용기를 쓸 수 있게 되었네요. 현재 이 제품(RC-112J)은 10만 원으로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구입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검색해보니 레드 색상은 찾기 어려웠고, 검은색(혹은 진회색)이 남아 있더군요. 대신 비슷한 가격대로 신형이 나온 것 같습니다. 구입할 분들은 참고하시고요.

 

 

 

#. 가격대비 실용성

제게는 10만 원이 넘어가는 낚시가방도 사치입니다. 제 딴에는 큰맘 먹고 지른 것인데요. 비록, 국산 낚시가방보다 1.5~2배 정도 비싸지만, 실은 10만 원도 되지 않는 로드케이스가 허접할 확률이 높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로드케이스는 말 그대로 낚싯대 및 뜰채 등이 운반 중 파손되지 않도록 잘 보호해야 합니다. 저렴한 제품군도 잘 찾아보면, 옥석을 가릴 수 있으나, 실제 사용해보지 않는 한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안전빵으로 검증된 브랜드로 시선을 돌리게 마련인데요. 유명 브랜드라 가격대가 좀 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안에서도 보급형 모델이 있어 잘만 고른다면, 만족하면서 사용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진은 뜰채를 넣었을 때 모습입니다. 주머니 구조는 단순합니다. 양옆으로 지퍼가 달려서 필요한 낚시용품을 채울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불필요한 포켓이 없으니 디자인이 깔끔합니다. 포켓 많다고 수납공간이 넓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낚싯대는 뜰채를 포함해 5~6개 이상 들어갑니다.

 

릴도 3~4개까지 수납할 수 있습니다. 솔채도 2~3개 들어갑니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수납 형태는 뜰채 1개에 낚싯대 2~3대, 솔채 1~2개, 릴 1~2개 정도입니다. 양옆에 달린 지퍼 주머니에는 보조 스풀, 찌 케이스, 장갑 따위가 들어가며, 접이식 뜰망도 넣을 수 있습니다.

 

 

 

#. 디자인과 마감

개인적으로 조구(낚시) 회사의 현란하면서 촌스러운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유난히 낚시 관련 제품에서 (특히, 모자에서) 화려하게 수놓은 문양이나, 무슨 용, 봉황새, 불꽃이나 번개 문양 등이 많이 보이고 또 그것을 국내 조구 업체가 따라 하는 현상도 볼 수 있는데요. 제 눈에는 '그들만의 세계에 갇힌 천편일률적인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머모피사 낚싯대의 불꽃 문양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던데요. 물론, 디자인이란 게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알고 보면 시마노의 파이어블러드 같은 제품에서 영감을 받은 것도 같고, 그나마 머모피는 나은데 어떤 제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노골적으로 일제품을 베낀 흔적이 역력합니다. 시마노도 어떤 가방, 어떤 구명복은 아주 난잡하고 조잡한 디자인을 선보이는데요. 그에 비해 이 제품은 레드 치곤 점잖은 디자인이라 고르게 된 점도 있습니다.  

 

 

위쪽에 붙은 손잡이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습니다. 배에서 낚시가방을 내릴 때도 요긴하고요.

 

 

지퍼의 마감 처리도 깔끔합니다. 몇 년째 쓰는 중이지만, 어떻게 된 게 소금기도 끼지 않고 부식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퍼는 예나 지금이나 부드럽게 열리고 닫히는데요. 바다 용품은 이런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닥은 좀 아쉽습니다. 상하좌우로 볼록하게 처리한 의미를 모르겠고, 무엇보다도 폭이 좁아서 가방을 세우기 어렵습니다. 갯바위에서는 대부분 기대어 놓거나 눕히지만, 항이나 터미널, 공항을 오갈 때 짐을 잠시 둘 때면 낚시가방을 어디 기대기 보다는 세워두는 것이 편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이 제품을 굳이 세우겠다면 세울 순 있는데 폭이 좁으니 잘 넘어갑니다. 터미널 등 실내에서 세우는 건 되는데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면 넘어가기 때문에 항이나 실외에서는 천상 어디에 기대어 놓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는다면 땅바닥에 눕혀야 합니다.  

 

 

손잡이 그립감은 좋은 편입니다. 들었을 때 무게 중심이 앞이나 뒤쪽으로 많이 기울지 않으며,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줍니다. 어깨끈은 넓고 폭신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론 어깨에서 잘 흘러내립니다. 이는 사람의 어깨 너비나 구조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적어도 저와 아내가 들고 다닐 때는 위 사진처럼 한 손으로 어깨끈을 잡아줘야만 가방이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낚시 짐을 옮기다 보면, 양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손을 쓰지 않아도 낚시가방이 흘러내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맬 수 있는 장치의 부재는 조금 아쉽게 다가옵니다.

 

3년간 사용해 본 소감은 어깨에서 잘 미끄러지고, 가방을 세우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 내구성이 튼튼하고 기본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직은 그런대로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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