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광어

 

사진은 자연산 광어입니다. 뒤집으면 배 부분이 티끌 한 점 없이 깨끗합니다.

 

 

양식 광어

 

사진은 양식 광어입니다. 양식 광어의 특징은 뒤집었을 때 배 부분이 거뭇거뭇하다는 것. 전문용어로는 '흑화현상'이라고 합니다. 이 흑화현상은 양식 광어에 주로 나타나지만, 양식장을 탈출한 광어(일명 빠삐용 광어)가 야생에 서식해도 나타나며, 자연산 광어라도 치어 때 인공적인 수정으로 방류된 개체는 일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흑화현상 여부만으로 양식과 자연산을 100% 구별할 순 없지만, 대체로 그러하니 수산시장에서 광어 고를 때 참고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 자연산 광어가 양식 광어보다 저렴하다

양식과 자연산 광어의 가격 차이는 어떨까요? 당연히 자연산 광어가 양식보다 비싼데 이는 어디까지나 가을~겨울 사이 제철 맞은 광어에 한해서입니다. 이 시기에 자연산 광어는 봄만큼 어획량이 많지 않습니다. 자연산은 일정하게 출하하는 양식과 달리 공급량(어획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므로 대체로 양식 광어보다 비쌉니다.

 

그런데 봄 여름만큼은 이 둘의 가격이 역전됩니다. 봄~여름 사이는 광어 산란철입니다. 산란을 위해 연안의 얕은 수심으로 몰리다가 그물에 대량으로 어획되는 시기. 그래서 5월 충남 서천의 광어 축제가 가능한 것입니다. 문제는 '자연산'이라는 기대 심리로 불필요하게 높게 책정되는 가격입니다. 특히, 서울 수도권의 수산시장에는 양식 광어보다 자연산 광어가 더 비싸게 판매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격으로 보자면 서울 및 수도권 수산시장을 기준으로 3kg급 양식 광어의 경우 kg당 3~3.5만 원에 판매합니다. 비슷한 시기 자연산 광어가 kg당 2.5~3만 원, 비싸도 3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창 광어 어획량이 많을 때도 4~5만 원에 판매되니, 자연산이면 무조건 맛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통하는 판매 전략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싼 만큼 맛도 좋을까요?

 

 

자연산 광어회

 

산란기에 해당하는 봄~여름, 자연산 광어를 산 채로 잡아 회를 뜨면 턱이 아플 정도로 질깁니다. 수산시장에서는 어종의 특성이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두껍게 써는 경향이 있습니다. 살아있을 때 바로 회 떠서 먹는 것이 신선하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이런 자연산 광어가 질기면서 물컹거리기만 할 것이며, 맛도 밍밍할 것입니다.

 

산란철 광어는 비록, 자연산이라도 각종 영양분이 알에 몰리거나 혹은 알과 함께 배출된 상태입니다. 비육 상태도 좋지 못할뿐더러 이렇게 잡자마자 곧바로 썰어내면, 근육이 단단해지는 사후경직이 오기 전이라 식감이 질기고,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IMP)도 생성되기 전이므로 전반적으로 맛이 떨어지는 밍밍한 회가 됩니다. 이러한 자연산 광어는 3~5시간 정도 숙성해야 맛과 식감이 훨씬 좋아집니다.

 

 

양식 광어회

 

한편 양식 광어도 자연산과 마찬가지로 엄연한 산란철이 있습니다만, 적어도 이 시기만큼은 맛과 식감 면에서 자연산 광어보다 낫습니다. 이유는 수온 관리와 사료에 있습니다. 해수온이 상승하는 요즘, 양식장은 수온을 낮추어 광어의 식감이 단단해지는 최적의 상태를 맞춥니다. 또한, 양질의 사료를 일정하게 투여하기 때문에 먹이 경쟁에 도태돼 굶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습니다.

 

양식이 좋을까? 자연산이 좋을까? 선택은 손님의 몫이지만, 이 계절에 알이 가득 뱄거나 혹은 산란을 마쳐 배가 홀쭉해진 자연산 광어를 양식 광어보다 비싸게 주고 먹어야 하는지는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영상을 통해 좀 더 상세히 설명하였으니 회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참고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국민횟감 광어, 자연산보다 양식이 더 맛있다? 광어에 대한 모든 것

 

MBC 어영차바다야,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해설

 

#. 관련글 보기

좋은 생선회와 나쁜 생선회 판별법

수산시장 광어 고르는 팁, 알배기 광어를 피해야 하는 이유

봄에는 왜 생선회가 맛이 없을까?

봄 여름이면 꼭 먹어봐야 할 수산물 레시피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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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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