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포카리스웨트 CF에서 손예진 씨가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볐던 그리스 미코노스입니다미코노스는 새벽 비행기로 도착해 비몽사몽인 우릴 꽃길로 반겨줍니다하얀 집이 빽빽이 들어선 이 골목길은 미코노스의 상징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혔지만, 특별한 목적지 없이 마구 쏘다녀도 기분이 나는 그런 곳이죠저는 미코노스에 도착하자마자 첫 끼니를 때우기 위해 찾아간 곳이 있습니다자연이 만든 꽃길을 밟으며 찾아간 곳은




"민중(Popolo)'

포폴로는 민중, 인민, 백성의 의미인데 어쩌면 이탈리아의 포폴로(Piazza Popolo)에서 따온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리뷰 건은 아예 없는 현지에서는 샌드위치로 소문난 식당이죠하긴 그리스 미코노스가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니까요산토리니와는 달리 유럽에서 휴양지로 인기 있는 섬이고 이 집에 대한 리뷰도 유럽인과 전 세계에서 온 외국인들의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아침 겸 브런치를 들기 위해 우리는 오픈 시각(오전 9)에 맞추어 도착했습니다.



야외 테이블은 사진에 보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지금은 비가 와서 이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보시다시피 내부는 사진에 보이는 게 전부라 할 만큼 좁습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식재료와 주방은 오픈된 공간에 보이고 있어 신뢰감을 줍니다. 테이블은 따로 없으며, 여섯 명 정도가 창가를 보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전부입니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으니 그야말로 소수 한정만을 위한 곳이기도 하죠



천장에 매달린 장식은 모조품으로 보입니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냉장고에는 이 집 자랑인 샌드위치 재료가 한가득 들었습니다. 몇 종류의 날고기 햄과 살라미, 쵸리죠 등이 신선해 보입니다.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아도 브런치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크로와상과 파이 등이 진열돼 있는데요빵은 모두 홈메이드입니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다양한 식재료인데 무척 신선해 보입니다. 이렇게 세세한 식재료까지 겉으로 드러내는 데는 음식에 대한 주인의 자부심과 신뢰를 얻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맛에도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죠

사실 그리스 미코노스는 오늘날의 제주도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관광객의 과밀집 현상, 포화상태에 이른 관광산업의 이면에는 늘 바가지와 상술이 따르기 마련입니다이곳에는 조망권(선셋) 믿고 음식을 대충 만들어 비싸게 파는 레스토랑도 적잖습니다. 그 와중에도 꾸준히 한 길만 고집하며 자기 음식을 선보이는 '제대로 된 식당'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여행의 묘미라면 묘미겠지요. 그런 점에서 포폴로는 예상 적중입니다아래는 메뉴판입니다.



보시다시피 아침 메뉴가 따로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커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요. 이곳 식당들은 우리나라처럼 '아메리카노'란 메뉴를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느낌의 커피를 찾아야 하는데요. 그럴 때는 대부분 그리스 식당에서 취급하는 '필터 커피(Filter Coffee)'를 주문하면 됩니다. 필터 커피는 뜨겁게 나오니, 아이스 커피를 원한다면 '에소프레소 프레도(Freddo)'를 아이스로 달라고 주문하세요그러면 우리가 먹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느낌으로 나옵니다. 물론, 맛은 물에 탄 커피 맛이 아닌 에소프레소를 기반으로 했기에 어지간한 커피 프렌차이즈보다 낫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주메뉴입니다. 아침이라 아침 메뉴를 시켜도 되지만, 저는 이 집 샌드위치 맛이 궁금해 아래의 메뉴를 이용해 보기로 합니다.



이 집의 시그니처 샌드위치인데요. 다소 복잡하지만, 들어가는 재료가 일일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주문할 때는 넘버로 해주면 됩니다. 저는 3번과 9번을 주문. 특히, 9번은 사장님이 추천한 것인데 이곳 미코노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로컬 샌드위치라고 해서 기대가 됩니다.



부르스게타는 3번으로 주문.













Cappuccino 3.5유로(4,500)

제가 주문한 카푸치노입니다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비행기를 타고 오니 다소 피곤했는데 인중에 거품 적셔가며 홀짝홀짝 마시니 피로가 가시는 듯합니다.



Toasted Bread with Fried Eggs 5유로(6,400)


Filter Coffee 3유로(3,800)

아메리카노나 드립 커피가 없어서 차선책으로 주문한 것이 필터 커피그리고 토스트와 달걀프라이

그런데 여기서 저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아내가 주문한 필터 커피를 맛보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이어서 아내가 마시자 서로 빤히 쳐다보며 몇 초의 정적이 흘렀는데요저와 아내는 하루 두 잔씩 드립 커피를 내려 먹는 커피 애호가입니다.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인 파나마 게이샤를 제외하곤 맛있다는 커피란 커피는 대부분 마셔볼 만큼 말이지요

이 필터 커피는 그야말로 잠이 확 깰 만큼 신선한 향이 느껴지는데요. 설탕을 넣지 않았음에도 충분한 단맛과 감칠맛, 여기에 말로만 고소한 견과류와 초콜릿 향이 아닌 보다 선명한 강도로 느껴졌다는 점에서 커피의 격을 보았습니다드립 커피 애호라가면 알만한 예가쳬프 아리차나 코케 허니, 코사 네추럴반코바예를 드셔보았을 겁니다. 여기에 세계 커피 대회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던 브라질 만게이라 네추럴이나 과테말라 라 플로리다 처럼 바디 감이 묵직하면서 향 좋은 커피도 최근에 맛본 커피 중에서는 인상 깊었는데 이 집 커피 그간 맛본 커피를 다 때려눕힐 만큼 차원이 달랐습니다

공감이 잘 안 되는 그럴싸한 테이스트 노트를 보며 긴가민가한 향만 느껴야 했던 기존 커피와는 확실히 다른 선명함을 가졌죠. 어떤 원두로 어떻게 내렸기에 이런 향이 나는 걸까4천 원도 안 되는 커피 한 잔으로 커피 향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시간입니다.    
 


Omelette Plain 4유로(, 5,100)

무난한 오믈렛. 플레인이라 아무것도 안 들었지만, 부드러워 우리 딸이 잘 넘기네요.



Omelette Ham & Cheese 6유로(, 7,700)

그리고 또 한 번 감탄했던 치즈 햄 오믈렛. 치즈도 치즈지만, 햄이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오믈렛 부치는 실력도 수준급이고. 우유를 넣고 휘휘 저어가면서 나름 레시피대로 한다고 해도 이런 질감 내려면 절묘한 타이밍을 알아야 하는데요. 이 부분은 숱한 경험으로 몸에 익은 감각이라서 말입니다. 처음부터 후추와 소금을 섞어서 부친 것이 아닌, 다 부치고 나서 마무리로 톡톡한 것도 고든 램지의 후추 사용법을 생각나게 합니다.



SIGNATURE SANDWICHES NO.3(Salami spicy, Anthotiro, Sundried Tomatoes, Cucumber, Rocket Salad, Pesto) 7유로(9,000) 

그래도 이 집의 주메뉴는 샌드위치입니다. 아직은 그리스 여행에서 먹어야 할 끼니가 많이 남았습니다. 좀 더 그리스다운 음식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고요. 우선은 아침이고 하니 입소문 자자한 샌드위치부터 맛보기로 합니다. 사진은 매운 살라미와 썬드라이 토마토, 오이, 리코타 치즈, 페스토 등이 들어간 샌드위치입니다.

재료는 대충 따라 할 수 있어도 빵까지 따라 하기에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빵이 신선해서 좋았는데 이 부분은 사진에 보이는 질감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랑스처럼 바게트를 썰어서 만드는 식인데 겉은 바삭해 깨지는 소리가 나고. 



속은 폭신합니다. 재료의 구성은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죠. 썬드라이 토마토의 깊고 진한 맛과 리코타 치즈의 고소함, 여기에 오이의 식감이 더해지면서 매운 살라미가 심심할 수 있는 맛을 든든히 받쳐줍니다



SIGNATURE SANDWICHES NO.9(Louza, Manouri, Tomato, Olive Oil, Oregano) 7유로(9,000) 

사장님이 추천해 준 미코니언 샌드위치예요. 이곳 미코노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로컬 샌드위치라고 합니다. 빵 종류가 달라졌는데 역시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합니다. 우리네 바게트처럼 텁텁한 밀가루 맛이 아닌신선한 향이 난다는 점도 다르죠.



속은 Louza라 불리는 미코노스 전통 프로슈토 햄이 들어갑니다. Manouri는 뭔지 몰라서 검색으로 알아내야 했는데 그리스어였군요. 주로 염소나 양젖으로 만든 그리스식 치즈인데 페타치즈처럼 향이 진하지는 않고, 까망베르와 비슷한 느낌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기에 생토마토와 올리브유, 오레가노가 뿌려진 스타일이라 앞서 맛본 샌드위치처럼 뭔가 딱 떨어지는 맛 포인트라기보다는 먹으면서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전반적으로 순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입니다.



Bruschette(Oil, Grilled Eggplants, Feta Cheese, Oregano and Olives) 4.5유로(, 5,800)


부르스게타는 사실 제 아내의 장기 중 하나인데 이 집 스타일은 달라도 한참 다르더군요재료 조합이 색다른데요. 구운 가지를 갈아서 딥으로 만들어 바른 점도 그렇고, 페타 치즈의 고소함과 올리브를 이용한 간 맞춤, 여기에 오레가노 향이 더해진 형태입니다아침부터 와인이 생각나는군요.



포폴로는 손예진씨가 출연한 포카리스웨트 CF 골목길에 있습니다. 미코노스가 제법 큰 섬이지만, 구항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미로같은 골목길이야말로 미코노스를 상징하는 중추적인 관광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중심에서서 포폴로는 아마도 조식이 제공되지 않는 가난한(?) 여행자를 위한 아침 식사 장소로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가는 서울의 강남 혹은 제주도 관광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가로만 보면 결코, 가난한 여행자를 위한 식당은 아니지만, 모든 음식이 수준급이고 들어가는 재료 면면이 자부심을 가질 만큼 신선하다는 점에서 한 번쯤 찾아가 볼 만한 메리트로 보입니다단점은 자리가 매우 협소하다는 점. 노천에 2인 테이블이 4개 정도이며, 내부는 5~6명 정도가 창가에 앉을 수 있으니 커플과 혼밥하는 분들에게 잘 맞을 것입니다.

영업시간 : 매일 오전 9~2시까지(일단은 연중무휴로 나와 있지, 확인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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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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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루바타
    2017.06.22 13:1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살라미좀 제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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