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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국제공항은 그리스의 주요 관광지로 가기 위한 허브입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촬영지로 알려진 자킨토스부터 포카리스웨트 CF 촬영지인 미코노스와 산토리니 등의 주요 관광지를 연결해주고 있어 공항 인근 숙소에서 잠만 자고 떠나려는 여행 수요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네 공항 인근에는 이렇다 할 호텔이 없습니다.
공항 바로 앞 소피텔이 독점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하루 숙박료만 22만 원에 달해 환승을 위해 잠만 자려는 여행객들의 선택지를 소피텔이 혼자서 흡수하려는 불편한 기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폭풍 검색으로 민박집을 찾아야 했죠. 잘만 검색하면 공항에서 10km 반경 내로 적당히 잠만 자고 나오기 좋은 숙소가 있습니다. 원래 가려는 민박집은 따로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나가 차선책으로 간 민박집입니다.
아테네 공항 인근 숙소인 'Apartment Elaionas'
이날은 밤늦게 도착해 외관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습니다. 겉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대략 이러합니다. 가정집을 개조해 민박업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주인은 이곳에서 묵지 않고 따로 집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때문에 집에 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더군요.) 손님이 쓰는 방은 1층과 2층에 다 있는데 우리는 인원이 5명에 아이가 2명이라 2층을 전부 쓰기로 했습니다.
2층에 올라니 꽤 넓은 응접실이 나옵니다. 이곳은 조금 뒤에 둘러보기로 하고 우선 방부터 알아봅니다.
복도를 따라가니 세 개의 방이 나옵니다.
첫 번째 방입니다. 이때가 밤 10시인데 장시간 비행에 딸이 완전히 잠들어버렸네요. 우리 식구는 여기서 묵기로 합니다.
두 번째 방입니다. 처형과 조카가 묵기로 하고요.
세 번째 방은 제 동생과 후배가 묶기로 합니다. 앞서 들어올 때 외관이 누추해 조금 염려가 됐는데 막상 들어오자 내부는 상당히 깔끔합니다.
첫 번째 화장실입니다.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두 번째 화장실은 세탁실을 거쳐서 들어갑니다.
두 번째 화장실입니다. 외국에 나가면 이렇게 커튼이 붙은 욕조를 많이 보실 겁니다. 처음에는 사용할 줄 몰라 물이 밖으로 튀고 바닥이 흥건해지는데 따로 물을 빼는 하수구가 없어 적잖이 당황하기도 하지요. 욕조 커튼은 욕조 바깥쪽이 아닌 안쪽으로(사진처럼) 쳐야 물이 덜 새는데 이곳은 우리네 화장실처럼 바닥에도 하수구가 있어 바닥이 흥건해지는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합니다.
내친김에 좀 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이곳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응접실입니다. 우리는 잠만 자고 새벽에 일찍 공항으로 가야해 민박집 시설을 이용할 기회가 없어요.
이런 회의실 같은 공간도 있습니다만, 역시 사용할 일이 없다는 것.
주방도 있습니다.
주방에는 식탁을 비롯해 오븐과 냉장고 가스레인지, 토스트기, 커피 포트 등 밥통 빼고 거의 모든 조리 기구가 갖춰져 있습니다. (밥통은 당연히 없겠죠. ^^;)
기본적인 양념인데 그리스에서 자주 사용하는 양념 종류를 볼 수 있죠.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 소금은 기본. 오레가노, 커리 파우더, 훈제한 파프리카 파우더 등이 있습니다.
그 옆에는 각종 인스턴트 티가, 냉장고에는 1.5리터짜리 생수가 주어집니다. 우리 일행은 성인 5명에 아이가 두 명인데 아고다에서 예약할 때는 이 인원으로 예약이 잡히지 않아서 할 수 없이 5명만 예약해 둔 상황입니다. 그러면 보통 방 2개에 침구류 하나 추가해서 자는 식인데 예약에 없던 아이가 두 명 추가되면서 2층에 있는 방 3개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 숙박비와 위치, 그 외 점검할 사항들
총 가격은 120유로(약 15만 원). 그런데 다른 이유로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발생해 우리는 20유로를 추가한 140유로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20불이 추가된 것을 놓고 우리는 민박집 아주머니와 안되는 영어로 설전을 벌여야 했는데 연유는 이렇습니다. 자유 여행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로 곤혹스러운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래는 저와 민박집이 메일로 주고받은 내용입니다.
나 : 공항 픽업이 가능한가?
민박 : 가능하다. 몇 시에 도착하나?
나 : 8시 20분에 도착한다.
메일을 주고 받은 건 여기까지였고, 이후로 민박집에서 온 메일은 없었습니다. 최종 피드백을 기다렸는데 추가 메일이 날아오지 않았고, 여행은 임박했으니 일단 떠나기로 합니다. 최종 피드백이 없었으니 우리는 택시를 타고 민박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왜 택시를 타고 오느냐는 식으로 타박합니다.
영문을 모르는 우리는 어리둥절합니다. 알고 보니 우릴 픽업하기 위해 공항에서 기사가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주인은 우릴 위해 기사를 썼으니 인건비랑 기름값을 더해 50유로를 내라는 식으로 나옵니다. 그때부터 안되는 영어로 책임 소재를 따져야 했습니다. 우린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고, 주인은 메일을 보냈다는 입장인데 그 메일이 최종 피드백인지 중간에 오간 메일을 피드백이라 우긴 건지는 당장 확인이 안 됩니다. 그렇게 설전을 벌이다가 결국에는 20유료로 퉁치자는 주인 말에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합니다.
밤도 늦었고 기분 좋게 여행 왔는데 낯선 이국에서 20유로를 놓고 설전을 벌여봐야 우리에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이죠. 주인도 영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고 그리스어 발음이라 알아듣기도 쉽지 않습니다. 더는 말해 봐야 시간만 잡아먹으니 이쯤에서 마무리 하기로 합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돌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민박집은 하룻밤 잠만 자고 가기에 가격 대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주인 성격상 까탈스럽게 나올 수도 있음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위치 정보입니다.
보시다시피 아테네 공항 인근에는 소피텔 말고도 여러 숙소 업체가 있기는 하나 대부분 검색에도 나오지 않아 구글링이나 숙박 대행 사이트(부킹닷컴이나 아고다 등)를 통해 알아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서두에도 썼듯이 아테네 공항 인근에는 소피텔이 독점하는 상황이라 하루 숙박비인 22만 원(우리처럼 방을 3개 쓰면 66만 원이 나오니 답이 없음)으로 잠만 자고 나오기에는 꽤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발품을 팔더라도 저렴한 민박집을 알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이장에 소개한 'Apartment Elaionas'는 공항에서 직선거리로 5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지도에서 보다시피 직선 도로가 없고 우회해서 가야 합니다. 그랬을 때 거리는 12km 정도이며, 자가용으로는 약 15분이 소요되니 비행기 시간을 고려해 잘 계산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비는 25유로(약 3만 원)이 나왔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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